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의 도쿄 에세이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유명인들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의 책을 내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그다지 볼거리도 없는 내용을 가지고 자신의 유명세를 기반으로 하는 상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잘나가는 방송국의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전문 여행작가를 선언한 손미나의 새책을 보면서도 특색없이 유행하는 여행서 중 하나를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팔아보겠다는 건가 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거기에 각종 유명 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라는 문구들과 표지의 뒷면과 뒷부분을 가득 체운 유명 방송인들의 찬사는 책을 읽기도 전에 과대포장이 아닌가 하는 의심부터 키우는데 일조했다.

그녀의 전작인 <스페인 너는 자유다.>의 경우 큰 기대를 않고 선택했지만 나름 재미가 있었다. 우선 바르셀로나라는 도시가 관심을 끌었고 방송과 관련된 학문을 공부하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젊은이들의 도전과 그속에서 느껴지는 활력이 여행서라기 보다는 자기개발과 여러가지 내용이 어울려 눈길을 끌었다. 질시하는 시선으로 본다면 부러운 팔자지만 나름 만리타국에서 고생하며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당찬 그녀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책의 경우 지나치게 여행서적을 팔기 위한 기획이고 내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선택한 전업여행작가라는 타이틀이 여행과 모험을 하다보니 그속에서 느끼고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많아서 책을 내놓게 된 경우가 아니라 돈을 버는게 목적으로 여행을 하는 주객이 전도된 목적에 의해 씌여진 책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컸다. 책의 초반에는 아니나 다를까 여러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에서 접할 수 있는 수준의 이국적인 풍물과 소재에 작가의 사진을 몇장 끼워 놓은 듯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뒷편으로 갈 수록 그나마 건질 내용들이 있었다. 아내를 위해 남들이 보기에 실없어 보일 정도의 장난끼와 취미들을 보여주는 70대 초밥왕의 이야기나 그녀와 우연한 계기로 친구가 된 재일교포3세  류이치의 이야기는 여행이라는 계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인생과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맛을 느끼게 했다. 흔히 접하는 여행지나 이국의 문물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방송인이라는 버릴 수 없는 그녀의 전직과 여행지에서 만남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은 좋은 매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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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3-2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가 삐딱한 마음이 드는 건지, <스페인, 너는 자유다>도 어째 손이 안 가더라고요. 뭐 손미나 씨에게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행 얘기는 내가 잘 쓸 수 있는데.(역시 엉뚱한 결론.)

율이맘 2008-04-01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마찬가지에요. 정말 이 정도 기행 에세이는 누구나 쓸 수 있을 듯. 방송인이 아니라면 관심 받을 이유가 없는 책이란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