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명작 <빨강머리 앤>의 주인공 앤은 타고난 긍정주의자다. 고아로 자란 성장기를 원망하지 않고, 자신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무뚝뚝한 마릴라와 매슈 남매에게까지 사랑을 받아내는 천진난만함은 가장 큰 장점이다. 멋대로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앤은 자주 오가는 오솔길을 ‘기쁨의 하얀길’로 이름 붙이고 슬플 때나 괴로울 때 이 길을 오가는 상상을 하며 금새 기쁨을 되찾는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마른데다, 머릿결도 좋지 않은 빨강머리를 가졌지만 비관적 상황을 긍정적인 상황으로 돌변시키는 놀라운 재주를 가진 긍정주의로 주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빨강머리 앤>을 발표하기 전 집필한 19편의 단편들이 담긴 <괜찮아, 내일은 다를거야>(대교베텔스만. 2006)에서도 앤을 닮은 긍정주의자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표제작 ‘괜찮아, 내일은 다를거야’에 나오는 고아 소년 체스터. 학교도 보내주지 않고 혹독한 일만 시키는 양고모 밑에서 자란 체스터는 절망을 견디다 못해 가출을 결심한다.

기차에서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장밋빛 부인을 만나며 “세상에는 이렇게 친절한 사람도 있구나. 그러니 아무 걱정할 거 없어. 앞날이 순조롭게 풀릴 거야. 나중에 커서 마음도 몸도 지갑도 넉넉한 장밋빛 어른이 되면 기차와 여객선에서 마주치는 모든 고아소년소녀들에게 미소와 태피(캔디의 일종)와 응원을 아끼지 말아야지”라고 마음먹는 긍정주의자다.

어른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일솜씨와 근면 성실함을 갖고 있는 체스터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아 본 적이 없는 불쌍한 아이. 누구에게도 키스조차 받아보지 못한 체스터가 사랑을 느끼게 되는 살로메 양은 빛이며 희망이다.

“소년은 고단하고 힘겨웠던 짧은 생애를 통틀어 누군가를 사랑해 본 경험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살로메 양을 사랑했다. 마치 개가 주인에게 헌신하듯 살로메 양에게 일편단심인 애정을 바쳤다. 체스터는 오직 살로메 양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일했다. 그녀는 선하고 상냥하고 다정했다. 온화한 태양과도 같은 그녀의 주위에서 소년의 헐벗은 가슴은 온기를 얻고 기지개를 폈다”

아름다운 몽고메리의 문장이 빛나는 초기 단편작 19편을 읽는 기쁨 <괜찮아, 내일은 다를거야>는 산다는 것의 소중함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역경을 딛고 일어난 인물들은 위대한 정치가나 사상가가 아닌 우리 주변 이웃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작고 연약한 이들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먹고, 입고, 자는 것을 해결해야 했던 그들에게 아낌없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살로메 양 같은 인물은 몽고메리 문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요축이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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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지껏 내가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다 여자였다. 그것도 20대 후반 이상-정확한 나이를 알려주지 않는 글들도 많았지만 느낌상-의 나이에 결혼을 했건 안했건 일상에서 뭔가 변화를 필요로 하고, 외로움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토쿄타워는 이 공식에서 처음부터 벗어나 있다. 이제 갖 스물인 두명의 청년, 그것도 연상의 여자와 부적절한(?) 관계에 빠져 있는 청년들이었다.

일상에서 권태를 느끼고 가족과의 단절이나 사회로부터의 단절로 인한 고독을 느끼는 건 동일하지만 성(性)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

기존의 드라마에서 보던 연상의 남자와 어린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서 식상함은 적었지만 그 나이의 남자를 거쳐온 나로써는 두 주인공에게 몰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사회와 문화의 차이가 컸겠지만 좁은 내 생각에는 남자와 여자가 바라보는 스물 전후의 인생관과 애정관에 의한 차이에서 나타나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쉽게 평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런데 토쿄타워가 상징하는 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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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동요
Various Artists 노래 / 가람미디어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어려서 동요를 하나씩 배우고 할 때는 일단 많은 곡을 담고 있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좀 큰 다음에는 백창우의 동요나 뭐 교육적이고 뭐고 하는 걸 따질 수 있지만 처음 아이가 음악에 반응을 보일 때는 짧고 반복적인 노래가 많은 것들이 오가며 듣기가 좋다.

동요들을 듣다 보면 정말 우리 어릴 때나 지금이나 많이 듣는 곡들은 거의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돈이 안되더라도 좋은 동요가 많이 보급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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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는 날이지만, 서민들이 함께 시간을 맞춰 뭔가를 하기에는 이런 날도 없다.

조금은 미안한 마음을 안고 모임의 사람들과 가족동반으로 안면도 몽산포 해수욕장을 찾았다.

족구, 피구, 발야구에 다들 함께 바깥에 나왔더니 온가족이 다들 즐거워한다.

갯벌에서 조개도 캐고 <갯벌이 좋아>의 내용처럼 왜 갯벌을 잘 보전해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돌아오는 길 차도 막히고 피곤하지만 애들이 인제는 커서 그런지 잘도 참아주었다.

몸은 고데지만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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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길들이기
이름트라우트 타르 지음, 박정미 옮김 / 해냄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고슴도치는 덩치가 크지도 않고 힘이 세지도 않은 동물이다. 그렇다고 다른 동물을 잡아먹거나 약한 종물을 괴롭히는 능력도 없다.

하지만 왜 고슴도치를 길들여야 할까?

고슴도치는 힘있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덩치 큰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뾰족하고 날카로운 바늘로 자신을 덮었다. 누군가 일정거리 내로 자신에게접근하지못하도록.....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자신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이러한 모습을 보며 길들여지는 대상으로서의 고슴도치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치이고 찌들어 가는 내모습이 비취는 건 왜 일까?

고슴도치를 길들이기 보다는 그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대인관계를 할 수 있도록 사회성을 키우는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내용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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