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었던 <냉정과 열정사이>와는 또 느낌이 좀 다르다. 더 가볍다.가볍긴 가벼운데, 의식이 없어서 가벼운 게 아니라 그냥 세상을 보는 눈 자체가 가볍다. -_- 뭐랄까.. 구태여 어려운 이론이나 철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직관으로 세상을 꿰뚫어본다고나 할까.. 거기에다가 약간의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디테일과, 공감각적 표현들과, 감성들이 어우러진 그런 글.어떻게 보면 순정만화 보는 거 같기도 하고, 오히려 만화 볼 때보다 시간도 덜 걸린다. 2~3시간이면 독파.
* 가장 공감했던 부분: 베로니카가 자살 시도후, 의식을 되찾고 다시 자살을 결심하는 부분. 만약 그냥 이대로 산다면 미래가 어떨 지에 대한 상상을 2~3페이지에 걸쳐서 그리고 있는데, 정말이지 보통 여자들의 삶이란 한국이나 유럽이나 별다를 것이 없나보다. * 반성? 그냥 이대로 살다가는 내 삶은 정말 시시하겠구나. 라는 거. 지금 내가 갖고 있는 틀을 깨지 않으면 내가 느끼는 거, 경험할 수 있는 건 몇십년이 지나더라도 거기서 거기일 거라는. 그래도 난 솔직히 변화가 두렵다. 우물 밖에 아무리 멋진 세계가 있어도 난 그냥 우물 속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스타일. 그리고 나 자신을 스스로가 이렇게 정의내리면서 스스로를 더욱 꼭 묶어댄다는 것도. -_-;
좀 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점점 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누군가를 싫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61쪽
이렇게 아직도 사진을 올려두고 있는 것도 죽은 애인을 향한 마음이 한결같아서가 아니라, 분명 언젠가는 잊어버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치우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이고는 무언가를 잊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더 그 무언가를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156쪽
스텔라님께서 알려달라셔서 한번 만들어 봅니다.
우선 가장 왕초보로서 추리소설을 읽고 싶다 생각되시는 분들은 무조건 해문에서 출판되는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 80권을 필독하시기 바랍니다.
그 책만 읽으면 추리소설의 기본 트릭은 완전 마스터하게 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다음에는 동 시대의 작가인 엘러리 퀸, 모리스 르블랑, 코넌 도일이 되겠죠.
아, 순서를 바꿔서 코넌 도일과 모리스 르블랑 작품을 먼저 시작해도 좋습니다.
코넌 도일
모리스 르블랑
엘러리 퀸
이 작가들의 책을 읽은 뒤에는 동서미스터리북스에 등장하는 새로운 작가의 작품들과 새로운 작품들을 골라 읽으시면 됩니다.
탐정으로 대표되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
그 뒤를 잇는 로스 맥도널드의 루 아처 시리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얼 스탠리 가드너의 페리 메이슨 시리즈가 있습니다.
또한 각 나라별로 상을 수상한 작품도 있고 사회파나 범죄소설로 나뉘는 요즘 작품도 있읍니다.
추리소설도 작가마다 선호도가 다르고 각기 비슷한 내용이라도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 각자가 좋아하는 장르와 작가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기시 바랍니다.
각 시리즈는 시리즈...
작가의 작품목록은 작가의 작품 목록
지금 안 읽으면 후회할 작가로는
기리노 나츠오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미넷 월터스
제프리 디버
그리고 앞으로 계속 나올 작품들의 주목을 잊지 마시구요~
나에겐 좀 별로. 바나나의 단물은 다 빨아먹은 것일까. 그 퐁퐁 샘솟는 감수성이라든가, 대책 없는 그러나 쿨한 감정표현이라든가.. 뭔가 말이 안되는 듯한 문장이라든가.. 그런 매력들이 별로 전처럼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다. 일단 스토리 자체가 별로 재미가 없었다. 바나나 책 중에선 도마뱀이랑 허니문이 젤 나았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