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느 정도 논의가 정리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님의 문제제기가 이곳 서재를 이용하는 분들이 우리 출판현실을 한번쯤 고민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님의 글에 제 생각을 조금 정리해 댓글을 달고 싶었는데 조리있게 정리할 능력이 못돼서 이렇게 별도의 글로 문의를 드립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 점이 있거나 오해한 점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중복 리뷰관련해서 제처신은 아프락사스님과 같은 방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서평단 이벤트 등에 뽑힌 책들은 그쪽 서점에만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님의 의견에 제가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어 그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하지만 제 의견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님께서 중복리뷰를 비판하시며 그 대안으로 제시하신 방법이 인터넷 서점의 차별화입니다. 물론 많은 대안 중의 하나로 판단됩니다만 제가 판단하기에는 그 차별화는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커뮤니티의 차별화이지 인터넷 서점의 차별화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알라딘이나 Yes24나 리브로나 서적과 음반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님의 말씀대로 리뷰어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서재와 블로그의 차별화를 가진다고 하더라도 인터넷 서점의 차별화는 가져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지금처럼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시장에서 어느 인터넷 서점이 자신의 이윤을 포기하고 차별화와 전문성에 메달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인터넷 서점의 차별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경영철학과 마케팅 방향들이 다 바뀌어야 하는데 출판 시장의 질서와 소형 출판사와의 공생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인터넷 서점이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특별한 사명 의식을 가진 전문 분야의 인터넷 서점이라면 모르겠지만 여기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알라딘이나 Yes24 등의 대형 사이트는 그러한 길을 가기에는 너무 멀리 온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님의 두번째 글을 읽으면서 님께서 알라딘의 존속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시는 느낌이었습니다. 님의 글에 "알라딘에게 있어서 조금도 유리할 게 없습니다.", "이 방향으로 가야 알라딘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와 같은 말씀을 하셨는데 알라딘에 무슨 특별한 정체성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최근 논란중에 언제부터 알라딘을 이용하기 시작하셨는지 확인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제 첫주문을 확인했더니 2000년 1월이었습니다.-그때나 지금이나 전 알라딘에 큰 고객은 못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알라딘이나 Yes24나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알라딘의 독자들을 자극하는 상업적 마케팅 아이템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특정도서들에 대한 리뷰 많이 쓰기 대회라던지, (심한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돈 놓고 돈먹기 판을 만드는 구매왕 이벤트 등은 제가 다른 인터넷 서점 이용 경험이 일천해서 일진 모르겠지만 님께서 원하시는 인터넷 서점의 방향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최근의 TTB 같은 경우도 님께선 중복을 피해가기 위한 대안이 아니라 리뷰라는 장에 대한 주도권을 리뷰어에게서 서점이 뺐아가기 위한 하나의 시도가 아닌가 하는 게 제 판단입니다. 물론 알라딘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어떤 충정으로 좋은 의도로 하신 일인지 모르지만 현재의 서재를 관리하는 분들과 각종 블로그에 서평을 관리하시는 재야의 고수들을 땡스투라는 작은 비용으로 모셔다 무한 경쟁의 장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님이 말씀하셨던 인터넷 서점의 차별화를 위해 유력 서평가를 지원하고 양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 FTA를 반대한다고 미국의 민중을 배척하는 건 아니듯이 알라디너 분들께 애정을 가진다고 알라딘을 사랑하진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안을 정리하는 걸로 이번 토론에서 전 이제 발을 빼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토론을 통해 좋은 의견이 오고가는 만큼 제가 껴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더이상 없을 듯 합니다.

첫번째는 출판 시장을 키우는 일입니다. 물론 단기간에 한두사람이 노력한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우공이산의 고사를 믿는 전 제 생활에서 하나씩 실천해 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공짜책 받아서 서평을 쓰면서 얻는 이익이나 땡스투 등의 계기를 통해 얻는 이익을 일정 기간 적립해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쪽에 기부할 생각입니다. 얼마 안되겠지만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신다면 커질 수도 있겠죠. 사실 작년에 Yes24 리뷰어로 뽑혀 읽게된 책 중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를 읽고 지역의 도서관 운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많이 느꼈습니다. 지금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런 사업을 제가 하지는 못하겠지만 얼마 안되는 것이라도 그분들께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두번째는 책을 읽는 소비자 운동입니다. 이 경우는 제가 나서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알라딘이나 인터파크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해 경영의 방향을 바꾼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서평가들이나 리뷰어들이 리뷰 이벤트 등의 기획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만두님이나 로쟈님 같은 분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좋은 책들을 소개해 주시고 인터넷 서점들은 그 도서들을 대상으로 리뷰 이벤트를 벌여 많은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좋은 책들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방법인데 인터넷 서점들에서 얼마나 호응을 해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평가들뿐만 아니라 많은 이용객들이 힘을 모아 인터넷 서점에 요구를 해야겠죠. 그런다 해도 성사여부는 장담하기 어렵겠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우리 출판 문화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고민하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상처를 입으셔서 안타깝습니다. 이번 논쟁 중 어느분은 성악설을 말씀하셨는데 저는 성선설을 믿습니다. 어느 것이 맞느냐를 떠나서 제가 살아온 오래지 않은 경험에서 느끼는 점입니다. 전 알라딘에서 서재를 만든 후 다른 분들의 리뷰는 관심이 없었지만 많은 분들의 페이퍼를 통해 많은 분들이 다들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고 저 자신을 채찍질 했습니다. 제게 좋은 영향을 주셨던 따듯한 심성을 가지셨던 분들이 상처를 입으시는 모습이 앞으론 없었으면 합니다. 좋게 서로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큽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입니다. 금주중에 수원에 오실 수 있는 형편이 되시는 분이 있으시면 가능하신 일정을 알려주십시오. 금주중 제가 한번 쏘겠습니다. 제가 제공하는 양은 10분 정도까진 제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부담하기엔 큰 액순데 그래서 가격이 저렴한 집으로 가겠습니다. 다행히 성과급이 생각보다 조금은 더 나올 것 같아서 제 돈으로 부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인분을 요구하신 분들이 많으신데 참가자가 많으면 인당 돌아가는 양은 적습니다. 가능하신 일정을 남겨주시면 제가 정리해서 날짜를 잡겠습니다. 아무도 호응 안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들지만 그땐 저도 돈이 굳으니 아쉬울 건 없습니다.

부족하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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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1-1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저 신청합니다. 수원 처음 가보는군요! 목욜 빼고 다 됩니다.

마노아 2007-01-1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이번 논쟁에서 좀 더 깊이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된 것과 또 몇몇 지기님들을 알아볼 수 있는 장이 되어서 이 부분만큼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antitheme님도 그 중에 한 분이십니다. ^^ 저야 수원의 모임에 동참은 못하지만 여러분들의 좋은 시간을 상상하며 지지하겠습니다. 멋진 시간 보내셔요~

2007-01-15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amX 2007-01-1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생각은 알라딘이 여태껏 어찌해 왔건 간에, (그 리뷰왕에는 저도 글 두 개 응모했습니다만 ;;;;) 어쨌건 많은 수의 인터넷 서점들이 공존하는 것을 원합니다. 그래서 알라딘이 어딘가에 합병되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을 최선으로 간주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다르시다면 얼마든지 다른 대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antitheme 2007-01-15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amX님 / 저도 그 리뷰왕 선발에 참여했고 하나가 뽑혀 상금도 받았습니다. 첨엔 좋았는데 뒤로 갈 수록 씁쓸한 기분이 컸었습니다.
마노아님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07-01-15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theme 2007-01-1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님은 속고 계신 겁니다. 전 차분이나 논리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 주변 사람들에겐 가급적 서재를 알리지 않고 삽니다. 그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요.

클리오 2007-01-1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멀어 수원에서는 못 뵙겠지만 진지하고 열려있는 그 마음의 분위기만은 많이 느꼈습니다.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