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가 소리없이 강하다. 무슨 광고문구가 아니다. 최근 두 여중생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보여줬던 <어떤나라>도 그랬고, 한주 뒤에 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하 은하수를) 또한 그랬다. 개봉관은 오직 하나. <어떤 나라>는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에서 - 다른 상영관도 있는지 모르겠다, <은하수를>은 종로의 허리우드 극장-지금은 극장 이름을 필름포럼이라고 바꿨다. 아마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신생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경쟁에서 떨어진다는 생각때문인지 예술영화관으로 바꿨다. 이 건물은 절대 보수가 불가능하다. 상가건물인데다 시장을 끼고 있어 멀티플렉스로의 도약은 힘들듯- 상영 중이다. <은하수를>은 오직 이 극장에서만 한다고 하는데, 영화가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참 하찮게 취급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영화수입자들은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는 안먹힐거라 판단했나보다.
 
  정부의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의해 허허벌판에 자리잡고 있는 집 한 채가 날아가게 생겼다. 필사적으로 막아보려하지만 허허 벌써 포크레인이 찍었구나. 잠시 후 하늘에서 웬 거대한 비행체가 나타나더니 외계인이 내려서는 지구를 철거하기로 계획했단다. 은하계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의해 지구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아니 이게 왠 난데없는 날벼락이람?! 외계인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있던 지구인들은 이 황당한 외계인의 철거계획에 어이가 없을 뿐.  동물원에서 쇼를 하던 돌고래들은 이를 사전에 쇼행위를 통해 알려줬으나 사람들은 그냥 쇼로 생각했다. 돌고래는 먼저 지구를 떠났다.

 



 

 

 

 

 

 

 

 

 

 

 

 

 

 

 

 

 

 

 

* 지구를 철거하러온 거대 우주선.

 

 



  집이 무너진 지구인 아서는 친구 포드의 도움으로 지구를 탈출하게 되고, 우주선을 타고 머리 두개 달린 우주대통령 자포트를 만난다. 이후 벌어지는 좌충우돌 은하계 사건들.

 

  결국 아서는 한 행성에서 수석 건축가 슬라티바패스트를 만나는데 그가 지구를 설계했었다고 한다. 어찌어찌하여 그의 도움으로 지구를 다시 예전처럼 세우기로 하는데, 지구를 설계함에 있어 빼야할 것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없다 라는 답변을 내놓는. 예전의 지구와 똑같이 만들어 달라는 것. 벌판이 세워지고, 하늘, 구름, 나무, 숲 모든 자연이 목공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최종적으로 생기를 불어넣고 지구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게 된다.

 

 

* 아 이 깜찍하고 귀여운 로봇. 너무 지성적인 로봇이라 우울증이  시달리고 있다. 하핫. 귀여운 것!

 

 

 우주를 무대로 한 이 황당한 사건들의 진행. 순수한 SF 환타지다. 본래 이 영화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8년 영국 BBC 라디오를 통해서 처음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하며, 기발상 상상력과 풍자를 바탕으로 원작자 더글라스 애덤스는 휴고상, 골든 팬 상 등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에 다섯권의 소설, 드라마, 음반, 게임,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변신을 시도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몰랐다는 것이 이상하다. 흠. 이렇게 오래도록 대단한 인기를 누려온 작품인데. 책은 5권으로 번역/출판되어있는데, 언젠가 제목은 한번 들어본 듯 하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영화를 보고나서야 알았다. 책을 읽고픈 욕심이 생기는데 어찌할지 고민중.

 

 

* 책세상 문고에서 나온 전 5권의 <은하수를> 시리즈. 지금 할인행사중이다. 인터넷에서. 마일리지도 많이 준다. 오 땡기는걸.

 

  새로 뚫는 고속도로 건설계회에 방해가 된다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지구 생물체들에게 죽음을 선고하는 우주인들. 황당한 발상으로 시작되어 황당하지만 아름답게 끝을 맺는다. 약간 지루하기도 했지만 보는 내내 즐거웠다. 재기발랄유쾌뽕짝빤쓰. 어쩌면 정말로 우주인이 들이닥친 다음 지구를 철거하기로 계획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럼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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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1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 무지 보고싶은데 상영하는 줄도 몰랐군요 ㅠ.ㅠ

마늘빵 2005-09-1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할거에요. 재밌어요. 피곤해서 좀 졸긴했지만. 헐리우드 극장에서만 해욤.

물만두 2005-09-14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은 재미있으시다는데 만돌이는 재미없다고 책보고 있어요 ㅠ.ㅠ;;;

BRINY 2005-09-1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내상영하는지도 몰랐네요.

마늘빵 2005-09-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 저도 좀 지루하긴 했어요. 졸기도 했고. 그래두 재밌던데요.
브라이니님 / 저도 몰랐는데 같이 간 샘이 알려줘서 알았어요. ^^ 홍보도 잘 안하니깐 뭐 알기가 힘들죠.
나침반님 / 보셨나봐요? 극장서 안봤다면 어디서?? 다운? ㅋㅋㅋ 다시 한번 나중에 봐야겠어요. 좀 졸아서 가물가물.

이리스 2005-09-1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극장에서 영화 좀 봤으면 하는 소망이.. ㅠ.ㅜ

2005-09-14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09-14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 / ^^ 보세요. 넘 바쁘셔서 그런가.
숨은님 / 네 그렇군요. 에... 다른 님들!! 영화 끝났답니다. 금방 내렸군.

이매지 2005-09-14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끝나버린거예요? -_ ㅜ
역시 게으름이 문제인지 결국 놓쳐버렸군요 -_-;

이리스 2005-09-15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디비디로 보아요~ 웅... ㅡ,.ㅡ

마늘빵 2005-09-15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 그렇다네요. 빨리도 내렸다. 아님 내가 늦게 본건가...
구두님 / 디비디..ㅋㅋ 이것두 디비디 나오려나? 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