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 - 개정판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강영계 지음 / 해냄 / 2009년 2월
구판절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세상의 고민은 각자가 짊어지고 있으므로 우리가 조금만 눈을 뜨면 괴로운 마음을 서로 이해할 수 있으며 또한 조금씩 남의 짐과 나의 짐을 덜 수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을 뛰쳐나와 넓은 연못을 마음껏 헤엄칠 때 개구리는 비로소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26쪽

자신이 자유롭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고유한 삶을 계획하고 결단한다. -109쪽

자신의 노예로 사는 사람은 늘 속박의 그늘에서 신음하므로 부자유스럽고 개성도 없다. 그런 사람은 한없는 세월을 노예로 살거나 아니면 자신의 노예 상태를 용감하게 탈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개성을 가진 인간은 누구인가? 그는 자신의 인생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109-110쪽

참다운 인간상은 개성에서 성립한다. 개성을 바탕으로 한 사람됨(인격)은 자유롭게 자신의 고유한 삶을 창조할 수 있다. 창조적인 삶만이 세계를 조화롭게 구성할 수 있다. 왜냐하면 참다운 인간상은 인간 내면의 창조적 힘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110쪽

남들이 학원에 다니니까 나도 다니고, 남들이 대학에 가니까 부모가 가라고 하니까 대학에 가고, 남들일 장가가고 시집가니까 나도 장가가고 시집가고……. 내가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남이 내 인생을 살아가므로 결국 내 인생은 엉망진창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바람직한 삶을 희망하며 옳고 훌륭한 사람을 존경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아직도 우리가 돈이나 기계가 절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무력이나 권력 또는 돈이나 기계가 지금보다 인간의 자유와 결단을 더 빼앗아 버린다면 우리의 삶은 황폐한 사막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멀리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유롭기에 자신을 반성할 줄 알며, 새로운 삶을 힘차게 추구하고 또한 삶과 세계의 근원을 찾는다.
자유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풍요로운 삶의 힘이다. -118-119쪽

언어는 인간을 다른 존재들로부터 구분해 줄 뿐만 아니라 인간을 인간이게끔 한다. -134쪽

언어는 우선 우리가 감각에 의해 지각할 수 있는 기호이며, 다음으로 필연적으로 사고 작용을 동반하며, 마지막으로 대상이나 사태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지시한다. -135쪽

사람이란 말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이다. 사람은 각자가 ‘나’의 생각과 행동을 ‘너’에게 말로 표현한다. 이때 말은 이미 ‘관계’이다. 관계로서의 말은 대화이며 토론이다.
대화의 관계에 의해 드러나는 현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공감이다. 공감이란 대화 참가자들의 일체감을 말한다. -145쪽

대화의 본질은 자기반성이며 자기반성은 바로 세계 원리를 표현한다. 자기반성은 소우주로서의 ‘나’를 대우주로서의 ‘세계’로 확장시킨다. 지껄임의 가면을 벗으면 그것은 나와 너 사이의 말로 상승하며 이것이 자기반성에 도달할 때 우리는 세계 원리의 표현인 대화를 체험한다.
잘못된 의견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날 때 비로소 자기반성을 향한 문이 열린다. 즉 부분적이며 피상적인 생각이 내면성과 전체성을 향해 눈을 뜰 때 삶과 세계의 의미가 드러난다. 그런데도 우리는 삶이 실로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차 있음을 보고 놀라게 된다. -147쪽

우리는 대상을 앎으로써 대상을 특정한 그물(언어라는 틀)에 넣어 표현하고 따라서 대상을 전체적으로 체험한다. 이런 체험은 세계 구성이다. 세계 구성은 표현에 의해 인간과 인간 사이에 전달되어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150쪽

예술은 무한한 공간과 시간을, 학문은 영원한 진리를 그리고 종교는 초월적인 믿음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인간은 유한성 안에서 유한성을 극복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다. -188쪽

자발성과 자기 결단이 없다면 철학은 불가능하다. -226쪽

철학이 기초 학문일 수 있는 까닭은 근본적인 자기비판이 바로 철학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철학사는 철학을 하기 위한 재료의 역할을 행한다. 자기비판과 자기반성은 철학의 핵심이며, 철학사는 철학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재료에 지나지 않는다. 철학은 플라톤이나 칸트라는 이름이 아니라 그들의 사상 자체를 비판함으로써 창조적인 세계를 구성하려고 한다. -242쪽

지혜란 앎과 선과 아름다움의 통일이다. -246쪽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앎과 선과 아름다움의 통일인 지혜를 소유해야 한다. 그러나 지혜를 가지기 위해서는 또한 참답게 알아야 하고, 선하게 행동해야 하며 아름다움을 판단할 줄 알아야만 한다. -24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고천재 이제석 - 세계를 놀래킨 간판쟁이의 필살 아이디어
이제석 지음 / 학고재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석은 자신의 재능은 보지 않고 스펙만을 봤던 한국 사회의 불리한 판을 직접 뒤집었다. 능력 있는 노예가 되고자 오늘도 토익, 취업 공부에 열올리는 준비생들과 한국 기업의 스펙 보기 형태에 일침을 가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꼬 2011-12-2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아요? 저도 살까 말까 하다 안 샀거든요. 살까요?

마늘빵 2011-12-22 14:27   좋아요 0 | URL
응응, 글은 날 것스러운데 읽으면 불끈불끈해요.
 
광고천재 이제석 - 세계를 놀래킨 간판쟁이의 필살 아이디어
이제석 지음 / 학고재 / 2010년 4월
구판절판


광고쟁이는 광고 하나로 보여주면 된다. 뭐 미주알고주알 밝힐 게 있겠는가! 그래서 이 책도 밍기적거리다 내는 거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판이 불리하면 뒤집어라!"
그 판에 억지로 적응하느니 판을 바꾸려고 노력하자는 것이다.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내 생각을 바꾸자. 그러면 세상 사는 방식도, 창의력도 팍팍 터진다. 결승점을 바꿔버리면 꼴찌로 달리는 사람도 일등이 된다. 나는 그렇게 오늘을 내 방식대로 내 맘껏 한번 살아보려고 한다. 판이 더럽다고 욕할 시간에 새 판을 어떻게 짜고 그 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나는 죽어라고 고민해보려고 한다. -5쪽

"벤츠 탄 놈, 소나타 탄 놈, 자전거 탄 놈 누가 더 잘난 놈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한 가지 정답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고정관념의 노예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관념을 몽땅 버려야 새로운 관점을 얻고 남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본다. 나는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고 나만의 룰을 세워서 세상을 헤쳐나갈 거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은 옳은 것이므로!-215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스키 2011-12-20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일이지만 기억하며 노력해야 할 일이네요.

마늘빵 2011-12-20 09:15   좋아요 0 | URL
글이 좀 거칠기는 하지만, 읽으면서 뜨거워지더라구요. 학벌주의 등 스펙을 깨고, 맨땅에서 헤딩한 사람이, 단지 성공이 목표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 거라 더더욱.
 
삼성을 살다 - 12년 9개월
이은의 지음 / 사회평론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 고발 건과는 또다른 차원의 시선을 담은 에세이. `누릴만큼 누린 자`라는 시선과 `성추행 당한 여성`이라는 두 시선 사이에서 당당히 맞섰고 이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성을 살다 - 12년 9개월
이은의 지음 / 사회평론 / 2011년 10월
절판


은정 씨는 19살에 삼성전기에 입사해 8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 대졸사원들이 신입은로 들어오면서 시작하는 G3 직급도 달지 못하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고과로 인해 진급에서 누락된 것이었지만, 실제로 고졸여사원들의 진급 정체는 고착화되다시피 한 회사의 관습이었다. 광고 속의 학력철폐나 여성차별철폐는 애석하게도 삼성의 현실이 아니라 바람이었던 모양이다. 이것은 명백한 차별이었지만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탓인지, 믿을 만한 사원기구가 없는 탓인지, 정작 당사자들은 공식적으로 말이 없었다. -98-99쪽

"임우재 상무님 5분 후 도착하신다니 빨리 준비해요."

갑작스런 임종에 상복도 채 갖춰 입지 못하고 넋을 놓고 있는 내게 부서장과 부서원들이 로열패밀리가 떴다며 준비를 하라고 했다. 뭘 준비하라는 걸까. 어이가 없었다. 와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니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건지, 버선발로 나와 손이라도 맞잡으라는 걵지. 헝가리 삼성전자 공장을 나서며 들었던 ‘상무님을 잘 모셔라’라는 말보다 100배는 더 황당하고 화가 났다. -202쪽

C상무 후임으로 온 본부인사팀의 L부장을 만나 회사 측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내 상태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나에게나 다른 여사원들에게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요구했다. 그리고 성희롱 고지 후 바닥을 친 고과와 누락된 진급 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답을 달라고 했다. 몇 주간 조사기간을 달라고 했던 회사는, 3주가 지난 후 나를 꽃뱀 취급했다.

"꽃무늬가 그려진 청바지를 입은 적이 있지요?"
"지각을 한 적이 있지요?"
"주말에 부산영화제를 다녀와서 피곤한 얼굴로 출근을 한 적이 있지요?"-206쪽

조사결과가 적힌 보고서라는 파일을 들고, 인사팀의 L부장이 추궁하듯 묻기 시작했다. 그는 성희롱 같은 일은 존재한 적도 없으며, 8개월이나 걸린 IR 부서로의 배치는 그냥 일반적인 전배조치였다고 말했다. 위의 내용들의 무슨 대단한 잘못이라고 되는 양 읊어대며 원하는 액수를 말하라고 했다. -207쪽

사람들은 우리가 삼성과 싸우느라 삶이 피폐해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삼성이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싸움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어야 할 것을 주고, 해야 할 의무를 하지 않으면, 언젠간 그것들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오기 마련이다. ‘무능’한 나도 아는 것을, 왜 스스로 S급 인력이라 자평하는 삼성 경영진들은 모르는 걸까. 회사에 애정과 열정을 쏟아붓던 이 사람들을 왜 이렇게 전장으로 내몰기만 하는지 나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273쪽

삼성그룹에서 이건희 회장은 거의 종교적인 존재였다. 회장의 결정은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예 평가의 대상이 아니었다.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받을 때 그의 어록집을 외우던 것처럼, 이 회장이 무슨 말을 하면 그것이 회사 꼭대기서부터 지침으로 내려왔다. (중략) 뻔한 말이 무슨 ‘말씀’처럼 하달됐다. -332-333쪽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삼성이고, 꽤 괜찮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삼성인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 많은 상층부로 인해, 회사의 발전에도 문제가 많았지만 회사문화에도 악영향이 많았다. 직원들은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했고, 그것이 소통의 폐쇄로 이어졌다. 그런 폐쇄성에 힘입어 튼실하게 유지되는 두 개의 성이 있었다. 하나는 인권에 대한 무지와 외면이었고, 또 하나는 성역으로 군림하는 재벌총수에 대한 비판의지 상실이었다. -35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