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세 소설, 향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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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 만세는 부분적으로 드러났던 작가의 고백 아닌 고백을 하나하나 주워 바구니에 담는 리얼리즘 문학이다. 이렇게 표현하다면 나의 지나친 해석일까? 


이 소설은 판타지적 요소가 강하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이건 판타지를 빙자한 명백한 리얼리즘이잖아?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했는데 상주작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진진과 나가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대결에선 쓴웃음이 나왔고, 그렇게 이야기 속으로 한걸음 들어선 나는 내가 서 있는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현실만큼 비극적이고도 희극적인 무대가 또 어디 있을까? 진진은 은행 강도를 꿈꾸는 은행원이다. 은행의 생리에 대해 조금 아는 나는 작가의 뼈 있는 표현에서 풍자의 묘미를 맛본다. 이것이 문학이 주는 즐거움이자 지혜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소설에 등장하는 교수는 나에게 늘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 대체 문학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소설 속 교수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집어 들고 분노에 찬 표정으로 문학에 대해 항의한다. 한국 사회에서 문학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이 작품을 다 읽고 난 개인적 감상은 이거다. 이 작품은 겉만 보고 판단 내려선 안 된다는 것!!! 판타지인지 실재인지 분간이 안가는 상황 속에서 작가는 하고 싶은 말들을 상징적으로 숨겨 놓았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다가온다. 먹어서 나오는 똥 우리는 그 똥을 배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 관계에 놓인다. 도서관이라는 지식의 저장고조차 똥은 당당히 자신의 영역을 차지한다. 인간 이꼬르 똥이라는 표현은 적절한 정의지 않을까?


진진이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상주작가 자리를 놓고 나를 문학적으로 살인하겠다 협박한다. 여기서 작가라는 타이틀과 그 위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준다. 이 글은 읽는 이들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어떻게 읽고 해석했을지 궁금하다. 마치 나의 이런 궁금증을 미리 예측이라도 한 듯 작가는 상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해 놓았다.


상징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상징은 열려 있기 마련이죠. 작가님이 정하고 쓴다고 그게 그대로 읽히지 않아요. 그대로 읽히면 오히려 하수 아닌가요? 상징은 우리가 만드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만드는 거죠. 153쪽 



출판사 지원도서로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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