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없는 세상 - 적은 자원으로 순환 경제를 이용해 지구 살리기
론 고넨 지음, 최기원 옮김 / 비즈니스맵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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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 없는 세상'에서 다루는 순환경제를 정확한 용어로 설명하자면 '생태경제학'에 대한 부분이다. '생태경제학' 관려 서적에 보면 기본적으로 나오는 내용이 일반적이고 일상적으로 경제규모를 설명하는 GDP 모델에 반대를 하며 케이트 레이워스가 개발한 도넛경제학에 대한 내용을 꼭 언급한다는 것이다. 집에 도넛경제학 책일 빌려두었지만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는데 이 책은 빨리 읽어야겠다. 도넛 경제학은 인간과 환경을 함께 지켜내기 위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도넛 모양으로 표현한 것이다. 도넛 안쪽 고리는 사회적 기초, 도넛 바깥쪽 고리는 생태적인 한계로 구성하고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론 고넨은 순환경제를 지향하며 대량 생산으로 물건을 만들어 대량으로 소비하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생태경제학를 지지하는 대다수의 경제학자, 연구자. 기획자, 정책자가 동일하게 말하는 내용이다. 한국보다 재활용율이 낮은 미국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상당수의 쓰레기가 메립되거나 불태워지는 경우가 많아 환경적으로도 손해지만 이런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쓰레기 처리 비용 자체를 국가 세금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뉴욕시 행정부에서 일을 했던 사람 입장으로서는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물건을 재활용/재사용 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인데, 대기업에서는 합리적이지 않고 시민을 속이는 눈속임으로 순환경제에 대한 거짓기사는 내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나보다. 론 고넨이 주로 다루었던 이슈 중에 식당 내에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는 것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도 이슈가 되는 문제이다. 뉴욕 시내 식당에서 사용하던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용기가 재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플라스틱 용기를 구매하는 것 자체가 식당주에게 부담되는 일이기에 론 고넨은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의 사용을 법적 · 행정적으로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만들었지만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대기업에서 이 부분에 대해 거짓기사를 내고 반대하는 일이 벌어졌다. 식당주는 이런 대기업의 말도 안되는 일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는데, 이는 한국 카페의 일회용 컵 사용 논란과도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에서도 2022년 4월 1일부터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일회용컵 규제가 다시 시작되었지만 이는 2023년이 되도록까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2022년 일회용컵 재규제 초기 상황에서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한 몫을 한 것 같지만, 아직도 일회용컵 사용이 비일비재하다는 기사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서울신문 기사 링크 https://vo.la/jElnP, 아시아투데이 기사 링크 https://vo.la/OpqL8)'낭비 없는 세상'을 읽으면서 '의외로 한국이 잘 하고 있는 부분도 있네?'라는 생각한 부분과 '삼성의 다른 면'을 생각해 볼 수 있던 부분도 나와있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온산국가산업단지는 비철 금속 공업과 정유 및 유류 비축, 화학 펄프 공업의 육성과 이와 연관된 공업을 유치하여 국가 경쟁력이 있는 중화학 단지를 만들고자 1974년 4월 1일 조성되기 시작하였으며 1991년 1월 14일 온산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었다. 한국어로 쓰여진 기사도 잘 안 나오는 마당에 존 고넨은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서 순환경제 모델이 대규모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한다. 온산국가산업단지는 국가중요시설로 지정이 되어있어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에서 항공지도가 블러 처리되어 있고, 거리뷰나 로드뷰 상에서도 일부 주요 공장들이 블러 처리되고 있는 상황인데 한국은 잘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에게도 좀 알려주면 좋겠다. 존 고넨은 삼성의 핸드폰 업사이클링에 대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삼성에서 중고폰을 수리하여 리퍼브 제품으로 판매하고 자사의 제품 엔지니어에게 업사이클링 방법을 제안하라고 할 정도로 나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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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 켈리는 누구인가?
로잘리 크넥트 지음, 한지원 옮김 / 딜라일라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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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가 금기시됨은 물론 죄악시 되어 범죄로 규정했던 시절, 게다가 냉전시대에 스파이로 활동했던 레즈비언 여성은 자신을 옭아맨 이중올가미에 여지없이 걸려버렸다. 1966년의 군사 쿠데타 직전의 아르헨티나와 1950년대 후반, 베라 켈리가 청소년으로 교정시설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모습이 교차해서 나온다. 2023년에도 LGBT가 금기되어 있고 몇몇 나라에서는 죄악이고 범죄로 규정되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 1950-60년대에는 그것이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일이었고, 살기위해서 자신을 숨겨야 하고 거짓말을 해야한다는 사실은 본질을 나타낼 수 없다는 스파이와 비슷한 존재라고 생각했기에 레즈비언 여성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이 나온거라고 생각한다.

머리를 식힌다는 취지로 읽기에는 사실 머리가 상당히 아픈 소설이었지만 소설 전개와 컨셉은 상당히 수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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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독일 프로이센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5
나카노 교코 지음, 조사연 옮김 / 한경arte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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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 교코가 쓴 맺음글을 읽어보니 제일 처음 출간되었던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의 역사'는 2008년에 출간이 되었으며 원래는 단권으로 끝날 예정이었는데 호응이 좋아서 '명화로 읽는 유럽사'로 계약이 커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스페인과 오스트리아를 아우르는 합스부르크부터, 프랑스의 부르봉, 영국,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에 이어 제일 마지막이 독일의 프로이센 왕조이다. 전 유럽사에 큰 획을 그은 합스부르크가 제일 첫 타자가 된 이유에 대해서는 토를 달고 싶지 않으나 합스부르크 왕조 이후 프랑스>영국>러시아>독일이라는 흐름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는 조금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추측을 해보자면 일본과 한국에서 비교적 호응이 좋을 프랑스와 영국을 먼저 집필하여 시리즈의 인기를 끈 다음 유럽사적으로 중요도가 있지만 인기가 적은 러시아와 독일을 뒤에 배치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프랑스의 경우 일본판 애니메이션 '베르사유의 장미'로 한국와 일본에 꽤 친근한 이미지일테고, 영국은 영국대로 소재 자체가 꽤 막장인 부분이 많아서 드라마로도 많이 만들어졌으니까 말이다.


 

 

제일 처음 나오는 그림은 프로이센 왕국의 깃발인 독수리 문양이다.본래는 독일 남서부 슈바벤 지방의 귀족가문인 호엔촐레른 가문은 원래 가톨릭계 가문이었으나 이후 세력을 더 키우기 위해 개종을 하고 난 뒤 프로이센 가문으로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프로이센의 문장이 왜 독수리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럽지역에서는 독수리를 가문의 문장으로 많이들 사용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리스로마시대 때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독수리가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제일 강한 신인 제우스의 상징이기도 하였으며, 로마제국이 독수리를 제국와 로마 군단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되면서 '강함'을 상징하는 지표가 되지 않았나싶다.

'명화로 읽는 유럽사'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주변 국가와 얽힌 그림과 역사. 그리고 일본과의 관련성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러시아 로마노프의 황제가 독일 혈통과 관계가 있어 자주 거론되었고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초상은 어김없이 프로이센 가문에서도 등장을 하였다. 일본의 경우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독일사에 대한 부분을 그린 그림도 꽤 많았다.

왕조의 역사가 역사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는 모든 부분을 포괄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왕조에 대한 그림으로 읽는 역사라는 부분도 흥미로웠던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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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중개자들 - 석유부터 밀까지, 자원 시장을 움직이는 탐욕의 세력들
하비에르 블라스.잭 파시 지음, 김정혜 옮김 / 알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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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는 공업생산의 원료가 되는 자재를 뜻하는 단어이다. 금융에서 주로 사용되는 단어인데 옥수수, 쌀 같은 식자재부터 원유, 금, 은 같은 다수의 사람이 투자물품이라고 생각되는 것, 알루미늄과 알루미늄을 만드는 자재 또한 원자재에 포함되고 광산에서 나오는 1차 광물부터 원자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무식하다고 느껴지는 책은 오랜만이었는데 광물, 식품 같은 것도 원자재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알루미늄을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의 원자재가 필요하다던가 구리를 생산하기 위한 광산에서 1차로 나오는 광물이 구리가 아님을 알고 살짝 당황했었다. 사실 우리가 알고있는 경유나 가스 같은 것도 원유를 가공해서 나온 2차 원자재임을 생각해보면 구리나 알루미늄 또한 1차 원자재를 가공해서 만든 2차 원자재임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야하는데 그 '당연함'에 대하여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원자재 트레이너의 역사와 발전, 그 과정 내에서 중심적인 인물과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전반적인 역사 내에서 원자재가 어떻게 경제를 통제하고 그를 거래하는 트레이너의 활동을 읽으면서 경제사적인 부분에서 원자재가 가지고 있는 중요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사실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식하다고 할 수 있을만큼 잘 모르는 편인데, 이런 실물경제와 관련된 경제사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역사와 실물경제의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고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재로 내가 원자재 관련 주식을 사거나 투자를 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원자재 상승이나 하라, 국제정세에 따른 경제 탄력성에 대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원자재 트레이너는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팔 것 같지만 중요한 점은 '돈' 뿐만이 아니라 국제정치와 모험 속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한 사람의 행동이었다. 실제로 원자재 트레이너를 하려면 워킹홀릭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잘 읽고 국제정세 내에서의 변수를 빠르게 읽고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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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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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연출로 HBO에서 드라마가 방영될 예정인 베트남 전쟁 소설 동조자. 저자 비엣 타인 응우옌은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의 사이공 함락으로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여 자라게 되었다. 베트남전 당시 이중간첩으로 살아간 베트남-미국인 혼혈인이 주인공인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받았고 동조자의 후속작품인 헌신자가 최근 한국어로 번역출간되었다.

1인친 화자 시점, 마치 나래이션처럼 펼처지는 소설이라서 처음에는 읽기 버겁고 집중하기 어려웠다. 묘사와 대화가 따옴표로 분리되지 않았기에 어떤 인물이 말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 몇 번이고 다시 읽기도 하였다. 아마 진술서 형식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다 보니 이런 방식을 채택한 것 같다. 베트남인과 미국인의 혼혈로서 두 문화의 이단으로 취급되던 주인공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는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배척한 베트남식 이름 대신 성직자의 신분으로 여성을 임신시킨 후 자식을 인정하지 않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을 스스로 지었지만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고 두 곳의 문화 모두에게서 인정받지 못한 인물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을까? 베트남인이지만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했던 본, 인민해방을 위해 공산주의를 선택했던 만이라는 두 친구 사이에서 본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만을 지키키 위한 주인공의 선택은 두 문화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생각도 든다.

베트남전의 사이공 함락 이후 난민으로 살았던 저자의 경험 때문인지 필리핀 난민촌과 영화에서 난민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소설에 비교적 많이 녹아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기억이라 잔상만이 남아있을지라도 충격적인 사건이라면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기마련이다.

본과 화자의 탈출 이후의 삶을 그린 헌신자도 조만간 읽어야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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