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되는 EBS ‘책 읽어 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 (밤 11 : 55, 연출 이두일)에서 “예술도 노동이며, 노동도 예술”이라고 말한 20세기 첼로의 거장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1876∼1973)의 이야기를 담은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한길아트. 2003)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된다.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은 세계를 흔들어놓은 선율을 가진 첼리스트로 성장하기까지 겪었던 카잘스의 인생의 기쁨과 슬픔이 고스란히 기록된 책이다.
카잘스는 13살 무렵 바르셀로나의 어느 고악보 가게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악보를 발견하고 12년간의 연구 끝에 공개석상에서 연주해 세상에 그 진가를 알렸다.
첼로 음악의 구약성서라 불리는‘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19세기 이후 다른 바흐 작품들이 빛을 보게 된 이후에도 평가절하되고 있다가 파블로 카잘스가 발견, 연구, 연주해 이후 첼로 음악의 최고의 명곡으로 인정받았다.
출연자 <파페포포 메모리즈>(홍익. 2002) 작가 심승현은 “카잘스가 발견한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이 내 인생을 변화시켰다”고 말하며, 국내 최초로 외국 음반사에서 제작한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녹음한 첼리스트 양성원은 “제자들을 대할 때, 나는 이미 카잘스...”라며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과시한다.
파블로 카잘스. 명성만큼이나 첼로를 연주함에 있어 찬사를 받은 그였지만, 언제나 자신을 육체노동자라고 칭했으며, 예술이 삶에서 동떨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던 예술가. 그는 음악이 지나치게 부유층의 향유물처럼 여겨지는 관례를 비판하며, 노동자들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기도 했다.
신분의 차이와 노동의 구조가 달라진 지금, 그의 이런 노력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한 건물의 지하에서 화음을 맞추며 서툰 솜씨로 연습을 거듭하고 있는 직장인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만난다. 꿈과 첼로가 주는 삶의 위안을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사이 단원들이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이 편안하게 들려온다.
카잘스와 클래식을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까. 방송은 책을 통해 카잘스의 인생과 우리의 생각을 되짚어 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