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중 여지껏 짝을  찾지 못해 혼자인 녀석이 있었다. 그런데 그놈이 어제 결혼을 했단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출장정산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같은회사 다른부서에 있는 고등학교 친구녀석한테서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4월초에 북경에서 가까운 천진으로 출장나갈 일이 있으니 휴일에 북경에서 얼굴이나 보잔다. 물론 4월초에 출장을 갈 확률이 높지만 지금 서울에 있다고 했더니 언제 귀국했냐고 묻는다. 금요일에 귀국했다고 그랬더니 그럼 지난 일요일에 집에 있었냐고 물음이...

갑자기 뭔소린가 의아해 하고 있었는데 "OO 어제 결혼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이어졌다. 나랑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줄곧 같이 다녔고 지금도 제일 친하게 지내는 녀석 중에 하난데 나한테는 사전에 연락도 없이 갑자기 결혼이라니? 물론 누군가를 사귄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여지껏 독신으로 지내던 녀석이다보니 가야가는거지 하고 있었는데 정말 결혼한 것 맞아? 지난 주중에 중국에 가져간 핸드폰의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연락해보고 전화를 안받으니 주변에서 출장가서 그날 못 올거란 얘길 듣고 다시 연락도 안했단다. 원체 늦게 결혼을 한 덕분인지 친구들이 거진 다 출동을 해서 신부 우인은 그대로 있고 신랑 우인들만 고등학교친구, 대학친구 나눠서 두번이나 사진을 찍었다는데 내 얼굴이 빠지다니 두고두고 불리한 상황으로 빠져드는 듯 하다.

그런데 그녀석이 그리 갑자기 결혼했다는 소식보다 더 놀라운 건 예전에 사귀다가 헤어졌다는 둥 마는 둥 얘기가 돌았던 13살 연하의 아가씨가 그날의 신부였단다.

늦게 가는만큼 이쁜 신부랑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게 참석도 못하고 축의금도 못냈지만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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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25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살이라면..띠동갑도 한번 건너 뛰고...와...와...대단하신 친구분이라고 밖에는..^^

승주나무 2008-03-2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살 차이밖에 안 나네요. 아직 그만큼 살지는 못했지만, 띠동갑 부부들이 살아가다 보면 '띠'라는 글자는 희미하게 사라지는 거 아닌가요. 그런 모습 많이 봤는데 ㅋㅋ
안티테마 님을 통해 그 분께 축하의 마음을~~~

2008-03-25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theme 2008-03-25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대단한 녀석 맞습니다.
승주나무님 // 부부는 결혼하고나면 나이는 잊혀져 버리는 것 같더군요.
속삭이신님 //그런 날이 빨리 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조만간 제가 연락을 드려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