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늘은 아이들이랑 국립 박물관을 찾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날도 차고 아이들 컨디션도 안좋아서 진짜 박물관엔 못가는 대신 가까운 극장에서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보기로 했다. 꿩대신 닭인 셈이지만 모처럼 온가족이 한공간에서 영화를 봤다.



혹시 여러분들은 이런 상상해본 적 없으신지? 박물관이나 이러한 공간이 밤늦게 혹은 사람들이 다 자리를 비운 시간에 그곳에 있는 것들이 다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을. 공룡이 돌아다니고 사자가 으르렁 거리는 공간은 아니지만 뭔가 신비한 공간, 어릴 적 한번쯤은 꿈꿔봤던 모험이었다.



테디 베어란 이름의 어원이 된 미국의 영웅적인 대통령 루즈벨트의 소심함을 통해 영웅(?)도 사소한 인간적 고뇌를 가질 수 있음을 얘기해 주었고, 한편으론 평범한 사람도 어떠한 계기가 주어지면 위대한 영웅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박물관에서의 모험과 함께 부자의 정도 느끼게 해주는 가족이 함께 보기엔 무난한 영화였다. 가족 영화이면서 모험도 있고 박물관이라는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하지만 훈족의 아틸라를 지나치게 희화화한 것은 백인 중심의 세계관에서 타 민족을 폄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렉산더나 징기스칸에 비견할 만한 영웅이 어랄 적 컴플렉스 속에서 폭력적인 악취미를 가진 인물로 그려지는 모습은 보기에 불편했다. 그들의 루즈벨트는 인간적이면서도 멘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시작하기전 <로버트 태권V>의 예고편이 있었다. 우리 시대의 영웅. "달려 달려 로버트야..." 주제가만 듣고 있어도 가슴 뭉클한 영화 꼭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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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17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렉산더보다 징키스칸이 더 위대하다는 견해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모든 역사적, 철학적, 업적 등에 대한 논쟁은 제하고, 단순히 장악한 땅의 크기만을
보았을 때, '양적으로' 징키스칸이 차지했던 대륙이 더 많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이고 통계적인 평가이고, '누가 더 위대한가'에 대한
평가는 개개인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웃음)

저 영화를 만든 사람의 무식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개처럼 꼬리 흔드는 공룡은 귀여웠지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