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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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는 아무래도 소설의 대표 작가 체스터튼 때문에 붙여진 제목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이 책은 크게 헷갈리는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현대적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고전적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무서운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놀라운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로 나뉜다. 이렇게 이야기를 크게 4부분으로 나누면서 특히 체스터튼이 쓴 나는 별들이란 작품은 고전의 서정미를 물씬 풍기게 하는 이야기다. 탁 털어놓고 보면 도둑 이야기지만 보석 훔친 도둑을 이리 예술적으로 시적으로 그려도 되는 걸까? 앞서 읽은 이야기와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가 풍겨져서 다시 눈을 비비고 책을 보았다. 내가 같은 미스터리 책을 읽고 있는 게 맞나? 의문을 가지면서...


혹 피가 낭자하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러물을 기대하신다면 이 책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가독성을 원하고 편안하면서도 감동적이고 살짝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그런 이야기를 원한다면 이 만한 추리물은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많은 단편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개인적으로는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 헷갈리고도 아리송하게 만든 때 이른 크리스마스라는 작품과 크리스마스이브의 죽음이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범인은 누구란 말이지? 알듯 말 듯 아리송하게 끝맺은 이야기, 그래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이 두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은 듯하다. 


미스터리 이야긴데 긴장감과 코믹함 그리고 안도감을 준 작품은 복권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을 다른 첫 번째 이야기 그게 그 표라니까 요가 기억에 남는다.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평소 즐겨 있는 팬티스타킹에 서프라이즈 선물을... 이쯤 읽고 보면... 평소 스타킹 취미... 흠... 음.... 그렇다 재미있게 읽었다. 매드독은 라디오 토크쇼 호스트인 매드독이 30년 전 크리스마스이브에 발생한 사건을 토론 형식을 빌려 추적하는 스릴러물이다. 각각의 이유로 초대된 게스트들 그들 모두는 단 하나의 목적 때문에 선택된 인물들이었는데... 정해진 장소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추리쇼는 마치 독자들이 실재 라디오 쇼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이야기 결먈에 이르러서는,,, 이 책을 읽어보시라...


또한 '케임브릭 차'는 재력가 해리 경이 아내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의심과 그 의심에서부터 한 의사를 초대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초대된 의사는 의뢰인의 요구에 응해야 할 의무와 하필 해리 경이 의심하는 아내가 그의 첫사랑인 여인 사이에서 심리적인 갈등을 겪는다. 이를 흥미롭게 잘 서술한 단편 소설이다. 이야기들 하나하나마다 작가가 달라서 그런지 짧은 단편이라 호흡이 바르고 쉽게 질리지도 않는다. 또 빠른 전개와 다양한 스토리가 병행되면서 이야기 몰입도도 높아지는 듯하다. 요즘 집에 콕 시대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물 중 하나인 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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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생리학 인간 생리학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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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생리학 |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 페이퍼로드 (펴냄)



공무원 생리학에서 우선 생리학의 뜻과 이 책의 저자 발자크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 발자크는 평생에 걸쳐 글을 써온 프랑스 출신의 사실주의 선구자다. 그리고 그는 나폴레옹 숭배자이기도 했다. 그가 공개적으로 쓴 글 수만 하더라도 90편이 훨씬 넘는다. 소르몬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공증인이 되기를 바랐던 부모의 뜻과는 달리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였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2년간 파리에서 쪽방 생활을 하며 글쓰기에 전염한다. 


발자크가 언급한 생리학은 21세기의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학이나 생리학과는 의미에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생명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미비한 시기였기에 19세기 생리학은 생물의 기능이 나타나는 과정이나 원인을 생명체의 형태를 관찰하고 기재하는 데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공무원 생리학이라는 글 자체도 기록 문학으로 분류되며, 오늘날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사실을 글로 또는 영상으로 올리는 르포도 이와 같은 르포르타주(report) 형식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르포르타주는 어떤 사회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가 아닌 보고자(reporter)가 자신의 식견을 배경으로 하여 심층 취재하고, 대상의 사이드 뉴스나 에피소드를 포함시켜 종합적인 기사로 완성하는 것을 말한다.(정의 출처 : 두산백과) 따라서 우리는 기록 문학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그의 공무원 생리학은 조롱과 풍자가 만연하다. 공무원의 필요성에 대해 그 타당성을 적시하면서도 관료주의 사회가 주는 병폐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환경에 기생하는 생물에 대한 관찰 보고에 맞게 그는 공무원 집단 내 환경부터 그곳에서 있는 말단 임시직부터 고위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을 알려 주고 있다. 


사실 생리학이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고 내용만 읽었다면 이 글이 주는 참신함과 재미를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다. 발자크가 살았던 시대는 로베스피에르가 이끈 자코뱅당의 공포정치로부터 시작된 의회의 출편부터 혁명파, 왕당파 등 사회적 대혼란을 겪던 시대였다. 더군다나 나폴레옹의 등장은 사태 수습이 아니라 점점 더 첨예한 대립으로 치달았다. 이런 점에서만 보면 나는 『공무원 생리학』이 행정 관료들의 이권만을 챙기는 모습을 비판한 글이라고만 이해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생명체라는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이를 관찰하고 들려주는 재미는 놓치지 않고 보아야 한다. 그래야 이 글의 재미를 한 층 더 깊게 맛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당시 관료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는 현재도 평행이론처럼 병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놀랍지 않다.


특히 그의 글에는 그만의 예리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각 공무원들의 겉모습, 직책, 그들이 보유한 재산, 결혼한 아내, 각자 즐기는 취미 생활 등을 통해 관료인의 특징을 그때나 지금이나 공감가게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날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은 단순히 관료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좀 더 생각을 확장해 보면,,, 정치는 생물이라는 진부한 표현이 사실은 역사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현재는 과거의 역사가 된다. 그가 던진 화두 작은 정부로 가느냐? 큰 정부로 가느냐?의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발견한 문장 몇 개를 발취해 보았다.


▶낭비는 도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사안이다. 다만, 각 부처끼리 서로 공모하면 된다. 그러면 낭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유출'을 하려면 시급하지도 꼭 필요하지도 않은 공사를 하면 된다. 30쪽


▶분명, 관료주의에는 잘못이 있다. 느려 터졌고 무례하다. 참신한 기획을 방해하고 진보를 더디게 한다. 31쪽


▶법원, 교도소, 치안 다 그만큼 비용이 들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돌려줘야 하는 건 없다. 따라서 관공서 만세! 그리고 그들의 당당한 보고서도 만만세! 32쪽


▶그렇다고 해서 제발 이런 원색적이고 처절하며 잔인한 말은 하지 마시기를. " 우리 아이는 공무원이 될 거야."

아, 나도 안다. 지금 이 시대에 행정직만큼 선망하는 게 없다는 것을. 고등학교에는 이런 꿈을 가진 아이들이 득실하다. 36쪽


▶"아니, 지금이 무슨 정부인데?"

"그러게, 다들 대충 하는데."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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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영화 말들의 흐름 2
금정연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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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영화 | 금정연 (지음) | 시간의 흐름 (펴냄)





『담배와 영화』는 말 그대로 금정연 작가가 생각하는 담배와 영화에 관한 글이다. 그는 자신이 떠올린 생각의 조각조각들을 이어붙이듯 그렇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다. 그러다 작업해오던 모든 것들을 날려버렸고, 지금 내가 읽은 이 최종 결과물이 앞서 피땀?으로 작업한 것의 복사?품인 것이다. 그는 그 일로 눈물이 날 정도로 허망했다고 한다. 작가는 10년간 서평가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서평가는 다른 이의 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재단하는 글을 쓰는 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글에 대해 누군가가 서평을 쓴다면... 그 자신이 그런 대상이 된다면... 그 또한 두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이렇게 그는 그가 어떻게 글쟁이가 되어 10년의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담담하게 들려준다.


담배... 그가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들려 줄 말은 담배는 백해무익하다는 것이다. 그는 담배와 영화를 사랑한 남자였다. 그렇게 약간은 시니컬한 인생을 살다가 지금은 그의 분신인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그 아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이제 더 이상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어차피 이런 결론에 다다르게 될 터인데 왜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일까? 옛말에 말리면 더 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 한다. 담배를 사면 담뱃갑에는 흡연이 주는 결과를 경고하고 있고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애연가들은 끝까지 자신의 신념? 을 굽히지 않는다. 마치 프로이트가 구강암으로 죽었던 것처럼...


영화를 사랑했던 그다. 그는 아비정전이나 화양연화를 언급하면서 영화 속 줄거리와 영화에 등장하는 담배에 대해 얘기한다. 솔직히 영화에 대해서는 그가 왜 잘 봐오던 영화를 어느 순간 보지 않게 되었는지는 아것 같으면서도 아리송한 결론에 다다른 게 사실이다. 솔직히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왜 이런 서술 방식을 택하게 된 것인지도 집히는 바가 있지만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는 영화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상징주의의 문제들은 선명성과 날카로움을 다소 상실하고 있다. 특히 야콥슨이 지시한 언어학의 커다란 길들, 즉 은유와 환유 사이에서 현재로선 영화가 환유적인 길, 혹은 이런 표현이 좋다면 통합체적 길을 선택한 것 같기 때문이다. 


통합체는 기호들의 펼쳐지고 배열되고 현실화된 단편, 한 마디로 이야기의 조각인 것이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의 문학과는 반대로 영화는, 그것도 처음에 대중 영화로 자처하지 않은 영화까지도 이야기. 일화. 논거가 결코 없지 않은 그런 담론이다. 일화적인 것의 과장되고 풍자적인 범주인 '기상천외한 것' 조차도 매우 훌륭한 영화와 양립할 수 있다. 영화에서는 '무언가가 일어나며', 이런 사실은 당연히 내가 관계를 지니고 있다. '좋은 이야기'는 사실 구조적 표현을 쓰면 일련의 성공한 통합체적 배치이다.'


그는 최근에 한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 활동을 했었다고 한다. 그 영화는 청와대에 국민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논란거리였으며 흥행에도 실패한 나랏말싸미라는 영화였다고 한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한글 창제에 대한 세종대왕의 업적을 그가 감히 함부로 역사를 왜곡했다는 대중들의 질타 덕분? 이었다. 이렇게 섬세한 기질을 가진 작가에게 조각조각 이야기를 나열하고 또 그것을 들려주는 작가에게 대중이 안겨준 성적표?는 너무나 처참했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나는 그가 이 책을 쓴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 참여한 영화 나랏말싸미에 대한 항변 또한 숨어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거 왕가위 감독은 즉흥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인물로 유명했고, 아비정전이나 화양연화는 스토리 면에서는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영화였다. 금정연은 왕가위를 만날 때마다 영화에 대해 물었고, 그는 늘 대답이 달랐다. 아무튼 이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왕가위의 영화는 성공했고, 그는 처참한 결과물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왕가위 영화가 대중들에게 어필 된 지점은 무엇이었을까? 금정연은 이런 의문에서 『담배와 영화』라는 글을 썼을 거라 짐작해 본다.


그가 영화를 멀리하게 혹은 안 보게 된 이유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오늘날 영화는 그가 말하는 선명성과 날카로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내가 생각하는 결론이다. 그의 글은 사유적이고 그의 세계관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아니 오히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집중할 수 있었다.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자 하는 어떤 연결고리가 보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해 내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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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누가 당신의 인생을 그저 그렇다고 하는가 매일 읽는 철학 1
예저우 지음, 정호운 옮김 / 오렌지연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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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누가 당신의 인생을 그저 그렇다고 하는가 | 예저우 (지음) | 오렌지연필 (펴냄)



 삶 그 자체를 온전히 사랑했던 남자, 니체


니체의 사상은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를 표면상으로만 알고 있었기에 나는 그가 삶에 대해 이렇게 밝고 아름다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아마도 그의 순탄치 않았던 생애 때문에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나의 이런 편견에 따뜻한 시선을 보낸 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예저우다. 그는 베이징사범대학 특별 초빙 교수이며, 심리학 박사이자 심리상담사, 긍정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 전반은 니체의 어둡고 무겁고 침체한 느낌의 사상을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밝고 친근감 있게 안내하고 있었다. 니체가 직접 언급한 말을 시작으로 다양한 예화를 들려주며, 그 예화들을 통해 니체의 생각에 타당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게는 니체의 사상이 한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총 7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첫 챕터부터 니체가 말하는 심성, 사고, 고난, 감정, 사회생활, 품격, 그리고 행동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 니체는 인간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오늘날 심리학자들이 밝힌 사실을 니체는 한발 앞서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다. 니체에 의하면 인간은 이성의 힘이 사실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크지 않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니체의 언급은 오늘날 심리학 연구 성과와 놀랍게 일치한다.                                                                                                                                                                  

아무튼 직감과 잠재의식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사실 인간 행위 전반이 의식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측면이 더 많다. 직감은 여러 면에서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행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러나 직감은 시간이 촉박하거나 일이 많을 때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인간은 상황 속 생물이며 상황이 우리를 만들었고 미래의 여러 가능성을 결정한다고 보았다. 즉 환경이 인간 생존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았다. 그의 이 낙인 사상은 많은 교육학자와 심리학자에게도 하나의 영감을 안겨주게 된다. 더 나아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는 독창성을 꼽았는데, 인간은 아직 미정형의 동물이기 때문에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기정적 본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래서 스스로를 변화시키고자 조각하고 초월하고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을 인간의 자유의지로 이뤄진다고 보았다.


니체는 삶 자체를 사랑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예저우의 안내에 의해 하나씩 알 수 있었다. 그는 한 개인이 가져야 할 자세로는 올바른 심성과 긍정적 사고를 그리고 그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 대해서는 예절과 책임감으로 뜻한 바를 실천하는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었다. 인간은 어차피 미정형의 인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생을 통해 끊임없이 초월 의지를 키워나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 보았다.


그래서 나는 그가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철학자라는 결말을 얻게 된다. 우물에 고인 물이 아닌,,,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진화시켜 나가며 깨우치고 성장시켜 나가는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진정 삶을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그 삶을 완성시켜 나아가야 한다는 그것이 바로 니체가 생각하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정의라는 느낌이 들었다.  


예저우의 생각을 통해 니체의 글을 접해서 니체 본연의 생각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니체의 사상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생각, 조금은 비관적일 것 같은 나의 생각에 대해 교정 역할을 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 니체에 대해 접근도를 높이고 싶고 그의 사상을 통해 우리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그의 책을 펼쳐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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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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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지음) | 현대지성 (펴냄)


▶ 유토피아 섬의 지도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공상적 사회주의 소설이다. 권두시에 처음 등장하는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 'ou' 와 'topos'의 합성어로 '아무 데도 없는 곳'을 뜻하는데, '좋은 곳'이라는 뜻의 'eu-topos'의 동음이의어이기도 하다. 그는 영국의 대법관 출신의 정치인이었으며, 평생 동안 청렴한 관직 생활을 한 인물이라고 한다. 더 소름 돋는 사실은 그의 책 유토피아를 읽으면 이혼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이 책이 저술된 시기는 1516년이고 그가 헨리 7세의 비합리적인 세금 정책에 반대해 내쳐진다. 하지만 헨리8세가 등극하면서 그의 앞날도 탄탄대로를 걷는다. 하지만 헨리 8세는 이혼 문제로 교황과 갈등을 일으키고 왕의 입장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그는 관직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교수형을 받고 죽는다. 그는 공상적 사회주의자이자 관념론자이며, 이상 세계를 꿈 꾼 인물이었으나 현실 속에서도 꾸준히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며 살아간 진정한 지성인이었다. 

 

 

 

▶ 유토피아 섬의 지도


 

책의 구성은 서문, 제1권, 제2권, 서신과 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제1권에서는 저자인 모어와 페터 힐레스 그리고 포르투갈 탐험가 라파엘 히틀로다이오 3인이 당시 영국을 비판하는 대화로 소설은 시작된다. 당시 영국 사회의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법률제도,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남의 노동으로 살아가는 귀족들의 행태, 무분별한 살상과 국고 재정 낭비를 불러오는 전쟁을 좋아하는 군주, 양털 값이 올라 밭과 땅과 목장까지 넓혀가는 부자들의 탐욕적인 사유 제산제도 등을 비판하고 있다. 


제2권에서는 라파엘이 여행 중 목격한 이상 국가 '유토피아'의 아마우로스 도시를 예를 들어 그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상적인 제도에 대해 도시, 인간, 풍습, 제도, 법률 등으로 구분 지어 설명해주고 있다. 그가 이런 이상국가를 꿈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출발점은 당시 영국 사회에 막연히 펼쳐져 있던 사회적 불의와 모어의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이 유토피아를 생각하게 된 원인이 된다.


연약한 토끼가 겁을 집어먹고 재빨리 도망치는데, 힘세고 포악하며 잔인한 사냥개가 추격해서 찢어 죽이는 관경을 보았을 때, 사람이라면 마땅히 즐거움이나 쾌락이 아닌 연민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느껴야 하기 때문입니다. 153쪽


그의 이런 인본주의 사상은 유토피아 전반에 두루 드러나고 있다. 조선시대 허균이 창조한 율도국이라는 이상국가도 조선의 적서차별과 탐관오리의 폭압 정치에 항거하면서 허균이 희망하는 이상국가를 소설로 그려냈다. 모어 역시도 그가 살았던 시대가 사람들의 과시욕 등으로 부자들의 끝없는 탐욕과 그들의 곳간과 돈주머니는 쓰고 남을 정도의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노동력을 값싸게 사들여 착취하는 행위에 대해 분노하는 모습에서 나는 그의 유토피아에 대한 신념이 휴머니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생각들었다. 그리고 가난 때문에 도둑질을 해서 사형을 당하는 사람들에 대해 국가가 얼마나 비효율적인 법을 집행하고 있는지 또 사형이라는 제도가 얼마나 부당하게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의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은 오늘날 현대의 관점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그가 꿈꾼 이상국가의 제도들 중 오늘날 유사한 형태로 자리잡은 것들도 있다. 이런 부분이 한 번씩 언급될 때마다 그가 얼마나 간절히 사람들의 질 높은 삶, 행복한 삶을 희망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유재산에 대한 그의 비판적 관점 그래서 공동 재산으로 가야 한다는 그의 바람은 모든 사람들이 도덕적인 삶을 추구할 것이라는 그의 관념적인 생각에 이르러서는 모어 역시도 이 부분에 대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분명 인지하고 있음에도 글로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라파엘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이런 말로 끝을 맺는다.


유토피아 공화국에서 시행되는 것 중에서 아주 많은 것이 우리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도 시행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바람이 하나의 희망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루어졌으면 정말 좋겠다.


토마스 모어가 죽고 500년의 시간이 흘렀다. 부의 불공정한 분배는 여전하며 부자들의 값싼 노동력 착취도 여전하다. 하지만 모어가 희망했던 사형제도는 현재는 바뀌었으며, 그가 항시 강조했던 공동 재산에 대해서는 (특히 한국사회에서는)복지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갈길이 멀고 지속적인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게 현실이다. 모어가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보았다면 어떤 감상을 들려주었을까? 이 책은 청소년시기에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특히 현대지성에서 출판된 이 책은 단원별로 내용을 짧게 요약해 줌으로써 유토피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고등학생 정도의 청소년이 읽기에 적절한 도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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