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교사 청년사 종교문화총서 7
류대영 지음 / 청년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미국이란 나라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고 그와 더불어 종교라는 측면에서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의 개척부터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위해 영국을 떠나와 미국을 개척하고 그들이 세계에서 가장 부강하고 훌륭한 나라가 된 밑바탕에는 종교적 힘이, 그들의 신의 축복이 깔려 있다는 걸 강조하는 개신교 지도자들이 많은 게 이땅의 현실이다.

하지만 그이면에 숨겨진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유럽이주민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행한 폭력적인 행위들에 대해선 침묵하거나 문명화를 위한 노력이거나 하나님 나라의 건설이라고 미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그러한 시선이 이전에 발생했던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미국의 제3세계에 대한 부당한 간섭들을 앞장서서 옹호하고 지지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미국의 건국이전부터 시작해 아메리카대륙이 유럽인들에게 알려지고 그이후 북아메리카대륙에 어떠한 종교들이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매우 상세히 소개돼 있다. 단순히 강자와 승리자의 시각만이 아니라 미국종교시장에서 주류인 기독교와 더불어 아메리카원주민들의 토속신앙과 20세기 이후 그 교세를 확장해가고 있는 이슬람이나 불교 등 다양한 종교들을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내려고 하는 점이 돋보인다.

이책을 읽으면 미국종교에 대해 조금은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청교도들이 개척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부강하게 되었다는 미국의 독립에 영향을 미친 '독립의 아버지'들이 청교도적 삶을 산 신실한 신자가 아니라 실상은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다는 얘기나 국내에서는 <백안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으로 신앙심이 높은 대통령으로 소개되는 링컨이 침례교 집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지만 한번도 교회에 정식교인으로 등록하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와 종교에 대해 하나의 시각만을 강요당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기독교 교파 중 가장 신자 수가 많은 것이 가톨릭이라는 점도 새롭게 안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다수가 기독교 교회의 교인인거나 자신이 신자라고 생각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종교적 자유를 강조하는 나라 미국이 공식적으로 '신 아래' 있는 나라임을 강조하고 그러한 제도를 하나씩 만들어 갔던 시기가 매카시즘이 한창이던 시기와 겹쳐진다는 점은 종교적인 신실함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크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그중에서도 개신교-신자들이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이 베트남전이나 이라크전 등 미국의 전쟁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의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국내의 보수적 개신교단들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역사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다. 모든 이들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들도 각 개인의 가치관이나 상황, 계급 등에 따라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한다. 하나의 신을 믿는 종교인들도 거기서 그리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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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2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쓰신 분이 제가 제일 존경하는 은사님이세요. (그런데 정작 제자는 사놓고 읽지도 못하고 있는 사건 ;;) 학교 다니던 때에 선생님의 시각에 참 많이 영향 받았던 게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감사한 선생님이랍니다. 다른 분의 시각에서 객관화된 서평을 읽으니 참 재밌네요 ^^

antitheme 2008-02-25 22:29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잘 읽혔던 책입니다. 웬디양님도 시간나시면 꼭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