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을 잘 봐

거기엔 좋은 것도 있고

안 좋은 것도 있을 거야

 

좋은 건 더 잘 기르고,

안 좋은 건 버려

 

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질 거야

어둡고 축축한 마음에

짓눌리지 마

 

 

 

희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22-09-07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맘속에 버릴 거 뭔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

희선 2022-09-08 00:48   좋아요 1 | URL
마음속에도 쓸데없는 게 많네요 바보 같은 생각... 그런 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2-09-07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린다고 버려지면 좋겠는데 안그런게 많은거 같아요 ㅋ

희선 2022-09-08 00:49   좋아요 2 | URL
버리려 해도 그러지 못하는 게 많죠 어떤 때는 저도 모르게 버렸을지도... 사람은 그렇게 사는 게 아닐까 싶네요


희선

mini74 2022-09-07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넘 위로되는 글이에요 희선님 ~ 어둡고 축축한 맘에 짓눌리지 않으려 노력할게요. 아자아자 !

희선 2022-09-08 00:50   좋아요 2 | URL
미니 님 고맙습니다 늘 밝거나 긍정스럽지는 못하겠지만, 늘 어둡고 축축하기만 해도 안 좋겠습니다 그런 것도 그만 생각하려고 해야 그렇게 되겠지요


희선
 
산책 완전판 - 양장판
타니구치 지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가 타니구치 지로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책은 《산책 완전판》이 처음이다. 인터넷 책방에서 이 책이 나온 거 본 적 있을지도 모르겠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책 좋아하겠지. 아니 걷기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책속을 걸으면 되지 않나. 누군가는 책을 보는 걸 산책이라 했다. 책속을 거니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이건 만화여서 그림이 있잖은가. 자신이 여기 나온 사람이다 생각해도 괜찮겠다. 같이 걷다 보면 실제 걷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여기엔 말이 별로 없다. 남자가 걸으면서 만나는 여러 가지를 그렸다. 이렇게 한가롭게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겠다. 바쁜 세상에서 숨이 트이게 해주겠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고 남자는 여자한테 걷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온다. 이사한 곳은 시골 같다. 어떤 사람이 새를 보는 걸 보고 남자도 잠깐 본다. 겨울엔 나뭇잎이 없어서 새 보기가 쉽겠다. 남자는 새를 보고 책방에서 새 도감을 산다. 새 도감을 바로 사다니, 여기 나오는 사람은 타니구치 지로일까. 집에 개가 있었다. 그 개는 왜 그 집 마루 밑에 있었을까. 먼저 살던 사람이 두고 갔을까. 두고 간 게 아니고 그 개가 떠돌다 그 집에 온 거였으면 좋겠다. 개가 순했다. 이름은 눈 오는 날이어서 유키라 지었다. ‘유키’ 하니 ‘왈’ 하고 대답했다. 흰 개여서 예전 이름도 유키였으려나. 유키는 일본말로 눈이다. 다음부터 남자는 개 유키와 함께 걷는다.

 

 걸으면 이것저것 잘 보인다. 걷는다고 다 보이는 건 아니구나. 걸으면서 마음 써서 봐야 한다. 그렇게 걸으면 좋고 아무 생각없이 걸어도 괜찮다. 남자는 여기저기 잘 둘러봤다. 차가 많은 곳이 아니어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곳은 아주 큰 도시가 아니어도 거의 찻길 옆을 걸어야 한다. 걷기에 좋은 곳도 있겠지만 집 가까운 곳에는 없다. 이렇게 생각하다니. 그래도 걷다 보면 나무 사람 꽃이 보인다. 겨울엔 나뭇가지만. 그럴 땐 하늘을 보면 좀 나을까. 파란하늘. 날씨가 좋아야 파란하늘을 볼 텐데. 가끔 구름이 떠 가기도 하고 새가 날기도 하는구나. 별거 없는 풍경이다. 남자가 걷는 곳도 아주 다르지 않다. 어쩌면 그래서 마음 편하게 책을 봤을지도 모르겠다.

 

 난 비 오는 날엔 밖에 나가기 싫다. 비 맞는 것도 싫다. 여기 나오는 사람은 걷다가 비가 와도 뛰지 않고 비 맞고 걸었다. 책이 젖는데도. 비 맞은 다음에 목욕탕에 갔다. 다른 사람은 없고 남자 혼자였다. 다른 사람이 없어서 좋았겠다. 여름엔 도서관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 들어가서 헤엄쳤다. 시골이어서 밤엔 별도 잘 보였다. 유키가 마당을 파고 조개를 찾았을 때는 그 조개를 바다에 돌려 보내준다면서 남자는 여자한테 바다에 가자고 한다. 남자와 여자는 정말 바다에 간다. 조개 껍데기일 뿐인데 바다에 보내준다. 그런 것도 작지만 즐거운 일이겠다.

 

 시골길만 걷지는 않는다. 골목길로 들어가고 좁은 길을 빠져 나오기도 한다. 고양이가 다닐 만한 길이랄까. 길에서 고양이도 만났다. 난 밤에는 걷지 않지만, 여기 나오는 사람은 밤에도 걸었다. 늦은 밤에 돌아오고는 집앞에 가방을 두고 걷고 어떤 아파트 옥상에서 아침을 맞았다. 그런 것도 하다니. 자유롭구나. 여기 나오는 때는 예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아주 옛날은 아니다. 지금도 이런 곳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한가롭게 걷기 좋은 곳 말이다. 걷기에 안 좋은 곳은 없다. 어디든 걸으면 좋다. 걸으면서 자연을 만나면 좋지만 도시에도 나무 꽃이나 새가 있다. 도시는 조용히 생각하면서 걷기에는 조금 안 좋겠다. 도시도 걷다 보면 뜻밖에 괜찮을 거다.

 

 이 책을 다 봤으니 이제 걸어야겠다. 날이 밝으면.

 

 

 

희선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2-09-06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오는 날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우산 들고 걸어도 옷이 비에 젖는 것도 그렇고 조심스러워요. 비오는 날보다는 맑은 날의 컨디션이 더 좋기도 하고요.
태풍이 가까워지고 있어서 오늘도 뉴스 특보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잘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희선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9-07 01:08   좋아요 1 | URL
학교 다닐 때는 비 오는 날 학교 가기 싫었는데... 늘 신발 양말 다 젖었던 것 같아요 그건 초등학생 때였던가 늘 걸어다녀서 비 오는 날 학교 가는 건 안 좋았네요 태풍 때문에 쉬는 학교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위험할 때는 그러기도 해야죠 어제 새벽에 바람이 불기는 했는데, 여섯시 정도에는 아주 세게 불기도 했어요 제주도랑 남쪽은 피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9-06 0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이 좋을거 같으니 꼭 걸으시길 바랍니다. 걸어야만 보이는 것들이 많더라구요 ~!!

희선 2022-09-07 01:10   좋아요 3 | URL
태풍 지나가고 날씨가 맑았네요 오늘도 날씨 좋을 듯합니다 오늘은 밖에 나가야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9-06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도 산책. 예술작품 감상도 산책.
산책이라는 말이 품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하네요.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희선 2022-09-07 01:14   좋아요 2 | URL
예술작품 감상도 산책이라니 멋진 산책이겠습니다 저는 그런 것도 거의 책으로만 보니 생각 못했습니다 저는 거의 안 하는 달리기도 괜찮지만, 걸으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도 하죠 그때 여러 가지 보기도 하는 듯합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9-06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써서 걸으면 더 보이는 게 많겠네요^^ 하지만 무심하게 걸을 땐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비가 많이 와서 산책을 못해서 우울하더라구요. 오늘은 걸어야겠습니다*^^*

희선 2022-09-07 01:16   좋아요 2 | URL
제가 사는 곳도 그저께는 하루 내내 비가 왔어요 아주 가끔은 비 올 때 걷는 것도 괜찮지만, 비가 많이 쏟아질 때는 별로고 부슬부슬 내릴 때... 마음 쓰고 보기도 하고 그저 아무 생각없이 걷는 것도 좋겠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어제는 조금 걸으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09-06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오는 날 비맞고 걷는 것도 좋아해요. 물론 비맞고 집으로 바로 와서 씻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요. ㅎㅎ오늘 오전에는 태풍때문에 못 걸었는데 태풍이 지나가고 하늘이 맑으니 좀있다 저녁먹고는 나가봐야겠네요. 오늘 하늘이 너무 맑고 예뻐요.

희선 2022-09-07 01:19   좋아요 1 | URL
비 맞는 거 싫어하는데 딱 한번 우산이 없어서 비 맞고 집에 온 적 있어요 그때 다 젖었습니다 비 맞고 걸은 다음엔 바로 씻어야 감기 안 걸리죠 부산은 제가 사는 곳보다 비 많이 왔겠습니다 하늘이 맑아졌군요 그런 거 보면 하늘이 얄밉기도 해요 비를 막 뿌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맑기도 해서... 맑으면 그 하늘을 좋게 봐야 하는데...


희선

페넬로페 2022-09-06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넘 정겹고 좋은데요.
전 비오는 날을 좋아하지만 산책은 잘 하지 않아요.
산책은 날 좋은 날 해야 좋아요^^

희선 2022-09-07 01:21   좋아요 2 | URL
지금도 저런 곳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주 없지는 않겠습니다 산책은 날씨 좋을 때 하면 기분 더 좋죠 바람도 살살 불면 시원해서 괜찮겠네요 태풍이 가고 며칠은 날씨 좋다고 합니다 그럴 때 걸으면 좋겠네요


희선

2022-09-06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7 0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6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7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7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7 0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09-07 14: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 너무 예쁘네요

희선 2022-09-08 00:47   좋아요 0 | URL
책소개를 지금 봤는데 에세이 만화라는 말이 있네요


희선
 

 

 

 

저기 멀리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귀 기울여 봐요

음악은 즐겁기도 슬프기도 해요

때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당신은 음악 좋아하세요

 

어떤 음악이든

당신이 좋아하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

 

 

 

희선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2-09-06 0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No music, no life 아닌가요? ^^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는건 축복인거 같아요~!!

희선 2022-09-07 01:32   좋아요 1 | URL
음악은 바로 들리는 거여서 좋은 거기도 하죠 그럴 때 귀가 들리는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할 텐데 싶기도 합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은 다르게 음악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9-06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악에는 다양한 감정이 들어있잖아요. 그래서 위로를 주는 것 같아요^^

희선 2022-09-07 01:33   좋아요 1 | URL
정말 그러네요 여러 감정을 담는 음악, 즐거울 때 슬플 때 괴로울 때 언제든 좋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9-06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베토벤의 월광을 켜 놓고- 폰으로, 설거지할 때마다 들어요.
어느 영화에서 보고 푹 빠졌거든요. 좋아하는 음악 생길 때마다 즐거워요.

희선 2022-09-07 01:36   좋아요 0 | URL
음악은 영상과 잘 어울리기도 하죠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 저 음악 뭘까 하고 찾아보는군요 음악은 바로 그때로 데려다 주기도 한다고 하죠 음악에 얽힌 기억이 많다면 좋을 텐데...


희선

바람돌이 2022-09-06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볼빨간 사춘기의 노래. 너무 좋아요. ^^ 신나 신나 ^^

희선 2022-09-07 01:43   좋아요 0 | URL
볼빨간 사춘기 노래 좋아하시는군요 아는 노래 별로 없지만, 어쩌다 한번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면 들어보기는 했어요


희선

페넬로페 2022-09-06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음악 엄청 좋아해요.
어쩌면 책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

희선 2022-09-07 01:47   좋아요 1 | URL
책보다 음악을 더 좋아하는 것도 괜찮지요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테니... 저는 그랬던 적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페넬로페 님은 연주나 노래하기에서 뭘 더 좋아하세요 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좋기는 하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9-07 09:40   좋아요 1 | URL
당연 듣는 것입니다 ㅎㅎ
노래는 정말 음치수준이예요~~

희선 2022-09-08 00:44   좋아요 0 | URL
음악은 자신이 해도 즐겁겠지만, 들으면 위로가 되기도 하죠 세상에 음악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희선

루피닷 2022-09-06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읽을 때 음악과 커피한잔과 함께 하면 집중이 잘되고 좋더라고요~~

희선 2022-09-07 01:48   좋아요 0 | URL
책을 볼 때 음악은 노랫말이 없는 거거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일 때가 좀 낫죠 글 쓸 때는 뭐든 괜찮지만...


희선
 
夜がどれほど暗くても
나카야마 시치리 / 角川春樹事務所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나카야마 시치리

 

 

 

 

 

 

 이 소설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맨 앞부분을 보니 이것보다 먼저 본 소설 《소설왕》(하야미 가즈마사)이 생각났다. 거기에도 출판사 편집부 사람이 나와서 그랬던가 보다. 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해도 만드는 책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시가 노리미치는 <주간 슌초>라는 잡지 부편집장으로 여기에 실리는 글은 연예인 스캔들이었다. 지금은 출판사뿐 아니라 잡지도 잘 안 된다. ‘소설왕’에서도 문학잡지 만들기를 쉰다고 했다. 사람은 좋은 글도 보지만, 남의 안 좋은 얘기도 본다. 시가가 부편집장인 <주간 슌초>는 그런 사람을 대상으로 만드는 잡지다. 시가는 큰 출판사 주간지 부편집장으로 잘 나갔다.

 

 시가한테는 대학생 아들이 있었는데 경찰에서 아들 시가 겐스케가 스토킹 하던 사람을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연락한다. 겐스케가 죽인 사람은 겐스케가 다니는 대학강사인 호시노 기쿠코와 남편인 호시노 류이치였다. 갑자기 그런 말 들으면 믿기 어려울 것 같다. 아들이 살아 있기라도 하면 정말이냐 묻기라도 할 텐데.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죽었다. 경찰은 겐스케가 호시노 기쿠코를 좋아하고 함께 죽으려다 남편까지 죽였다는 걸로 보았다. 겐스케가 다니는 대학강사 호시노 기쿠코 남편은 문과성 관료였다. 그래선지 사건을 빨리 결론 내려 했다. 겐스케가 범인이 아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은 죽임 당했을 때와 스스로 죽었을 때 다르다고 하던데, 누군가 다른 사람이 겐스케를 죽인 것 같은 흔적이 나오지 않다니. 난 겐스케가 범인이 아니다 생각했나 보다.

 

 연예인 스캔들을 싣는 주간지를 만드는 부편집장 시가는 취재 대상이 된다. 아들이 사람을 죽였으니 말이다. 시가는 <주간 슌초>가 아닌 <슌초 48>로 자리를 옮긴다. 이 잡지는 더 심하다. 정치 잡지인데 보수쪽이다. <슌초 48>에서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기사도 썼다. 언론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만 쓰지는 않는가 보다. 이 잡지 편집장은 시가가 오자 시가한테 연예인 스캔들 취재를 해오라고 한다. 그런 거 보니 왜 우스운지. 시가는 밑에 사람이니 어쩔 수 없지. 미성년 아이돌과 불륜을 저지른 사람한테 시가는 사진을 찍히고 만다. 그 사람은 시가가 얼마전에 스토커 살인을 저지른 겐스케 아버지라는 걸 알아봤다. 지금은 정말 가해자 얼굴뿐 아니라 가해자 식구 신상까지 다 드러나는가 보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사진은 마음대로 찍고 그걸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시가가 보수 잡지 설문조사를 하러 밖에 나갔을 때도 영상을 찍고 시가를 알아본 사람이 그걸 인터넷에 올렸다. 지금 세상은 무섭다. 죄를 짓지 않으면 좀 낫겠지만, 가해자 식구면 힘들겠지. 난 그런 거 찾아본 적 없지만.

 

 죽임 당한 대학강사 호시노 기쿠코와 호시노 류이치한테는 딸이 있었다. 딸 이야기는 나중에 나오다니. 시가는 그걸 잘 생각하지 못했다. 피해자 딸은 호시노 나나미로 중학생이었다. 자기 부모를 죽인 사람 부모라면 미워할지도 모르겠다. 나나미는 겐스케 부모인 시가와 아내 마리코를 칼로 공격하기도 했다. 그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은데. 시가는 일 때문에 아내 마리코 마음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마리코는 나나미한테 공격당하고 집에도 안 좋은 전화가 오고 누군가 집에 낙서를 해서 시가한테 이사하자고 한다. 마리코는 그런 말을 한 다음 날 집을 나가 친정으로 간다. 그때서야 시가는 마리코 마음을 몰랐다는 걸 깨닫는다. 시가는 마리코와 시간을 두기로 한다. 시가는 겐스케하고도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그것보다 자신은 일한다 여기고 아이 기르기는 다 마리코한테 떠넘긴 거였다. 자신은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을 겐스케는 부끄럽게 여겼다. 시가가 하는 건 남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거나 마찬가지니. 겐스케는 대학에 들어가고 집을 나가서 혼자 살았다.

 

 우연히 시가는 가해자 식구도 마음을 풀 수 있는 곳을 알고 찾아가는데, 거기에 뜻밖에 나나미가 왔다. 가해자 식구와 피해자 식구가 만난 거다. 시가는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나나미한테 미움받고 안 좋은 말 들은 게 화가 나서 나나미한테 한마디 하려고 나나미를 찾아간다. 나나미 집 밖에는 이런저런 낙서가 있고 집 창문이 깨지기도 했다. 잠깐 스친 나나미 몸에는 멍이 있었다. 사람들은 가해자 식구뿐 아니라 피해자 식구도 괴롭힌다. 그런 일 당할 만하다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시가는 나나미가 학교에서 괴롭힘 당한다는 걸 알고 나나미 학교 가까이에서 망을 본다. 이런 일 쉽게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시가는 어른이고 나나미는 어려서 어른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겠지. 나나미를 괴롭히는 아이는 여자아이 하나에 남자아이 둘이었다. 나나미는 부모를 잃었는데, 그 아이들은 그런 것도 거슬려 했다. 부모가 없으니 괴롭혀도 말할 사람이 없어서였겠다. 나나미가 부모가 있었을 때 자신들을 깔봤다고 여겼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 학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는가 보다.

 

 나나미가 적으로 여긴 시가는 나나미를 지키다 심하게 다친다. 나나미도 양심이 있으니 그게 조금 미안했겠지. 시가와 나나미는 함께 저녁 먹는 사이가 된다. 나나미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혼자 갈 수 없다고도 했다. 시가는 나나미를 겐스케 대신으로 여기는 건가 하다가 그건 아니다 생각한다. 그래도 부모 같은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시가는 몇번이나 그동안 겐스케와 말하지 않은 걸 아쉽게 여긴다. 이 소설은 어떻게 끝날까. 형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경시청 수사1과 구도와 가쓰라기는 이 사건이 다 끝나지 않았다 여기고 수사를 더 했다. 형사가 보기에 이상한 게 나왔겠지. 그건 나중에 나온다. 사건 가해자 식구뿐 아니라 피해자 식구도 힘들겠다. 대중매체, 인터넷, 스마트폰, 학교 폭력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처럼 누구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서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지만, 안 좋은 일이 더 많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으니 인터넷에는 아무 말이나 쓰고. 자랑도 많이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런 거 보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지 않나. 언젠가 그런 기사 본 것 같기도 한데.

 

 책 제목처럼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 날은 샌다. 그런 거 생각하고 힘든 일이 일어나도 살아야 할 텐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아쉬워하기보다 그전에 생각하면 더 좋겠다. 시가는 이제 연예인 스캔들보다 다른 글 쓸 것 같다. 남한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를 바란다.

 

 

 

희선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8-31 0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피해자 가해자 모두를 괴롭히는 사회라니. 겐스케 사건엔 뭔가 다른 범인이 있거나 숨겨진 사연이 있을거 같아요 ~~

희선 2022-09-06 00:01   좋아요 1 | URL
피해자 식구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게 하는 것도 있는데, 여기에서는 둘 다를 생각하게 하는군요 피해자 식구와 가해자 식구는 잘 지내기 어렵기는 할 텐데... 겐스케가 죽지 않았다면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31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세태를 아주 잘 담고 있는 책이네요. 관료 자제는 서민과 법망을 달리 제공받는 것도 그렇구요. 출판사도 힘들지만 요즘 잡지는 더 힘들겁니다. 안 그래도 안 팔리는데 가격을 많이 올릴수도 없고 그래서인지 굿즈 전쟁으로 가더군요! 정치나 사회, 시사 잡지는 성향에 따라 기사들이 천차 만별이고요 대중, 연애잡지는 그래서 더 자극적인 이슈들을 때려넣는 방식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희선 2022-09-06 00:08   좋아요 2 | URL
지금은 책이 아니어도 볼 게 많고 여기저기에서 정보를 얻기도 하겠습니다 책으로 보는 게 더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잡지에 나온 것도 영상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반대로 영상으로 한 게 책으로 나오기도 하는군요 잡지는 오래 가는 게 많지 않을 듯합니다 부록으로 어떻게든 이어가는 건지... 부록 때문에 잡지 사는 사람도 있겠지요 언론은 거의 올바른 것만 말하고 쓸 것 같은데 그렇지 않기도 하군요 그러고 보니 한국에도 연예인 스캔들을 쓰는 것도 있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9-01 0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나카야마 시치리!
이지매들이 처벌 받지 않는 사회 일본!

아베 죽음 이후 전 열도가 조용해서 기이할 정도 입니다 ^^

희선 2022-09-06 00:11   좋아요 2 | URL
남을 괴롭히는 아이한테 벌을 주는 일 별로 없군요 학교에 며칠 쉬기 같은 걸로 끝날지도 모르겠네요 한국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다른 건 잘 생각하지 못하는 건지... 이건 어디나 다르지 않을지도...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9-02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님이 글에 쓰신 ‘학교에 보이지 않는 계급‘, 저도 학교 다닐 땐 몰랐는데 요즘 뉴스를 보면 괴롭힘과 왕따가 심각하더군요. 그 당시 저만 몰랐던 건지 아니면 그땐 그런 일이 없었던 건지 잘 모르겠어요.

희선 2022-09-06 00:13   좋아요 2 | URL
예전에도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일이 있었지만, 지금과는 달랐을 거예요 지금은 아주 심하기도 하네요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안 좋은 일이 있으면 학교에서 다른 아이 괴롭히는 걸로 푸는 아이도 있는 듯합니다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서니데이 2022-09-05 1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 미스터리 소설에는 트릭을 이용한 사건도 나오지만, 당시 사회의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는 책도 있고 소재가 다양한 것 같더라구요. 히가시노 게이고만 해도, 미스터리 장르인데, 책마다 조금씩 다르니까요. 요즘 나카야마 시치리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자주 보여서요.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9-06 00:18   좋아요 2 | URL
본격이라고 하는 것보다 사회 문제를 다루는 미스터리가 더 좋은 듯합니다 예전에는 트릭이 나오는 것도 조금 봤지만, 그건 트릭은 잘 모르고 범인만 알아보기도 했네요 그런 건 자꾸 보다보면 범인이 보이기도 하지요 어쩌다 보니 한사람 책을 이어서 읽기도 했네요 미야베 미유키 책도 세권이나 봤군요 나카야마 시치리 책은 앞으로도 볼 듯합니다 몇권 사뒀습니다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면 좋겠네요


희선
 

 

 

 

오늘 하루 고생 많았어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고

이런저런 말을 듣고

이런저런 일 하느라 힘들었지

 

긴 하루도 끝날 때가 와

그것만 기다렸을까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 보냈기를 바라

 

이제 다른 생각하지 말고 잘 자

좋은 꿈 꿔

 

 

 

 

*지난해 팔월에 쓴 글을 보니, 제목이 같은 게 있었다. 나도 몰랐다. 이런 일 처음이 아니기는 하다.

 

 

 

희선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ini74 2022-08-31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도 고생하셨어요. 좋은 꿈 꾸세요 *^^*

희선 2022-09-05 23:49   좋아요 1 | URL
지금도 하루가 다 갈 시간이네요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했겠지요 태풍이 와서 걱정스럽기도 한 날이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2-08-31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 잘 보내고 희선님 위로를 생각하면서 잠들게요. ^^ 어제 저녁에 이글을 봤다면 더 좋았을걸 말예요. ^^

희선 2022-09-05 23:52   좋아요 1 | URL
하루 잘 가고 한주도 한달도 잘 가는군요 팔월이 가고 구월입니다 태풍이 가고 나면 맑은 하늘이 보이겠지요


희선

페넬로페 2022-08-31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일과를 마치고 밤에 저 혼자만의 시간이 되면 저는 저한테 토닥토닥 해주고 싶더라고요.
오늘 하루 잘 보냈다고요~~
희선님의 위로, 넘 따뜻해요^^

희선 2022-09-05 23:53   좋아요 2 | URL
다른 사람이 격려해주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걸 잘하면 그렇게 쓸쓸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페넬로페 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2-08-31 2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를 잘 살아가는것도 결코 쉬운일이 아닌거 같아요. 그 끝에 꿈이 보상해주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2-09-05 23:54   좋아요 1 | URL
늘 같은 하루 같지만 조금씩 다른 하루겠지요 그 하루를 살아내는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새파랑 님 오늘 고생했습니다 좋은 꿈 꾸면 좋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9-02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그랬죠. 글쓴이들은 변형해 쓸 뿐 결국 같은 주제로 계속 쓰는 거다, 라고.
이 말이 반은 맞다고 생각해요. 저도 표현만 다른 뿐 같은 주제로 글감을 잡았다가 나중에 내용이 겹친다는 걸 알고 포기할 때가 있어요. 후후~~

희선 2022-09-05 23:59   좋아요 1 | URL
작가는 비슷한 주제여도 다르게 쓴다고도 하는데, 저는 그렇게 다르지 않기도 하네요 쓸 때는 예전에 썼다는 거 모르고 나중에야 알기도 합니다 예전보다 나은 글을 쓰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못하네요 같은 제목도 한두번 쓴 게 아닐 거예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