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테이스팅 코스
마크 드레지 지음, 최영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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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붐이 불었던 몇 년전과는 달리 요즘 맥주의 인기가 조금은 사그라 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하여 단체로 호프집에 모여서 술을 마시던 예전과 달리 소수의 사람의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마시는 추세가 되면서 맥주보다는 와인이나 위스키의 인기가 많아진 것도 한 몫 할 것 같다. 맥주의 인기가 약간 사그라들었다고 그 매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맥주는 물, 곡물, 홉, 효모만 있다면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알콜음료이다. 게다가 빠르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기에 숙성시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와인이나 위스키에 비하여 훨씬 간편한 음료이다.

맥주는 크게 라거, 에일, 와일드/샤워 맥주라는 세 가지 종류로 나뉘지만 맛에 따라서 몰트의 특징에 따라서 레시피나 홉의 종류에 따라서 상당히 다양한 변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특히 맥주에 사용되는 홉의 경우 종류도 다양하고 홉의 가공방식에 따라 맥주의 맛과 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한국에서 만드는 맥주의 경우 보통 홉을 수입하여 사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홉이 자랄 수 있는 지역이 남북위도 35-55도 사이이고 그 안에 한국이 포함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알고보니 한국에서도 홉을 재배할 수는 있기는 한데 한국에서 재배한 홉의 퀄리티가 다른 나라에서 재배한 것보다 낮아서 수입을 해서 쓰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마치 한국에서 바나나를 재배할 수는 있지만 효과나 효율성을 따졌을 때,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맥주와 관련된 책에서는 맥주 자체에만 집중을 하는데 '맥주 테이스팅 코스'의 장점은 아무래도 맥주와 음식의 마리아주/페어링을 생각해보게끔 만든다는 점이었다. 보통 술와 음식의 마리아주/페어링을 생각하면 와인을 떠올리며, 맥주는 일반적으로 감자튀김 같은 튀긴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맥주 테이스팅 코스'에서는 맥주 스타일에 따라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해주고 있다. 맛의 강도에 따라 맛이 강한 맥주라면 진한 맛을 가진 음식을 추천해주고 있으며, 라거 같은 청량한 맥주에는 샐러드 같은 음식을 추천해주고 있으나 강한 인도 카레와 페일라거 처럼 의외의 조합을 추천해주기도 하였다. 책에서 추천한 페어링 중에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조합은 커피 스타우트 맥주-블루베리 팬케이크 페어링과 위트비어&세종-팔라펠랩 페어링이었다. 술과 관련된 다수의 책을 읽어보았지만 보통 술과 비건요리의 페어링을 추천해주는 책은 없었는데 '맥주 테이스팅 코스'에서는 맥주와 비건음식의 페어링을 추천해주는 것도 매우 색다른 시도라고 생각되었다. 읽으면서 꽤나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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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쇼크, 다가올 미래 - 초대형 AI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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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와 챗gpt에 대한 책이 열풍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그때 당시의 상황과 이슈에 따라서 어떨 때는 챗gpt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고 어떨 때는 AI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AI와 챗gpt는 엎치락뒤치락 하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 두 가지 이슈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대다수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뜻도 있지만 그만큼 집중이 될 정도로 발전을 많이 했고 산업이 성장했으며 우리의 일상생활 깊숙히 AI와 챗gpt가 들어와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AI 쇼크, 다가올 미래'는 상당히 간단하게 2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AI에 대한 인류의 공포를 다루는 1부 디스토피아의 공포와 2부 유토피아로 가는 길이다. 인간은 기계개발과 혁신으로 인하여 상당한 개발을 이루었으나 하나의 개발과 혁신이 전세계를 휘몰아 칠 때마다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다양한 직업군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하였다. 이런 '산업혁명'은 인류가 발전을 할 수록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역시 하나의 '산업혁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1784년 증기기관과 수력을 이용한 기계적 생산설비가 시작된 1차 산업혁명과 1870년 2차 산업 혁명 이후 대량생산과 노동의 분업이 이루어졌고 집에서 하는 소규모 제작 업체는 멸종이 되었다. 나는 인공지능의 발전 역시 또 하나의 산업혁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쩔 수 없이 대다수의 직업이 사라지고 또 다른 직업이 생기는 과정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모 가댓은 1부와 2부가 끝나는 위치에 자신의 생각을 짧게 정리를 해두었다. 'AI 쇼크, 다가올 미래'에서 모 가댓이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해보자면 이미 세상으로 나와버린 인공지능을 다시 없애고 0으로 회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은 세상으로 나왔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한 문제는 어쩔 수 없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것은 역시 인공지능을 만든 인간의 몫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행동으로부터 배울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원천 소스가 바로 인간의 행동이라는 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진 뒤 인간을 멸종시키고 지배하는 행동을 하거나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인류애와 전지구를 위하여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인류가 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가능할까?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많은 AI가 실패로 끝났던 이유 중 하나가 이 AI를 가르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다른 집단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상징과 언어를 사용하였고,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가지고 교육을 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차별, 혐오, 가짜뉴스를 배제한 올바른 교육을 진행한다면, AI는 보다 긍정적인 무엇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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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1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창조물이란 진리를 망각하지 말아야겠어요.
 
생태페다고지 - 탈토건 시대를 여는 생태교육 생태경제학 시리즈 2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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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교수의 생태경제학 시리즈 2탄 생태페다고지는 생태경제학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교습법이 적힌 책은 아니다. 한국 교육 내에서 생태경제학 교육이 왜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우석훈 교수는 한국이 너무 경제개발에만 치우쳐 있으며, 이에 한국의 교육 역시 생태나 환경이 아닌 경쟁에만 치중되어 있는 것에 아쉬움을 표현하며 공교육 내에서 조금이라도 생태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이 책을 쓴 것 같지만 책 제목처럼 '생태페다고지'를 전달하는데는 실패한 것 같아 아쉽다. 생태요괴전과 생태페다고지의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청소년 대상 혹은 청소년에게 생태경제학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한 책이다보니 최대한 청소년이 읽고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썼다는 점이다. 생태경제학에 대해 문외한 이라면 생태요괴전과 생태페다고지를 읽어서 생태경제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다른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생태페다고지가 출간된 년도는 2009년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시점이 2023년이기 때문에 무려 14년의 시차가 있는데도 공감이 되는 부분은 많았다. 이를테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808명이며, 아직도 한국은 사회적 육아 없이 '낳은 사람이 육아를 온전히 책임지는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 2009년에 출간된 생태페다고지에서도 출산율이 줄어들고 청소년이 없어서 학교가 폐교되고 마을이 없어지는 일을 걱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책이 없었는데 2023년이 되어서도 국가의 출산율 대책은 딱히 없어보인다. 생태경제학 교육 이전에 이 교육을 받을 인구가 아예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적으며, 교육은 치열한 경쟁으로 가는 한국의 공교육에서 말할 수 있는 생태경제 교육은 기껏해야 '학교 내 급식에서 소비되는 작물 중 일부를 학생이 직접 농사를 지어보자'지만 이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에게 생태경제학 교육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기 이전에 성인이 먼저 생태경제학이 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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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2disc)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 / 대원DVD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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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에서는 1994년에 개봉하였지만 한국에서는 2005년 개봉을 하였고, 당시 메가박스 단독 상영을 하였다. 딱히 한국에서 흥행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쿄의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너구리가 살던 다카 숲과 스즈가 숲의 면적이 줄어들고 너구리가 살 곳이 없어지니 각 숲에 살던 2개의 너구리 무리가 살 방안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여 인간에 대항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도시 개발로 인한 숲의 황폐화, 자연 난개발, 생태계 파괴의 내용을 너구리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다. 너구리의 경우 잡식성 동물이고 사람의 음식을 먹고 살 수 있기에 인간의 음식을 먹으로 도시에서도 그럭저럭 살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자연 자체가 파괴되면 안전하게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없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 많은 동물 중 주인공을 너구리로 삼은 것은 인간이 생각하는 너구리의 이미지가 너무 무섭거나 악하지 않아 블랙코미디적인 모습을 만들 수 있으며, 자연 생태계와 인간이 만든 사회를 드나들 수 있는 만큼의 사회적응력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생태적인 것과 동물권적인 관점으로 쓰는 글은 동물권 매거진 '솔스'의 브런치(https://brunch.co.kr/@alia)에 쓸 예정이다.

쇼키치가 애니메이션 제일 마지막에 하는 '여우, 너구리, 토끼, 족제비는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인간동물은 너무나 명확하게 알고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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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요괴전 -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생태경제학 시리즈 1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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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를 위한 경제학'을 읽은 뒤 생태경제학 관련 책을 찾다보니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이 생태경제학 시리즈를 저술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총 4권을 기획하였나본데 3권까지 출간되었으며 1권 생태요괴전, 2권 생태페다고지는 현재 절판 중이고 전자책으로만 읽을 수 있다. 2011년에 출간된 디버블링은 꾸준히 팔고 있다. 생태요괴전은 청소년 대상으로 쓴 생태경제학 책이고, 생태페다고지는 교사가 청소년에게 생태경제학에 대한 교육을 진행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쓴 책인데 아무래도 두 책 모두 수요가 별로 없었나보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입시 목적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지만 그래도 청소년이 생태경제학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한 책이 절판되었다는 점은 꽤나 아쉽다. 절판이 되어 구매를 하지 못 한 생태요괴전은 동네 도서관이 휴관을 하기 직전에 빌려서 읽을 수 있었다. 생태요괴전을 빌리는 김에 생태페다고지와 디버블링도 같이 빌렸기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우석훈의 생태경제학 시리즈는 다 읽고 리뷰를 쓸 예정이다.

생태요괴전을 펴서 읽기 시작했을 때, 드라큘라, 좀비,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을 자본과 인간의 욕구를 투영하여 생태경제학을 설명하다보니 개념도 메타포도 잘 잡히지 않아 읽는데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본을 늘리는 방식을 지향하고 자본을 최대한 많이 선점한 자(자본가=드라큘라), 그에 붙어 기생하는 자(드라큘라 백작에 기생하는 변호사), 소비욕구를 절제하지 못 하는 사람(좀비)라는 설정으로 기존의 경제학을 설명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생태경제학으로 변화하는 법을 고민하는 생태요괴전은 상당히 은유적이고 비유적으로 경제에 대해 전달하려고 노력한 책이다. 자본을 증식과 소비하고 소유하려는 욕망에 휩싸여 인간 스스로 요괴(드라큘라, 좀비)가 된다면 결국 지구의 생태계가 파괴되어 지구 내부에서 요괴(카트리나 같은 자연재해 등)를 만들어 인간 세상을 폭망하게 하거나, 인간이 인간을 잠식하여 스스로 자멸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인간 동물이 스스로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제학의 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간 동물이 온 우주와 지구의 중심이라는 인간중심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태경제학이 실제로 인간동물 사회로 들어오려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개념이 바뀌었듯이 전지구의 인간 동물의 개념이 탈인간동물중심주의가 되어야 하지만 꽤나 어려운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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