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희은을 잘 알지 못한다. 그와 나는 세대가 틀리다
양희은이 전성기로 활동하던 70년대에 나는 아직 국민학생에 불과했다
물론 국민학생이라고 해서 맨날 동요만 불렀던 것은 아니지만 앵희은은 TV에서 잘 볼 수 없었다
청바지, 생맥주, 통기타 등으로 대변되던 저항의 포크계열에 속해 있던 그녀를 그냥 놔둘리 있었겠는가.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우리사회도 발전하고 진보하면서 노래와 가수에 대한 규제가 많이 풀리게 되었고
흐르는 세월만큼 나도 성장하여 세상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양희은을 알게되었다
그런데 내가 알게 된 시점의 양희은은 이미 정상에서 내려와 저절로 잊혀져가던 그런 가수였다
그렇지만 가수는 흐르는 세월에 속절없이 늙고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지고 사라져가도
노래는 언제까지나 남는 법이니 양희은은 결코 사라진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예전의 실력이 어떤 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간혹 들려주는 그녀의 노래를 듣노라면
어쩌면 저 나이에 저렇게 청명하게 노래할 수 있는지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나이 든 자의 지나간 시절에 대한 터무니없는 과장이나 무조건적인 감상에서 비롯된 찬사가 아니라
나는 지금 내가 듣고 느낀 바를 거짓없이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부단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연마를 통하고 않고서는 지금과 같은 노래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시대에 양희은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진정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