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야구란 운동을 무척 좋아한다. 가장 미국적이고 미국의 영향이 큰나라들에서만 인기있는 스포츠이지만 다른 어떤 운동보다도 야구를 좋아한다. 확률을 가장 우선시 하면서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주는 묘미가 도박과 같은 느낌이다. 오죽했으면 중학교때는 장래희망이 프로야구 기록원이었을까?

올해 유심히 살펴보는 선수가 둘 있는데 심정수, 최희섭선수다. 우리나라 타자로는 드물게 메이저리그에 데려가도 체격에서는 밀리지 않을 선수다. 심정수는 이승엽과 쌍벽을 이뤘던 선수인데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가도 성공할 확률이 높은 선수라는 얘길 들었고, 최희섭의 경우 최초의 빅리거로 WBC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시즌이 시작되며 최고액 선수인 심정수에 대해 팬들의 기대가 컸다. 최근 몇년간의 부진을 올시즌에는 깨끗이 씼어버렸으면 하는 바램과 이게는 돈값을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들이...하지만 전반기 그가 보여준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작년엔 부상이 있었지만 올해는 많은 훈련과 자기관리로 날렵하면서도 힘있는 모습은 있었지만 라섹 수술의 실패때문인지 연신 헛방망이질에 팬들은 심봉사라 부르며 야유를 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온 최희섭이었지만 팬들의 기대는 컸다. 당시 바닥을 헤메던 팀성적도 그의 가세로 윗순위로 치고 올라갈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그의 활약상을 지켜봤지만 오랜만의 실전이었는지 몇경기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한참을 2군에서 보냈다. WBC 당시 타격 자세에 대한 조언을 해주려는 이승엽에게 "형, 저 메이저리거예요."하며 조언을 거절했다는 근거없는 소문에 "형저메"라는 국적불명의 닉네임을 가지게 되기까지 했다.

최근 이 두선수는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찾진 못한 것 같지만 팬들의 기대에 어느정도 부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직 실력으로만 얘기할 수 있는 프로의 무대에서 이름값이 아니라 이제는 실력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있다. 심봉사가 심장사로 바뀌고 형저메가 빅초이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우리가 사는 생활에서도 과거의 좋은 기억과 영화에만 얽메이다가는 타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가며 나이값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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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7-08-1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저메..ㅋ 전 누군가 했습니다. 저도 야구 좋아하는데, 이번 해에는 경기장에 한번도 못 갔네요. 글고..나이값이라는 말에 심히 동감합니다..

2007-08-17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