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가격 - 예술품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지적 미스터리 소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현정수 옮김 / 창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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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쓴 소설이다. 흥미진진하다. 작가는 『키드내퍼스(キッドナッパーズ)로 2003년 제42회 '오루 요미모노(オール讀物)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오루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은 1962년(제1회)부터 2007년(제46회)까지 수여되었다. 2008년부터는 '오루 요미모노 신인상'(1952년부터 시상하여 2008년이 88회째였다)에 통합되었다. 『오루 요미모노』는 주식회사 문예춘추(文藝春秋)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이다. 나오키상(直木三十五賞) 수상작이 위 잡지에 실리는데[상반기 수상작이 9월호에, 하반기 수상작이 다음 해 3월호에. 아쿠타가와상(芥川龍之介賞) 수상작은 월간『문예춘추』에 실린다]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은 2003년부터 위 잡지에 연재되다가 2005년 하반기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추리소설 신인상 수상자(작) 중에는 1976년(제15회) 아카가와 지로(赤川次郎, 『유령열차 幽霊列車』), 1987년(제26회)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우리 이웃의 범죄 我らが隣人の犯罪』), 1997년(제36회) 이시다 이라(石田衣良,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池袋ウエストゲートパーク』), 2002년(제41회) 슈카와 미나토(朱川湊人, 『올빼미 사내 フクロウ男』, 그의 첫 단행본인 『도시전설 세피아 都市傳說セピア』에 수록됨) 등이 있다. 일본이 가까이에 있어 속 썩는 일도 많지만, 우리와는 다른 감수성의 것들을 비교적 쉽게, 빨리 입수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돌아와서, 가도이 요시노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국내에는 『천재들의 가격』 한 권만 번역되어 있는 것이 의아하여 찾아보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유사한 책을 여러 권 시리즈처럼 냈다[후술. 『천재들의 가격』의 주인공도 가미나가 미유(神永美有)이다]. 그런데 저자의 책 중에 『竹島』가 있는 것이 찜찜하다(알라딘에서도 검색이 된다. 위 제목 클릭). 내용은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천재들의 가격』에서 언뜻 비치는 시각에 비추어 보면, 우리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천재들의 가격』 국역본에서도, 그런 점이 있음을 역자가 굳이 후기에서 해명 조로(?) 언급하여야만 했다]. 아마존 저팬 책 소개에는 '역사 서스펜스&콘 게임 소설'이라는 설명이 있고[사전에서 '콘 게임(コン・ゲーム)'을 찾으니, "순진한 사람을 상대로 사기의 수단을 써서 타격을 주는 일"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독자평 중에는 영유권에 관한 책이 아니라 협상소설이라는 평이 있다. 가도이 요시노부는 역사소설도 많이 쓰는 것 같은데(역시 각각의 내용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저자의 입장 때문에 책이 소개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아마존 저팬과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책 중에서 그림 얘기다 싶은 것들 위주로 몇 권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순서대로  『천재들의 거리 미술탐정 가미나가 미유 天才までの距離 美術探偵・神永美有』, 『주문이 많은 미술관 미술탐정 가미나가 미유 注文の多い美術館 美術探偵・神永美有』, 『여기는 경찰청 미술범죄 수사대 こちら警視庁美術犯罪捜査班』, 『우리의 근대건축 디럭스! ぼくらの近代建築デラックス!』, 『마법의 히스토리 투어 미스테리와 미술로 읽는 현대 マジカル・ヒストリー・ツアー ミステリと美術で読む近代』, 『혈통 血統』, 『찾으시는 책은 おさがしの本は』, 『세상에 한 권의 책この世にひとつの本』, 『소설 있습니다 小説あります』, 『호텔 컨시어지 ホテル・コンシェルジ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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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1-03 0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커버들 예술성이 뚝뚝 묻어 나네요^^ 책에 대한 정이 더 많이 생길 듯.
한국커버들은 세련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서 비슷비슷해 보이죠.

묵향 2017-01-03 14:45   좋아요 1 | URL
생각해 보니, 번역된 것이라도 일본 소설 커버들은 독특한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네요~ 만화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안에는 그림이 전혀 나오지 않더라도 말이죠.

묵향 2019-01-2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SilentPaul/10578014으로 다시 작성하였습니다.
 
한국 근현대미술 감정 10년 -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10주년 기념 백서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엮음 / 사문난적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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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 설립으로 시작하여, 2003년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미술품 감정의 학술적 연구 바탕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1년 가칭 '한국미술품감정가협회' 결성, 2년 준비기간 가진 후 사단법인 등록)와 업무 제휴, 2006년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와 업무 제휴(1982년경부터 한국화랑협회 산하 감정위원회에서 감정 업무를 하여 오다가, 보다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감정을 위하여 통합)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10년사를 다룬 자료집 내지 백서라 볼 수 있겠다(책은 2013년 5월에 나왔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562명 작가의 작품 5,130점을 감정하였다. 상세 목록은 책에 수록되어 있다.

 

 박수근 <빨래터>, 이중섭 <물고기와 아이>, 윤중식 <아침> 등 굵직한 진위 시비를 위주로 그간의 흐름을 개관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크고 작은 유혹과 압력, 때로는 신변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있었을 테지만(미술품은 돈으로 사고 파는 '상품'이 되면서부터, 언제나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위험한 물건'이 된다), 소신을 가진 많은 분들의 보이지 않는 분투가 있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한국의 감정 실무가, 시대에 걸맞은 '객관화' 노력, 다시 말해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충분히 기울이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오랜 세월 미술품을 접한 전문가('도사')들의 직관과 안목('느낌적인 느낌')이 미술품 진위 판단에 중요한 전거가 될 수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단, 한국에서는 감정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반드시 '감정' 분야 전문가인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여러 글과 말 사이 사이에서는, 정황사실과 간접증거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방식에 관한 전문가답지 않은 견해, 통계자료에 대한 이해 부족, 과학 감정에 대한 그릇된 오해와 불신 같은 것이 '느껴져서' 우려가 많이 되었다. 예컨대, 감정을 위한 '과학적 방법론'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개량·개발하여 나갈 수 있는 것임에도, 특정 감정기법이 가진 제한성에 관한 한정된 경험만을 바탕으로('방사성 동위원소에 의한 연대 측정은 고작 50여 년 역사를 가진 한국 근현대 미술품 감정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 같다), 마치 '과학'이라는 말이 붙은 기법 '전반'이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비예술적' 방법인 양 단정짓거나, '안목 감정이 과학적 방법보다 우월하고 과학 감정은 안목 감정을 보완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말하는 자신감("우리의 눈과 뇌가 가장 과학적이다")과 '비과학적' 편향에는 도저히 동의하기 어려웠다(물론 이러한 편견은, 한국에서 미술 감정의 역사도 짧지만 '과학' 감정의 역사는 더더욱 짧고, 전문가는 거의 없다시피 하며, 그래서 소위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차별화한다고 하는 분들이 '결과 해석'에서는 종종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 비약과 '비과학성'을 보였기 때문에 강화된 측면이 있다. 과학 감정은 기본적으로 진품을 확인하기보다는 위품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고, 결론을 '확률적으로' 낼 수 밖에 없는 것임에도, 곧잘 확신에 찬 단정이 내려지고, 그것이 오류로 밝혀지는 경우들이 있었다.). 우리보다 미술 감정 역사가 길고 시스템이 체계화되어 있으며 전문가 풀이 두터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미국, 일본 등과(프랑스, 이탈리아 등에는 '사법감정사'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최신 감정 기법을 부지런히 교류하여야 하지 않을까(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세분화된 전문가 양성 노력은 당연히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국내에 나와 있는 책이 많지 않은데, 다음 기회에 언급하기로 하고, 비매품이지만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서 낸 두 권의 논문집을 소개한다(위 『~ 10년』에, 감정위원들은 사단법인 소속이고,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은 행정사무를 전담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2014년 연구집에는 김환기, 이대원, 오지호, 김창렬, 천경자, 김종학 등 주요 작가들을 다룬 김미정, 기혜경, 김인아, 최정주, 김이순, 김기리, 김상균의 논문이, 2015년 연구집에는 임직순, 도상봉, 윤중식, 권옥연, 최영림의 작품에 관한 김미정, 김인아, 이경은, 이호숙(이전에 게시한 『미술시장의 법칙』의 저자), 최정주, 박혜경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여전히, 이것이 최선일까, 글들이 제시하는 요소들이 '종합적 고려'에 참고되는 사항을 넘어 결정적 판단기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허망함이 든다. 100% 완벽히 들어맞을 수는 없기에 어느 정도 '자의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른바 '작품 시기 구분'('피카소 청색시대'와 같은)에 꿰어 맞추는 듯한 인상도 받는다(시기 구분이 관행처럼 '10년' 단위로 이루어질 경우, 자의성은 더 커진다). 설득력 없는 언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사(修辭)의 상찬을 넘는 '분석'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연구가 감정의 기초자료로 쓰일지, 위작의 참고자료로 쓰일지 의문이라는 생각마저 간혹 들었다.

 

 '감정'과 '비평'은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때로 '작품에 대한 비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평문을 위하여 작품을 동원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언제까지고 비평가적 입장에 선 '아우라 감정'만 고집해서는, 검은 배후의 침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체계적·객관적 방법론의 확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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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 40년 재원미술총서 5
오광수 외 지음 / 재원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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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아트협회>, <창작미술가협회>, <신조형파>, <현대미술가협회>, <백양회> 다섯 그룹이 출범한 1957년을 기점으로 1997년까지, 40년간 한국 추상미술 전개 양상을 다룬 오광수 등 10인의 비평집. 자의식 과잉의 작품에, 평문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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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2-31 0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묵향님, 최근 열심히 올려주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많으세요^^

묵향 2016-12-31 10:05   좋아요 1 | URL
Agalma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한 해가 또 저문다는 것이 아쉬워서 부랴부랴 읽고,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술 시장의 법칙 - 미술품 투자! 이성으로 분석하고 감성으로 투자하라
이호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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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세계. 마치 딴 세상 이야기인 양. 하지만 흥미로운 세계. ‘가격‘의 프레임으로 미술을 보니 대단히 새롭다. ‘미술 시장의 법칙‘까지는 아니어도, 미술 시장 전반에 대한 ‘감(感)‘을 잡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 몰랐던 현대미술 작가·작품들에 대한 견문을 넓히게 된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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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세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칼 포퍼 지음, 이상헌 옮김 / 생각의나무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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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포퍼(1902~1994)의 말년 인터뷰와 에세이를 담은 책으로, 1992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1, 2부는 이탈리아 언론인 Giancarlo Bosetti와의 대담을, 3부는 '민주국가의 이론과 실제에 대한 반성', '자유와 지적 책임'이라는 두 편의 에세이를 수록하고 있다. 칼 포퍼 정치사상의 완성되고 정리된 모습을 개략적으로 살필 수 있다.

 

 포퍼에 따르면, '누가 지배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서투른 정식화이다. 군주정, 과두정, 민주정을 비교하여 '철인통치'를 주창한 플라톤에서부터 비롯된 이런 형식의 물음과 해결책들은, 언제나 최악의 불행을 야기했다.

 민주주의의 본질 역시 '국민주권'이나 '국민에 의한 지배'가 아니다. 그는 과학철학에서 택한 전략대로 민주주의도 부정적(否定的) 방식으로 접근한다. 포퍼가 말하는 민주주의의 핵심은 '제거할 수 없는 정부', 다시 말해 '독재'와 '부자유', '법의 지배가 아닌 다른 지배의 형식'을 피할 수 있는 힘, 즉 '심판가능성(= 반증가능성)'에 있다. 사람은 언제나 틀릴 수 있고, 실수와 오류를 통하여 배울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만이 폭력 아닌 이성으로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한다. 처칠의 표현처럼, "민주주의는 최악의 정부 형태이다. 다른 모든 정부 형태를 제외하고."

 어떤 개인이나 집단도 진리를 독점할 수 없다. 공동의 노력으로 진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따름이다. 영구불변의 절대적 진리는 있을 수 없다. 얼마간 반증을 견디고 있는 잠정적 진실만 있을 뿐이다. 목표는 추상적 선의 실현이 아니라, 구체적 악의 제거에 놓여야 한다. 그 성패는 '의사결정의 제도적 틀로서 비판과 토론이 얼마나 현실적 힘을 가지고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판적 이성/합리주의, 즉 사실의 존중, 비판과 토론에 열린 태도, 오류 가능성에 대한 관용의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이타적 개인주의' 윤리이다. 요컨대, 민주주의는 '국민법정(popular tribunal)'이어야 한다.

 

 칼 포퍼의 책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번역되어 있다. 번역되지 않은 것은 The Self and its Brain (NY: Springer, 1977); The Open Universe: An Argument for Indeterminism (From the Postscript to the Logic of Scientific Discovery) (Totowa, NJ: Rowman and Littlefield, 1982); Quantum Theory and the Schism in Physics (Totowa, NJ: Rowman and Littlefield, 1982); Realism and the Aim of Science (From the Postscript to the Logic of Scientific Discovery) (Totowa, NJ: Rowman and Littlefield, 1983); The Myth of the Framework: In the Defence of Science and Rationality (London: Routledge, 1996); Knowledge and the Body-Mind Problem (London: Routledge, 1996) 등이다. 『현대과학철학 논쟁』은 토머스 쿤과 임레 라카토슈, 파울 파이어아벤트 등의 논쟁을 담은 책이다.

"우리의 문명이 살아 남으려면 우리는 먼저 위대한 인물에 맹종하는 습관부터 타파해야 한다. 역사에 관한 예언자로 행세하기를 중지할 때, 우리는 운명의 창조자가 될 수 있다. (...) 사회가 예술작품처럼 아름다워야 한다는 견해는 흔히, 너무나 쉽게 폭력적 조치를 초래한다. 지상에 천국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인간만이 그의 동료를 위해 준비하는 지옥을 만들 뿐이다. 우리의 가장 큰 불행은 오히려 어떤 선한 의도에서, 즉 동료들의 참담한 운명을 개선하고자 하는 우리의 조급함에서 비롯되었다." (4쪽)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와 동시에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41쪽)

"인류의 구체적 역사가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의 역사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모든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의 희망과 투쟁 그리고 수난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 (155쪽)

"합리적 접근법은 내가 틀릴 수 있고 네가 옳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우리는 공동의 노력에 의해서 진리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60쪽,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재인용)

"이 책을 이루고 있는 논문들과 강의는 매우 간단한 주제의 변주들이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182쪽, 『추측과 논박』 머리말 중에서)

"우리의 행정은 소수 대신에 다수를 옹호한다. 이것이 민주주의라 불리는 이유이다. 법률은 개인들의 사적 분쟁에서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정의를 행사한다. 그러나 우리는 탁월한 자의 주장을 무시하지 않는다. 어떤 시민이 뛰어나면, 그는 다른 사람에 앞서서 국가에 봉사하도록 요청된다. 그러나 그것은 특권으로서가 아니라 그의 장점에 대한 보상일 뿐이다." - 페리클레스(203쪽)

(7-1) "우리는 마르크스의 성실성을 인정하지 않고서 그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내릴 수 없다. 그의 열린 마음과 사실에 대한 감각, 그리고 쓸데없는 말장난에 대한 혐오, 특히 도덕적 훈화조의 말장난에 대한 혐오는 그를 위선과 표절에 대해 싸우는,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투사의 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도우려는 불타는 열의를 가지고 있었으며, 입으로써가 아니라 행위로 자신을 증명할 필요를 깊이 느꼈다. 그의 재능은 주로 이론적인 데 있었으므로, 억압받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투쟁을 위한 과학적 무기라고 그가 믿는 것을 주조해 내는 데 엄청난 노력을 바쳤다. 진리를 모색하는 성실성과 지적 정직성은 그를 그의 많은 추종자들로부터 구별해 준다. (7-2로 이어짐)

(7-2) 지적 원천에서는 헤겔의 철학과 거의 동일하다 하더라도, 마르크스주의에는 말할 것도 없이 인도주의적 충동이 밑에 깔려 있다. 더구나 헤겔 우파와는 대조적으로 마르크스는 인간의 사회적 문제 가운데 가장 절박한 문제에 합리적 방법을 적용하려는 정직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의 가치는 그 노력이 대부분 실패에 그쳤다는 사실에 의해 감소되지 않는다. 과학은 시행착오에 의해서 진보한다. 마르크스는 그런 시행착오를 시도해 보았던 것이다. (7-3으로 이어짐)

(7-3) 경제적 힘이 모든 악의 뿌리에 놓여 있다는 독단은 없애버려야 한다. 오히려 모든 악의 뿌리에 놓여 있는 것은 모든 형태의 통제되지 않은 힘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해하여야 한다. (...) 경제적 힘이 위험스럽게 되는 것은 돈이 직접 권력을 살 수 있게 된다든지, 생존하기 위해 자신을 파는 경제적 약자를 노예화함으로써 권력을 간접적으로 살 수 있게 될 때이다. (...) 우리는 경제적 힘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제도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 착취를 방어할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상 7-1~3은 239쪽에서 인용)

"선거일은 새로운 정부에 적법성을 부여하는 날이 아니라, 과거 정부를 우리가 재판하는 날, 즉 과거 정부가 그동안 자신들이 해왔던 일들에 대해서 설명해야 하는 날이다." (249-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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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2019-01-20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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