<소소재>상가에 서재를 하나 꾸몄다.500보증금에 월 35만원.나만의 공간, 자기만의 방.굉장히 부자가 된 느낌이다.행복하다!!
늘 쓸모와 유용성을 추궁당하듯 질문받는 문학이 담담히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문학의 입장에선 그러한 질문들이야말로 쓸모없고 유용하지 않은 무례한 질문인 까닭일 것이다. - 쓸모와 유용성 없이 살고픈 나에게 훅 꽂힌 오늘의 문장.
누구인들 ‘완벽한 생애‘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누구에게도 ‘완벽한 생애‘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완벽한 생애‘라는 말은 완벽하게 형용모순이다. 세 젊은이의 방황하는 기록을 통해 현 시대의 아픔을 읽을 수 있었다. 배경이 영등포(과거 영등굿을 하던 포구였다는 말의 기원이 있다더라. 내 사는 곳이라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홍콩, 제주의 2020,21년을 통과하는 기록이라 더욱 현재적이다. 주인공들이 가장 위로받고 싶은 말은 ‘네 잘못은 아니라는 말‘. 아마 모든 사람들이 위로받고 싶은 말은 이 말이 아닐까.어떻게 생겨먹은 세상인지 ‘생애‘는 고통의 연속이다. 이별은 아프고 과거는 발목을 잡는다. 실직은 삶을 뒤흔든다. 하지만 어째저째 통과하다보면 삶은 계속되고 생은 변화한다.각 인물별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짧은 챕터의 연결은 소설의 분위기와는 매우 잘 어울리는 진행이다. (윤주-시징-미정-윤주-시징-미정) 그런데 읽는 독자입장에서는 툭툭 끊어져서 자꾸 앞으로 돌려읽게 된다. 한자리에서 읽어내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럴 환경이 못되어서였을까... 무척 천천히 읽게 되었다. 문장 하나하나 매우 의미 깊어서 챔질하고 싶은 문장이 많아, 천천히 읽게 되기도 했고.... 뭐 그랬다는 이야기다. 발문을 최진영 소설가가 써서 발문마저 아름다웠다. 난 원래 뒤에 붙은 발문 잘 안읽는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는^^
샘터 잡지 읽듯,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 보듯, 편하게 읽었다. 동네 의료 커뮤니티가 진짜 이렇게 작동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길만큼 참 좋아보였다. 아픈 사람, 노인에 대한 배려가 가득한 이 동네로 이사가고 싶었다. 물론 사람사는 세상인데 글로 쓰지 못한 힘든 일과 진상님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마을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는^^내가 노년에 정착할 동네도 이런 커뮤니티가 조성된 곳이면 좋겠다. 그 곳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봉사하며 살고 싶다.
우리의 미래는 누가 상상하던 멸망과 가깝고, 그렇지만 어째저째 살아나가게 된다는 거다.한 편의 SF를 완성하기 위해선 엄청난 자료수집과 공부가 바탕이 되어야겠구나 싶었다. 스토리는 여여하지만, 이야기로 완성되는 것은 작가의 힘이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같다. 김초엽은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