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오래 난독에 시달렸다. 


예전같지 않은 집중력과, 공감능력의 부재를 탓했다.


소설을 잃고, 


나는 더 외로워졌다.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였다. 


이응준, 천명관, 박현욱. 개가 시간마다 빈 그릇을 핥듯, 꾸준히 페이지는 넘겼으나, 


마른 모래만 씹는 기분이었다.   


오늘, 꼬박 두 시간 이 책을 읽으며, 내내 활자의 의미를 골몰했고, 행간에서 머뭇거리지 않았다.


치매에 걸린 살인자가 되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 알았다. 


내가 읽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소설가, 너희가 쓰지 못했던 것이었구나. 


소설을 찾았고,


오랜만에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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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2-10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저도 비슷한 난독 상태인데 아직 두 시간 독서는 힘들어요. 부러워요.^^

뷰리풀말미잘 2016-02-10 13:00   좋아요 1 | URL
오거서님은 책이 아니어도 영혼을 풍요하게 해 줄 것들이 많지 않습니까. : )

비로그인 2016-02-1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

뷰리풀말미잘 2016-02-10 13:0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시인님. 꾸미고 가감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뼈만 남아서 말이 되고 삶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연휴가 끝나가고 있어요. ㅠ

한수철 2016-02-10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야, 소설도 어지간히 쓰면 달 500은 번다더라..이런 말이 전국의 어지간한 부모의 입에서 나올 정도가 되면 인재들이 무수히 문학판(?)으로 유입될 텐데 말이지요...그런 농담을 몇 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잘 읽었습니다, 짧고 임팩트 있고, 흐음.

뷰리풀말미잘 2016-02-10 20:11   좋아요 0 | URL
작가입장에서 책값은 아무리 비싸도 싸고, 독자 입장에서 책값은 아무리 싸도 비싸니 수요과 공급이 서로 사맞디 아니할쎼 어린 글쟁이가 니르고져 홇베이셔도 마참내 제뜨들 시러펴디 못할노미 세종께서 맹가신 스물여듫짜가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봄모님에게 남친을 고름에 있어 흑인과 시인만은 멀리하라고 충언을 드린 바 있는데.. 500은 번다더라 하는 세상은 정말이지 소설에서나 가능할 것 같네여.. 작가라면 듕귁어로 글을 쓰든가 해야지. 시장도 너무 쬐깐하고.

세뇨리따 2016-02-1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분발해 줬으면 싶네요. 소설가들도, 말미잘님도. 아, 저는 소설보다는 말미잘 취향이라서..

뷰리풀말미잘 2016-02-16 09:00   좋아요 0 | URL
ㅠ_ㅠ 분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