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12일 저녁, 알라딘에 거주 중이나 마주친 적 없는 모님께서 중복리뷰어들을 '박쥐'라 비난하는 페이퍼를 올리셨다. 그의 페이퍼 캡쳐에는 열렬 리뷰어 '정군'님의 리뷰들과 필명이 찍혀있었고, 정군님을 대표로 한 기타 알라딘 박쥐들에게 '중복리뷰' 나 올리는 비양심적(?)인 행위를 그만두라는 식의 거친 조언이 씌여있었다. (참조 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38878)
그런데 이 글을 읽고 드는 의문은, 아니 왜, 이게 왜 문제가 되는건데. 정말 중복리뷰는 비양심적인 행위이고, 결코 해서는 안되는 짓(?)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알라딘의 수많은 '박쥐'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분의 페이퍼에는 '정군님'이 표적이 되었으나 같은 박쥐로서 나에게도 해당하는 일이므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씁니다. 일단 그 수많은 박쥐들 중 한 마리인 저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놓고 밝히자면 알라딘을 메인으로 하여 예스24에서 다른 필명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예전에 교보에 좀 올리다가 여긴 활동 중지 상태입니다. 고로 현재 리뷰를 쓰는 족족 중복리뷰를 올리는 인터넷 서점은 알라딘과 예스24 두 곳. 그리고 나머지는 블로그와 미니홈피가 되겠습니다.
나는 왜 중복리뷰를 쓰는가?
첫째, 상금이 목적은 아니라는 것. 인터넷 서평가 활동을 하면서 - 많이 쓰고 여기저기 좀 얼굴 좀 들이밀다 보니 서평가 라는 칭호가 알아서 자연히 붙은 듯 한데 이거야 뭐 리뷰어들을 지칭하는 용어라 생각하고 - 이주의 리뷰로 상금을 탄게 알라딘에 두번, 예스24에 한번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세 번 당첨됐다면 많은건지 적은건지 모르겠지만, 상금을 받는 것이 기분 좋고 주면 넙죽 받지만, 내가 상금을 목적으로 양다리 걸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둘째, 알라딘의 땡스투가 목적도 아니라는 것. 땡스투 나는 이주의 땡스투에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고, 내가 땡스투 받는건 많아야 하루에 한두개인데, 그나마도 비싼 책은 별로 없고, 싸구려인지라 50-100원 정도다. 그래 한달 해봐야 아무리 아무리 많아도 5천원도 안될 거 같은데, 이걸 목적으로 내가 이 뻘짓(?)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할 말 없다. 이 뻘짓을 해서라도 그나마 책 값을 벌고픈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나름대로 꽤 충실하게 리뷰를 쓰고 있는 정군님을 비롯한 수많은 알라디너들이 아니라, 매주 이주의 서재달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머머님을 지칭해야 옳을 것이다. 한줄내지는 다섯줄 정도의 리뷰를 최단기간내에 수천건 올리셔서 서재순위 20위권 안에 드신 그 분을 겨냥해야 옳을 것이다.
셋째, 소통이 목적이다. 알라딘에 둥지를 튼 이후 이곳에 글을 조금씩 올리다보니 나를 즐찾하는 분들도 꽤 많아졌고, 내가 즐찾하는 분들도 그에 버금가거나 더 많다. 함께 '책'이란 키워드를 놓고 같은 취미생활을 하고,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알라딘 말고는 찾아 볼 수 없다. 다른 곳도 기웃기웃해봤지만 알라딘 만큼 사람들이 각자 충실한 글쓰기를 하는 곳도 없고, 서로의 글을 읽고 반응을 해주는 곳도 없으며, 책을 떠나 이만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주는 집단도 없다. 깊이와 넓이, 예의와 존중 면에서 타 블로그와 카페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니 이곳에 정을 붙일 수 밖에. 때로 '알라딘 문화'를 비판하는 이들 중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지나치게 칭찬일색이라는 분도 있지만,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공간보다야 낫지 않은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때로 그 칭찬이 자만심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충분히 스스로 제어하고 다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집단이라 생각한다.
내가 알라딘 아닌 예스24에 둥지를 튼 것은, '소통'이라는 비슷한 이유에서다. 솔직히 처음에는 상금이 탐나기도 했지만, 각 인터넷 서점이 타 사이트에 동일 리뷰를 올린 것에 대해서는 상금을 주지 않기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못받는다는 건 알고 있다. 알라딘은 알라딘대로 또 예스24는 예스24의 색깔이 있다. 개인적으로 예스24보다는 알라딘 마을이 더 마음에 들지만. 책과 글로 많은 이들과 교류를 할 수 있다는건 더 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인터넷을 끄고 내 일상으로 돌아와보면, 인터넷을 켜고 알라딘이나 예스24에 접속해 있는 동안에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나 주변인들이 거의 없다. 그들에게 나는 별종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알라딘과 예스24에서 나는 별종이 아니다.
책과 글로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이들을 찾아나서기 위해서 리뷰를 중복해서 올리는게 무어 그리 잘못인가. 리뷰는 단순히 책을 읽고 남긴 감상이나 비평이 아니다. 내가 지나온 시간의 흔적들이다. 나의 과거의 모습이자, 과거의 생각이고, 과거의 나이다. 성실한 오늘의 글쓰기는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게 한다. 결국 나에게 있어 책을 보는 것, 그리고 글을 남기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내 리뷰는 그다지 애써 공들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 기록하는 수준일 뿐이다. 기록에 기록을 더해가면서 스스로의 발전을 꾀하고 좀 더 나은 글쓰기를 해보겠다는 욕심도 가져본다. 그것이 내가 리뷰를 쓰는 목적이자 의미이고, 타인과의 교류는 그들에 비추어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더불어 예상치 못한 만남도 만들어준다.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수록 더 많은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게 된다. 솔직히 알라딘에 둥지를 튼 이후 내가 많이 발전한 것을 느낀다. 그것은 나 자신의 노력도 있겠지만, 여기 함께 살고 있는 다른 이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매우 크다.
결국 나에겐 리뷰란 리뷰를 넘어선 나를 만들어가는 글쓰기의 일종이며, 스스로의 발전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나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 나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는 이들, 나보다 내공이 센 분들과의 교류를 희망한다. 중복리뷰를 통해 그들과 만나는 것이 그리 문제가 되는건가. 그리 잘못된 것이던가. 알라딘에 거주하고 있는 한 마리의 '박쥐'로서 한 마디 해보았다.
2007.1.13 아침 첨언
만일, 동일리뷰로 상금을 받게 되는 이가 생기더라도 그것은 각 인터넷 서점이 재차 확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상금을 받은 리뷰어의 잘못은 아니다. 고로 소통을 위해 중복리뷰를 올리는 나같은 이들은 상금을 주건 안주건 관심없다. 소통을 위해 블로그를 활용하고 리뷰란은 채우지 말라는 의견이 있는데, 리뷰란을 활용하는 이유는, 소통을 넘어서서 누군가 내 글을 보고 가벼운 공감, 지지, 딴지를 해주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같은 책을 읽은 이 혹은 같은 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가 먼저 들르는 곳은 리뷰란이며 해당 블로거의 블로그가 아니다. 타인의 의견을 읽고 듣고 피드백하여 자기발전을 이루려는 목적, 그리고 타인과 공감을 얻고픈 목적, 못 쓴 글이지만 타인에게 내 글을 보고여주고픈 목적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블로그 게시판보다는 리뷰란을 활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