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또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큰일은 아니지만 제 마음은 아주아주 안 좋아졌습니다. 잘 안 되면 그만둬야 했는데, 몇달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으면서 왜 그걸 잊어버렸을까요. 바봅니다. 사람은 한번 한 잘못을 되풀이합니다. 그것 때문에 또 한동안 우울하겠습니다.


 몇달전에 시디플레이어 사고 컴퓨터로 시디를 구워서 들어야겠다 했잖아요. 첫번째 것은 괜찮았습니다. 두번째는 오디오 시디로 하려 했는데 잘못해서 데이터로 해서 아예 들을 수 없었습니다. 데이터라면 엠피삼을 넣어야 하는데 다른 걸 넣었습니다(flac). 그때는 지우고 다시 했어요. 다시 하고 들어보니 소리가 안 좋았습니다. 그때 안 되는구나 하고 바로 엠피삼을 넣었다면 시간 잡아먹지 않았을 텐데. 어쨌든 여러 번 해도 소리가 안 좋아서 마지막에 엠피삼 넣은 시디로 구웠습니다.


 한동안 시디 굽지 않다가 드디어 세번째로 구웠습니다. 두번째 때 같은 실수하지 않으려 했는데, 음악 넣고 시디 굽고 들어보니 앞쪽 반은 괜찮고 뒤쪽 반은 소리가 안 좋더군요. 이번에는 한번도 안 지웠는데 왜 그럴까 했습니다. 그때 바로 지우고 엠피삼 넣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다른 시디에 또 구웠습니다. 그건 들어보려하니 잘 안 나오더군요. 그때라도 그만둬야 했는데, 윈앰프에 넣어서 들으려 하니 그것도 안 되더군요. 시디를 컴퓨터에서 뺐더니 음악이 아닌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걸 지우려다 윈앰프에 넣어둔 음악 다 지우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도 몇번이나 같은 잘못을.


 윈앰프에 다시 음악을 넣고 들으니 소리가 안 들렸습니다. 소리가 아주 작아졌어요. 평소에는 소리 3%로 하고 들어도 컸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고는 100%로 해도 그렇게 큰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다른 거 윈도우 플레이어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이것도 2나 3 작은 건 10정도로 하면 괜찮아요). 컴퓨터 껐다 켜면 괜찮을까, 윈앰프를 지우고 다시 깔면 괜찮을까 하고 해 봤지만 소리는 여전히 작았습니다.


 구운 시디 잘 안 나오면 안 되나 보다 할걸 왜 그걸 들어보려 한 건지. 구운 시디에 문제가 있어서 윈앰프 소리가 작아지기도 할까요. 무슨 문제인지. 그 시디 지우고 엠피삼 넣는 걸로 했더니 그건 괜찮았습니다. 오디오 시디는 잘 안 되고 그건 괜찮다니. 첫번째 거 잘 된 건 운이 좋았던 거였나 했습니다. 윈앰프 소리 작아져서 우울합니다. 그런 거 때문에 우울하다고 하면 한심할지도. 시디를 그냥 뺀 게 문제였을지.


 앞으로는 음악 뭘로 들을지. 윈앰프 소리가 아주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소리를 100%까지 올리는 건 좀 안 좋습니다(70%로 듣기로 했습니다). 윈도우를 포맷하면 소리가 괜찮아질지. 그것 때문에 지금 그걸 할 수는 없군요. 지금은 어떤 게 안 되면 그만두거나 다른 걸로 하자 생각해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겠지요. 제가 참 어리석네요.


 예전에 한 잘못은 컴퓨터 쓰다가 안 되는 게 있어서 어떻게 할까 찾아보다가 랜섬웨어에 걸렸습니다. 이번 건 지난번보다 심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 좋네요. 가끔 난 왜 이러지 싶기도 합니다. 시디 플레이어 사지 말고 그냥 컴퓨터로만 음악 들었다면 좋았을걸. 이런 생각은 안 하는 게 나을지도. 재미없는 이야기를 했군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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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14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이 뭐 이런걸로..... 우리 흔히 하는 실수인걸요. 이런 실수가 있어서 우리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해요. 저도 하루에도 몇번씩 자책하게 하는 일들이 있지만 그걸 또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서 웃음을 주며 즐거워하면 되는 것 같아요. ^^ 힘내세요. 희선님. 누구나 하는 실수고 시행착오랍니다. ^^

희선 2021-05-15 22:55   좋아요 0 | URL
사람이 처음부터 뭐든 잘 하는 건 아니겠지요 실수하고 잘못하면서 다음에는 그런 잘못을 덜 하겠습니다 그래야 하는데 어떤 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도 같아요 그러지 않으면 좋을 텐데... 큰일은 아니지만 가끔 문제가 생기면 마음이 안 좋기도 합니다 다른 일도 있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건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그것도 잘 못합니다


희선

2021-05-14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05-14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렸을때 시디 굽고 들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안되면 다른걸로 하더라도 좋아하는걸 하는게 마음이 편할거 같아요. 희선님의 시디굽기를 응원합니다~!!

희선 2021-05-15 23:00   좋아요 1 | URL
저는 예전에는 안 하고 이제야 하는군요 시디 자주 사지 않았지만 사도 그냥 컴퓨터로만 들었는데... 시디를 들으면 될 것을 시디를 구워서 들으려고 했네요 시디 아끼려고...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건 하고 싶은 게 낫겠지요


희선
 
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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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이름 도리스 레싱은 들어봤지만 책은 한권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도리스 레싱 소설이 아닌 산문 《고양이에 대하여》를 처음으로 만났어요. 지금 많은 한국 사람은 고양이와 함께 사는데 다른 나라 사람은 예전부터 그랬지요. 작가는 더 그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고양이 이야기를 쓰기도 하지요. 무라카미 하루키랑 김영하 생각나네요. 좀 오래전 사람 나쓰메 소세키도 있네요. 소세키는 고양이를 아주 좋아한 건 아닌 듯하지만, 그래도 함께 살고는 친구가 됐을지도. 소세키가 가장 처음 쓴 소설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고양이 이야기 산문으로 쓰고 소설 《1Q84》에는 고양이 마을이라는 걸 쓰기도 했습니다. 개든 고양이든 사람과 말은 달라도 마음은 나눌 수 있겠지요.


 처음에 도리스 레싱이 말하는 고양이 이야기는 좀 끔찍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사람이 그래도 될까 싶기도 했어요. 고양이가 늘어나는 걸 막으려고 새끼를 죽였어요. 도리스 레싱은 어렸을 때 아프리카에서 지냈더군요.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도 있었지만 들고양이도 많았습니다. 고양이 새끼는 어머니가 물에 빠뜨려 죽였는데, 언제부턴가 어머니가 그걸 그만뒀습니다. 며칠 동안 어머니가 집을 비웠어요. 저는 그때 도리스 레싱 어머니가 집을 나간 건가 했어요. 어머니가 집에 없었을 때 아버지는 고양이를 어떻게 해야겠다 해요. 아버지는 많은 고양이를 한곳에 몰아넣고 총으로 쏘아 죽였어요. 그 일 끔찍했겠습니다. 아버지도 자신이 그런 일 하고 놀랐을 듯합니다. 도리스 레싱도 아버지를 도왔어요. 그 일 때문에 도리스 레싱은 오랫동안 고양이와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며칠 뒤에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늘어난 고양이를 어떻게 하기를 바라고 집을 나갔던 걸까요.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사람은 어릴 때는 힘이 없지요. 동물을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고. 아니 그건 어릴 때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잘 모를 듯합니다. 고양이가 늘어난다고 죽이는 건 못할 듯해요. 요즘은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해주려는 사람이 있기도 하군요. 그것도 사람 마음대로 하는 거지만 죽이는 것보다는 조금 낫겠지요. 도리스 레싱이 고양이 이야기를 쓴 건 1967년 1989년 그리고 2000년이에요. 첫번째 글이 가장 깁니다. 어린시절 이야기와 시간이 흐른 뒤 함께 살게 되는 고양이 이야기예요. 잿빛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로만 말하는데 둘은 다 암컷이에요. 잿빛 고양이는 새끼를 두번 낳았는데 새끼를 잘 돌보지 않았어요. 사람도 그렇지만 동물에도 모성이 없는 게 있겠지요. 그런 건 소설에서 봤는데. 잿빛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시켜요. 수술하고 잠시 도리스 레싱을 원망했어요. 아파서. 얼마 뒤 검은색 고양이가 함께 살아요. 잿빛 고양이가 검은색 고양이를 이겼어요. 고양이, 동물은 자기 영역을 정해두기도 하잖아요. 사람도 다르지 않나. 잿빛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는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살아요.




 제가 만난 고양이는 길고양이가 아니어선지 사람을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더군요. 바로 왼쪽에 과일 가게가 있는데 거기에서 기르는 고양이예요.




 집 없이 살던 고양이가 자기 집이 되기를 바라고 어떤 집에 찾아오기도 할까요. 그건 사람과 살았던 기억 때문일지. 고양이는 기억을 잘 못한다고도 하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알아보는 것 같기도 한데. 밖에 살던 오렌지색 고양이가 도리스 레싱 집으로 오고 함께 살게 돼요. 그때 도리스 레싱 집에는 수고양이가 두 마리 있어서 고양이 한마리를 더 기를 수 없었지만. 루퍼스라는 이름을 지어줘요. 이 루퍼스 이야기도 재미있더군요. 루퍼스는 머리가 좋아요. 도리스 레싱 집에 살려고 많이 애써요. 하지만 마음을 다 허락한 건 아니었을지도. 언제든 자신은 그 집에서 쫓겨날 수 있다 여겼나 봐요. 루퍼스가 아프고 다른 고양이도 아프자 나머지 고양이는 연기를 해요. 도리스 레싱이 있는 데서는 기침을 하고 도리스 레싱이 안 보이면 편안하게 있어요. 그런 모습 재미있더군요. 고양이와 살면 이런저런 일을 겪겠습니다. 개도 다르지 않겠네요. 루퍼스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하고 죽었나 봅니다.


 부치킨은 도리스 레싱과 오래 살았어요. 태어났을 때부터니. 고양이도 형제를 잘 돌보기도 하는군요. 부치킨이 그랬어요. 도리스 레싱은 고양이를 잘 봤어요. 고양이가 사람 같기도 해요. 부치킨은 어깨에 암이 생겨서 수술해야 했어요. 수술하지 않으면 더 빨리 죽겠지만. 부치킨은 수술하고 깜짝 놀랐겠습니다. 앞다리와 어깨가 없어져서. 시간이 갈수록 거기에 적응했겠지요. 사람도 아프거나 어딘가 한곳이 사라지면 거기에 적응하잖아요. 사람이 친구 사귀는 것처럼 고양이도 고양이 친구를 사귀기도 하는가 봐요. 그게 함께 사는 고양이라면 좋을 텐데. 부치킨이 나이 들었을 때는 다른 고양이는 없었군요. 부치킨은 옆집에 사는 암고양이를 부르기도 했는데 잘 찾아오지 않았어요. 도리스 레싱이 오래 함께 산 고양이도 있지만 잠깐 맡은 고양이도 있더군요. 오랜 시간 동안 도리스 레싱이 만나고 떠나 보낸 고양이 많았겠습니다.


 고양이 말을 몰라도 도리스 레싱은 고양이가 무슨 말 하는지 잘 들었을 것 같아요. 고양이랑 함께 살다보면 고양이 생각 조금은 알겠지요. 도리스 레싱은 저세상에서 고양이들 만났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고양이 있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저세상은 그리 쓸쓸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살아 있기에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잖아요. 죽으면 이런저런 걱정 안 하고 몸이든 마음이든 아프지도 않고 편하겠지요. 그때를 기다려야겠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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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1-05-11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 고양이 넘 예쁘네요!
희선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5-12 00:50   좋아요 1 | URL
걷는데 길에 누운 고양이 보니 반갑더군요 저걸 찍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고양이가 다른 데로 갈까 봐 조심해서 담았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5-11 09: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레스 레싱의 고양이 이야기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ㅎㅎ 전 고양이 이야기 하면 ‘해변의 카프카‘ 생각이 납니다^^

희선 2021-05-12 00:52   좋아요 1 | URL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봤는데, 거기에도 고양이 이야기 나왔군요 저는 해변의 카프카 하면 하늘에서 떨어진 전갱이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다른 건 거의 잊어버렸군요 도서관도 나왔던 것 같은... 하루키 소설에는 거의 고양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mini74 2021-05-11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는 요물이지요 ~ 너무 귀여워요 *^^*희선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5-12 00:54   좋아요 2 | URL
정말 고양이는 사람 마음을 빼앗습니다 길에서 만나면 저는 반갑게 여기는데 고양이는 별로 안 반겨줘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5-11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싱 산문집이라니. 찜할게요. 빛과 그림자를 품은 길고양이, 예뻐요. 희서님도 꼭 저러실 것 같아요^^

희선 2021-05-12 00:55   좋아요 0 | URL
언젠가 소설 볼지... 이 산문집 재미있더군요 고양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줘요 어릴 때 경험은 좀 끔직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을 듯하니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5-11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었군요. 그것도 무려 작년에 나왔습니다.
집고양이는 오래 살지만 길냥이는 2, 3년밖엔 못 산다더군요.
안타깝더라구요.ㅠ

희선 2021-05-12 00:58   좋아요 1 | URL
저는 책 사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 봤네요 지난해에 우연히 이 책이 나온다는 거 알고 보고 싶더군요 맞아요 길고양이는 오래 못 산다고 해요 길에서 사는 게 쉽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습니다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주 싫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내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


그건 바랄 수 없다고


그렇겠지


나 자신조차 내 마음을 다 모르는데


누가 내 마음을 알까


바랄 수 없는 일이어도


바라고 싶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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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ドキャプタ-さくら クリアカ-ド編(10) (KCデラックス) カ-ドキャプタ-さくら クリアカ-ド編 (コミック) 20
CLAMP / 講談社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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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10

CLAMP



 




 세상에는 자신과 닮은 사람이 두 사람 있다고 하던가. 닮았다기보다 거의 같은 얼굴일지도. 같은 얼굴인 사람을 만나면 한사람이 죽는다는 말도 있구나. 정말 그럴까. 보통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연예인은 닮은 얼굴 있는 것 같다. 다른 나라 사람이고 다 연예인일 때도 있다(연예인 할 관상인가). 그런 걸 보면 정말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닮은 사람 있을지도. 그렇다 해도 그 사람 만나고 싶지는 않다. 같은 나라 사람이 아니면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얼굴이 닮은 사람하고는 친구 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여기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에 나오는 사쿠라와 아키호처럼. 이번에 10권 봤는데, 어쩐지 수수께끼만 던져준 것 같다.


 부모와 자식이 닮은 건 당연한데, 야마자키는 아버지와 아주 많이 닮았나 보다. 아이들은 야마자키 아버지를 보고 야마자키가 키가 큰 것 같았다고 했다. 부모 수업 참관일이 지난 뒤 한 이야기다. 나오코는 글쓰기, 그것도 연극 대본 쓰는 걸 좋아하는데 요새 쓸 게 없었다. 나오코는 사쿠라와 아키호를 보고는 ‘두 앨리스’라는 걸 떠올리고 그걸 쓰기로 한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고 거기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앨리스를 만난다는. 다음은 어떻게 될지. 앨리스는 시계를 보던 토끼를 따라 굴밑으로 내려가 이상한 나라에 가는데, 나오코가 쓰는 것에서는 노래를 듣고 간단다. 나오코는 앞에서 말한 야마자키한테 곡을 써달라고 하기로 하고 노래는 토모요가 하기로 했다. 야마자키는 뭐든 잘 하나 보다. 그런 아이라는 거 이제야 안 것 같다. 사쿠라가 집에서 아빠한테 ‘두 앨리스’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는 사쿠라와 아키호가 전보다 더 닮았다고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간 건 꿈이었다는 걸로 끝난다. 이거 생각하니 사쿠라가 꾸는 꿈이 생각나기도 하는구나. 사쿠라는 치어리더부에서 스트레칭을 하다가 이상한 걸 느꼈다. 사쿠라는 꿈에서 본 로브 쓴 사람을 보고 카드를 써서 그 사람을 둘러쌌다. 사쿠라가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은 없고, 거기에 샤오량이 나타나서 사쿠라가 자기 앞에 로브 쓴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는 보이지 않았다. 사쿠라는 혹시나 하고 지팡이를 그쪽에 댔더니 카드가 됐다. 그 카드는 환상이었다. 그날 샤오랑은 사쿠라한테 꿈을 물어본다. 그건 말하기보다 보여줬다. 레코드로. 꿈도 볼 수 있다니. 언젠가 사쿠라가 로브 쓴 사람 얼굴을 본 것도 나왔다. 샤오랑은 자신한테 그런 건 없다고 한다. 그렇게 꿈을 보고 나니 환상이었던 카드가 꿈꾸는(draming)으로 바뀌었다. 사쿠라는 그걸 보고 그냥 꿈이구나 생각하려 했는데, 샤오량이 드리밍은 예지몽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예전에도 사쿠라는 예지몽 꾸었는데.


 다음날 샤오랑은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해서 사쿠라가 걱정하게 했을까 한다. 그런 거 귀엽구나. 그런 샤오랑을 본 사쿠라카드들이 한번 따로 만나야겠다고 한다. 샤오랑과 사쿠라만 둘만 만나라는 거다. 샤오랑이 학교에 가면서 사쿠라를 봤는데 사쿠라가 초등학생과 이야기했다. 어떤 아이 모자가 나무에 걸려서 사쿠라가 나무에 올라가 멋지게 모자를 내려줬다. 토모요는 아침부터 좋은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토모요는 여전히 사쿠라 사진을 많이 찍는구나. 사진이 아니고 동영상인가. 토모요는 샤오랑 마음을 알았는지 학교에 가서는 둘만 남겨두고 다른 데로 갔다. 샤오랑이 사쿠라한테 바로 말하지 못하자 가방속에 있던 케로와 스피넬이 ‘빨리 데이트라고 말해’ 했다. 그때 다른 아이들이 와서 샤오랑은 사쿠라한테 말 제대로 못했다. 나중에 샤오랑이 사쿠라한테 어디에 갈지 문자메시지 보냈나 보다. 곧 둘이 어딘가에 놀러 가겠구나. 별 일 없기를.


 밤에 사쿠라는 또 로브 쓴 사람이 나오는 꿈을 꿨다. 아키호도 같은 꿈을 꾼 걸까. 비슷한 꿈을 꿨지만 모습은 달랐을지. 하루가 빨리 가는구나. 다음날 학교에서 나오코는 샤오랑한테 자기 연극에 나와달라고 한 것 같다. 두 앨리스는 사쿠라와 아키호가 할 것 같구나.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이날 무슨 일이 일어났다. 다른 사람은 멈추고 사쿠라와 샤오랑만 움직였다. 사쿠라와 샤오랑이 만나자 샤오랑이 가지고 있던 사쿠라카드가 흩어지고 날아갔다. 사쿠라가 (클리어)카드로 그걸 모았다. 카드를 보니 미러가 없었다. 그 카드는 어디로 갔을까. 그건 카이토가 한 것 같지 않은데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건지. 사쿠라와 아키호 둘만 있을 때도 시간이 멈춘다. 그때는 아키호가 인형이라고 한 모모(토끼처럼 생긴)와 사쿠라만 움직였다. 그때 시간을 멈춘 건 사쿠라 엄마 시계였다(앨리스에서도 토끼가 시계를 보는데, 그러고 보니 모모는 토끼구나. 이제야 이걸 생각하다니).


 이번에 카이토는 별로 나오지 않았다. 카이토는 시간이 얼마 없다고 했다. 아키호는 자다 깨고는 카이토를 보고 잠시 이야기하자고 한다. 아키호는 그날 밤 일을 아주 기쁘게 여겼다. 사쿠라는 무의식으로 로브 쓴 사람이 아키호라는 거 아는 거 아닐까. 그런데 샤오랑 얼굴이 되다니. 사쿠라가 아키호가 아니길 바라설지. 사쿠라는 아키호한테 아키호가 자신한테 소중한 사람이다 말한다. 앞으로도 둘은 좋은 친구로 지내겠지. 그전에 뭔가 일이 일어나겠다. 그 일 잘 지나가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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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rt & Classic 시리즈
루이스 캐럴 지음, 퍼엉 그림, 박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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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딘가를 지나면 아주 다른 세상이 나타나면 얼마나 신기할까. 앨리스는 언니와 강둑에 있는 게 지루했다. 시계를 보고 늦었다고 토끼가 말하고 달려가는 모습을 본 앨리스는 그 뒤를 따라간다. 그러다 굴속으로 내려간다. 그 모습 앤과 다이애나가 말하던 거 생각나는구나. 앤은 다이애나가 빌려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빨리 읽었다. 그리 길지 않아 이 책 다 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번이 두번째 보는 거다. 처음에 본 것도 어릴 때는 아니어서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책을 본 건 생각나지 않는데 어릴 때 본 만화영화는 조금 생각났다. 그건 한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번 했을까. 오래전에 봐서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만화영화를 재미있게 봤는지 어땠는지도.

 

 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이 친구 아이한테 들려준 이야기던가. 아이는 정말 이런 이야기 좋아할까. 그것보다 영어와 한국말은 달라서 말장난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그렇다고 그걸 한국말로 하면 원작을 해치는 거겠지. 어느 나라나 발음이 같고 뜻이 다른 말로 말장난 하는구나. 다른 나라 사람은 한국말로 말장난 하면 모르겠지. 한국말은 띄어쓰기에 따라 다른 말이 되기도 한다. 그런 걸로 놀아본 적은 없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여러 가지로 만들기도 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다른 걸로 만들까. 내가 아는 건 많지 않다. 언젠가 일본 만화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미스터리에는 《앨리스 죽이기》도 있다. 지금 생각하니 거기에서 앨리스가 죽지는 않았다.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앨리스가 되고 달걀사람인 험프티 덤프티에서 하나가 죽고 앨리스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그 이야기 참 정신없었는데. 동화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아주 다르지 않구나. 이건 원작 다 나온 걸까. 험프티 덤프티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던가.

 

 잘 모르는 곳에서는 음식 마음대로 먹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앨리스는 ‘나를 먹어요’ 하는 말이 쓰인 걸 보고 그걸 먹고 몸이 작아지거나 커진다. 그렇게 몸이 작아지거나 커지다 보니 앨리스는 자신이 누군지 모르겠다고 하고 아침과는 다른 자신이다 말한다. 몸이 자꾸 작아졌다 커지면 그런 생각 들까. 아쉽게도 난 몸이 작아지거나 커진 적이 한번도 없어서 잘 모르겠다. 아이는 자신이 커지거나 작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할까. 가끔 난 내가 안 보였으면 좋겠다 생각하는구나. 아무도 몰래 뭔가 하고 싶어서는 아니고 그저 누군가한테 안 보이고 없는 사람이었으면 해서다. 좀 이상한가. 앨리스처럼 이상한 나라에 가서 현실로 아예 돌아오지 않으면 좋겠다. 앨리스가 하는 모험은 꿈이구나. 이 점 조금 아쉽다.

 

 지금은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에 가는 이야기 아주 많다. 그런 거 보고 자신도 그런 일 있기를 바라는 사람 있겠지. 소설은 언제나 현실로 돌아온다. 좀 드물게 현실로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도 있지만, 거의 돌아온다. 사람은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야 하니 그렇겠지. 책속을 다니는 것도 다르지 않다. 책을 읽고 덮으면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오기 싫은데. 예전에 만화영화 볼 때 난 체셔 고양이 좀 무서웠다. 웃는 입만 남아서 그랬다. 책을 보니 체셔 고양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꽤 많이 본 것 같기도 한데.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간 걸 체셔 고양이는 아는 것 같기도 했는데. 애벌레도 참 이상했다. 어릴 때는 내가 그걸 어떻게 본 건지. 앨리스는 애벌레를 만나고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버섯을 알고 자기 몸을 자유롭게 조절했다. 처음에는 잘못해서 아주 작아지고 목이 길어지기도 했지만.

 

 트럼프 카드 여왕은 좀 웃긴다. 여왕은 그냥 여왕이라 했던가. 왜 ‘하트 여왕’이라는 말이 떠오를까(트럼프에 하트가 있구나). 여왕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목을 치라고 한다. 그거 좀 심한 거 아닌가. 혹시 그건 풍자일까. 나도 모르겠구나. 여왕이 목을 치라고 한 사람이 잡히기는 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그건 다행이다. 앨리스는 재판이 열리는 곳에서 거기 있는 여왕이나 왕 병사가 카드일 뿐이다 한다. 그 말을 하자 종이가 솟구치고 앨리스는 잠에서 깬다. 그 꿈을 언니한테 말하니 다음에는 언니가 앨리스가 되는 상상을 한다.

 

 앨리스가 겪는 일 재미있을 것 같으면서도 좀 이상한 모험이다. 여기에는 상상의 동물도 나온다. 난 좀 조용하고 즐거운 일이 일어나는 곳으로 가고 싶다. 여왕이 목을 치라고 하면 죽지 않는다 해도 무서울 것 같다. 시계를 들고 뛰어가는 토끼 어디 없을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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