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남아 있는 책들중 내독서습관에 30년 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책 두권을 꼽으라면 신동우화백의 만화로 그려진 몇권짜리인지 정확한 제목조차도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 한국사와 지금은 이원복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로 알려진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새소년이란 잡지에 연재되던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다.

신동우화백의 그림으로 보던 한국사 이야기는 나이를 먹으면서 계속 우리나라와 세계의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나를 인도했고 지금도 책의 많은 쟝르 중 우선적으로 손이 가는게 역사서가 되게 만들었다. 그게 역사학이든 한국사, 세계사 어느 것이라도 가리지 않고 정사에 바탕을 뒀던지 야사나 작가만의 독특한 역사 해석의 결과물이든 아니면 경제나 문화의 역사라 전문 분야에 조예가 없는 내게는 읽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되는 책이라도 역사라면 일단 붙들고 본다.

역사책들이 내게 어떤 재미를 불러 일으키기에 이토록 내가 역사물에 집착하는 것일까? 첫번째는 뭔가 폼이 나서가 아닐까? 사극드라마나 영화를 쉽게 접하는 상황에서 그당시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다면 같이 보는 사람들 앞에서 폼나게 한마디쯤 내뱉을 수도 있다는 허영심이 컸을 것이다. "저기 나오는 저사람은 말이야...", "저사건은 원래 말이야...." 하면서 뭔가 해박한 척하기에 역사만큼 좋은 수단은 없었다.

두번째 이유는 독자들에게 외면을 당하는 인문서적 중에서 역사관련 책들은 간간히 대박을 터뜨린다는 것이다. 그러니 읽으며 조금 아는 척도 하고 남들보다 먼저 읽었던 책들의 경우 추천해 주며 내자랑을 할 수 있으니...

마지막으론 역사 자체가 주는 의미이다. 인류가 역사라는 학문을 끊임없이 존속시키고 있는 이유는 과거 우리 조상이나 선배들의 경험을 통해서 한편으로는 과거의 잘못을 경계케 하고 한편으로는 성공하고 좋은 모습을 본보기로 삼아 배우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도 매번 객관적이고 올바른 판단과 가치관으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작가의 주장을 전파하기 위한 수단이기에 조심스럽게 다른 주장들과 비교하며 접해야 한다. 승자의 주장만을 담은 역사도 있고 현실성을 담보하지 않은 비판자나 부적응자들의 목소리도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것들을 사고하고 내가 접하는 현실과 생활 속에서 퍼즐의 조각을 맞추고 숨은 그림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역사를 접하고 그러한 분류의 책들을 읽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역사를 통해 내 사고와 생활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계속 많은 역사책들이 선호도 상위권에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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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0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책을 읽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실천에 못 옮기는 이 신세 ㅠㅠ...
전 역사를 소재로 한것만 읽으면 잠이 와버리니 어쩌죠 흑흑...

antitheme 2007-08-23 20:41   좋아요 0 | URL
사람마다 취향이란게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