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얼마 전에 나온 백악관 Kids Online Health and Safety Task Force 보고서를 비롯하여 여러 연방정부 부처에서 가이드라인을 냈거나 준비하고 있다.


  "Biden-⁠Harris Administration Takes Actions to Advance Kids’ Online Health, Safety, and Privacy" (2024. 7. 22.)

  https://www.whitehouse.gov/ostp/news-updates/2024/07/22/biden-harris-administration-takes-actions-to-advance-kids-online-health-safety-and-privacy/


  주정부 등도 학생들의 스마트폰이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다양한 방식의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권진영 기자, "'아이들의 불안을 멈춰라'…각국, 청소년 SNS 사용 규제 도입에 시동", 뉴스원(2024. 9. 14.) https://www.news1.kr/world/general-world/5542426

  김지완 기자, "메타, 10대 인스타 계정 모두 비공개 전환…한국 내년 1월부터", 뉴스원(2024. 9. 18.) https://www.news1.kr/world/international-economy/5543822

  "꼭 필요한 교내 스마트폰 사용금지", 한국일보 사설(2024. 6. 21.)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40620/1519100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부모들이 담합을 하여도 모자랄 판에(목동 어디선가는 그렇게 한다고도 들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부모들의 편의라는 구실로 식당 곳곳에서 말도 못하는 아이들이 스마트폰 시청을 '강제받고' 있는가 하면, 여러 학원을 뺑뺑이 도는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자신의 휴대용 기기를 받아 가지게 된다. 세계 어디서나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지만 부모들 자신부터가 스마트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그동안 학교의 휴대전화 일괄 수거 조치를 인권 침해라고 판단해 오다가(허울 좋은 "통신의 자유"이고, "인권"의 오용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다르게 결정하였다는 소식이 들린다(2024. 10. 7.에 열린 2024년 제18차 전원위원회에서 의결된 모양인데, 결정문은 아직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


  국가인권위원회, "2024년 제18차 전원위원회 개최 알림 [10. 7.(월) 15:00]" 중 "(의결 24-15) 고등학교의 휴대전화 수거로 인한 인권침해(23진정0175100)(재상정)" (2024. 10. 2.) http://humanrights.go.kr/base/board/read?boardManagementNo=25&boardNo=7610592


  안성우 기자, "'학교서 스마트폰 금지하면 인권침해'…다른 나라는" SBS 뉴스(2024. 9. 25.)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12777 (SBS는 위 23진정0175100 사건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곧 논의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이 기사를 냈던 건가? 개최 공고일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운데, 재상정되어 그런가? 바로 며칠 뒤에 상반되는 아래 기사가 나온 것이 신기하다.)


  정성진 기자, "'휴대폰 일괄 수거, 인권 침해 아냐'…10년 만에 뒤집혔다" SBS 뉴스(2024. 10. 8.)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27179


  아무튼 미국 여기저기서 『The Anxious Generation』을 이야기하는 것이 들린다. 『The Righteous Mind(바른 마음)』을 참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또 한 번 메가 히트작을 내셨다 싶다. 대단히 중요한 책이고, 사회적으로 널리 읽혀야 할 것 같다. 우리말로도 신속하게 번역되어 참 다행이다. 번역도 기대하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더 적극적으로 토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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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기에 같이 봤는데,

  30여 쪽 안에, 천왕성에 관하여 과거부터 비교적 최근 발견까지, 예컨대 William Herschel과 Caroline Herschel 남매가 왜 처음에 천왕성을 혜성이라고 생각하였는지, 또 나와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Leigh Fletcher 박사의 최근 연구 등 그 어떤 책보다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천왕성의 위성들은 이 책으로 처음 접한 이름이 많다.


  허셜 남매 이야기는 인하대 신소재공학부 황진명 명예교수님께서 잘 정리해 주신 블로그 글이 있다.

  https://blog.naver.com/kbs4547/221280579636


  Leigh Fletcher 박사 학술 프로필 페이지

  https://leighfletcher.github.io/


  곽노필, "얼음천체 안엔 바다가 있다…천왕성 4개 위성도 유력", 한겨레(2023. 5. 9. 등록, 2024. 6. 29. 수정)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090991.html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노벨상 수상자, 대학 순위 발표를 보면서 우리 근대 학문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되지만, 과학뿐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영어권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아이들과 우리의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관심과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자원에 너무 큰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시장도 크지 않은데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계가 이런 책을 두루 갖추기를 기대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더 많은 책을 볼 수 있게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어릴 때부터 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공적으로 만드는 게 수월한 길이 아닌가도 싶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여전히 대학을 지식을 일차 생산하는 기관으로 생각하기보다 지식 소매점, 입시의 종착역 정도에 머무르도록 강제하고 있어 안타깝다. 


  책에 나오는 더 읽을거리... 다른 출판사 책들도 사심 없이 고른 것 같다.




  시리즈의 다른 책들




  출판사 페이지 https://www.capstonepub.com/ 에 들어가니 좋은 자료가 많다.

  

  그런데 이건 어떤 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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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영어만은 꼭 유산으로 물려주자!, 공병호, 21세기북스, 2006.



  본가에서 책 정리하다가 발견하고 얼른 읽었는데,

  찾아보니 2020년 외국에 있을 때, 품절되어 애타게 찾고 있던 다른 책이 중고로 나와 급하게 사면서 1,500원에 같이 사 본가로 배송해 두었던 책이다.

  참 별의별 책을 다 쓰셨다 싶다.

  

  책이 나온 2006년과 지금은 한국의 영어 교육 환경이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우선 언어 모형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에 영어의 지배력이 더 강력해졌다. 50년, 100년 뒤에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정도 외에는 지역적 방언 이상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언어뿐 아니라 영어권 사고(영어식 사고, 영미식 사고)가 인류의 사고 체계를 재조직하고 있다.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거나 최소한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 '사피어-워프 가설', '언어적 상대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ChatGPT 같은 언어 모형의 대중화로 그 이론은 비로소 검증할 수 있는 가설이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이지리아 등 영어권 아프리카의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는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form Human Feedback; RLHF)이 어떻게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언어(영어)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관한 기사:

  Alex Hern, "TechScape: How cheap, outsourced labour in Africa is shaping AI English", The Guardian (2024. 4. 16.)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24/apr/16/techscape-ai-gadgest-humane-ai-pin-chatgpt [PubMed 논문에서 "delve" 사용이 급증했다는 Jeremy Nguyen의 X 게시물을 인용하고 있다].


  사피어와 워프의 원전 등


  Edward Sapir (1929), "The status of linguistics as a science", Language, 5(4): 207–214, doi:10.2307/409588

  Benjamin Whorf (1956), Carroll, John B. (ed.), Language, Thought, and Reality: Selected Writings of Benjamin Lee Whorf, MIT Press


  Lev S. Vygotsky (1962), Thought and Language, MIT Press.

  George Lakoff & Mark Johnson (1980), Metaphors We Live By, University of Chicago Press.

  Linda Hermer-Vazquez, Elizabeth S. Spelke, & Alla S. Katsnelson (1999), "Sources of Flexibility in Human Cognition: Dual-Task Studies of Space and Language", Cognitive Psychology, 39(1), 3–36, doi:10.1006/cogp.1998.0713

  John A. Lucy (1992), Grammatical Categories and Cognition: A Case Study of the Linguistic Relativity Hypothesis, Cambridge University Press.

  Deborah Tannen (1993), Framing in Discourse. Oxford University Press.


 


  이제는 지방 중소 도시에서도 아침에 영어 유치원 차들이 늘어서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충격적으로 급격히 (희)귀해진 자손들에게, 영어만은 남겨주겠다는 생각을 하는 부모들이 많아진 것 같다.

  국가에서 "영어 유치원"이라는 명칭 사용을 금지하고 여러 규제를 한들, 지금의 흐름이 꺾일 리 만무하다. 영어를 사교육에만 맡겨 놓으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의 다과(多寡)에 따라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유아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학원은 더 늘어날 것이고, 비싼 "유아 대상 영어학원"일 수록 일반 유치원 이상으로 아이들 정서 발달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할 것이다.


  영어 유치원 때문인지, 영어 교육 방식이 조금이나마 더 똑똑해져서인지는 몰라도, 한국인의 일상 영어 구사력은 세대가 내려갈수록 향상되고 있는 것도 같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영어 교육의 전반적 가성비는 떨어지는 것 같고, 이왕 각자가 상당한 자원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 그것이 더 효율적으로 쓰이게 할 국가적, 공적 대책이 필요한 게 아닌가도 싶다.

  영어를 외국어라고만 생각하면, 우리는 영원히 지식의 소비자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


Robert J. Fouser, "지적인 활동을 위한 언어로서의 한국어의 생명력에 대한 연구(An Inquiry into the Vitality of Korean as a Language for Intellectual Activity)", 국제어문교육비교연구회 제3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02. 10.) https://researchmap.jp/robertjfouser/misc/3382391

[책 177쪽에서 재인용] 


"그러나 지적인 활동을 더 면밀히 살피면 문제가 되는 경향들이 발견된다. 가장 명백한 경향, 특히 국외자들에게 나타나는 경향은 고등교육의 위기이다. 드물게 발견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고등교육 기관은 더 이상 지식이 창조되는 곳이 아니다. 대신 그들은 타자에 의해서 생산된 지식들[을] 소비하는 곳이 되었다. 지식의 생산과 지식의 소비의 차이는 중요하다. 지식의 생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한국어가 다른 언어들(주로 영어)로 생성된 표현 지식에 대한 운송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지적인 활동 면에서 수용자 언어는 생명력이 있을 수 없다. 수용자 언어는 어휘, 구조, 세계관에서 원천 언어에 의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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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교육론, 존 로크, 박혜원 옮김, 비봉출판사, 2011.



  어렴풋이 로크가 법률가, 법학자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변호사였고 로크 자신은 오히려 옥스퍼드에서 의학을 연구하였단다. 로크는 뒤에 샤프츠베리 백작(Earl of Shaftesbury)이 되는 애슐리 경(Lord Ashley)의 시의(侍醫)로도 일했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로크는 책 첫머리부터 신체 건강에 관한 교육론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식사법부터 해서 책 전반에 걸쳐 소박하고 담백한 자기 관리 습관을 권하고 있다. 로크 자신도 참 훌륭한 사람이다 싶다. 아이 교육도 교육이지만 나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하였다. 부모 자신을 위한 채근담이요, 명심보감이라 할 만하다.


  주옥 같은 내용이 많아 제대로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으나 다음 기회로 미룬다.


  비봉출판사 측에서 블로그에 원문(영어) 파일을 올려 두었다.

  https://m.blog.naver.com/bbongbooks/110118123224


  그러나 로크 정도로 옛날 사람의 글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다.

  https://oll.libertyfund.org/titles/locke-the-works-vol-8-some-thoughts-concerning-education-posthumous-works-familiar-letters


  이 책이 널리 주목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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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론 - 귀한 자식 이렇게 가르쳐라
존 로크 지음, 박혜원 옮김 / 비봉출판사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매우 재미있음ㅎ

그러나 점점 진지하게, 교육론으로서보다는 명심보감처럼 읽게 된다.

부모님과, 살면서 만났던 많은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게 하는 책.

젊은 부모님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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