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책을 한 번 읽어 보고 싶었다. 최근작 <동물원에 가기>를 읽으면 왠지 유행과 시류에 따라 가는 듯한 느낌이 싫어서 다른 책을 찾다 선택했다. 다 읽고 역자 후기를 봤더니 작가가 25살에 쓴 첫작품이었다. 만약 내가 10년만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 보통에 푹 빠져서 지금쯤 그의 작품은 거의 다 소장하고 있었을 거다. 하루키처럼... 하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내 위치에서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품이었지만 그렇게 빠져들긴 어려웠다. 왜냐구? 사랑 이야기니까..

왜 그녀를 사랑하는지 정말로 다양한 방법과 도구들을 이용해 증명하려고 든다. 처음엔 두사람의 인연을 확률로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강조하더니 마르크스주의, 예수 컴플렉스에 각종 철학사조와 심리학 등 온갖 인문 사회과학이 다 동원된다. 하지만 이런 눈물 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떠나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책을 읽는 내내 떠오른 영화가 있었다. 허진호감독의 <봄날은 간다.> 유지태는 라면 한그릇(?)에 넘어가 사랑을 시작하고 그녀를 보고 싶어 서울에서 동료들이랑 술마시다 밤에 택시를 타고 그녀가 사는 강릉까지 한달음에 달려간다. 헤어지자는 여인의 말에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명대사를 던지지만 끝내 겨울에 만났지만 여름이 지나지 않아 헤어지고 만다. 한쪽은 현학적이지 않으면서도 논리적 철학적 논거를 통해 재미있게 사랑을 해설하고 한쪽은 담담한 시선으로 사랑의 열병에 걸린 모습을 그려낸다. 젊은 남자가 사랑에 빠지면 어떤 모습인지를 보면 그걸 뭘로 표현해도 똑같은 결론을 가져오는 건 아닌가 싶다.

김윤아의 목소리로 불리워지는 노래보다 그 옛날 백설희의 목소리에 담긴 <봄날은 간다>가 더 사랑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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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2-03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제목보고 왔는데 아 이 책이었군요. 이거 참 좋아합니다. 보통씨. 이 책 리뷰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결국 못썼어요. 쓰기 너무 힘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