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와 다니엘 혜니라는 꽤 어울릴법한 한쌍. 하지만 지금까지의 그녀와 그의 이미지는 알거 다 아는, 그리고 좀 밝히는 그녀와 자상하고 잘생긴, 하지만 순수하고 순진할 것만 같은 그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어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들은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출한다. 그러나 어색하지 않다. 알거 다 알기는 개뿔 연애는 고사하고 데이트 신청하면 퇴짜맞는 노쳐녀와 순수한 척 순진한 척 하지만 연애에 있어서 별로 고민하지 않아도 알아서 작업들어오는 돈많고 잘생긴 남자의 대결.

  <미스터 로빈 꼬시기>는 <키아누리브스 꼬시기>를 원작으로 삼고 있으나, 원작의 내용과는 별개로 소재만을 가져온 채 새롭게 각색한 영화라고 한다. (원작을 안봤으니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같은지는 몰라) 로맨틱 코미디에 속하고 대개의 로맨틱 코미디의 유치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뻔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만 재밌고 유쾌하기에 용서가 되는 영화다.

 

* 엄정화는 저렇게 짧은 단발머리했을 때가 이쁘다. 귀엽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해주는 여자.
  

  모든 것을 주는 것이 사랑이니라, 그런데 이상하다. 자꾸만 진다. 3전 전패. 직업은 M&A 애널리스트. 목표는 저 남자 내 남자 만들기. 그녀는 외관상 잘 꾸미고 매력적이고 일 잘하는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랑'을 만나면 풍덩 빠져버리는 연애초보자. <결혼은 미친짓이다> <싱글즈>는 잊어! 기존의 엄정화의 이미지가 너무나 그와 같은 쪽으로 머리 속에 남기있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순진함이 의심스럽다. 그래서 그런가. 연애 초보자로서의 말과 행동들이 내숭같아 보인다.

  외국계 M&A 회사의 젊은 CEO이자 그를 본 모든 여자들이 그를  내 남자 삼고 싶어하는 자타공인 퍼펙트 가이. 얼굴 잘 생겨, 돈 많다, 사회적 지위 높아, 몸도 좋아, 매너도 있고, 뭐 하나 빠지는게 없다. 하지만 그를 좋아하는 모든 여자들은 맛만 보고 그를 가질 순 없다. 그에게 사랑은 곧 게임일지니. 사랑은 게임이고 도박이니 지는 게임엔 배팅하지 않으며 무조건 이기는 게임만 한다. 그리고 꼭 내가 이긴다. 어느 여자가 그를 이길 수 있으랴. 그러나 이런 완벽남에게도 구멍은 있다.



* 아 이거 너무 좋잖아. 야심한 시각 적당히 어두우 조명하며, 약간(?) 야한 빠알간 원피스에, 확 껴안것도 아니고 살며시 감싸쥔 남자의 손하며, 당황하지만 분위기상 왠지 뽀뽀해야할 것만 같은 이런 장면. 좋다.




* 좋은 장면 하나 더. 다가설 듯 다가설 듯 하지만 끝까지 다가서지 않지만, 이미 니들은 침대에 있는걸.

  원작 소설로부터 소재만 따왔건 전부 다 따왔건 그걸 떠나서, 이 영화는 마치 만화를 보는 듯 하다. 일단 캐릭터 설정과 영화 줄거리와 아름답지만 유치한 뻔한 결말들 하며 모든 것이 안봐도 뻔히 보이는 로맨틱 코미디 만화다. 원래 허술해보이고 덤벙거리는 여자에게는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가 빠지게 되는 함정이 있다. 그가 그동안 겪어온 이기는 게임의 상대녀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단 말. 게임은 다음 패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덤벙 어리버리녀는 행동패턴이 일정하지 않아 다음 패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게임이 안되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또다른 특징. 완벽남에게도 헛점은 있다. 대개는 현재의 완벽함이 과거의 어떤 상처와 아픔으로부터 나온 자기방어기재라거나 하는 그런 것들. 영화 속 로빈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으니 이런 아픈 과거는 민준의 동정심과 모성본능을 자극하여 더 사랑하게 만들고, 자신의 아픈 과거를 알아버린 그녀에게 로빈은 과거를 털어놓으며 아름다운 밤을 보내고. 뭐 이런거.

  <러브 액츄얼리>의 새로움과 <노팅힐>의 따뜻함을 조합해 아름다운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상우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를 대략 두 영화의 어느 중간쯤, 혹은 두 영화의 조합의 공식을 따르는 듯 하다. 만화같은 설정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따뜻한 감성을 자아내고, 또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보여지는 경쾌하고 단순한 사랑방식과는 다른 '진짜 사랑'(?)의 의미를 생각케 만든다. 

  영화가 여자들에게 주는 교훈. 하나. 오직 그를 위한 천사표가 되라. 둘. 남자의 본성, 보호본능을 자극하라. 셋. 다른거 다 필요엄써 섹시한게 최고야. 넷. 일단 마시고 보자. 벌컥벌컥. 아 취한다. 단, 뭐든 쉬운 것이 없다. 그리고 다소간의 위험성 감수.

  *
  이 영화의 관객은 대다수가 여자였다고. 남녀커플보다는 여여커플이 월등히 많았단다. 왜냐면 자기 남자친구나 남편과 왔다가 저 잘생기고 멋있는 다니엘 혜니를 보고 싸우면 어떡해. 아 멋있다. 멋있긴 뭐가 멋있어. 멋있잖아. 흥. 그래서 쟤가 좋다는거야.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

  다니엘 혜니가 시사회 무대에 나섰던 날. 내가 아는 어떤 여자는 무대앞으로 자연스럽게 손을 뻗고는 한동안 가만있었다고. 좋겠다 다니엘 혜니. 인기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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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7-01-06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의 원작은 <키아누 리브스 꼬시기>라는 로맨스 소설로 알고 있는데요..^^;;;


프레이야 2007-01-0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정말 원작으로 이런 책이? ...

LAYLA 2007-01-0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는 괴로워와 헷갈리신거 같네요 ^^

릴케 현상 2007-01-07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세월 다 갔네요^^

마태우스 2007-01-07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봐야지 하다가...흑... 제가 엄정화 연기 좋아하거든요. 요즘은 순간을 놓치면 보기가 힘들다니깐요...

마태우스 2007-01-0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평 해주시니 더더욱 안타깝다는...

마늘빵 2007-01-07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날개님 / 그거였어요? 어 그럼 만화를 소재로 한건 뭐지. 왜 그렇게 들었지. -_- 근거없는 소문에 따르기보다 '만화'를 '소설'로 바꿔야겠군요.
배혜경님 / 그러게 말이에요. ^^ 그런것두 있구나.
라일라님 / 아 미녀는 괴로워인가. -_- 아 정말.
산책님 / ^^ 머 그냥 볼 만 합니다. 좀 유치하지만.
마태우스님 / 엄정화 때문에 봤어요. 저도. 혜니는 얼굴과 몸만 있지 연기력은 아니잖아요. 여자들은 혜니의 몸과 얼굴을 보기 위해 본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