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친구든 사회에 나와서 본격적으로 알게 된 친구든 절친하게 된 친구가 있었다
그 둘은 누가 잘났다거나 못났다거나를 비교하는게 무의미했다. 속으로야 은근슬쩍 했을지 모를 일이지만.
친구라서 그런 비교가 필요치 않았든 이유도 있고, 또 둘 다 소위 성공한 기득권층에 속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공인하는 귀족 그룹에 든 이상 그 안에서 서로 잘난체 해봐야 별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둘은 같은 패밀리로서 오래느세월 친분을 살아왔고 특별나게 절친한 친구로 남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먼저 공직에 발을 들여놓는다. 사실 그의 발탁은 의외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그를 발탁한 사람과는 살아온 길도 다르고 사회를 바라다 보는 눈도 다르며 풀어가는 방법도 달랐다
내가 다르다고 이렇게 확고하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물론 그의 입에서 직접 확인한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도 단정할 수 있다. 그는 그의 지도자와는 다르다. 선거때도 그 지도자를 찍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저럭 일을 하고 있던 그는 지도자 지근거리에서 그의 속사정을 숨기며 표시 안나게 처신을 했다
그러다가 자리가 하나 생겼다. 당연히 그는 절친한 친구가 생각난 것이다. 뭐 사실 어려울 것도 없었다
자기처럼 속내를 숨기고 순간적인 절차만 잘 넘기면 가문의 영광으로 한 자리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자기 경험으로 비추어봐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자기가 안에서 강력하게 밀어준다면야...
살아온 소신대로 일관되게 살지 못하고 개인적 명예를 위해 잠시나마 소신을 꺽었었던 그로서는
그의 친한 친구도 충분히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리라 확신하였고 역시나 그 친구 또한 자리를 덥썩 물었다
그렇지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이 하늘과 땅에는무수한 눈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저히 일심동체가 될 수 없는 사람을 연이어 발탁한다는 것은 지도자의 선택을 벗어난 월권행위다
지도자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지도자라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그를 막아섰다
그가 추천한 친구는 비리인사엿고 그를 추천한 또다른 친구는 공직을 친구에게 넘겨주려고 선심쓰다가
그 친구에게 아물지 않을 상처를 주고 말았다. 그리고 그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리라!
친구따라 강남갈려고 한 친구나, 친구라고 강남에 데리고 올려고 한 친구나 다 썩은 인간이기는 마찬가지다
우리사회 성공한 측들의 행태가 이다지도 썩어문드러져있다. 그러고서는 온갖 고상한 말은 다하고 나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