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하코다테 항구에서 루리는 먼 바다를 보고 있었다. 푸른 해원의 기척을 피부로 감지하려는 듯 지그시 눈을 감고.
-뭐해?
-기다려.
-누구?
-바다로 나간 남편.
-..어.
루리가 오른손에 든 옥수수로 말할 것 같으면, 홋카이도 산 옥수수. 익히지도 않은게 설탕처럼 달다.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이 200%를 넘는 지역이다. 국토의 80%가량이 산지인 일본에서는 드문 옥토다. 비옥한 땅과 부지런한 사람들이 얻어낸 결실일까. 루리는 옥수수 세 알을 하사했다.
햇살 사이로 전차가 다닌다.
오오누마 코엔으로 가는 길. 다시, 특급 호쿠토.
레일 양 편으로는 이런 예쁘고 여유 넘치는 동네가 흩어져 있었다. 나서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지붕들. 그 위로는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시선은 걸림 없이 지평선에 닫는다.
오오누마 코엔역은 '설국'이나 '철도원'에 나올법한 작고 예쁜 시골 기차역이다. 기차는 1시간이나 두 시간 쯤의 텀으로 드문드문 지나갔다.
우리는 이곳이 핫스팟임을 직감했고, 찍고자 하는 자와 찍히고자 하는 자의 몸부림이 약 20여분간 이어졌다.
팔.. 부러진거니?
자전거를 빌려 호수길을 달렸다.
1시간에 천엔이었던가 저렴한 요금은 아니었다. 너무도 상쾌한 바람과, 미칠듯한 체력 덕분에 30분 만에 15km를 달렸다.
-아, 이제 30분 만에 돌아가지 않으면 요금이 두배네.
-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하코다테 에키벤. 청어 스페셜. 880엔.
맛은 뭐 그냥 뭐.
시리게 맑았다. 모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이곳에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루리야, 모델J가 가르쳐준 사진 잘 나오는 방법이 있어.
-뭔데?
-중요한 건 시선이야.
-어떻게?
-지그시 어깨의 끝을 내려다 봐.
-이렇게?
-좀 더 내면의 페이소스를 끌어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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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 포스팅은 여행전문가 김늘보의 후원과 조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