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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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문학을 그리고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아니면 내가 우리 한국 현대 문학에 관심이 없고 무지했던 건가...[복고풍 요리사의 서정]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지난날 추억이 떠올랐다. 이 소설은 박상 작가님이 7년 만에 낸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읽었고 그러면서 발견했다. 나는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한사람이 바로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보고 있자면 유연한 사고에서 웃음을 찾고 또 삶의 에너지를 받는다. 나이를 먹으면 웃을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 나는 진주알 같은 유머를 발견하게 된다. 아무튼 나는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내가 26살이었던 그 시절에는 서점을 가면 책 좌판에 꼭 시집이 있었다. 내가 아는 시인은 이해인 수녀님 용혜원님 윤동주님 등 그 폭이 좁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시집을 펼쳐들며 읽으며 낭만을 즐겼던 시절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서점가에서 시집은 점차 그 위치를 잃어갔다. 파블로 네루다도 언급한 '메타포'가 상실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 시대에 나도 일조한 측면이 있는 듯해 죄스럽기도 하다. 이 소설을 통해 많은 시인을 알게 된다. 함기석, 심보선, 허연, 이승훈, 조연호, 김경주, 김종삼, 최승자, 이현호 등등등...마치 시와 시인을 위한 헌정 소설 같은 느낌도 받을 정도다. 


주인공 이원식은 시인이 꿈인 청년이다. 하지만 시로는 먹고살기 막막하고 재능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엄마의 김밥 요리를 전수받기 위해 요리사로 고군분투한다. 여기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시와 요리의 공통점에 대해서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두 사물의 공통점은 오감이다. 시에는 심상이라는 시의 요소가 있다. 심상은 시각, 후각, 미각, 촉각, 공감각이라는 심상을 일으키고 우리는 글자를 통해 이미지를 만들고 시를 음미한다. 요리 역시도 요리사의 미각과 섬세한 후각 그리고 촉각 등에 의해 재창조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 든다. 시와 요리는 내공이 필요하다. 열심히 갈고닦아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물론 다른 요소도 있겠지만, 시의 재료, 요리의 재료 이런 재료라는 단어를 상상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 것이 요리다. 요리는 쉽게 일상에서 만날 수 있으니 시와 요리의 연결은 어찌 보면 익숙하고 또 어찌 보면 멀게 다가온다.


소설을 읽으면서 약간 판타지적인 느낌도 들었다. 여친과의 반복된 인연과 엄마의 정성과 사랑 가득한 김밥 이야기는 다시 한번 '사랑'의 힘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가 시련을 잘 극복했던 이유는 최선을 다해 그의 삶을 살고자 했던 그 열의와 또 사랑 때문이었음을 나는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우리의 주인공 이원식은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한 요리 경연 대회에서 수모를 겪게 되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시달리다가 그는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조반니라는 삼탈리아 요리사의 책을 찾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저자의 글을 보고 삼탈리아로 떠나는데, 처음 삼탈리아에 도착하는 과정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무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리고 여친에 대한 반전은 또 무엇이람? 그래서 재밌게 읽었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작가가 던지는 가벼운 농담 속 진지한 물음은 책 읽는 나를 멈추게 만들었고 생각에 잠기게도 했다. 작가정신 출판사를 통해 오한기 작가님 박상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한국문학에 대해 무지했던 내게 이 두 작가님의 발견은 실로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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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세 소설, 향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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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만세는 부분적으로 드러났던 작가의 고백 아닌 고백을 하나하나 주워 바구니에 담는 리얼리즘 문학이다. 이렇게 표현하다면 나의 지나친 해석일까? 


이 소설은 판타지적 요소가 강하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이건 판타지를 빙자한 명백한 리얼리즘이잖아?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했는데 상주작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진진과 나가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대결에선 쓴웃음이 나왔고, 그렇게 이야기 속으로 한걸음 들어선 나는 내가 서 있는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현실만큼 비극적이고도 희극적인 무대가 또 어디 있을까? 진진은 은행 강도를 꿈꾸는 은행원이다. 은행의 생리에 대해 조금 아는 나는 작가의 뼈 있는 표현에서 풍자의 묘미를 맛본다. 이것이 문학이 주는 즐거움이자 지혜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소설에 등장하는 교수는 나에게 늘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 대체 문학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소설 속 교수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집어 들고 분노에 찬 표정으로 문학에 대해 항의한다. 한국 사회에서 문학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이 작품을 다 읽고 난 개인적 감상은 이거다. 이 작품은 겉만 보고 판단 내려선 안 된다는 것!!! 판타지인지 실재인지 분간이 안가는 상황 속에서 작가는 하고 싶은 말들을 상징적으로 숨겨 놓았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다가온다. 먹어서 나오는 똥 우리는 그 똥을 배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 관계에 놓인다. 도서관이라는 지식의 저장고조차 똥은 당당히 자신의 영역을 차지한다. 인간 이꼬르 똥이라는 표현은 적절한 정의지 않을까?


진진이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상주작가 자리를 놓고 나를 문학적으로 살인하겠다 협박한다. 여기서 작가라는 타이틀과 그 위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준다. 이 글은 읽는 이들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어떻게 읽고 해석했을지 궁금하다. 마치 나의 이런 궁금증을 미리 예측이라도 한 듯 작가는 상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해 놓았다.


상징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상징은 열려 있기 마련이죠. 작가님이 정하고 쓴다고 그게 그대로 읽히지 않아요. 그대로 읽히면 오히려 하수 아닌가요? 상징은 우리가 만드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만드는 거죠. 153쪽 



출판사 지원도서로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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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스 - 수학, 인류를 구할 영웅인가? 파멸로 이끌 악당인가?
애나 웰트만 지음, 장영재 옮김 / 비아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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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괜찮은 책을 만났어요. 그것도 수학교사가 쓴 책입니다. 천만다행인 것이 이 책을 통해 저는 수학을 회피하거나 외면하는 사람이 아닌 좀 더 친숙함을 느끼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뼛속까지 문과인 제게 수학에 대한 관심을 안겨 준 책... 이 책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그러면서도 완벽할 것 같은 수학에 대한 편견을 깨뜨려 준 책이자 수학이 얼마나 따뜻한 영역일 수 있는지를 알게 해 준 제게는 가히 혁명적인 책이었습니다. 이제 썰을 좀 풀어 볼까요?


책의 저자 애나 웰트만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한 수학교사이자 작가로 수학의 대중화에 힘쓰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오호~~~ 대중화!!! 적어도 한 명 성공하셨습니다. 작가님^^ 저자는 수학이 우리에게 이로운 점이 있는 반면 잘못 이용되는 측면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어떻게 수학을 바라보고 쓸 것인지 생각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예술과 수학을 다루면서 예술은 긴 세월 속에서도 넓고 다양하게 확장되었는데 수학은 일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자 구체적으로 그녀의 생각을 들여다볼까요? 

본 책은 총 5챕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 수학은 보편적인 언어일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이 질문에 바로 대답 했습니다. 예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저와 달랐습니다. 제가 예스라고 대답한 이유는 과거에 읽었던 우주 관련 소식지 때문인데요. 지구인이 외계 생명체와 대화를 한다면 수학만큼 완벽한 도구는 없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그녀도 스테판 뒤마와 이반 듀틸이 우주에 보낸 메시지를 언급합니다. 그리고 수학은 과연 보편적인 언어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반론으로 파푸아뉴기니에 사는 오크사프민 원주민의 수세기 방식을 말합니다. 오크사프민 원주민들은 우리의 수세기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원주민들이 서구 문화와의 접촉 빈도가 높아지면서 이들 역시 우리가 아는 수세기 방식을 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접촉 이전에는 그들만의 수세기 방식이 있었으며, 이는 서구의 수세기 방식과는 확연히 달랐다는 것이죠. 또한 고대 유물인 플림프톤 322와 잉카의 기푸 문서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의 질문을 던집니다.



2. 수학은 다음 수를 예측할 수 있을까?

우리가 좋아하는 복권은 당첨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복권 당첨은 논리적 결과물이 아닌 '운'의 작용이라고 말이죠. 우리가 수학을 중시하는 이유는 수학을 통해 현실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또 하기위한 중요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죄수의 딜레마를 소개합니다. 죄수의 딜레마가 전쟁의 경우에는 어떻게 적용될까? 세계 1차 대전 때 있었던 예측 불허의 사건은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그녀는 수학을 단순히 종이 위의 마술로 두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로 끌어 놓습니다. 



3. 수학은 편견을 없앨 수 있을까?

그녀는 재범에 대한 알고리즘 분석에 대해 의문을 가집니다. 백인과 흑인 외 소수 인종에 대한 재범 확률을 따질 때 불공정한 알고리즘으로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이런 불공정한 알고리즘이 전혀 의도치 않았던 결과라는 점입니다. 그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이런 불공정한 알고리즘이 탄생된 배경에는 인간의 편향적 사고가 개입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검토하고 보완한다면 우리는 훨씬 더 공정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4. 수학은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 있을까?

수학하면 우리는 백인 출신의 수학자들을 먼저 떠올립니다. 백인 이외의 인종 혹은 여성을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애나 웰트만은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수학 교육을 쉽게 접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수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다양한 인종에게 공평하게 노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로 인도 출신 수학자 라마누잔 그가 받은 인종적 차별과 무시 그리고 열악한 경제적 환경 등을 나열합니다. 만약 하디와 그의 동료들이 그들의 시점이 아닌 라마누잔의 편에서 수학을 보려했다면 수학 역사는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라고요. 



5. 수학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이 파트에서 가장 아쉬웠어요. 저보다 수학 지식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얼마나 더 재미있게 읽을까? 살짝 배가 아프더라구요.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 그렇다고 문과인들 걱정 마세요. 고등학생 때 적성 검사에서 문과형 90% 나왔던 저도 한 권 뚝딱 읽어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애나 웰트만의 수학에 대한 다양한 입체적 접근을 통해 민주주의와 다양성에 대해 깊은 공감과 감동을 받을 것입니다. 이렇듯 슈퍼 매스는 자기 반성적 모습과 인류 전체에 공평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그녀의 간절함이 배어있는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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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 파타고니아에서 이케아까지, 그린슈머를 사로잡은 브랜드의 플라스틱 인사이트를 배운다
김병규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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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도 플라스틱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김병규 교수님의 책을 읽으며 플라스틱이 안고 있는 현실 문제와 한계에 많은 공감이 갔던 책이기도 합니다. 본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는데요. 한국에서 있었던 쓰레기 대란 그런데 이 사건에는 엄청난 비극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2016년 왕 지우 리앙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의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어린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쓰레기로 생계를 이어가고, 그 공간에서 씻고 먹고 자고 하면서 학교에 갈 날만을 꿈꾸며 해맑게 미소짓던 슬픈 눈의 소녀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제 쓰레기는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 전체의 문제가 되었으며 생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 보시면 정말 심각하답니다. 


저자 김병규 교수님은 심리학과 경영학을 공부하신 분으로, 마케팅, 심리학, 뇌과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연구를 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이 책 목차를 살펴보면 총 5부로 나누어져 있어요.


1. 플라스틱, 재앙의 시작

우선 플라스틱이 뭔지 알아볼까요? 플라스틱은 열과 압력을 가해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을 말하합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어렵지 않아 쉽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라고 하는데요. 이들 제품의 특징으로는 짧은 주기에 너무 쉽게 버려진다는 점입니다.(생수병이 가장 쉬운 예랍니다.) 그래서 폐기물의 양과 속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죠. 그리고 오랜 시간 방치될 겨우 다이옥신과 같은 환경호르몬이 바닷속 해양 생물의 체내로 흡수되는 2차 피해도 가해집니다. 2019년 스코틀랜드 해변가에서는 향유고래의 사체에서 100킬로그램에 해당되는 쓰레기가 나왔다고 해요. 2018년 생태환경 사진작가이자 문화 인류학자인 크리스 조던이 다큐멘터리 [앨버트로스]를 공개했는데요.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다니며 새끼를 위해 먹이를 구해오는 앨버트로스가 새끼에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는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분을 안겼지요.



2. 플라스틱을 알아야 답이 보인다.

저자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하기 전에 우선 플라스틱에 대해 좀 더 알아볼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에틸렌을 통해서는 PETE, HDPE, LDPE, PVC, PS 등의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고, 프로필렌으로는 PP를 만듭니다. 여기서 가장 재활용의 가치가 높은 플라스틱이 바로 PETE(페트)입니다. HDPE는 열과 충격에 강해서 건설자재나 가구에 많이 이용되고, LDPE 부드러워서 지퍼팩이나 튜브형 용기, 일회용 장갑, 랩 등에 사용됩니다. PVC는 장난감, 샌들, 가방, 우비, 인조 가죽, 비닐 장판 등의 재료고요. PP는 안전도가 가장 우수해서 가장 비싼 편이며 식품 용기, 음료 용기 뚜껑 등에 사용됩니다. PS는 주로 일회용 용기, 일회용 면도기 등에 사용되고요. 마지막으로 OTHER은 복합 재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재사용이나 재활용이 안되고 바로 폐기된다고 합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용기 대다수가 OTHER이죠.


3. 순환적 플라스틱을 위한 다섯 가지 리사이클 원칙

최근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있는데요. 저자는 순환경제라 칭합니다. 이 순환경제가 정착되려면 다섯 가지 리사이클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데요. 이리 주장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유가 핵심 키워드입니다. 그것은 소비재 기업이 자신이 만들어내는 제품 중 가장 뛰어난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소비자들도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이 크게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여기까지 읽고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했는데요... 세상에 이미 몇몇 기업들은 이미 순환경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더라고요. 그것도 우리가 이름 들어본 제품들이 말이죠. 소비자는 몰랐지만, 이들은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에 자신들의 최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던 거죠.


4.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을 위한 브랜드 전략

리사이클 원칙에는 상품성, 수요성, 전반성, 과정성, 자급성 이렇게 다섯 가지로 나눠지는데요. 이 과정에서 메소드라는 손세정제 제품의 성공 전략과 이케아 의자의 성공 전략이 놀랍더라고요. 이뿐만 아니라 프라이탁과 로티스, 그린토이즈와 걸프렌드 콜렉티브에 이르기까지 여러분들은 이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바로 이 리사이클 원칙을 적용해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내고 판매하고 있는 곳 그리고 일회성이 아닌 재활용의 순환성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회사가 바로 이들이랍니다. 


5. 소비자의 새로운 평가 기준, 그린

앞으로 소비자들은 환경 문제에 진정성 있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합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이 만들어낸 상품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제품을 재활용해서 폐기되는 쓰레기 양을 줄이고, 적극적으로 진정성 있게 이 문제에 관여하는 기업이 선택받게 될 것이라고 말이죠. 


[끝으로]

저도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고 있지만, 개인이 하기에는 엄청난 어려움이 따릅니다. 너무 비실용적이고요. 그래도 배출양이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에 동참 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더군요. 바다는 현재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일본은 이 바다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하지요. 정말 답답하답니다. 환경문제는 이제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진정성 있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죠. 이제 지구는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저자의 제안이 하루라도 빨리 기업에 받아들여져 순환경제 시스템이 실행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이 책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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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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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다 읽고 난 지금 잔 여운이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자전적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전해져 오는 듯한 서술 방식은 마음에서 여러 감정들이 일어났다 사라졌다 했다. 우리는 흔히 '조국'을 '모국'이라 표현하지 않나?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모국어라 칭하지 않나... 자기가 나고 자라 말을 배우고 추억이 깃든 곳이 점차 지옥처럼 변해가고 사랑하던 사람이 죽임을 당하고 그렇게 상식을 가지고 바라볼 수 없는 세상에 나 홀로 던져진다면? 나 역시도 그녀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이 소설의 특이점으로는 주요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주로 여성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정확한 시대도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를 언급하고 아델라이다 팔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충분히 그 나라의 시간을 예측할 수 있었다. 


[줄거리]

아델라이다 팔콘은 어머니 장례를 치른다. 아버지는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떠나버렸고, 과거에는 종종 만났던 쌍둥이 이모들과는 최근 연락이 뜸하다. 아델라이다 팔콘이 어머니 병간호를 하는 동안 나라 상황은 풍전등화처럼 변했고, 정부군과 혁명군 그리고 게릴라 군은 누가 누군지 분간이 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죽고 죽이는 일들을 빈번히 일으킨다. 

 

 

"엄마가 생사를 헤맬 때, 국가는 미쳐갔어요... 다른 사람을 등쳐먹거나 침묵하거나, 다른 사람의 멱살을 잡으러 달려들거나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거나." 264쪽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의 집에 무단 침입한 보안관들에게 쫓겨나고, 생존을 위해 우연히 들어선 이웃집 여자의 방에서 아우로라 페랄타의 주검과 맞닥뜨리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녀는 죽은 걸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지금 그녀가 사는 세상은 이런 갑작스러운 죽음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

그녀의 대학 친구 아나 ... 그리고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아나의 남동생 산티아고... 학교에서 공부하던 동생이 정보 군에 끌려갔다는 소식 이후로 동생의 생사는 알 길이 없고, 그런 산티아고를 아델라이다는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언제 무슨 일로 죽음에 이를지 모르는 두 사람은 극한의 공포 속에서 함께 밤을 보낸다. 


 

{감상}

이 소설은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키우던 판초가 죽음의 위기에 놓였을 때 어린 아델라이다는 거북이를 구할 수 없었다. 판쵸의 비명을 듣지 않기 위해 요리에 쓰일 토마토 심부름을 했던 아델라이다! 그녀는 어머니 말씀을 뒤로한 채 토마토를 사들고는 다른 길로 새 버리고, 빈손으로 돌아온 어린 아델라이다를 무서운 침묵으로 일관했던 어머니... 

 

베네수엘라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이곳에는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나는 살기를 원한다. 오직 그뿐이다.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그녀의 간절함은 이웃집 여자의 인생을 훔치게 되고, 베네수엘라를 떠나게 된다. 스페인행 비행기를 탄 아델라이다는 산티아고와의 하룻밤으로 꿈에서 태아를 만나게 되고 산티아고의 주검을 보면서 놀라 깨어난다. 작가가 설정한 이런 꿈의 전개는 정말 꿈일까? 아님 생시일까?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 자체가 메타포로 채워져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어린 아델라이다가 사랑했고 예뻐했던 판쵸를 지켜주지 못했던 엄마는 조국 베네수엘라를 닮았다. 국가란 자고로 자식 같은 민중을 사랑해주고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 나는 발걸음을 뗐다. 이번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서, 우리 이름, 엄마와 내 이름, 아델라이다 팔콘에서 뽑혀 나간 글자들을 곱씹으면서, 나는 입안의 이가 다 빠진 것처럼 허전한 마음으로 조수석에 올라탔다." 278쪽

 

이가 빠진 것처럼 허전한 마음을 안고 떠나야만 했을 그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새로운 삶과 생명을 이어가는 그곳에선 더 이상 죄책감이 일어나지 않기를... 인상깊었던 구절 몇 자 옮겨 적어 본다.

 

"데이지 꽃을 화병에 꽂다가 불개미 한 마리에 검지를 물렸다. 나는 손가락을 부여잡고 뛰다시피 뒷걸음질 쳤다. 제법 크게 물렸다. 찌르는 통증에 두근거리고 따끔거렸다." 280쪽

 

"나는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내가 모든 걸 빼앗아버린 여자에게 주려고 산 데이지 꽃 다발을 내려놓았다. 산후안이 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처럼, 지상에는 평화가 없었다. 그날 오후 공동묘지의 나무들에서 목 잘린 닭의 깃털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토마토가 다시 터지는 것을, 거북이가 펄펄 끓는 물이 담긴 냄비 안에서 비명을 내지르는 것을. ... 그리고 다른 어머니, 스페인 여자가, 자신이 생을 마감할 곳으로 선택한 땅의 불개미들이 독을 생성하도록 자기 몸을 양분으로 내어주는 것을..." 282쪽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반달현의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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