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어

이제 난 떠나

인사하고 떠나서 다행이야


아무 말도 못하고

어느 날 갑자기 떠났을지도 모르잖아


내가 인사해도

못 듣고 못 보는 사람도 있겠어

그건 어쩔 수 없지


그동안 고마웠어

나 같은 사람과 알고 지내줘서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


건강하게

즐겁게

잘 지내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4-01-22 0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22 0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39 좋아하는 화가가 있어?




​ 이런 거 대답하기 참 어렵다. 화가가 아니고 그림을 좋아하는 건데. 화가도 좋아해야 할까. 작가도 작가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소설이나 글만 좋아한다. 그림을 좋아하면 화가도 좋아하는 건가. 나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그림 보는 거 좋아한다. 그렇다고 전시회 가 본 적은 없다. 그림 잘 모른다. 그냥 책에 실린 그림 보는 게 좋을 뿐이다. 그림을 실제 보는 느낌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난 실제로 봐도 책으로 봐도 괜찮네 할 것 같다. 내가 이렇다.


 아무래도 난 좀 이상한 듯하다. 잘 모르겠다.


20240115








240 내가 생각하는 내 성격은 어때?




​ 제 성격 별로 안 좋아요. 어두워요. 가끔 좋게 생각해야지 하지만, 그런 건 길게 가지 않고 다시 어두워져요. 쓸데없는 데 마음을 많이 씁니다.


 다른 사람이 말하지 않은 거 혼자 생각합니다. 말하지 않는다고 그걸 모르지 않기도 하죠. 마음대로 생각하는 거 그렇게 좋은 게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런 게 거의 맞는 것 같아요.


20140116








241 가슴에 깊이 새겨진 특별한 장면이 있어?




 예전에 그런 거 있었던 것 같은데, 다 잊어버렸어. 오래 기억하는 특별한 장면이 없다니 조금 아쉽네.


 요새 <원피스>를 봐서 그런지, 루피와 동료가 첫번째 배인 메리호와 헤어질 때가 생각나기도 해. 그러고 보니 몇 해 전에 그거 보고 만화책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그때는 한국말로 한 열 권쯤 본 것 같기도 해. 그 뒤로는 일본말로 봤어.


 이 만화영화가 2024년에 스물다섯해가 되는가 봐.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니. 일본에서 시작한 1999년엔 몰랐지만, 몇 해 지난 다음에 알았어. <원피스>에는 괜찮은 장면 많은데, 예전엔 그런 거 참 좋아했는데. 지나간 걸 더 좋아하다니. 사람이 지난 시절을 더 좋게 여기는 것과 비슷한 것 같군.


20140117








242 나에게 성공은 무엇일까?




​ 성공,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면 괜찮은 거 아닐까. 하고 싶은 게 돈으로 이어지지 않기도 한다. 내가 그렇구나. 돈 버는 재주는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지.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좋다. 그렇기는 한데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기도 하구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생각하기도 하니. 그런 시간은 조금 지났던가.


 모르겠다. 성공이 꼭 뭔가 큰 걸 해내고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은 아니다 생각한다. 내가 그런 걸 못해서 이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20240118








243 최근에 누구한테 (톡이나 문자 말고) 편지나 메모를 보냈어?




 새해가 오면 하는 게 있어요. 언제부터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새해가 오면 연하장을 씁니다. 연하장은 11월이나 12월에 먼저 사두고 새해가 오면 쓸 수 있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못 쓸 수도 있잖아요. 다행하게도 연하장 쓸 때까지 큰 일은 없었네요. 이번에도. 저는 여러 사람한테 편지 보냈다고 해야겠네요. 저는 편지 자주 쓰는 편이네요. 아니 가끔이라고 해야 할지도.


 편지지 편지봉투 그리고 우표는 늘 있기에 쓰는 거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별로 재미가 없어서 받는 사람한테 미안하기도 하네요. 쓰다 보면 예전에 쓴 말 또 쓰기도 하고, 그런 말 쓰면서도 예전에 쓴 적 있을지도 모르는데 합니다. 그래도 일기보다 좀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일기는 쓴 말 더 쓰니.


 지난해에는 편지 별로 못 썼어요. 백통은 넘었지만, 다른 해보다 덜 썼더라고요. 지난해에는 엽서를 별로 안 써서. 누군가 태어난 달이 오면 엽서를 쓰기도 했는데, 2023년에는 못 썼어요. 며칠 동안 날마다 엽서나 편지 받는 거 기분 좋을까요. 엽서는 읽는 데 1분도 안 걸릴지도. 짧아서. 짧은 순간이라도 엽서나 편지 받아서 기쁘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편지를 쓰는 건 편지를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서네요. 편지 받아줘서 고맙습니다.


20240119






 이번 것보다 다음에 써야 하는 게 걱정이다. 물음을 보니 쓸 게 없다. 난 왜 이렇게 쓸 게 없지. 물음에도 할 말이 없으니.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걸 물어봐서 그렇구나.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4-01-21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22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이 겪은 일이나 생각을 누군가한테 다 말하는 사람 있겠지. 난 아니다. 말하고 싶지 않다. 말할 것이 없기도 하구나. 그것보다 내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해설지도. 내가 나를 이해 못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보다. 어쩌다가 난 이렇게 됐을까. 나도 모르겠다. 그저 살다 보니 이렇게 흘러 온 거겠지. 난 부모, 엄마가 아이를 미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도 자식을 미워하는 부모는 없다고 말하던데, 그건 자신이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었을까. 마지막 이야기 <유급휴가>에 나오는 미리 마음을 다는 아니어도 알 것 같다. 가까운 친구인 현주는 그러지 못했지만.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아닐 때도 있다. 처음 만난 사람한테 자기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것도 소설에서 봤구나.


 짧은 소설이 담긴 《애쓰지 않아도》(최은영)에는 이야기가 열네편 담겼다. 친구 이야기가 많아 보이는 느낌이다. <애쓰지 않아도>에서 ‘나’는 엄마가 사이비 공동체에 간 걸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 유나한테만 말했는데, 유나는 그걸 다른 아이한테 말했다. 유나는 왜 그랬을까. ‘나’가 생각한 것처럼 언제나 ‘나’보다 유나가 먼저 다가왔을지. 사람 사이는 참 어렵다. <데비 챙>은 다른 나라에서 만난 친구 이야기구나. 최은영 소설엔 이런 이야기가 보이기도 하는구나. 이 이야기에서 인상 깊었던 건 남희가 장만옥을 처음 영화에서 보고 좋아하게 됐다는 말이다. 그걸 보면서 이건 최은영이 경험한 걸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난 그런 일이 한번도 없어서. 누군가를 보고 바로 좋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할까. 작가는 그런 감정도 잘 느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연히 만나고 친구가 되고 헤어지는 이야기가 여러 편인 것 같구나. 친구로 보였는데 서로 좋아한 사이도 있는 것 같다. 서로 좋아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멀어진 <꿈결>. 다른 나라에서 만난 친구와 헤어지고 다시 만나지 못한 <숲의 꿈>. 사람 사이가 멀어지거나 끊기는 건 어쩔 수 없을지도.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과 <한남동 옥상 수영장>은 편안해 보이는 사이다. <저녁 산책>에서 해주는 딸인 유리가 자신과 다르게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았으면 했는데, 세상이 그걸 막는 느낌이 든다. 왜 신부는 남자밖에 못 되지. 짧은 이야기도 여러 편이다. <우리가 그네를 타고 나눴던 말>은 이곳이 아닌 평행우주를 말하는구나. 사는 게 좀 더 나은 곳, 죽지 않은 곳. <운동>은 선생님과 중국사람 학생.


 옛날엔 사람과 마음을 나누고 살았는데 하는구나. 이웃과, <호시절>에서 한별은 부모와는 다르게 어린시절이 좋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려웠다. 그 마음 알 것 같기도 하구나. 전라도 사람이어서 멀리 하기도 하다니. 한별은 어른이 되고 영국 사람과 결혼하고 그곳에서 살았는데 은근히 인종차별을 받았다. 한별은 그때서야 어린시절 전라도 사람이어서 이웃들이 멀리하던 사람을 떠올렸다. <손편지>에서는 그땐 왜 몰랐을까 하는 마음이 보이는구나. 관심을 갖고 알려고 해도 몰랐을 것 같다. 상대가 말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테니. <임보 일기>에선 고양이 이야기를 한다. 고양이가 나온 이야기는 이것만이 아니기는 하다. <안녕, 꾸꾸>는 병아리를 기르다 자라서 농장에 보내고는 닭고기를 먹지 않게 된 사람 이야기다. ‘나’가 닭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걸 부모는 놀렸다. 그게 놀릴 일인가.


 여기 담긴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사람이라는 게 슬펐다. 모두 이해받지 못해도 있는 그대로 봐주기는 하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희선





☆―


 일어나서 살아갈 하루에 대한 기대가 없어서, 일어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지도 몰랐다.  (<꿈결>에서, 58쪽)



 미리는 현주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엄연히 드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그 모든 사실을 알려준 건 현주였다. 현주와 함께 있을 때면 미리는 안전함을 느꼈다. 현주는 미리에게 미리의 존재 이외의 것들을 요구하지 않았다.  (<무급휴가)에서, 220쪽~221쪽)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4-01-19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내용도 궁금하지만
제목인 <애쓰지 않아도>가 일단 좋네요.
희선 님 뿐만 아니라 누구나 나를 드러내는 일이 힘들어요.
최은영 작가의 문장을 좋아해서 이 책도 읽어 보겠습니다^^

희선 2024-01-21 03:28   좋아요 1 | URL
애쓰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지만, 애써야 하는 것이 있기도 하네요 어쩌면 그렇게 해야 한다 생각하는 건지도...

자기 이야기 남한테 쉽게 하기 어렵겠지요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말해도 괜찮은 사람, 아예 모르는 사람한테 할지도...


희선

새파랑 2024-01-20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너무 좋았어서 책상 책꽂이에 꺼내놨습니다. 다시 읽으려고 ^^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기도 쉽지 않지만 말할 상대가 있다는 것도 쉽지 않은거 같아요~~~!!

희선 2024-01-21 03:19   좋아요 1 | URL
정말 그러네요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자기 일을 말하겠습니다 그런 사람 있는 사람 부럽네요 어떤 때는 모르는 사람한테 말할지도... 다시 읽으시려는군요

새파랑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가까워지려 하면 할수록

멀어지고

조금 멀리 하면

아주 멀어지네


마음은 참 이상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만히 있어야 할지

그래도 멀어질 거야


어려운 마음이야


어떤 마음이든

흘러갔으면 좋겠어





*마음도 흘러가는구나.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림 같은 집에 살고 싶었던 사람은

정말 그림 속 집에 살았어요


그림 속 집에 사는 사람 본 적 없으세요

멋진 풍경 속에 집이 있다면

가만히 오래 보세요


조금 오래 기다리면

천천히 문이 열리고

그 집에 사는 사람이 나올 거예요


한가지 조심하세요

그 사람과 눈을 맞추면 안 돼요

눈이 맞으면 당신과 그 사람이 바뀌어요


여기가 싫고

그림 속 집에 살고 싶으면

거기 사는 사람과 눈 맞춰 보세요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