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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がどれほど暗くても
나카야마 시치리 / 角川春樹事務所 / 2020년 10월
평점 :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나카야마 시치리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831/pimg_7987151333538328.png)
이 소설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맨 앞부분을 보니 이것보다 먼저 본 소설 《소설왕》(하야미 가즈마사)이 생각났다. 거기에도 출판사 편집부 사람이 나와서 그랬던가 보다. 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해도 만드는 책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시가 노리미치는 <주간 슌초>라는 잡지 부편집장으로 여기에 실리는 글은 연예인 스캔들이었다. 지금은 출판사뿐 아니라 잡지도 잘 안 된다. ‘소설왕’에서도 문학잡지 만들기를 쉰다고 했다. 사람은 좋은 글도 보지만, 남의 안 좋은 얘기도 본다. 시가가 부편집장인 <주간 슌초>는 그런 사람을 대상으로 만드는 잡지다. 시가는 큰 출판사 주간지 부편집장으로 잘 나갔다.
시가한테는 대학생 아들이 있었는데 경찰에서 아들 시가 겐스케가 스토킹 하던 사람을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연락한다. 겐스케가 죽인 사람은 겐스케가 다니는 대학강사인 호시노 기쿠코와 남편인 호시노 류이치였다. 갑자기 그런 말 들으면 믿기 어려울 것 같다. 아들이 살아 있기라도 하면 정말이냐 묻기라도 할 텐데.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죽었다. 경찰은 겐스케가 호시노 기쿠코를 좋아하고 함께 죽으려다 남편까지 죽였다는 걸로 보았다. 겐스케가 다니는 대학강사 호시노 기쿠코 남편은 문과성 관료였다. 그래선지 사건을 빨리 결론 내려 했다. 겐스케가 범인이 아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은 죽임 당했을 때와 스스로 죽었을 때 다르다고 하던데, 누군가 다른 사람이 겐스케를 죽인 것 같은 흔적이 나오지 않다니. 난 겐스케가 범인이 아니다 생각했나 보다.
연예인 스캔들을 싣는 주간지를 만드는 부편집장 시가는 취재 대상이 된다. 아들이 사람을 죽였으니 말이다. 시가는 <주간 슌초>가 아닌 <슌초 48>로 자리를 옮긴다. 이 잡지는 더 심하다. 정치 잡지인데 보수쪽이다. <슌초 48>에서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기사도 썼다. 언론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만 쓰지는 않는가 보다. 이 잡지 편집장은 시가가 오자 시가한테 연예인 스캔들 취재를 해오라고 한다. 그런 거 보니 왜 우스운지. 시가는 밑에 사람이니 어쩔 수 없지. 미성년 아이돌과 불륜을 저지른 사람한테 시가는 사진을 찍히고 만다. 그 사람은 시가가 얼마전에 스토커 살인을 저지른 겐스케 아버지라는 걸 알아봤다. 지금은 정말 가해자 얼굴뿐 아니라 가해자 식구 신상까지 다 드러나는가 보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사진은 마음대로 찍고 그걸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시가가 보수 잡지 설문조사를 하러 밖에 나갔을 때도 영상을 찍고 시가를 알아본 사람이 그걸 인터넷에 올렸다. 지금 세상은 무섭다. 죄를 짓지 않으면 좀 낫겠지만, 가해자 식구면 힘들겠지. 난 그런 거 찾아본 적 없지만.
죽임 당한 대학강사 호시노 기쿠코와 호시노 류이치한테는 딸이 있었다. 딸 이야기는 나중에 나오다니. 시가는 그걸 잘 생각하지 못했다. 피해자 딸은 호시노 나나미로 중학생이었다. 자기 부모를 죽인 사람 부모라면 미워할지도 모르겠다. 나나미는 겐스케 부모인 시가와 아내 마리코를 칼로 공격하기도 했다. 그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은데. 시가는 일 때문에 아내 마리코 마음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마리코는 나나미한테 공격당하고 집에도 안 좋은 전화가 오고 누군가 집에 낙서를 해서 시가한테 이사하자고 한다. 마리코는 그런 말을 한 다음 날 집을 나가 친정으로 간다. 그때서야 시가는 마리코 마음을 몰랐다는 걸 깨닫는다. 시가는 마리코와 시간을 두기로 한다. 시가는 겐스케하고도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그것보다 자신은 일한다 여기고 아이 기르기는 다 마리코한테 떠넘긴 거였다. 자신은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을 겐스케는 부끄럽게 여겼다. 시가가 하는 건 남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거나 마찬가지니. 겐스케는 대학에 들어가고 집을 나가서 혼자 살았다.
우연히 시가는 가해자 식구도 마음을 풀 수 있는 곳을 알고 찾아가는데, 거기에 뜻밖에 나나미가 왔다. 가해자 식구와 피해자 식구가 만난 거다. 시가는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나나미한테 미움받고 안 좋은 말 들은 게 화가 나서 나나미한테 한마디 하려고 나나미를 찾아간다. 나나미 집 밖에는 이런저런 낙서가 있고 집 창문이 깨지기도 했다. 잠깐 스친 나나미 몸에는 멍이 있었다. 사람들은 가해자 식구뿐 아니라 피해자 식구도 괴롭힌다. 그런 일 당할 만하다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시가는 나나미가 학교에서 괴롭힘 당한다는 걸 알고 나나미 학교 가까이에서 망을 본다. 이런 일 쉽게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시가는 어른이고 나나미는 어려서 어른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겠지. 나나미를 괴롭히는 아이는 여자아이 하나에 남자아이 둘이었다. 나나미는 부모를 잃었는데, 그 아이들은 그런 것도 거슬려 했다. 부모가 없으니 괴롭혀도 말할 사람이 없어서였겠다. 나나미가 부모가 있었을 때 자신들을 깔봤다고 여겼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 학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는가 보다.
나나미가 적으로 여긴 시가는 나나미를 지키다 심하게 다친다. 나나미도 양심이 있으니 그게 조금 미안했겠지. 시가와 나나미는 함께 저녁 먹는 사이가 된다. 나나미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혼자 갈 수 없다고도 했다. 시가는 나나미를 겐스케 대신으로 여기는 건가 하다가 그건 아니다 생각한다. 그래도 부모 같은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시가는 몇번이나 그동안 겐스케와 말하지 않은 걸 아쉽게 여긴다. 이 소설은 어떻게 끝날까. 형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경시청 수사1과 구도와 가쓰라기는 이 사건이 다 끝나지 않았다 여기고 수사를 더 했다. 형사가 보기에 이상한 게 나왔겠지. 그건 나중에 나온다. 사건 가해자 식구뿐 아니라 피해자 식구도 힘들겠다. 대중매체, 인터넷, 스마트폰, 학교 폭력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처럼 누구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서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지만, 안 좋은 일이 더 많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으니 인터넷에는 아무 말이나 쓰고. 자랑도 많이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런 거 보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지 않나. 언젠가 그런 기사 본 것 같기도 한데.
책 제목처럼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 날은 샌다. 그런 거 생각하고 힘든 일이 일어나도 살아야 할 텐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아쉬워하기보다 그전에 생각하면 더 좋겠다. 시가는 이제 연예인 스캔들보다 다른 글 쓸 것 같다. 남한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를 바란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