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히 인스타 #책방비엥 에서 이제는 절판될 예정인 #올드걸의시집 의 절절한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소개글이 좋아서 바로 주문을 넣었고 예쁘게 포장한 책이 도착했는데, 받자마자 흠뻑빠져 밤새 읽었던 기억이 있다. 육아하는 여성으로서 시를 통해 삶을 견디고 노력하는 그녀의 글이 너무너무 좋았다. 작가와 내가 비슷한 나이로 함께 시절을 통과하고 있지 않나 짐작했다. 찾아보니 그 때가 2016년이었네...

이후 은유 의 팬이 되어 그녀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응원했다. 글쓰기 선생님이자 르뽀 작가, 그리고 에세이스트로 꾸준히 출간을 하며 이번에 낸 책은 #해방의밤 이다.

이번 책은 책 소개를 편지글 형식으로 쓴 글이다. 소개한 책 중 내가 읽었던 책이 몇 권은 있어서 반가웠다. 그에 더해 그녀의 관점을 통과해 인용된 많은 책들을 다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니다. 그냥 그녀의 소개만으로도 갈급은 면했으니 조급하게 따라 읽지는 않기로 했다.

작가와 내가 글을 통해 함께 나이들고 공감의 지점이 느껴지는 책이 나는 참 좋다. 은유는 내가 발견한 그런 작가이다. 내일은 오랫만에 그녀를 #스페인책방 에서 만나려고 한다. 몇 년에 한번 책이 나올 때나 마주할 수 있는 그녀이지만, 갱년기 극복에 대한 수다를 언제든 떨 수 있는 친구같은 사람이다. 설레임 가득이다.

----------------------
<해방의 밤>은 책과 사람에 대한 오래된 믿음의 기록이다. 책으로 삶을 해석하고, 삶으로 책을 반박하며 덩어리진 생각에 질서와 문장을 부여했다. 읽는 사람은 답을 구하는 사람이다. 나를 자유롭게 해준 말들, 아픈 데를 콕 짚어주어 막힌 곳을 뚫어주는 신통한 말들, 기어코 바깥을 보게 만드는 문장들, ‘더 이상 그렇게 살 필요 없어‘ 같은 위대한 말들. 혼자만 알고 있으면 반칙인 말들을 널리 내보낸다. 해방의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 [프롤로그]에서

#해방의밤
#은유
#올드걸의시집
#무슨책읽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젊고 유망한 형이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자 ‘뉴요커‘에 입사했던 동생이 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회사를 포기하고 ‘메트(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기로 한다. 우선 이 결정 자체가 매우 센세이션하다. 촉망받는 회사를 포기? 미술관 경비원? 근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고, 그 선택에 마음을 포갤 수 있다.

예술작품과 넘쳐나는 시간이 주는 위로라니... 대부분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자기치유의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젊은 패트릭은 현명하게도 그런 10년을 선택한다. 작품이, 시간이, 동료가, 식구들이! 패트릭을 힘내게 해 주었고, 다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이었다면 이런 선택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쉽지 않았을 거다. 안그래도 경쟁이 심한 이 사회에서 ‘젊어 고생은‘ 당연한거다. 마음을 위로할 여유가 없다. 나는 그저 잠시 이런 젊은이의 선택을 읽는 걸로 위로를 삼는다.

* 이 책 때문에 미술관 경비원 자리의 경쟁률이 지나치게 쎄지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나도 퇴직하면 하고 싶었으니깐!(다리 아파서 못하겠지ㅋㅋ)
------------------------
...가끔은 지루하고 가끔은 숨막히게 아름다운 일상. 아무리 중차대한 순간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기저에 깔린 신비로움이 숭고하다 할지라도, 복잡한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간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 320 p.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패트릭브링리
#이동진평론가추천책으로유명해진
#무슨책읽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빛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봄에 읽어야 할 소설이 재출간 되었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 4.3 사건의 당사자와 후대가 겪는 아픔을 기록한 소설이다.

읽는 나도 너무 힘들어서 몇 번을 읽다 멈추다 다시 시작해서도 몇 달이 걸렸다. 겨우 70여년전 이 땅에 이념 전쟁이 있었고, 홀로코스트가 행해졌다는 사실이 정녕 믿고 싶지 않은 역사였다.

이걸 읽던 중간에 제주에 갔었었는데, 제주 땅이 즐겁지 않고 슬퍼보였다. 제주의 축축한 몽우내리던 날씨도 그 마음을 더하게 했었다.

#작별하지않는다
#한강
#프랑스메디치외국문학상수상
#다읽어서후련
#무슨책읽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여선의 장편소설은 처음이다. 사실 장편까지는 아니고 중편쯤 된다.

게다가 그간 봤던 권여선의 글과는 다른 결이다. 우선 화자의 언니가 살해당한 살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예전엔 이런 소설을 추리소설, 요즘은 장르소설이라고 하더라. 암튼 시작은 그러한데, 사건의 범인엔 별로 관심이 없고 그 사건으로 인해 영향받은 주변인들의 한20년 동안의 삶의 변화와 고통에 대해 그려진다.

그간 권여선의 글에 열광한 나였지만, 이번 <레몬>은 좀 억지스러운 것도 많고 글의 행간이 너무 펑펑 비어서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어서 아쉬웠다. 노란색이 애도를 상징하는 것 같은데, 피해자가 입고 있던 노란색 나시, 레몬, 다언의 노란원피스랑 너무 억지로 엮었다는... 레몬과 리본(애도)의 어감이 왜 얽혀서 연상되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여성피해자의 외모 묘사도 그러면 피해자가 되기 쉽다는 편견을 가지게 한다. 다 읽고 나면 누가 범인인지, 어떤 복수가 행해졌는지 알겠지만, 그 또한 허술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장르소설이 아닌게 확실하다.

그렇지만 툭툭 깔려있는 문장들 하나하나가 알토란 같다.
- 어떤 삶은 이유 없이 가혹한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련한 벌레처럼 가혹한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
- 나는 궁금하다. 우리 삶에는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걸까. 아무리 찾으려 해도, 지어내려 해도, 없는 건 없는 걸까. 그저 한만 남기는 세상인가. 혹시라도 살아 있다는 것, 희열과 공포가 교차하고 평온과 위험이 뒤섞이는 생명 속에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의미일 수는 없을까.

인용하지 못한 많은 문장들과 함께 그녀의 모든 문장이 내 가슴을 후벼판다. 그래서 이번에도 나는 권여선에 완전 정복당했다.

#레몬
#권여선
#무슨책읽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