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재 가 있어 좋은 건, 산 기억도 없던 책을 보고싶을 때 발견하는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하긴 요즘엔 아침에 주문하면 저녁에 오는 세상이긴 하지만, 2019년에 나온 이 책을 집어드니 괜시리 뭉클하다.#이혜경 은 多作의 작가가 아니라 작품이 많지않다. #그여자의집, #꽃그늘아래 가 좋았던 것 같다. 아마 이 책을 살땐 현대문학 PIN시리즈를 모을때여서 무심코 샀던 것 같다. 그 이혜경 인줄 모르고.소설은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나이든 남자가 주인공이고, 북파공작원과 동네 노총각의 국제결혼 이야기다. 신부 국적은 베트남. 영화든 소설이든 묵을만큼 묵은 주제. 나랑 뭔 상관인가 싶은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통해 잠시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하는게 소설의 역할이다. 이 글을 이제서야 만난게 미안하고 한편으론 의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의 결말은 허무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사고 나발이고 강간과 살인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읽고난 느낌은 참담하다.
#소년들은자라서어디로가나 첫편에서 #무슈빠삐용의굴욕 까지는 사실 K-아재를 별로 느낄 수가 없었다. 물론 네 편 모두 수작이다. #밥한번먹어요 는 노총각 연애실패한 이야기라 웃기도 했다. 왜 잔멸치를 줬을까 상상하며ㅎㅎ#삐유우우웅 부터 나오는 돌봄 연작소설은 아주 빠르게 읽히는데, 경제활동이 끝난 5-60대의 남자들이 읽으면 이거 너무 현타가 오겠는데 싶었다. 장모의 간병인이 되고, 돈준다면 이상스런 알바도 하고, 친구들 만나면 술값 걱정하는 주인공이 남일같지 않았다. 나는 여자라 다행인가 하다가 여자는 더 꼴불견이 되기 쉽지 싶고... (아.. 늙는다는건 뭔가?)어떻게보면 약간 이상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을 #이경란 작가는 아주 능청스럽고 재미있게 엮어낸다. 나는 이 작가를 #디어마이송골매 로 만났는데, 작가가 후기에 밝혔듯이 삶의 굴곡을 겪어내며 글도 더 깊어진 듯 했다. 여성의 시각이라 아재를 비하의 대상으로 본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고, 따뜻함이 감싸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거 쉽지 않은 거다. K-아재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남성작가들의 시각으로도 만나고 싶다. 김연수, 이기호, 성석제 같은 분들이 쓰시면 좋겠다. 신랄하고 위트있게!
흑백요리사 시즌1 의 #에드워드리 #이균 의 에세이다.대중은 눈이 좋다. 1등했던 쉐프보다 2등한 #에드워드리 를 더 기억한다. 그의 두부요리를, 이국적이면서 한국적인 요리를, 이민자로 살아온 이균의 스토리를. 이 책은 이균의 인생 에세이이자, 인터뷰집이자 (사진 없는) 요리책이다. 글이 유려해서 번역서답지 않게 술술 읽힌다. 번역이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정서에 한국적인 부분이 녹아있어 그럴 수도 있다. 미국판은 2018년에 출간, 한국판은 2025년 4월이다. <흑백요리사>의 그 모습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음식을 통해 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인간 이균이 슬쩍 다가온다. 에세이를 읽는 것은 친구를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 책 표지의 질감이 매우 독특하다. 흑설탕 같은걸로 그래피티를 한 느낌. 종이책이 주는 특별함이다.
이 책, 반전이 있다. 제목과 책표지는 SF소설이나 ESG경영 서적 같은데, 책을 펼쳐보면 ‘흑백요리사‘ 버전의 ‘컬러학습대백과‘이다. 저자(들)은 지역의 참재료를 찾아 새롭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는 과정을 사진과 글로 풀어낸다. 음식이라는 단어 그 자체로도 침이 고이는데, 특별한 재료를 발굴해서 최상의 요리를 만드는 것이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약간의 슬픔도 있다. 이런 재료가 우리들에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점 후 피아노 연습 좀 하고 간만에 동네 스타벅스에 가서 시계보지 않고 뒹구는 시간을 가졌다. 연휴의 묘미다. 졸기도 하다가 음악도 듣다가 소설도 읽었다가 이 책을 펼쳤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보는 즉시 좋아서 마구 만져보고 여기저기 펼쳐보았다. 딱 하나 유감인 것은, 뭐든 외국말로 해야 멋있게 보이는 걸 반영하는 책제목이다. 미식 모임도 ‘아워플래닛‘이다. 영어가 만국공통어이긴 하나, 영어나 프랑스어나 그리스 신화로 설명해야 멋져 보인다고 생각하는건 나는 별로다. 그렇다면 내 취향에 맞춰 뭐라고 제목을 지을까 집에 오면서 고민해 보았다. ‘우리땅 식탁‘ 정도?ㅎㅎ 촌스럽긴 하네... 뭐 내가 출판인은 아니니 이해하길 바란다. 암튼 이 책은 멋지다.
이 책, 반전이 있다.해양박사 #황선도 님(#우리가사랑한비린내 저자)의 책이라 물고기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은퇴 후 외국에서 살아보기 이야기다. 그냥 노는건 아니고 어학원에도 다니고 바다도 들어가보고 옆 나라에도 놀러가보고. #삼성임원 퇴사지원 프로그램에는 지하철 타는 법이 있을만큼, 고위직 남자분들은 사회적응력이 좀 없다. 물론 집안적응력도 없지. 밥도 빨래도 본인 손으로 하지 않았을 확률이 많다. 하지만 저자 황쌤은 일반 아재들에 비해 굉장히 독립적인 분이시다. 어느정도 혼자생활이 가능한 분. 그래도 은퇴생활은 힘들다. 인컴이 없으니 제한된 금액으로 생활해야 한다. 그것도 외국에서 홀로라니... 현지인들 사귀어가며 사는게 힘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나면 인생 못할게 없다는 자신감이 뿜뿜 생기지!#몰타 가 어디 있는지 검색해보고 읽기 시작했다. 지중해 중앙. 이탈리아 밑. 영어권이라 공부도 하고 물가도 괜찮은 곳이다. 책은 블로그 모음글 같아서 부담없이 슝슝 읽힌다. 전개가 겹치는 곳이 있어서 조금 다듬으면 좋긴 하겠다. 자세해서 좋은면도 있다. 몰타 가기전 가이드로 읽으면 완전 흥미진진하다. 나도 은퇴가 얼마남지 않아서 나의 은퇴는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다. 직업과 나를 동일시하지 않는 건 이미 준비되어 있다. 좋아하는 것도 꽤 많아서 하고픈 것도 있다. 은퇴 후 10년, 건강이 되는 시기에 저자처럼 자유롭게 살아보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지금과는 다른 곳에서 살아보는 걸 꿈꿔본다. 남편이 협조해주면 좋겠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