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병역법 위반으로 내달 다시 군생활을 하게 되었다. 싸이는 처음에 잘못했다면 잘못한것에 대해서 응당 처벌을 받을 것이며, 법원의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 행정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래는 싸이가 자신의 홈피에 올린 장문의 글 중 핵심적인 부분을 언론이 발췌 기사로 내보낸 것이다.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감히 행정기관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상상 조차 무서웠다. 목숨보다 소중한 제 콘서트의 절반, 형제들을 잃을까봐 무서웠다. 죄를 짓지 않아도 죄인이 돼버리는 이 모든 일련의 상황들이 죽기보다 무서웠다",  "합법적으로 취득한 자격증으로, 합법적으로 병역특례 업체에 편입해, 9시간씩 3년 동안 출퇴근 시간 한 번 안 어기고, 시키는 대로 성실히 근무했다", "철원의 6사단에서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사단장 표창까지 받으며 잘 마쳤고, 이에 3년 동안 관리감독했던 서울지방병무청으로부터 복무만료처분과 소집해제를 명 받았다", "3년간 제게 '이상무'라고 말했던 같은 곳에서 갑자기 '이상'이라고 다시 가라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 누구보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담당 기관에서 그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가족들의 상처를 덜어주고 싶었고, 벌써 몸도 잘 못 가누는 예비 쌍둥이 엄마의 눈물도 마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응할 생각을 하니 무서웠다."

  이상의 발언은 서술 내용의 진실과 거짓 여부를 떠나 모두 싸이의 진심일 것이다.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국가의 명령과 언론, 국민의 시선이 두려웠던 것일게고, 따라서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생각하니 너무 억울해 다시 말을 바꾼 것이리라. 충분히 이해가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싸이의 행정소송 기사 아래 댓글을 달면서 병무청의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 싸이를 욕하고 있으나, 몇몇 네티즌들은 싸이의 잘못을 지적함과 동시에 병무청의 잘못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싸이가 부정적인 방법으로 병역특례를 얻어냈는지, 그가 출퇴근 시간을 지켰는지, 업무를 성실히 했는지 등은 모른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과정과 경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병무청은 상세히 밝혀야 한다. 이런 점에서 네가 잘못을 저질렀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내용은 생략된 채 싸이가 부실근무를 했고 병역법을 어겼다라는 결과만이 주어졌고, 네티즌들은 싸이에게 달려들고 있다.  

  내용이 밝혀지고 그것이 사실이라하더라도, 이 시점에서 왜 싸이인가, 라는 의문을 가져봐야한다. 수많은 병역비리자들 중에서 싸이가 표적으로 선택된 이유는 무엇인가. 높으신 양반들의 자제분들은 돈과 지위, 권력을 이용한 온갖 방법으로 그물을 빠져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만한 연예인 하나 족침으로써 끝내려하는건 아닌가. 우리 병무청이 이렇게 열심히 검증해내고 있으니 국민여러분은, 특히나 앞으로 군대 가실 남성분들은, 걱정 마시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병역의무를 공평하게 수행하고 있다, 라는 메세지를 흘리는건 아닐까. 의문을 제기하자.

  사기꾼 하나, 사기꾼 둘, 사기꾼 셋.... 사기꾼 백만스물둘. 만일 싸이의 잘못이 명확한 것이라면, 잘못에 대해서 응당 처벌을 받아야하나, "3년 동안 관리감독했던 서울지방병무청으로부터 복무만료처분과 소집해제를 명 받았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면, 병무청의 명령 번복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다. 이미 성실한 근무를 했다고 검증한 전역한 병사에게 군복무기간 동안 정규일과 시간을 지키지 않고 피엑스에 가서 몰래 땡 돌려먹은 일과 부대 RCT 훈련 중 주머니에 건빵을 집어넣고 까먹던 일, 훈련 중 방독면을 벗어제끼고 홀로 편히 쉬었던 일,  해안소초에서 경계근무를 열심히 서지 않고 졸았다고 하여 날짜를 계산해 그만큼 다시 군복무를 하라고 한다면 어떻겠는가. 싸이를 무조건 옹호해주자는 것이 아니다. 왜 싸이이고, 병무청은 이 사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총구가 싸이에게만 집중되어있는건, 아니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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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7-07-22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문제나, 군가산점 문제 같은 군대 관련 일련의 논란들을 보면서 군대라는 제도가 어떻게 개개인의 의식체계를 주조하는가라는 문제에 관심이 가더군요. 님이 지적하신대로 싸이에 분노하면서도 병무청에 대해서는 무덤덤하고, 군가산점 폐지에 광분하면서도 정작 실질적인 군인 처우 개선 문제는 아예 관심 밖인 현상 말이에요. 군대에서 온갖 불합리한 예산/인력 낭비를 목도하면서도 제대 후에는 그저 무용담 정도로만 가끔 입에 올릴뿐 아무도 그 문제를 고치고자 안하죠. 복종이 무의식적으로 내면화된건지, 아니면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라라는 일종의 보상심리인지.. 암튼 그런 쪽으로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나치 시대의 일상사>를 읽을 생각인데, 뭔가 좀 힌트를 얻었으면 하네요.

Mephistopheles 2007-07-22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이가 욕을 먹는 이유는 무언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경솔하게 앞선 말을 했다면 그것이 잘못이겠으나 그 이상의 무언가가 존재할 듯 싶군요.
왜 하필 싸이인가...에서는 그의 배경이 기타 연예인들보다 좋으면 좋았지 결코 나쁘지
않기에 의문스럽긴 합니다. 아울러 그의 방위산업체 복무 또한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그의 집안의 재력과 권력을 이용한 결과물이라는 기사도 나왔었고요 재미있는 사실은 싸이의 일련의 이러한 행동과 사건진행과정동안에 그와 관련된 기사나 내용은 잠수함을 타버렸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이 앞뒤가 안맞어요 제가 그때 봤던 싸이의 기자인터뷰 내용은 어떠한 처분도 달게 받겠다..군복무도 다시 하라면 하겠다는 언급낒; 했는데 왜 하필 이제와서..가족과 정의를 내세우며 재판까지 끌고 갈려는 진짜 이유도 궁금합니다.이러한 법적공방이 지루하게 진행된다면 일단은 소집해제까지 갈 가능성도 높을 껍니다. 병무청과 군관련기관의 비합리적인 처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여태까지 이런 병역비리가 터졌을 땐 대표적인 연예인들이 주목을 받았지 병무청 관련인사의 처벌이나 문책은 공개된 적이 없었죠..지독히 폐쇄적인 집단이며 이건 아마도 과거 두번에 걸친 군사쿠데타와 정권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군인공제회의 재테크도 다른 기관에 비해 월등한 이윤을 남긴다고 하더군요..^^ 아 오늘 박여사가 516혁명은 구국의 혁명이였다라는 기사를 보고 신문을 굉장히 거칠게 내팽개쳤던 기억도 나는군요..

마늘빵 2007-07-2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턴레프트님 / 저도 역시 님과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과거 2년2개월에서 3년까지, 현재는 2년 정도의 군생활은 개인의 의식체계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습득되는, 자연스럽게 의식의 한편에 자리잡는 것이 더 무섭죠. 군대 다녀온 남성들이 군관련 문제에 내놓는 의견은 대부분 사회에 나온 뒤의 자신의 무엇과 연결이 되죠. 직접 목도한 것이라 할지라도 이제는 나와 관련없는 일이니 말하지 않는 것이고. 님께서 고민하고 있는 방향과 제 그것이 거의 일치합니다. <나치 시대의 일상사>는 처음 듣는 책이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그 책에서 님께서 뭔가를 얻으셨다면 저도 읽어봐야 할 듯 하군요.

메피님 / 싸이의 집안 배경이 좋은 것이 타겟이 된 근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연예인으로 보지않고 한 재력가 집안의 자제로 바라봐야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다른 놈들 놔두고 싸이가 표적이 된건 아무래도 의심스럽습니다. 재력가라기엔 그다지 '큰' 재벌이 아닌 듯 하고, '재력가의 자제'보다는 사회비판적 메세지를 내보내고 자유로운 '연예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훨씬 강하죠.

병무청과 군관련 인사들의 비리와 비합리적 처사 또한 이 기회에 언급하여 함께 끌고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폐쇄적인 집단인 군은 - 자신에 대한 비판은 절대 접수하지 않는 - 비판에 있어 성역이죠. (사례로 부대 내에서는 한겨레는 결코 볼 수가 없죠. 부대마다 좀 다르게 적용하는거 같지만 육군은 특히나.) 세력도 막강하고 국가의 안보문제와 직결되어있어 누구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예비역 장성인 표명렬씨가 예비역 집단에서 축출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그분을 존경합니다. 제가 직접 겪은 문제만 해도 언급하려면 기억을 더음어 한참을 서술해야 할겁니다.


Heⓔ 2007-07-2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랄까 싸이가 타깃이 된 데는..본인이 노출된 것 또한 있으리라 봅니다.
본인이 의도했건 언론이 타깃으로 삼았건 간에..
일단 같이 묶여서 터졌던 강모씨나 이모씨같은 유명 가수들의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 데 반해..
싸이의 이야기는 메인으로 등장하곤 했죠..
거기에는 본인 스스로 인정하는 듯한 그런 발언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봅니다.
뭐 유 모씨가 병역기피의 아이콘이 된 것도..
가겠다는 식으로 몰아가다 말을 바꾼 배신감이 컸던 것처럼...
싸이도 달게 받겠다는 식으로 몰아가다가 말을 바꾼 데 대한 반감도 큰 것 같습니다.

암튼 싸이를 옹호하진 않지만...싸이의 말도 틀린 건 없다고 봅니다..
병무청의 하는 짓은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병무청이라면 나름 국가기관이고 군인을 관리하는 곳인데..
일처리를 그따위로 하는 것은 참... =_=....

마늘빵 2007-07-22 12:52   좋아요 0 | URL
"싸이를 옹호하진 않지만" 제가 싸이의 입장이라 할지라도 화가 치밀 것 같군요. 다 됐다고 인정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다시 가라니. 군대를 다시 가라고 하는건 죽기보다 싫은 저는 정말 거부하고 감옥에 갈지도 모릅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싸이가 스스로 일을 크게 만든 것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언론을 제대로 가지고 놀 줄 몰랐던거죠. 평소의 솔직한 발언이 이때는 지금과 같은 파장을 일으키는군요. 고로 도출되는 결론 하나는, 연예인은 솔직해선 안되고 거짓말을 잘해야 한다. 그나저나 싸이 말고 다른 이들은 누굽니까 저도 첫 기사에서 다른 이들도 언급됐단 사실을 까먹고 있었군요. -_-

Heⓔ 2007-07-22 13:07   좋아요 0 | URL
인기 댄스 그룹 젝모그룹으로 활동하던 멤버들 중 강 모씨와 이 모씨입니다.
제가 알기로 그 둘도 싸이와 같은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싸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0=;;;;;

마늘빵 2007-07-22 13:15   좋아요 0 | URL
정보가 참 빠르십니다. 싸이 말고는 전혀 언론을 통해 들어본 바가 없는데. 인기그룹의 강모씨면 혹시 강타인가. -_-

책읽기는즐거움 2007-07-22 16:52   좋아요 0 | URL
젝모그룹이라고 하셨으니 아무래도 강성훈과 이재진인듯 하네요ㅋ 강타는 안칠현이라는 아름다운 본명이 있는데 '강'을 성으로 하기에는 좀 그렇잖아요^^

마늘빵 2007-07-22 16:16   좋아요 0 | URL
방금 네이버에 기사가 떴네요. 아니 우리가 궁금해하는거 어떻게 알고. 기자도 참 용치. :) 강현수와 이재진이라고 하는군요. 쟤네 홈피에도 네티즌들 - 특히 남성네티즌들 - 주루룩 몰려가겠군요.

책읽기는즐거움 2007-07-22 16:53   좋아요 0 | URL
강현수는 젝스키스가 아니지 않나요? 음,,, 저도 한번 기사를 찾아봐야 하겠네요^^ㅋ

마늘빵 2007-07-22 16:58   좋아요 0 | URL
모르겠어요. 제가 소녀팬이 아닌지라 재키 멤버가 누가 있는지는 모릅니다. 크흣. 일단 네이버에는 강현수라고 나와있네요.

Heⓔ 2007-07-23 09:10   좋아요 0 | URL
기왕 이름 다 떴으니 밝히자면..
젝키의 강성훈,이재진, 브이원으로 활동했던 강현수, 싸이로 활동했던 박재상.
같은 혐의로 같은 처분 받고 같은 반응을 보이는 동료들입니다~

가넷 2007-07-22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현수는 브이원인가 뭔가로 나왔던 사람아닌가요? 예전에 쿠데타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불렀던 것 같기도하고...

마늘빵 2007-07-22 23:09   좋아요 0 | URL
검색들어갑니다. :)

마늘빵 2007-07-22 23:40   좋아요 0 | URL
뒷조사 결과 맞습니다. :) 저는 처음 보는 얼굴인데...

2007-07-23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7-07-23 08:52   좋아요 0 | URL
아 속닥님 증인이시군요 :) 네 일단 싸이가 부실근무를 했다는게 명백한 사실이라 하더라도, 병무청 또한 벗어날 수 없음을 이 글을 통해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부실근무가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한게 아니니깐요. 아마도 대부분의 - 연예인뿐 아니라 - 병특들은 '부실근무'라는 죄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을 겁니다.

비로그인 2007-07-23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나름의 의견을 내놓지 않고 동조만 한다고 말하기가 껄그러운 오늘이지만, 위에 메피님 말씀에 심히 공감합니다. 저도 박여사 말듣고, 왜? 유신헌법얘기는 안하는데? (그것까지 감쌌다간 대선은 건너간거지만) 했거든요.

마늘빵 2007-07-23 20:13   좋아요 0 | URL
저도 싸이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진 않습니다. 죄값을 치뤄야죠. 근데 이게 너는 이미 되었다, 고 땅땅땅 치고 난 뒤의 일인지라 억울하겠죠. 무사히 다 통과했는데 왜 이제와서 응응? 이거죠. 오늘 검찰이 병무청은 당시 강제처벌권(?)이 없었고, 순찰(?)시 걸리지 않았던 것이지 싸이 니가 잘못이 없다는건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 이제와서 검찰이 조사를 해서 잘못이 있다고 말한 것이 아니냐, 고 말했지만 - 좀 복잡한가요? - 이것도 검찰과 병무청의 말장난이죠. 병특이 아닌 현역에게도 이렇게 말 할 수 있나 물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