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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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첫 도입이 인상적이다.  

첫째, 그는 살인범에게 복수했다. 
둘째, 그는 살인을 실행했다. 
셋째, 그는 그 과정에서 살해당했다. 

그리고 모든 트릭은 이 세 문장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루'는 우연히 만나게 된 신비한 여인 '탤리 쇼'를 도와주고 함께 마술 공연을 하다가 마침내는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그런데 탤리는 그녀의 외삼촌이 만들었던 위조지폐 동판 때문에 '그린리프'라는 인물에게 살해당하고, 루는 복수를 결심한다. 

이 소설은 자신의 집사 아이샴 레딕을 살해한 혐의로 한 피고인이 재판을 받는 과정과 루의 사연이 한 장(章)씩 번갈아가며 서술된다. 이 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점. 시체가 이미 불에 타 소실된 것으로 짐작된다는 것, 살인은 오직 '정황 증거'로만 증명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검사 캐넌은 몇 가지 증거물들 - 이빨, 잘려진 손가락을 이용하여 배심원들에게 피고의 유죄를 확신시킨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루는 마술사 아니던가! 그 점을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의 트릭을 더욱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감상 

'결말 봉인' 때문에 워낙 유명한 책이라.. 추리소설 팬으로서 이 소설을 읽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 그냥 고전적인 분위기의 추리소설이었다. 법정 장면이 꽤 인상적이고 등장 인물들이 잘 살아난.

앞니 빠지고 허풍이 심하며 어딘가 멍청해 보이는 집사 아이샴 레딕. 마지막 장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시체로만 등장하는 이 인물은, 결말의 반전이 유명했던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카이저 소제를 연상시킨다. 아마도 이 영화가 이 소설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소설이 출판되었던 50년대만 해도 세상 참 좋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살인자라 할지라도 이 시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어찌 보면 로맨틱한 인간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에 비해 요즘의 이야기들, 또는 실제 사건들 속의 살인자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심지어는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라거나 때론 아무 이유 없이도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많다. 끔찍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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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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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제스는 이제 열 다섯살이 되는 소녀이다. 그 나이에 흔히 그렇듯, 가슴 속에서 끓어 오르는 혼란스러움과 삶에 대한 의문을 제스는 수영을 통해 풀어 보려 한다. 이런 제스의 할아버지는 뛰어나고 또 괴팍하며 외롭게 살아 온 미술가이다. 어느 날 갑자기 심장 발작을 일으킨 할아버지는 병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지막 작품 '리버 보이'를 완성하기 위해 오래 전 떠났던 자신의 고향으로 여름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제스는 할아버지와 평생 못 잊을 추억을 남긴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죽음을 아름답게 받아들인다. 

#감상 
책에 대해 너무 과장된 광고를 하는 것은 책은 많이 팔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독자들에게 그다지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책을 대할 때 '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삐딱한 시선으로, 팔짱 딱 끼고 읽기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 내가 유달리 삐딱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 

이 책 역시 그런 식으로 읽었나 보다. 전혀 '영혼을 두드리지'도 못했고 별 감명을 받지도 못했다. '판타지'를 교묘하게 결합한 소설이라 하나 뻔히 예상 가능한 것이었고, 솔직히 유치한 편이었다. 좋게 말하면 '동화적'이고.  

그리고 제스의 행동이나 생각이 실제 살아 움직이는 열 다섯 살짜리의 그것이라기에는 적어도 나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책이라 볼 수도 있다. 특히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이야기의 줄거리를 따라가며 즐기고 상상하고 감동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올해 할아버지를 잃었던 어떤 아이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아는 대부분의 열 다섯 살, 혹은 열 여섯 살짜리 아이들이 이 책을 그다지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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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0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출판사에서 이 책 받았는데 조금 보다가 말았어요.
우리 막내도 별로라고~ 자기는 책보고 감동받는 적이 별로 없다네요.ㅜㅜ

알맹이 2009-01-08 23:10   좋아요 0 | URL
막내분이 굉장히 쿨한가봐요. ^^ 그런데 이 책은 정말 감동을 어거지로 짜내지 않으면 감동 받기가 좀 어려웠어요;;

이상경 2009-02-05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말고 "스타시커"라는 책이 있는데요, 그 책과 이 책의 글쓴이가 같습니다. 둘다 왠지 비슷한 분위기의 책인데요, 리버보이는 제목 그대로 읽다보면 좀 파랗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스타시커도 비슷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감동적이기도 했어요. 여하튼 둘다 재미있었습니다. ㅋㅋ
 
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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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최고의 화제작이자 2008 알라딘 올해의 책으로도 뽑힌 <로드>를 2008년이 가기 1주일쯤 전, 막차를 타듯이 읽게 되었다. 

책띠의 소개나 인터넷 서점의 광고에 더이상 현혹되지 않을 만큼 노련한 나이려니 했건만은, 역시 대대적인 광고에 너무 큰 기대를 했나 보다. 어쩌면 이 책이 단순히 '내 스타일'이 아닌 것이겠고.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아버지, 한 명은 그 아들, 어린 소년.
이 세상이 불 - 아마도 무슨 폭탄이 터지지 않았을까 싶다 - 에 다 타 그을리고 재가 온 세상을 덮은 불모의 세계가 된 어느 미래. 두 남자가 여행을 한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해 봤자, 땅이 생명을 잃어 소출도 없을 것이고,
사람도 튀겨 먹는 '나쁜 사람'들이 판을 치는 마당이라 살아 남기 위해서 매일 매일 발걸음을 옮긴다.  

사실 남자든 소년이든 더이상 살고 싶지가 않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새로운 도시로, 새로운 시골로 계속 이동한다. 소년은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다른 사람을 돕지 못한다면 살 가치가 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살아간다. 

당연히 이런 세상은 '지옥'이다. 남자도 소년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순간이 한 두 순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살아간다. 아니 살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착한 사람들'이 어딘가에 모여 살고 있을 수도 있고 그들을 만나면 함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다.  아니 그런 희망 때문일까??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으려 애쓰는 각종 인물들을 보면서, 들었던 가장 큰 의문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단지 죽지 않기 위해서, 죽음에의 공포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아니면 미래에 대한 희망 때문에? 산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껴서?? 

많은 극한 상황을 그린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들은 언제나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끝까지 살아남는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그런 강한 의지를 칭찬한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인물들의 경우에는?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살아 남는다는 것이 칭찬할 만한 일일까?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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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0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을 엄두도 안 나서 사지도 않았네요. 님의 리뷰로 맛보기합니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는 우리 인생들의 명제가 되어야겠지요.

알맹이 2009-01-06 21:4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저도 늘 그렇듯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어요 ^^ 제가 말을 부정확하게 썼네요. 정확하게는 '극한 상황에서도 왜 삶을 포기하지 못하는가?'가 맞겠네요.
 

2009년 읽은 책들..


5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캐비닛-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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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9일에 저장

도서관을 못 가니까 예전에 사놓고 안 읽던 책을 읽게 되네.. 출간 당시 화제가 되었을 만큼 재미있었다. 신인이 진짜 제대로 된 작품을 쓰기는 쉽지 않다는 걸 느꼈고. 마지막에 작가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1Q84 2- 7月-9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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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2일에 저장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이후 발전이 전혀 없는 느낌. 물론 이대로도 좋긴 하지만.. 솔직히 그 나이 먹어서 이 정도밖에 못 쓰나, 즉, 깊이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언제까지나 환상과 현실을 절묘하게 섞고 감각적인 묘사만으로 소설을 쓸 순 없지 않나.. 하루키 팬이지만, 솔직히 실망했다. 너무 많은 걸 기대한 탓일까?
1Q84 1- 4月-6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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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3 - 하- 바람치는 궁전의 여왕, 완결
스티그 라르손 지음, 박현용 옮김 / 아르테 / 2009년 6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0년 01월 0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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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교단일기 - 살구꽃이 피는 학교에서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8
김용택 지음 / 김영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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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는 내가 선생 노릇을 그만두려 하다가 다시 교단에 서며 쓴 글들이다." 

서문의 첫 문장이다. 우리 나라 학교는 참 절망적인 공간이다. 물론 교사들의 문제도 크지만 학교행정 자체가 권위적이면서 보수적이고 군대처럼 '복종'과 '삽질'을 요구하는 경우가 참 많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성적의 자로 재고 성적에 대한 불안으로 복종시키며 학교와 학원, 두 곳에서 골병들게 하는 이 교육 시스템이 변할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아니 오히려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아이들이고 교사고 눈에 보이는 잣대로만 평가하려 하고 그를 통해 경쟁을 가속화시키고만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실 교사들은 정말 약하면서도 어리석은 존재이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현실이 참 그렇다. 이 책 속에서도 김용택님은 요즘 교사들을 "교과서와 새로운 기술만을 습득한 교사 기술자들이 아이들 앞에 기계처럼 앉아 있다." 라고도 표현했는데 자신만의 생각도 없고 이렇다 할 교육 철학이랄 것도 가지지 못했으며 이런 현실 속에서도 행동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정말 많다. 안타깝지만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명이고. 

이러다 보니 교사들은 학생들과 만나면서 늘 큰 벽에 부딪친다. 어떤 날에는 학생도, 학부모도, 사회도, 교육청도, 동료 교사도 어느 누구 하나 나를 도와주지 않고, 그런 어려운 현실을 타개해 갈 마땅한 지혜도 열정도 내부에서 일어나지 않을 때에는 정말 절망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실망시키는 것이 나 자신일 때에 자신이 "살을 다 발라버린 가시만 남은 고기처럼" 느껴지며 교직을 그만두고 싶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절망 속에서도 김용택님은 자신을 다잡으면서 이런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적인 기록을 남겨 놓으셨다. 나처럼 우둔하고 용기 없고 게으른 후배 교사들에게 언제나 자신을 성찰하고, 아이들에게 죄를 짓지 말라고 가르치신다. 언제나 자신을 새로이 하고 성장하면서 아이들을 존중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살라 하신다. 직접 배운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김용택님을 존경하고 스승으로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리뷰인데, 쓰다 보니 뭐가 뭔지 모를 글이 되어버렸다. 신세 한탄 같기도 하고;;
이 책은 내게 큰 감동과 가르침을 주었고, 나를 돌아보게 했고, 다시 살아날 힘도 주었다. 받은 감동과 가르침이 너무 커서 사실 리뷰 쓰기가 오히려 힘들었다.   

제발 지금 교과부 높으신 분이나 MB가 이런 책 좀 읽고 머리 좀 깨쳤으면 좋겠다. 이런 책 읽고 감동 받고 머리 깨칠 사람이라면 지금처럼 개죽 쑤고 있진 않겠지.. ㅠㅠ

밑줄긋기 -  http://blog.aladin.co.kr/android/2296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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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31 0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도 하지 않은 우리 큰딸, 한주간 교생실습만으로도 내가 정말 이 길을 가야되는 건가~ 엄청 갈등했다네요.ㅜㅜ 그래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걸며 다시 불끈~~~ 저도 이 책 딸을 위해서라도 봐야할 것 같아요.^^
2009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알맹이 2009-01-02 14:2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행복하고 건강한 2009년 보내세요~! 서재 찾아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2008-12-31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