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그 개를 무척이나 사랑했다구요. 잘 때도 품고 잘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게 무슨 짓이에요? 개는 팔아버리고 판 돈은 버려 버렸으니...... 얘는 다른 애둘과 달라요, 선생님. 이 아이의 핏속에 무슨 광기 같은 게 흐르는 게 아닐까요?"
"안심하세요. 로자 부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요."
순간, 나는 울기 시작했다. 나 역시 아무 일도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공공연하게 그런 말을 듣기는 처음이었다.
"울 것 없다. 모하메드, 하지만 그래서 마음이 편해질 것 같으면 맘껏 울어도 좋아. 이 아이가 원래 잘 웁니까?"
"전혀요. 얘는 절대로 울지 않는 아이예요. 하지만 얼마나 날 애먹이는지 몰라요. 내 속 썩는 건 하느님이나 아시지요."
"그렇다면, 벌써 좋아지고 있군요. 아이가 울고 있잖아요. 정상적인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 겁니다. 아이를 데려오길 잘하셨어요. 로자 부인, 부인을 위해서 신경안정제를 처방해드리죠. 별 건 아니지만 부인의 불안증을 없애줄 겁니다."
"아이들을 돌보자면 걱정거리가 끊일 날이 없답니다. 의사 선생님. 안 그러면 아이들이 당장에 불량배가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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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이행하다시 전염병이 심각하게 퍼진 상황보다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더낙관적이다. 그때 온갖 병원체가 가득한 것처럼 오늘날 세상에는 발암물질이 가득하다. 그 당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병원균을 퍼뜨린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발암물질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바로 인간이다. 그러므로 원하기만 한다면 그 위험물질의 상당수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우리 환경에 등장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좀더 편하고 손쉬운 생활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둘째 화학물질의 제조와 판매를 경제와 산업의 한 부분으로 편입하는 과정을 통해서이다.
이 세상에서 모든 화학 발암물질을 제거하는 일은 비현실적인 목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생활에 필수적인 성분이 아니다.
이런 물질들을 제거하면 전체 발암물질의 양이 훨씬 줄어들고, 그 결과 4명 중 1명에게서 암이 발병할 가능성 역시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음식과 식수와 대기를 오염시키는 발암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음식과 식수와 공기 속의 위험물질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계속 흡수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요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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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바르부르크의 이론은 미량의 발암물질을 반복 흡수하는 것이 다량을 한 번 흡수하는 것보다 왜 더 위험한지를 설명해준다. 다량의 발암물질을 한 번 흡수하면 세포가 바로 죽지만 소량을 반복적으로 흡수하면 세포들이 상해를 입은 채로 살아남게 된다. 이렇게 살아남은 세포가 암세포로 전이되는 것이다. 발암물질에 ‘안전치‘가 존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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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개개인의 생명보다 궁극적으로 더욱 소중한 것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유전형질이다. 영겁처럼 긴 시간동안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우리의 유전자는 현재의 모습을 규정할 뿐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는 희망찬 약속이 될수도 있고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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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은 ‘허용량‘ 이라는 오염의 최대한계치를 설정했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분명한 결점이 도사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이 제도는 단순한 서류상의 절차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이 안전 기준 정도만 신경 쓰면 된다는 점을 정당화하는 느낌을 풍긴다. 이 식품에 약간, 저 식품에 약간 하는 정도로 유독물질 함유량을 허용하는 안전 정책에 대해 상당수의 사람들은 식품에 유독물질의 안전 수준이나 바람직한 수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허용량 기준을 정할 때 미국 식품의약국은 실험실 동물 대상의 유독물 실험을 바탕으로 그 동물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양보다 훨씬 낮은 선을 규정해놓았다. 언뜻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는 듯한 이 방식은, 사실 중요한 것들을 무시하고 있다. 실험실 동물은 극도로 통제된 상황과 인위적인 환경에서 엄격하게 정해진 분량의 화학물질만을 먹고산다. 이에 반해 상황이 대단히 복잡할 뿐 아니라 어떤 화학약품들을 함께 섭취하고, 또 얼마나 많이 섭취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고 꼼꼼하게 분석할 수도 없는 우리 인간들은 전혀 다른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점심식사용 샐러드에 들어 있는 양상추의 경우 7ppm의 DDT 정도는 ‘안전‘하다고 여겨지지만, 이 점심에는 다른 음식들도 포함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런 음식은 우리가 경험하는 화학물질 노출에서 오직 일부분, 그것도 아주 적은 양에 지나지 않는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식품 속에 포함된 화학 물질의 양을 각기 더해 그 전체량을 측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특정 식품의 ‘화학 잔류물 안전 기준‘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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