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이지수 의 다른 책을 읽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추석 때는 좀 가벼운 책을 보고 싶어서 선택했다. 아래 인용한 첫 문장부터 직설적이다. 그런데 그게 문학적이지 않아서 좋더라. 모든 글이 다 그렇다. 쿨하다. 내용은 그냥 딱 아침 드라마. 일본에 사는 멋쟁이 할머니가 사별했는데, 죽은 남편이 세컨드가 있었고 그 사이에 아들까지 있더라, 라는 불륜 짬뽕 스토리. 근데 가끔 소위 ‘킥‘ 문장이 있다. - 의연하게 산다. - 나이 듦은 천천히 ‘쇠퇴‘를 받아들이는 것. - 내츄럴한 게 좋다고,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하는 건 그냥 늙은 사람들이 대는 핑계. - ‘곧 죽을 거니까‘라는 말은 고령자의 면죄부일 뿐이며, 이 면죄부 아래에서 자신을 꾸미지 않고 내팽개친 삶은 ‘자기 방치‘.나이 들어가는 걸 받아들이는 게 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가끔은 이런 소설도 좋다. 어릴 때 빠져 읽던 ‘하이틴 로맨스‘처럼.#오시하나내멋대로산다#오시하나는할머니이름#우치다테마키코#무슨책읽어---------------------P. 9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퇴화한다. 둔해진다. 허술해진다. 칙칙해진다. 어리석어진다. 외로움을 탄다. 동정받고 싶어진다. 구두쇠가 된다. 어차피 ‘곧 죽을 거니까’라고 생각하게 된다.그런 주제에 “난 호기심이 많으니까 평생 젊은이지”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옷차림을 신경 쓰지 않으면서 그런데도 “젊으시네요”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손주 자랑에 병 자랑에 건강 자랑. 이것이 이 세상 할아버지, 할머니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