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2008년 최고의 화제작이자 2008 알라딘 올해의 책으로도 뽑힌 <로드>를 2008년이 가기 1주일쯤 전, 막차를 타듯이 읽게 되었다.
책띠의 소개나 인터넷 서점의 광고에 더이상 현혹되지 않을 만큼 노련한 나이려니 했건만은, 역시 대대적인 광고에 너무 큰 기대를 했나 보다. 어쩌면 이 책이 단순히 '내 스타일'이 아닌 것이겠고.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아버지, 한 명은 그 아들, 어린 소년.
이 세상이 불 - 아마도 무슨 폭탄이 터지지 않았을까 싶다 - 에 다 타 그을리고 재가 온 세상을 덮은 불모의 세계가 된 어느 미래. 두 남자가 여행을 한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해 봤자, 땅이 생명을 잃어 소출도 없을 것이고,
사람도 튀겨 먹는 '나쁜 사람'들이 판을 치는 마당이라 살아 남기 위해서 매일 매일 발걸음을 옮긴다.
사실 남자든 소년이든 더이상 살고 싶지가 않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새로운 도시로, 새로운 시골로 계속 이동한다. 소년은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다른 사람을 돕지 못한다면 살 가치가 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살아간다.
당연히 이런 세상은 '지옥'이다. 남자도 소년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순간이 한 두 순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살아간다. 아니 살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착한 사람들'이 어딘가에 모여 살고 있을 수도 있고 그들을 만나면 함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다. 아니 그런 희망 때문일까??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으려 애쓰는 각종 인물들을 보면서, 들었던 가장 큰 의문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단지 죽지 않기 위해서, 죽음에의 공포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아니면 미래에 대한 희망 때문에? 산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껴서??
많은 극한 상황을 그린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들은 언제나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끝까지 살아남는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그런 강한 의지를 칭찬한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인물들의 경우에는?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살아 남는다는 것이 칭찬할 만한 일일까?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