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원, 주운 씨 - 전화기 너머 마주한 당신과 나의 이야기
박주운 지음 / 애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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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전화하는 것도 받는 것도 잘 못합니다. 저한테 전화하는 사람도 없지만, 제가 전화 거는 사람도 없습니다. 콜센터 같은 곳에도 전화 거의 안 합니다. 아주 안 한 건 아니군요. 아주 가끔 건강보험료 고지서가 안 와서 전화한 적 있습니다. 제가 전화한 곳 콜센터 맞지요. 고지서 보냈을 텐데 왜 안 오기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그런 전화했을 때 눌러야 할 게 많더군요. 바로 상담원과 이어지지 않잖아요. 다른 콜센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고지서 같은 건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곳에 전화하고도 화내거나 안 좋은 말하는 사람 있을까요. 아주 없지 않을 것 같네요. 전화하는 사람은 한번만 해도 받는 사람은 이런 저런 사람을 상대해야겠습니다. 콜센터 일 쉽지 않겠네요.


 언제 감정 노동자라는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전화를 받고 일처리를 도와주는 사람도 감정 노동자군요. 사람 얼굴을 보는 게 아닌 전화로 말하면 사람은 함부로 말하기도 하겠지요. 안 좋은 말을 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 책 《콜센터 상담원, 주운 씨》에는 박주운이 콜센터에서 일하기 시작하고 그만둘 때까지 일이 담겼어요. 박주운은 처음에 콜센터에서 석달만 일하려 했는데 다섯해 동안이나 일했답니다. 일을 시작하고 바로 그만두고 싶었다는데 다섯해나 하다니 대단하네요. 저는 전화받는 거 싫어해서 이런 건 못할 겁니다. 말하는 거 자체를 싫어하는군요. 말 많이 하면 힘 빠지지 않나요. 저는 그런데, 별거 아닌 말을 자꾸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저도 예전에 콜센터 상담원 일 해볼까 생각한 적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바로 안 된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콜센터 일자리는 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광고 있었군요. 전화받는 사람은 당신 어머니나 딸 식구와 같습니다 하는(어머니나 딸만 말했던가). 그렇게 생각하고 콜센터에 전화하면 안 좋은 말 안 할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콜센터에서 전화받는 사람은 여성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이 책을 쓴 박주운은 남성입니다. 남성이라고 안 좋은 말 안 듣는 건 아니군요. 아주 가끔 박주운이 해준 일을 고맙게 여기고 고맙다고 한 사람도 있지만. 억지를 쓰는 고객도 있더군요. 억지를 쓰면 어떻게든 해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도 그런 거 빨리 해결하려고 하죠. 다음 전화 받아야 하니. 함께 일하는 상사는 밑에 사람을 마음 쓰기보다 일처리를 제대로 하기를 바라더군요. 별 문제 없이. 콜센터 일은 오래 한다고 위로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더군요. 일을 오래 해도 그리 익숙해질 것 같지 않고 여러 가지 병만 늘 것 같습니다.


 언젠가 라디오 방송에서 일하는 사람이 화장실에 간 시간이 길어서 안 좋은 말 듣거나 마음대로 가지 못한다는 말 들었습니다. 그런 곳도 있나 했는데, 바로 콜센터가 그렇더군요. 화장실에 가려면 허락받아야 하다니. 박주운은 일하는 곳을 닭장에 비유했습니다. 콜센터는 일하는 환경도 그리 좋지 않군요. 임솔아 소설 <초파리 돌보기>에서 원영은 콜센터에서 일하게 되고 자기 물건을 거기에 두려 했는데 동료가 그런 건 없어도 된다고 했군요. 전화를 받다 보면 여유를 가질 수 없을 테니. 콜센터는 좁은 곳에 많은 사람이 있는가 봅니다. 코로나19에도 콜센터 사람이 많이 감염되기도 했군요. 그곳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겠지요. 일하는 사람을 좀 더 생각해줘야 할 텐데. 회사가 더 일하는 사람을 소홀하게 대하는군요.


 콜센터에서 일을 시작해도 바로 그만두는 사람도 있고 오래 일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박주운이 안타깝게 여긴 사람은 그만뒀다 다시 돌아온 사람이에요. 그곳이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돌아온 사람 있을 것 같습니다. 콜센터 그만두는 사람을 부러워해도 그 일 쉽게 그만두지 못하나 봅니다. 박주운도 그렇게 다섯해 동안 일했겠네요. 콜센터에서 일하면서 자존감 많이 낮아졌을 것 같아요. 그런 박주운한테 꿈이 생겼습니다. 그건 글 쓰는 작가예요. 박주운은 명상을 하고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썼어요. 자신이 한 일이 글감이 됐네요. 이건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 글이 이렇게 책으로 나왔으니 작가기도 하네요. 앞으로 소설 쓰고 싶다고 합니다. 박주운이 소설 쓰기를 바라고, 콜센터 일하는 곳도 바뀌기를 바랍니다. 조금 넓은 곳에서 일하면 좋겠네요. 콜센터에 전화하는 사람뿐 아니라 회사도 일하는 사람을 생각해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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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9-16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고객센터가 대부분 전화상담으로 되는 콜센터였는데, 요즘엔 1:1문의라거나 비대면이 더 강화된 것 같아요. 고객센터 직원분들이 친절하고 일처리도 잘 해주셔서 좋은데, 어느쪽이든 고객편의를 위해 제시된 점이 있지만, 직원분들이 힘든 점도 많이 있을 거예요. 요즘엔 고객센터 전화하면 회사에 따라서는 연결이 너무 오래걸려서 전화해서 문의할 일이 있어도 쉽지 않네요.
희선님, 주말 잘 보내세요.^^

희선 2023-09-17 00:14   좋아요 1 | URL
전화하는 사람은 한번이어도 전화받는 사람은 하루 내내 받으니 쉽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거의 친절하게 해주겠지요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전화가 바로 이어지지 않아서 그런 거 잘 모르는 사람은 전화하다가 힘 다 빠지겠습니다 처음할 때는 잘못 누를지도 모르죠 콜센터에 전화할 일이 없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한두번 전화해야 할 일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토지 20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5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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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시간이 담긴 《토지》 스무권을 다 만났다. 《토지》 20권은 5부 5권이다. 마지막이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았다. 끝은 알아도 거기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마음이 들어서. 마지막 20권을 봤지만 어쩐지 끝난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조선 독립을 맞고 몇 사람만 보여주다니. 소설엔 몇 사람만 나왔지만, 실제로는 그때 많은 사람이 기뻐했겠다. 조선이 사람들 만세소리로 가득했을지도. 지금 같으면 그런 모습 인터넷으로 중계했겠다. 멀리 사는 사람하고도 전화로 바로 연락했겠지. 지금이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그때는 인터넷도 없고 전화도 제대로 못했는데. 많은 사람이 라디오 방송으로 일본 왕이 항복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겠다. 나도 그런 거 텔레비전 방송에서 봤을 뿐이다.


 먼저 만주에 있는 사람이 나왔다. 영광이가 만주로 가고 홍이를 만나고 이상현과 정석도 만났다. 이상현은 그곳에서 술을 많이 마시나 보다. 그럴 거면 집으로 돌아오지. 만주로 간 사람은 조선으로 돌아올지. 만주에서 조선으로 돌아온 사람도 있겠지만, 시간 끌다가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있었겠다. 그쪽은 중국과 가까워서 공산주의에 빠진 사람도 있었다. 강포수가 기른 아이 강두매가 그랬다. 조선이 둘로 나뉜 건 미국이나 소련 때문만은 아닐지도. 그때는 서로 싸운다 해도 조선이 독립하기를 바랐다. 조금 다르다 해도 서로 이야기 했다면 좀 나았을까. 지금도 정치인은 싸우는구나.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싸우는 거면 괜찮지만, 자기 이익 때문에 싸울 때가 많겠다. 영광이는 양현이 아버지인 이상현을 만난 걸 신기하게 여겼다. 그래도 영광은 상현한테 양현이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


 징용에 끌려갔다 빠져나온 사람을 몽치가 일을 시키고 숨겨 줬다는 투서가 있었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지만, 몽치는 그런 적 없다고 한다. 몽치가 오래 경찰에 잡혀 있었다면 몽치는 오래 살기 어려웠겠다. 몸이 건강하다 해도 고문을 오래 받으면 골병 들 테니. 여러 사람이 힘을 써서 몽치는 풀려났다. 그렇다고 안전하지는 않았다. 전쟁 막바지에 일본은 조선 사람을 닥치는대로 전쟁터로 끌고 갔다. 그때 끌려갔다 살아 돌아온 사람 얼마나 될까. 다는 아니어도 돌아온 사람 있었겠지. 고생 많이 했겠다. 앞에서 징용에 끌려갔던 사람은 일본 사람한테 도움을 받고 조선으로 돌아왔다. 그런 사람도 있었을 거다. 조선 사람을 도와준 일본 사람 말이다.


 공부하기도 힘든 때였다. 홍이 딸 상의는 곧 중학교 졸업이었다. 학교를 마치면 상의는 만주에 갈까 하기도 했다. 홍이가 거기에 있으니 말이다. 전쟁이 더 길어졌다면 중학교를 나왔다 해도 일본군 위안부나 군수공장에서 일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전쟁이 일어나고 어지러운 때여도 학생은 그 나이로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먹을 게 없어서 징병된 사람한테 줄 주먹밥을 만들면서 몰래 밥을 집어 먹었다. 어떤 아이는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났다. 상의는 또래보다 작은 동생 상근이를 생각하고 작은 주먹밥을 만들어두고 그걸 상근이한테 주었다. 기숙사에서 4학년 아이만 나오라고 했을 때 무슨 일인가 했다. 큰일이 일어난 게 아니어서 다행이다. 누군가는 조카딸한테 맛있는 거 해줄 테니 친구를 집에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건 조카딸 친구에서 며느리감을 찾으려는 거였다. 누군가 결혼했으려나.


 지난 19권에서 평사리 집으로 찾아온 남희는 산 도솔암에서 지냈는데, 여전히 뭔가 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병은 나았지만 마음은 멍 하다고 할까. 이때 정신치료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그래도 산에서 맑은 공기 마셔서 남희 마음이 조금씩 괜찮아졌을 거다.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해도. 연학이는 남희를 자기 딸처럼 생각하고 돌봐주려고 했다. 그런 모습 보면서 예전에는 사람 사이가 가까웠구나 했다. 평사리 사람 사이가 가깝고 남의 말 하는 건 별로였지만. 같은 뜻을 가진 사람 아이를 자기 아이처럼 생각하는 거 좋은 거구나. 지금도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남희는 최참판집에서 지내다가 간호사(예전에는 간호부라 했구나)가 되고 싶다 했다. 그때는 소학교만 나오고 간호사가 된 사람도 있었나 보다. 남희가 뭔가 하려고 해서 다행이다. 연학이는 양현이 병원을 하고 남희가 거기에서 일하는 그림을 그렸다.


 처음부터 나온 이용 친구 영팔이가 죽었다. 영팔이라 하니 이상하구나. 영팔이는 조선 독립을 보고 죽으려나 했는데. 임명희는 지리산에 숨은 사람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돈을 내놓았다. 지리산에 숨은 사람에는 사회주의에 빠진 사람도 있었다. 이범준 사촌동생인 이범호는 산에 숨은 사람이 무장해야 한다 했다. 해도사와 소지감은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 이범호는 조선이 독립되고 북한에 갔을 것 같다. 이범호를 보니 잘 모르지만 김일성이 생각났다. 우개동은 산 사람을 찾으려고 염탐하다 여러 사람한테 맞아 죽는다. 사람이 자기 잘못을 깨달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 별로 없겠지. 마음이 나쁜 사람은 자기 생각이 옳다 할지도. 자신을 잘 돌아보고 둘레도 잘 살펴봐야 하는데. 이런 거 알면서 나도 잘 못한다. 그저 남한테 피해주지 않으려고 생각한다.


 영광이와 양현이 좋은 기억을 갖게 했다 했는데, 양현이는 영광이 아무 말 없이 만주로 떠나서 마음 아파했다. 화난 건가. 서희는 양현이를 평사리로 데리고 온다. 환국이 아내 황덕희는 그걸 안 좋게 여겼다. 양현이가 자신한테 못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서희 친딸이 아니어도 어릴 때부터 함께 살았으니 딸이고 식구인데 그걸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 마음 모르겠다. 환국이는 지금까지 아무 말 안 하고 참았는데. 시간이 가면 나아질지. 일본이 망하리라는 걸 알아도 사람들은 정말일까 한다. 그렇겠지. 한여름이 가신 뒤 드디어 조선 독립이 찾아온다. 그 부분 볼 때 감격스러울 것 같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누군가 일본이 항복했다고 하는 말을 양현이 듣고 집으로 가서 서희한테 알린다. 장연학은 기뻐서 춤을 춘다.


 끝났다. 조선이 독립했으니 기뻐야 하는데 소설이 끝나서 아쉽다. 여러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나오지 않아서구나. 뒷이야기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건 읽는 사람이 생각해야겠구나. 잃었던 나라를 되찾은 기쁨은 클 거다. 한동안 사람들은 그 기쁨에 취했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앞으로 좋은 일만 일어나지 않을 거다. 그래도 사람은 살아간다. 그때도 지금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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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9-14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리즈 완독 축하드려요! 한번에 쭈욱 읽으셔서 몰입감이 엄청나셨을 듯합니다. 저는 오디오북으로 읽어서 중간 중간 놓친 부분이 많아 나중에 재독해볼 생각이에요. 마지막엔 섭섭한 마음이 크죠? 저도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작가님께서 독자만의 해석으로 남겨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사람은 살아간다. 그때도 지금도˝란 말 와 닿네요^^

희선 2023-09-16 00:29   좋아요 1 | URL
작가가 오랫동안 쓴 소설을 저는 그 시간보다 꽤 덜 걸려서 봤네요 이거 보면서 이 소설 연재 읽는 사람은 좀 답답했겠다 했어요 그랬다 해도 기다렸다 다음 편 봤겠습니다 저도 그런 거 아주 없지 않네요 끝나지 않은 만화, 몇 편 보니... 만화는 길어서 많이 안 보기는 하네요

많은 사람이 나오기도 했군요 아주 나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다들 그 시대를 나름대로 살아간 느낌도 듭니다 소식 모르는 사람도 그 뒤 돌아왔기를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9-14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완독 축하드려요.
분명 토지 읽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읽어내시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조선의 독립이 기쁜 건 사실인데 우리의 힘으로 된 게 아니라 씁쓸하기도 하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내려 와 안타까워요.

희선 2023-09-16 00:33   좋아요 2 | URL
그 시대를 산 사람이 더 힘들었겠지요 그때는 정말 조선이 독립을 할 것인가 했을 것 같아요 친일한 사람은 독립할지 몰랐다고 하기도 했잖아요 그런 말을 한다고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닌데... 독립운동 한 많은 사람이 있어서 지금이 있기도 하겠지요 좀 더 힘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때 영향이 여전히 있다니... 역사를 잊지 않고 잘 알아야겠네요 저도 그렇게 많이 아는 건 아니군요


희선

새파랑 2023-09-14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합니다. 엄청난 여정이셨을텐데 대단하십니다~!
전 못할거 같아요 ㅜㅜ

희선 2023-09-16 00:34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은 도스토옙스키 소설 다 만나셨잖아요 다른 소설가 책도 다르지 않네요 이것도 보시려고 하고 다 보실 겁니다


희선

scott 2023-09-14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경리 문화관에서 희선님을 초청해야 합니다 토지를 읽었다해도 도중에 멈춰버리다가 영원히 완독과는 멀어지는 독자들이 많은데 희선님의 완독은 의미가 깊습니다 !

희선 2023-09-16 00:36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 읽어볼까 하고 앞에 몇 권 보다 말았네요 그때 읽은 건 읽은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책이 많아서 다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소설이 재미가 있더군요 좀 더 깊이 봐야 했을지도 모를 텐데... 이렇게라도 봐서 기분 좋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3-09-15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저는 오디오북으로 토지, 전권이 있는데도 안 듣는데... 사실은 다른 거 듣기 바빠서요. 좋은 책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긴 시간을 투자해야만 읽을 수 있는 책을 완독한 기분은 남다르시겠지요. 뿌듯함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짝짝짝!!!

희선 2023-09-16 00:39   좋아요 1 | URL
이 책 오디오북으로 다 있으시군요 책으로 보는 것보다 오디오북 듣는 시간이 더 길 것 같기도 해요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세상엔 책이 많지요 여전히 좋은 책은 나오고... 2023년엔 게으르게 지내서 더 못 보기도 합니다 이제 가을이니 책을 좀 더 보면 좋을 텐데... 여전히 게으르게 지냅니다 페크 님 고맙습니다


희선
 
토지 19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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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토지’ 한권 남았다. 1권에서 19권까지 보다니. 나도 놀랍다. 처음에 1권 보면서 스무권이나 되는 《토지》 끝까지 보려나 했는데, 한권 한권 보다보디 이번에 《토지》 19권을 만났다. 5부 4권이다.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이걸 빨리 보고 마지막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건 조금 아쉽구나. 19권 목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보인다. 나는 그래도 소설 속 사람은 그렇지 않구나. 일본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물자는 모자라고 아들이나 딸이 징용, 학도병, 정신대로 끌려갔다. 그러니 그 사람들 마음이 어떻겠는가.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겠지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 군은 처음엔 지원이었는데 이제는 길에서 보면 끌고 갔다.


 이번 19권 시작은 그리 좋지 않다. 엄마가 찾아와서 엄마를 따라가 살던 석이 딸 남희가 평사리 집으로 돌아왔다. 남희는 어딘가 안 좋아 보였다. 할머니가 엄마를 안 좋게 말하면 엄마나 엄마하고 사는 일본 사람은 잘해줬다고 했다. 남희는 자신한테 일어난 일 바로 말하기 어려웠겠다. 최참판집 일과 여러 가지 일을 하던 연학이 남희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나서야 남희한테 일어난 일을 알게 된다. 남희는 일본 군인한테 성폭력을 당하고 성병까지 걸렸다. 그러면 그 군인도 성병에 걸렸을 텐데 그 사람은 괜찮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연학이나 남희를 진찰한 의사 허정윤은 어린아이가 그런 병에 걸린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연학은 정윤한테 그걸 비밀로 해달라고 하고 남희한테도 무슨 병인지 말하지 않았다. 여기엔 남희 하나가 나왔지만, 일제 강점기에 그런 일 당한 사람 많았겠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기도 했으니. 아이 앞날을 생각하면 말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그게 괜찮은 걸까. 어쩐지 피해자한테 잘못이 있는 것 같지 않나. 나라 없는 탓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 박경리 작가가 용이와 월선이를 좋게 여기는가 보다 했는데, 이번에는 양현과 영광이를 좋게 생각했나 했다. 둘은 용이와 월선이와 다르게 맺어지지 못한다. 용이와 월선이가 아주 괜찮은 건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양현이 영광이 두 사람 모습을 꽤 좋게 그렸다. 누군가를 좋아한 게 두 사람한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헤어져야 해서 마음 아프겠지만. 윤국이는 영광이가 안 된다고 해도 환국이도 그럴지 몰랐다. 영광이가 악단이 아닌 공부를 했다면 달랐을지. 그건 모르겠다. 영광이는 양현이를 좋아해서 떠나는 것 같다. 서로 좋아해도 헤어지기도 하겠지. 영광이 어머니는 영광이가 즐겁게 살기를 바랐을 텐데. 영광이는 만주로 갈 생각이다.


 찬하와 오가타 그리고 쇼지는 만주로 간다. 전쟁이 한창이고 일본이 질지도 모를 때 여행이라니. 그런 생각은 세 사람도 했구나. 지금이 아니면 가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셋이 함께 떠났다. 셋이 갔는데 찬하는 오가타와 쇼지를 두고 혼자 다른 곳을 돌아 보겠다고 한다. 오가타와 쇼지가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하려고 그랬겠지. 쇼지는 찬하를 아버지로 아니 아버지가 없어서 조금 불안해 보였다. 쇼지는 엄마인 유인실을 많이 닮았나 보다. 아주 모르는 사람은 오가타와 쇼지를 부자로 알았겠다. 쇼지가 친부모를 알게 된다면 혼란스럽겠다. 지금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조선 사람과 일본 사람이라는 걸 안다. 아버지가 한국 사람인 것과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건 어떻게 다를까. 언젠가 쇼지가 자기 정체를 깊이 생각할 때가 오겠다. 여기엔 나오지 않을지도.


 만주에서 여러 사람을 죽게 한 배설자가 죽임 당했다. 죽임 당한 건 안 됐지만, 그 사람이 한 일이 있어서. 그때는 무서운 시대였다. 최참판집 둘째 윤국이는 지원해서 군대에 들어갔다. 그게 꼭 양현이 때문은 아닐 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여럿인 듯했다. 동생이 군에 지원하고 면서기가 된 우개동은 면에서 잘린다. 지금까지 한 나쁜 짓이 있어서 그렇게 됐구나. 우서방집 식구는 평사리 사람과 우서방이 죽었을 때 증언한 사람을 못살게 괴롭혔다. 우서방집 사람 때문에 평사리를 떠났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최참판집에 왔다. 그때 환국이는 괜찮을 거다 했다. 윤국이가 학도병으로 지원해서 최참판집은 관청에서 대우받게 됐다. 그런 거 바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지원한 사람보다 학도병을 더 위로 쳐주다니. 그것도 계급이구나.


 석이는 괜찮을까. 석이 어머니는 손자가 군대에 끌려가서 눈이 멀었다. 사람은 마음이 편해야 한다. 마음이 괴로우면 그게 몸에 나타난다. 딸인 귀남네(석이 누나)는 지금까지 자신이 잘못한 걸 깨닫고 이제 엄마한테 잘한다. 귀남네 아들 귀남이는 징병을 피했다. 반대였다면 귀남네는 자기 엄마한테 못되게 굴었겠다. 사람 마음은 왜 그럴까. 딸인데 왜 엄마한테 못되게 구나 했다. 자기도 가난해서 엄마하고 살게 됐으면서. 달라졌으니 다행이지만. 1944년이 지나고 1945년이 왔다. 몇 년인지 안 나왔지만 그럴 것 같았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조선이 일본 지배에서 벗어난다 해도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지만, 나라를 되찾은 기쁨을 조선 사람이 느끼는 게 어딘가. 윤동주 조금만 더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갑자기 윤동주를 생각하다니. 시간으로 보면 19권 뒷이야기 나올 때 윤동주가 죽었을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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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9-11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지가 다가왔다
전진하라, 희선!

희선 2023-09-12 00:50   좋아요 1 | URL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책이 재미있어서... 처음 시작할 때는 끝까지 볼까 했는데...


희선

페크pek0501 2023-09-11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지가 바로 저긴데... 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에 오신 걸 축하드립니다!!!
전 20권으로 알고 있어요.

희선 2023-09-12 00:51   좋아요 1 | URL
앞으로 한권 남았습니다 20권은 5부 5권으로 마지막이에요 아주 잘 봤다고 하기 어려워도 한번이라도 책을 보는 거니 좋네요


희선
 
나는 로봇 너머 너를 사랑한다 (일반판)
야마다 유스케 지음, 구자용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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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봇, AI(인공지능). 지금은 그렇게 먼 게 아니다. 로봇이 사람 일을 대신하고 인공지능도 여러 곳에 쓰인다.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다. 사람 모습이 아니다. 언젠가는 사람과 아주 비슷한 로봇을 만들기도 할까. 그건 윤리 문제가 있어서 안 된다고 하던데, 어딘가에서 몰래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 사이에 그런 로봇이 있다 해도 보통 사람은 그게 로봇인지 못 알아 보겠다.


 아직 사람과 같은 로봇은 없지만, 가상 인간이랄까 그런 건 있다. 실제로 볼 수 없고 모니터로밖에 못 보겠지만. 그런 사람 봐도 진짜 사람과 별 차이가 없다. 언젠가는 그런 사람이 연기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노래하거나 모델을 하던가. 가상 인간도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했다. 그런 게 있다는 말만 들었다. 이제는 아이돌도 자기 자리 지키기 어려울지도. 배우도 다르지 않으려나. 배우는 없는 것 같기도 한데. 텔레비전 방송을 보고 사람인지 알았던 사람이 가상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되면 좀 충격받겠다. 그런 사람은 처음부터 그렇다고 밝히는 게 좋겠다. 사람은 진짜가 아닌 가짜를 좋아하기도 한다. 참 이상한 사람 마음이다. 사람이기에 그런 건가.


 이 책 《나는 로봇 너머 너를 사랑한다》에는 인간형 로봇이 나오고 그걸 조종하는 사람이 나온다. 그저 로봇에 프로그램을 깔고 움직이게 하면 될 텐데,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니. 그러면 좀 더 사람과 비슷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말은 인간형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이 한다. 오오사와 타케루는 인간형 로봇을 조종하고 AI 로봇 기술 연구소는 경찰청과 합동 프로젝트를 했다. AI 로봇을 치안을 지키는 데 썼다. 206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예고가 있었다. 이 소설은 지금이 아니고 2060년이다. 도쿄 올림픽이 그때 정말 열린다면 신기하겠다. AI 로봇은 없다 해도. 일본은 올림픽을 세번째로 열게 되어 기뻐하겠다. 그때 지구는 어떨지. 난 살아 있을까. 별걸 다 생각했다.


 책을 보다가 난 타케루와 타케루가 좋아하는 친구 동생 사키도 타케루처럼 로봇을 조종하고 둘이 만나려나 했다. 사키는 로봇은 조종하지 않았다. 타케루만 조종했다. 도쿄 올림픽에 테러 위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타케루는 4호를 써서 경비를 맡는다. 처음엔 3호였는데 폭탄이 터지고 4호를 조종하게 됐다. 타케루는 어릴 때부터 사키를 좋아했다. 자기 마음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우연히 타케루가 경비를 맡게 된 회사에 사키가 다녔다. 타케루는 기뻤다. 비록 자신이 사키를 만나지 못하고 4호가 만났지만. 사키가 만나는 건 4호여도 말은 타케루가 했다. 제목에 나오는 ‘로봇 너머’는 이걸 가리킨다. 사키가 4호한테 관심을 가지자 타케루는 질투했다. 그런 마음 들지도 모르겠다. 이런 걸 보면 사랑 이야긴가 싶은데, 여기에는 그것뿐 아니라 다른 것도 담겼다.


 타케루는 4호를 조종하다 올림픽 여자 마라톤 대회에서 폭탄이 터지자 연구소를 빠져나가 사키를 구하러 간다.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은 연구소에서 빠져나가면 범죄자가 된다. 사키가 걱정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나. 타케루가 사키를 찾고 구했을 때 사키는 4호가 인간형 로봇이라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인지 알고 좋아했는데 로봇이라는 걸 알아서 놀랐겠다. 이 이야기는 타케루와 사키가 서로 좋아하게 되고 끝날까. 이런 말을 한 건 그렇지 않아서구나. 사실 책을 보다 조금 짐작했다. 거의 뒤에서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알았을지도. 그것도 나름 괜찮았다. 과학자 욕심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여기 나온 것 같은 과학자가 없다고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자기 욕심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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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9-09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3-09-10 01:08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한주가 빨리도 갔습니다


희선

2023-09-09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10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지 18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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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다른데 태평양전쟁과 제2차 세계전쟁을 비슷하게 생각한 것 같다. 태평양전쟁은 1939년에 일본이 일으킨 거고 제2차 세계전쟁은 1941년에 일어났다. 전쟁이 그렇게 일어나다니. 자신이 졌다는 걸 알면 멈춰야 하는데 일본은 그러지 않았구나. 더 심해졌다. 일본은 전쟁을 하려고 조선 사람을 아주 힘들게 했다. 먹을거리는 배급제가 되다니. 이런 거 제2차 세계전쟁이 일어난 곳도 다르지 않았던가. 먹을 게 있어도 조금 먹는 것과 먹을 게 없어서 조금 먹는 건 많이 다를 거다. 없다 생각하면 더 배가 고플지도. 조선 사람 모두가 아주 못 먹은 건 아니기는 했구나. 잘사는 사람이나 친일파는 좀 나았겠지.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잘사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한테 나눠주기도 했을 거다. 평사리에서는 최참판집이 그 일을 했구나.


 남편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고 헤어짐을 당한 길여옥은 전도부인이 됐다. 예전에는 기독교인 사람을 잡고 고문하고 감옥에 가두기도 했다. 이런 거 잘 알았던 건 아니었을지도. 이번에 본 《토지》 18권은 5부 3권이다. 명희 친구 여옥은 감옥에서 한해 넉달을 보내고 나왔다. 감옥에서 나온 여옥은 다 죽어갔다. 명희나 여옥이 오빠는 여옥이 앞으로 살 수 있으려나 했다. 명희 오빠 명빈도 몸이 아팠다. 명빈이 병은 마음에서 온 거였다. 예전에 계명회사건으로 잡혔던 사람을 또 감옥에 가두었다. 그렇게 해도 되는 건가.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으니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겠다. 길상도 다시 감옥에 갇혔다.


 여옥은 천천히 몸이 괜찮아졌다. 임명빈은 지리산에서 지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곧 죽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이 살아났다. 조선도 비슷할까. 곧 죽을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르고 살아나는. 무용을 하고 일본 경찰 끄나풀인 배설자는 참 제멋대로구나 싶었다. 배설자는 서울뿐 아니라 진주에 가서 서희도 만났다. 그걸 보면서 서희가 배설자한테 물리지 않아야 할 텐데 했다. 배설자는 자기한테 넘어오지 않으면 다른 데서 그 사람을 나쁘게 말했다. 그런 걸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은 좀 달랐구나.


 아직 조선 사람은 부모가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사람이 많았겠지. 환국이도 다르지 않았겠다. 환국이가 결혼한 황태수 막내딸 덕희는 양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양현이 못되게 굴지도 않았는데 그러다니. 양현이가 자기보다 더 예쁘고 식구들 사랑을 받아서 그랬나 보다. 양현이는 최씨 집안 친딸도 아니고 엄마는 기생이기도 해서. 양현이는 덕희가 자신을 미워하고 시샘하는 게 힘들었지만, 엄마인 서희나 오빠 환국이한테는 말하지 않았다. 양현이는 의사가 되어 집을 나가야겠다 생각하고, 덕희한테는 그때까지 조금만 참아 달라고 한다. 양현이는 학교를 마치고 인천에 있는 개인 병원에서 일한다. 서희는 양현이가 진주로 오리라 여겼는데 그러지 않아서 아쉬워하면서도 윤국이와 덕희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별걸 다 시샘하고 미워하는구나 했는데, 그런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조금 들었다. 다른 사람 없는 데서 덕희는 양현이를 양현 씨라 했다. 그건 좀.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그건 서희가 윤국이와 양현이를 결혼시키려 한 거다. 뭔가 큰 소동이라도 벌어지려나 했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양현이 이복오빠인 시우는 양현이와 윤국이 잘 어울린다 생각하고 기뻐했지만. 양현은 자기 마음을 가장 먼저 시우한테 털어놓는다. 시우는 아쉬워하면서도 양현이 마음을 알아줬다. 동생이어서 그런 걸까. 윤국이도 꽤 힘들었겠다. 자기 마음을 알았을 때 당황했겠다. 안 된다 하면서도 서희가 양현이와 자신을 결혼시키려 했을 때 기뻤을 거다. 양현이는 윤국이한테 결혼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오빠기에 안 된다고. 윤국이가 영광이를 안 좋게 말한 건 좀 웃겼다. 영광이만은 안 된다고. 영광이와 양현은 서로 좋아해도 잘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영광이 자존심이 세서 말이다. 다른 시대였다면 달랐을지.


 결혼 안 한 사람이 아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안 좋은 건 아닐 텐데. 예전에 남자는 아이가 있어도 괜찮고 여자는 아이가 있으면 괜찮지 않다 생각하는 사람 많았겠다. 지금도 다르지 않은가. 몽치가 아이 있는 사람과 살게 됐다. 그런 거 보면서 몽치도 사람 좋아하는구나 했다. 조준구가 죽었다(이렇게 짧게 말하다니). 조선 사람도 전쟁에 끌려갔다.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보다 군사훈련을 받고 방공연습을 했다. 홍이 아이들 상의와 상근이는 진주에서 기숙사가 있는 중학교에 다녔다. 이때는 학교에 다녀도 마음 편하게 공부 못했구나. 조선말도 못 쓰고 일본말만 해야 했다. 학생들은 일본에 저항했다. 윤국이와 수관은 지금 학생은 치고 빠진다는 말을 했다. 징병을 피해 지리산으로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소설 《토지》도 얼마 안 남았다. 일본이 전쟁에 질 날도 다르지 않구나. 그때까지 견디고 살아 남는 사람이 많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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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9-07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토지 완독 얼마 남지 않았네요.
거의 두 달동안 20권을 읽으시는거잖아요.
그저 대단합니다👍👍

희선 2023-09-08 23:57   좋아요 2 | URL
그저 읽기만 하네요 그때 사람들이 힘들었겠네 하는 생각만 하고... 전쟁이 끝나기 전이 가장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 사람은 조금만 지나면 끝난다는 걸 알지만 그때 사람은 몰랐을 테니...


희선

거리의화가 2023-09-08 09: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윤국이와 양현이, 영광이 셋의 관계도 참 안타깝다웠다는. 조준구 죽을 때 저는 뭔가 잘 죽었다 생각하면서도 또 왜 희한하게 짠한지 못된 짓만 골라 했는데 말이죠. 음... 덕희의 질투는 좀 많이 괴로웠습니다.

희선 2023-09-09 00:01   좋아요 1 | URL
저는 양현이가 서희와 함께 살게 되고 환국이가 좋아하려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환국이는 양현이를 어린 동생으로 여겼나 봅니다 윤국이도 자기 마음 때문에 힘들었겠네요 조준구 좀 그렇죠 살 날이 얼마 나지 않았을 때는 아들을 괴롭히지 않았다면 좋았을 테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는 걸지도... 덕희는 자기 집에서 받은 것과 시집이 달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그런 마음을 조금 알기도 하다니...


희선

2023-09-08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09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