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반듯하게 꽂힌 서류철, 가지런히 꽂힌 필기구. 질서가 정연한 모니터 속 폴더들을 본다. 회사에서의 명성과 사회적 지위. 그간 내가 이뤄온 것들이 이토록 부질없는 것이었다니. 허무한듸! 무엇하러 나는 이 따위 것들에 집착을 해왔는가. 부질없구나. 내일 출가할 생각이다.  

 

불법에 귀의하기 앞서 속세의 연을 끊기로 결심한 사연이나 남겨볼까 한다. 


 

#. 2

 

점심시간이었다. 나의 밥 파트너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조퇴를 하자 H과장, L비서가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여자 사람 동료들이란 꼭 빈틈만 주면 이런 식이다. 흥. 하지만 한번 쯤 밥 같이 먹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나는 도도하게 고개를 끄덕여 그들의 제안에 응했다.

 

잠실 거리로 나섰다. 아직 깊지 않은 여름이라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언뜻언뜻 시원한 바람의 결이 느껴졌다. 그런데 왜 유독 아랫도리가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걸까. 조심스럽게 아랫도리를 바라봤고 그곳에서, 나무 관세음보살, 세상 모든 것을 긍정하듯 활짝 열려있는 나의 지퍼를 발견했다.

 

나는 우뚝 멈췄다. 아마도.. 다들 내가 왜 멈췄는지 궁금했겠지. 나는 조금 당황했고, 거기서 내 인생 최악의 히스토리컬 병크를 터뜨리고 만다. 한 손으로 바지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지퍼를 올린 것.

 

하..
 

 

#. 3

 

아직 속세의 업을 떨쳐내지 못한 채 글을 쓰려니 번뇌가 차오른다. 경으로써 이 한스러운 마음을 달래보자.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개공 도 일체고액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콧구녕으로 들어가는지. 어쨌거나 뚫린 입이라고 밥을 쳐먹고 약국에 손 소독제를 사러 갔다. (이제 생각난 것이지만 설마 나 때문은 아니겠지.) 메르스 때문에 소독제가 불티나게 팔려서 몇 개 안 남아 있었다. 나는 아까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서둘러 매대에 있는 소독제를 집었다. 하지만 왠지 그녀들은 나를 본체만체 지나쳐갔고,(그때 눈치를 깠어야 했는데) 나는 마치 갓 엑스칼리버를 뽑은 아더처럼 그걸 휘두르며 말했다. "자, 이걸로 닦으세요!"

 

뭔가 쎄한 느낌.

 

그 저주받을 것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여성청결제’


 

#. 4

 

닦긴 뭘 닦니..

 

내 인생이나 닦아버리고 싶다.

 

머리카락을 아무리 잡아 뜯어도 퇴근시간은 다가오지가 않더라.

 

 

#. 5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가자, 가자, 넘어가자 깨달음을 얻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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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5-06-1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지금까지 서재에서 나의 성별을 감추려 노력했다. 이 빌어먹을 세계에서 어떤 이들에게 남성이란 권력일 수도 폭력일 수도 있는 것이므로. 그러나 이제 그도 덧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안녕, 속세.

세뇨리따 2015-06-19 11:12   좋아요 0 | URL
말미잘은 성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감췄을 뿐 인가요?

뷰리풀말미잘 2015-06-19 12:57   좋아요 0 | URL
제가 잠시 속세의 번뇌에 시달리느라 본분을 잊었네요. 말미잘은 말미잘일 뿐. 자포동물문 산호충강 해변말미잘목의 생명체일 따름이지요. 성별은 무슨. 게다가 이미 불법에 귀의까지 한 몸이라 고추의 있고 없음 같은 것은 잊은지 오래입니다. 색은 공이고 공은 즉 색이니. 있거나 없거나는 부처님 안에서 한 가지일 따름이지요. 에이멘.

뷰리풀말미잘 2015-06-15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복을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그건 점심을 먹기 전이 적절했다.

붉은돼지 2015-06-16 10:32   좋아요 0 | URL
할복하실려면 가이샤쿠해줄 친구가 필요해요^^
검술이 뛰어나야 하구요
한칼에 댕강!!! 하고 안떨어지면 두 번 세 번 내리쳐야 해요...
으으으으으으으으으.......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려요..으으으으으으

한두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이기는 하나.....
실수가 실로 중차대하니....
부디 성불하시길.....나무 관세음보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15-06-16 18:13   좋아요 2 | URL
네, 사실 아침까지 고려하긴 했는데 검술 뛰어난 동료도 없고, 잘못하다가 미시마 유키오 꼴 날 것 같아서 포기. (여섯 번 만에 잘림) 일단 회사 결근하고 조계종 쪽으로 일자리 알아보고는 있는데.. 스님 스펙이 어떻게 되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경력직만 뽑나여.. 인턴 경험도 없고 토익도 없는데. 하지만 불심만큼은 지금 현재 기준 그 누구보다 타오르고 있습니다. 머리도 이미 밀었어요. 목탁은 1분에 5000타 정도 나오네요..
 

#. 1

 

혓바닥처럼 산다. 사랑은 뜨겁고, 사람은 맵다. 돈은 짜고, 일은 쓰다. 날씨까지 더워지니 빼 문 살덩어리만 점점 길어지는데, 그나마의 위안은 바야흐로 냉면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좋아, 냉면을 먹자. 그런데 냉면이란 무엇이지? 찬물에 국수 말았다고 다 냉면인가. 품격을 갖춰야 냉면이다. 들척지근한 설탕국물에 식초와 겨자소스를 버무린 함흥냉면은 보여주지 못해 안달하는 스트리퍼 같다. 품격이 없다. 진주냉면 소수파가 아니라면, 우리에겐 최후의 선택지가 남는다. 물론, 평양냉면이다. 

 

슴슴한 평양냉면을 사발째 들이키면 속이 확 뚫리는 느낌이다. 살얼음에 각얼음에 애를 쓰지 않아도 내장까지 서늘해진다. 국물이 입에 고였을 때, 미각은 온갖 맛을 감당하기 위해 용 쓸 일이 없다. 아직 찬 기운을 간직한 국물이 저절로 몸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서늘해진 위장으로부터 사지로 냉기가 퍼져나가기 시작하면 삐질삐질 기어나오던 땀들은 땀구멍으로 도로 들어간다. 우리 바쁜 혓바닥들은 비로소 쉴 시간을 찾는다.

 

요란한 맛의 세계에서 담백함이란 그 외의 모든 맛과 구분되는 최후의 미덕이다. 당나라 시인 사공도는 이렇게 읊었다. ‘짙은 것은 다하여 메말라지나 담백한 것은 점점 더 깊어진다.’ 옛 사람들은 담박함(淡)을 최고의 맛으로 생각했다. 평양냉면은 담백한 음식이다. 온도를 절제하고, 고명을 절제한다. 잔치국수처럼 면이 안 보이게 고명을 덮지 않아도 맑은 국물에 푸짐함을 다 담아 낼 수 있다. 진정한 매력은 안달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법이다.


 

#. 2

 

냉면의 족보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자들이 많아졌다. 아니, 뭔 냉면에 역사랄 게 있겠나. 쫄깃한 전분 면이 정석인가, 부드러운 메밀 면이 정석인가. 그런 건 없다. 밀이 많이 나는 해는 밀가루를 썼고, 메밀이 있으면 메밀을 섞었다. 메밀이 잘 되고 밀이 흉작이면 메밀 함유량이 높아졌을 것이다. 육수도 제각각이다 소 육수, 닭 육수, 돼지 육수를 되는 대로 섞어 쓰는가 하면 심지어 동치미 국물만 부어 저어먹기도 한다. 근래에 와서 지역을 나누고 역사를 추적하기도 하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평양 옥류관 냉면을 먹어 본 사람 말에 따르면 남한의 평양냉면과는 전혀 다른 맛이라고 한다.

 

평양냉면이란 무엇인가. 다만, 국물이 맑고 차가우며, 간이 슴슴하고, 질긴 전분 면을 배재한 면 요리를 나는 평양냉면으로 정의한다.  


 

#. 3 서북면옥- 청빈한 선비의 육수

 

그럼 어디 냉면 먹어본 얘기 좀 해 볼까. 비록 좁은 견문이나마 내가 먹어 본 중, 가장 평양냉면 같은 평양냉면을 만드는 집은 서북면옥이다. 소위 말하는 4대 면옥, 5대 냉면집은 아니지만 60년이 넘게 한 곳에서 명맥을 유지했다. 온갖 음식점이 별빛처럼 명멸하는 시대에 보통 내공으로는 어림도 없을 일이다.

 

 

 

 

서북면옥은 구의동 귀퉁이에 조그맣게 버려지듯 놓여있다. 90년대 초반에나 달았음직한 초라한 간판을 어떻게 알아보고 오는 건지 식당에는 매일 사람이 바글거린다. 목요일 저녁도 마찬가지다. 낡아빠진 점포는 휑한 실내에 촌스러운 테이블, 뒤뚱거리는 의자 말고는 딱히 인테리어랄 것도 없다. 볼 것도 없다. 다만 벽에 조잡하게 붙어있는 ‘大味必淡(대미필담-가장 좋은 맛은 반드시 담백한 것이다.)’라는 문구만 시선을 잡아끈다.

 

 

 

 

처음 이 집 냉면을 먹었을 때, 머리가 뎅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풍덩. 찬 물을 기대하고 다이빙을 했는데 웬걸, 발바닥에 마른 수영장 바닥이 닿는 느낌이다. 맛이 느껴질 자리를 지나쳐가는 심심한 국물에 어안이 벙벙했다. 비주얼도 심플 그 자체. 하얀 무채 몇장, 양지 고명, 삶은 계란 반개에 면 한 덩어리 뿐. 하지만 아무 자극 없이 목구멍을 쭉 따라 넘어가는 국물은 놀랍도록 깨끗하다. 뒷맛으로 초봄의 산들바람 같은 육향이 혀끝을 잠시 머물다 갈 뿐. 미원 몇 알 들어가지 않은 청정한 국물이 개운하다.

 

‘중용’ 읽다보면 신독(愼獨)이라는 말을 만난다. ‘홀로 있을 때 삼간다’는 말이다. 골방에서도 책 읽는 선비는 허리가 곧다. 의복은 남루하나 기개는 청청하다. 서북면옥의 냉면은 청빈한 선비의 냉면이다. 가난하나 정성을 다하자 문리가 터지듯 맛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다른 음식은 냉면만큼 좋지 않다. 딱딱한 오돌뼈가 박힌 돼지 수육은 육즙이 빠졌고, 김치는 별 맛이 없다. 수육과 함께 나오는 무채만 좀 먹을 만하다. 사람 많을 때 가면 합석을 시키기도 하는데 어쩔 수 없다는 건 알겠지만 영 못마땅하다. 흥. 

 

별 다섯 만점에 별 넷.

 


#. 4 을밀대- 품격과 여유를 갖춘 소박함

 

내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냉면은 마포 을밀대다. 을밀대를 말하면 목이 마른다.
 
가난한데 표 안내기 어렵고, 부자인데 티 안내기 어렵다. 두 경우 모두 격과 여유를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서북면옥이 청빈한 선비의 육수라면, 을밀대는 검소함의 미덕을 잃지 않은 대갓댁의 육수다. 무명옷만 입고 저잣거리에 나서도 지체 높은 양반은 태가 나는 법. 냉면도 마찬가지다.

 

 

 

 

서북면옥에 비해 조금 기름지다. 가장 드라이한 서북면옥에 비해 기름지다는 것이지 부담스러운 고기맛을 말하는 건 아니다. 메밀면수를 많이 넣어, 비 온 뒤 풀냄새 스치듯한 메밀향이 먼저, 부드러운 육향이 뒷맛으로 남는다. 그릇의 내부는 서북면옥보다 조금 더 호사스럽다. 무채에 오이채, 배 조각과 제법 푸짐한 양지고명, 삶은 달걀 반쪽이 들어간다. 가격은 10000원으로 비싼 편인데, 푸짐해서 섭섭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을밀대는 재료가 좋다. 깨끗한 물을 쓰는지 거슬림 없는 국물이다. 이 집이 담아내는 가볍지만 깊은 맛을 몇 글자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궁색한 시절 도스토예프스키를 불러 한 사발 사멕이면 책 한 권쯤은 써 줄 수도 있을듯. (그는 원고료를 많이 받기 위해 한 장이라도 더 쓰려고 기를 썼다.)

 

이 집은 나 말고도 칭찬하는 사람들은 줄을 섰으니 짧게 쓴다.

 


#. 5 대동관- 담한 것과 맹한 것

 

 

 

http://www.siksinhot.com/P/263230

 

평양냉면의 허심한 맛이 유행하다 보니 비슷하게 흉내 내는 집들이 많이 생겼다. 그저 밍밍하게 간을 해서 메밀국수를 대강 말아 내 놓는 집들이다. 좋은 옷을 입어도 알맹이가 없으면 아름답지 않다. 일산의 대동관이 그렇다. 가게는 크고 시설도 좋지만 냉면은 그냥 밍밍한 국수일 뿐이다. 담한 것과 맹한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평양냉면 대동관'이라고 써 있긴 한데, 평양냉면 보다는 '어복쟁반'이 메인인 듯.

 


#. 6 청량리 평양냉면- 이만하면 충분하다

 

청량리 경동시장 입구에 가면 이상한 냉면집이 있다. 낡아빠진 건물 2층의 시장통 냉면집. 테이블 서너 개에 바닥에 퍼질러 앉는 자리 두어 개 뿐인데. 고양이까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분위기? 근 20년 내에 이런 음식점은 본 일이 없다. 마치 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제작한다면 세트로 쓸 법 하다.

 

 

 

 

가격도 20년쯤 후퇴했다. 냉면 7000원에, 수육 6000원. 냉면보다 싼 수육은 처음 본다. 생각해보니까 만원 하는 서북면옥보다 오히려 양도 많은 것 같다. 인심 하나는 좋다. 맛은 오묘하다. 국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딱 알아챌 수 있다. 미원도 넣고 다시다도 넣는다. 그런데 그 맛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오십년쯤 전에 노인은 남편을 잃었다. 군대에 간 남편은 맞아죽었다. 치약을 짜 먹는 배고픔에 시달리던 몸으로 골병을 이길 수 없었다.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올거요.’그런 시시껍적한 말만 남기고 남자는 갔다.
 
노인은 서른 살이 되던 해, 여덟 살 여섯 살 난 새끼들을 떼 놓고 서울로 왔다. 동생들 학교 보내느라 정작 본인은 숫자를 배울 수 없었다. 버스 표지판도 못 읽어서 용산에서 경동시장까지 팔 물건을 머리에 이고 걸어 다녔다. 그래도 하루 세 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는 성실함으로 돈은 제법 모았다. 그런데 그렇게 모은 돈을 어느 놈이 돈을 빌려가서 도망갔단다. 자식 대학 학비로 쓸 돈이었다. 아무리 쫓아다녀봤자 작정하고 숨은 놈을 무슨 수로 찾나. 발이 부르트게 돌아다니다 문득 몇 끼나 굶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그리고 시장 골목 냉면집에 들어갔다. “세상에, 그 냉면이 어찌나 시원했던지.”   

 

노인도 이런 냉면을 먹었던 걸까. 다른 곳 보다 조금 짭짤한 맛이 노인의 땀 냄새처럼 정겹다. 여름에 아무라도 들어와서 “아줌마! 빨리 냉면 한 그릇 주세요!” 하고는 후루룩 들이부어 땀을 식힐 것 같은 그런 맛이다. 어 시원하다. 하고 부른 배를 몇 번 두드리면 들어올 때 보다 조금 더 신난 발걸음으로 저 문을 나섰겠지. 

 

쟁쟁한 면옥 같진 않아도 또, 먹을 만한 맛이다. 아마 양지를 좀 삶고, 간을 보다 부족한 부분은 조미료를 넣어 보탰을 것이다. 그렇게 끓인 육수에 면수와 동치미 국물을 넉넉하게 섞고 부드럽고 두툼한 국수는 인심 좋게 크게 한 움큼. 싸구려 고명 몇 점 올리면 그런대로 번듯하다. 냉면이 이만하면 충분하다. 굳이 별점이 필요할까. 한 여름, 뜨거운 혓바닥을 식혀주기에 충분한 맛이다.


 

#. 7

 

식탐 없는 것 치곤 입맛이 예민한 편이다. 그렇다고 음식을 가리지는 않는데, 간혹 선택권이 주어지면 면 요리를 고르는 편이다. 가장 선호하는 면 요리는 평양냉면이다.

 

오래 전, 압구정 강서면옥에서 처음 평양냉면을 먹었을 때 미각으로 놀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대단한 맛은 아니었으나, 조미료와 각양각색 진한 양념에 길들여진 내 혓바닥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식문화의 코페르니쿠스적 반전이 일어났다. 맵고 짜고 뜨거운 음식을 배재하고 가급적이면 투박해도 조용한 맛을 찾기에 이르렀다.

 

애써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건 적성에 맞지 않지만 우연히라도 소문난 냉면집을 찾게 되면 들러보는 편이다. 명성보다 더 좋은 집도, 이름값 못하는 집도 있었다. 종종 괜찮은 곳을 발견하게 되면 끄적거려 볼까 한다.

 

덥다. 냉면 먹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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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6-0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게 제가 얼마전에 친근한 이와 통화하면서 신독을 읊었는데, 여기서 그 단어를 마주치네요.

저도 최근에 평양냉면 먹고 뭔가 정신이 나가서 평냉투어 다녀야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다행히 주변에 있던 친구가 냉친이 되어 같이 다니고 싶대요. 저는 면보다 밥을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평양냉면은 아마도 가장 좋아하는 면이 될 것 같아요. 우래옥 먹어봤어요? 아! 정말 좋았어요!!

뷰리풀말미잘 2015-06-07 17:01   좋아요 0 | URL
락방님 동양고전도 읽어요? 디박.

평냉투어는 뭐고 냉친은 뭐야 ㅋㅋ 우래옥 안 가봤습니다. (사실 그 집이 그 집인기 기억이 잘..) 다음에 기회되면 한번 가 보겠습니다. 냉명 땡기네요.

다락방 2015-06-07 17:05   좋아요 0 | URL
뭐래요 ㅋㅋㅋ 동양고전이 아니라 고등학교때 윤리 교과서에 신독이 나왔습니다. 고전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안다고요.

웽스북스 2015-06-07 18:25   좋아요 0 | URL
저도 얼마전에 신독을 생각했어요. 물론 저도 교과서에서 알았습니다. 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15-06-07 18:32   좋아요 0 | URL
와씨. 역시 배운 양반들은 달라. 저는 고등학교를 못나와서..

웽스북스 2015-06-0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을밀대에서 이 글을 봅니다 :)

뷰리풀말미잘 2015-06-07 17:02   좋아요 0 | URL
을밀대는 지점마다 조금씩 맛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어디서 드셨나요? 맛있게 드셨습니까? :)

웽스북스 2015-06-07 17:35   좋아요 0 | URL
물론 마포입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목이 마르죠?

뷰리풀말미잘 2015-06-07 18:41   좋아요 0 | URL
꼴깍. ㅠ_ㅠ

웽스북스 2015-06-07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사람도 적어요)

세뇨리따 2015-06-09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백령도 냉면 드셔보셧나요? 가장 친한 친구 출신성분이 백령도라 종종 맛보곤 하는데 오히려 좀 무심하다 싶을 만큼 담담한 맛에 면이나 국물이나 개성이 강한데 덕분에 극명한 호불호가 갈린다더라는..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15-06-09 11:42   좋아요 0 | URL
헉. 백령도에도 냉면이 있었나요? 와, 처음 듣는 이야기네요. 지금 검색해 봤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웽스북스 2015-06-1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서북면옥 다녀왔어요. 국물까지 다먹고 옴! 만두는 좀 아쉽더라고요 ㅠㅠ

뷰리풀말미잘 2015-06-14 22:54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마니아 인정합니다! 저번주에 을밀대, 이번주에 서북면옥. 이제 왠만한 평양냉면집은 다 꿰고 계실듯. 웬디양님 냉면맛집 투어기도 보여주세요. 어디가 제일 맛있는 집인가요?

LAYLA 2015-08-27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 싶다...

뷰리풀말미잘 2015-08-27 12:4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나도...
 

 

 

    

비비킹이 죽었다.

 

사랑하는 것들이 떠나고 새로운 것들로만 채워지는 이 세계가 문득 낯설다.

 

내 사랑하는 것들의 시체 위에 지어질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울까.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열여섯 살 이었다.

    

 

When I first met you, baby

Baby, you were just sweet sixteen

First met you, baby

Baby, you were just sweet sixteen

You just left your home then, baby

The sweetest thing I'd ever seen

    

But you wouldn't do nothing, baby
You wouldn't do anything I ask you to
You wouldn't do nothing for me, baby
You wouldn't do anything I ask you to
You know you ran away from your home, baby
And now you wanna run away from old B too

 

You know I love you, baby
And I'll do anything you tell me to do
You know, you know I love you, baby
Baby I love you and I'll do anything you tell me to
Nothing in the world, baby
Babe, it ain't nothing
Nothing in the world I wouldn't do it for you

 

I just got back from Vietnam baby
And you know I'm a long long way from New Orleans
I just got back from Vietnam baby, oh baby
And I'm a long long way from New Orleans
I'm having so much trouble baby
Baby, I wonder, what in the world is gonna happen to me?

 

Treat me mean, baby
But I'll keep on loving you just the same
Treat me mean, treat me mean baby
I'll keep loving you, keep on loving you just the same
But one of these days, baby
You're gonna give a lot of money
To hear someone call my name

 

Yes, sweet sixteen baby, sweet sixteen
Yes the sweetest thing baby
Yes the sweetest thing I've ever seen
Ye, you know I'm having so much trouble, people
Baby I wonder, yes I wonder, baby I wonder
Oh, I wonder what in the world's gonna happen to me


 

1925. 9. 26 ~ 2015. 5. 14

Good Bye, Blues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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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5-2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뭔가 있는것 같은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네요......음.....

뷰리풀말미잘 2015-05-29 11:04   좋아요 0 | URL
이 작품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단, 3획으로 한강의 풍경과 과거, 현재, 미래라는 역사의 테마를 일이관지하는 포스트모던하고도 추상적인 통찰이.. 헉헉..

무해한모리군 2015-05-2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똑같이 그리기 시도해볼까요?

뷰리풀말미잘 2015-05-29 14:14   좋아요 0 | URL
형태는 따라 그릴 수 있어도 예술혼까지 모방할 수는 없을겁니다.

다락방 2015-05-29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예술혼까지 모방해서 그릴 수 있을 것 같애..

아무개 2015-05-29 13:15   좋아요 0 | URL
기대하겠쑝~ ㅎㅎ

뷰리풀말미잘 2015-05-29 14:01   좋아요 0 | URL
흥, 쉽지 않을거에요.

Mephistopheles 2015-05-2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 (江) 인가요..?? 걍(그냥)인가요..??

뷰리풀말미잘 2015-05-29 15:24   좋아요 0 | URL
江입니다. ㅎㅎ 어제 한강 둔치에 앉아서 쓱쓱 그렸어요.
 
Mad Max: Fury Road: The Prelude to the Blockbuster Film! (Paperback)
Lee Bermejo / Vertigo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핵꿀잼!

 

단 1초도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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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5-05-1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말고 개봉영화.. 미안.

세뇨리따 2015-05-1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호평이 자자해요. 거기에 아름다운 말미잘의 보증이라니,!

뷰리풀말미잘 2015-05-18 21:1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이 영화, 전설이 될 겁니다!! +_+

다락방 2015-05-26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꿀잼!

단 1초도 지루하지 않았다. 2

뷰리풀말미잘 2015-05-26 20:24   좋아요 0 | URL
하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