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각종 사건사고가 겹쳐 뉴스가 넘쳐난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막바지라 제대로 뉴스도 볼틈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지난주 애들엄마한테 쇼킹한 얘길 들었다.
TV에 대선후보들의 토론회를 방송하는데 토론회 시작전 종은이가 씩씩거리고 있더란다. 왜냐고 물었더니 방송전 각후보진영에서 응원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모후보쪽만 보이지 않아서랬단다. 그러다 그후보를 응원하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보이자 신나하며 토론회 내내 그후보를 응원하더랜다.
왜 그후보를 응원하냐고 물었더니 지난번 아빠가 그후보한테 투표할거라고 답을 했단다. 오늘 저녁에 녀석이 나더러 그후보 떨어지면 어떡하냐고 해서 당락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미래와 여지껏 그들이 해온 일을 보고 결정하는 거라는 걸 애한테 설명해 주느라 혼났다.
내가 투표하기로 한 모후보는 내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그당의 다른 경선후보가 출마한다면 그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형국에서 그나마 차선(次善)을 찾을 수 있다는 현실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차선이 궁극에는 최선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아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쁠거다. 단순히 내가 가진 판단이 내가 알게 모르게 아이들의 판단에 기준이 된다는 걸 생각하니 아이들 앞에서 내뱉는 한마디, 행하는 행동 한가지도 좀 더 생각해보고 조심해야겠다는 걱정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