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진짜 마케터가 된다 - 일과 커리어의 빈틈을 채워줄 실전 마케터 로드맵
고현숙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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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마케팅 회사에서 일을 했던 게 12년 전이었다. 법무사 사무원을 그만두고 전공인 문예 창작을 살려 어쩌다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 들어가 카피라이터를 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카피의 범주와 달리 카피라이터는 다양한 글을 써야 했다. 그렇다고 내가 일했던 곳이 유명 광고 회사는 아니라 잡아주고 가르쳐 줄 사수가 마땅치 않았기에 책으로 알아갔다. 지금 읽는 이 책처럼 어떤 일을 하는지 써둔 책은 없었다. 괜찮은 책 한 권이 아쉽던 시절 이런 스타일의 책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떤 지인에게 이 책이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은 크게 2개의 파트 '마케터는 광고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만', '마케터의 진짜 능력이 빛나는 순간'과 그 안의 세부적인 4개의 챕터 '마케터는 어떻게 되는 걸까(마케터의 첫걸음)', '나와 잘 맞는 회사는 어디에 있나(마케터의 커리어패스)', '마케팅이란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마케터의 일과 원칙)', '팀을 리드하려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마케터의 레벌업)'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부록으로 현직 마케터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첫 챕터를 읽으며 마케터의 일이 과거 내가 했던 일과 겹쳐지는 내용이 있었던 이유를 이제 확실히 알 것 같다. 세부적인 부분으로 가면 대행사 마케터 중 콘텐츠 마케터의 업무를 과거했던 것 같다. 마케터가 더 폭넓은 업무를 하기에 그랬던 것이다. 지금 현재의 직업에서 내 역할이 마케터가 되어가고 있기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두 번째 챕터를 읽으며 저자는 좋아하는 것이 아닌 '마케터'에 집중해 커리어를 쌓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일을 시작하는 이들이 참고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회사는 대표의 그릇만큼 큰다'라는 부분은 구직하는 이들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내용 같다. 작은 회사일수록 대표의 영향은 더 크기에... 파트 1은 두 번째 챕터로 마무리된다.


  세 번째 챕터로 파트 2는 시작된다. 본격적인 마케터의 일들에 대해 다룬다. 브랜드 방향성 내용과 광고 채널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 고급화를 생각한다며 저가 행사와 저가 재료를 사용하려던 곳이 떠오른다. 제대로 방향을 잃었고, 당시 직원의 조언에 책임 전가를 하려 했던 일화가 생각나게 한다. 명확한 방향성 없이 의욕만 앞선 사장의 문제로 지금 돌아보면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브랜드 마케터의 연간 플랜 : 실전 편' 같은 내용은 마케터가 아니었기에 흥미롭게 다가오는 내용이다. 마케터의 직무가 어떤 것인지 모호한 이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내용이라 여겨진다. 저자가 직접 일을 하며 실제 경험했던 내용들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대행사 쪽에 있던 사람이기에 저자와 달랐던 업무를 보게 된다. 우리는 광고 매체 선정을 중요시했는데 저자는 브랜드 현황 진단이 우선이었다. 돌아보면 대기업 클라이언트 마케팅 담당자도 이 부분을 간과하고 지나갔던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으며 보이는 '더'를 생각하게 된 자리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작은 규모이지만 결정권을 갖고 있기에 보이는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네 번째 챕터는 마케팅 리더로서의 내용을 다룬다. 마케터는 아니었지만 10년 전 카피라이터로 팀원을 뒀을 때는 부족한 게 많았다. 그때 내 업무량을 해결하기도 바빴는데 부사수가 퇴근하며 던져주던 일을 올리던 시절이었다. 내 업무에서의 원칙을 회사에 어필을 했으나 결국은 대표의 흐지부지로 무효화되던 일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마케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이 책을 보며 과거 내 업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들을 알아간다. 이제 마케터 업무를 시작하려는 이들이나 마케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좀 더 명확하게 마케터의 업무를 알아보고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맨땅에 헤딩하는 시간을 확실히 줄일 수 있는 내용을 가진 책이라 전하며 마케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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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기의 기술 - 본질에 집중하는 힘
라이디 클로츠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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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보려는 마음이 강해질수록 뭔가 더 하려고 하는 일이 많아진다. 하지만 결국 보다 심플하게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돌고 돌아 결국 순정'이라는 말이 떠오르듯... 이 책은 제목보다 띠지에 "더할수록 채워진다는 착각을 버려라"라는 문구가 들어와 읽게 된 책이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왜 빼기의 관점이 중요한지를 알리는 사례들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 모르는 일들이라 새로우면서도 더하기보다는 덜어야 하는 것의 중요성을 본문을 읽기 전부터 다시 확인하게 된다.



  책은 1부 '왜 우리는 빼기를 떠올리지 못하는가'와 2부 '어떻게 빼기를 적용할 것인가'로 나눠진다. 각각 4개의 장 '빼기의 기술을 놓치는 이유', '우리는 본능적으로 더하기만 한다', '문명은 더하기의 논리 위에서 발전했다', '더하고 또 더해야 성공한다는 신화'의 1부, '더 적은 것이 탁월하다', '변화를 창조하는 빼기의 힘', '다음 세대에 남기는 더 적음의 유산', '정보를 지혜로 증류하기'의 2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하기가 우리의 본능이라는 것은 책을 통해 접하며 삶을 돌아보며 확신한다. 지금의 벽돌에 대한 키클라인의 빼기 통찰력은 쉽게 생각하지 못할 일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 통찰력으로 무게를 가볍게 하고 단열 효과를 발생하는 공간을 만들다니... 채우기만 하려는 본능에 반하는 통찰은 어디서 나왔을지...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빼기가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더하기 그리고 빼기를 생각하라'라는 부분에서 정리가 된다. 우리의 본능이 더하는 것을 찾기에 종교의 가르침에는 빼는 것들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1부에서 우리의 더하기 본능에서 빼기를 인식하면 가져오는 변화들을 만난다면 2부에서는 빼기를 어떻게 적용할지 만나게 된다.


  2부의 내용들을 읽으며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빼기의 기술을 알아가지만 노자의 "지식을 얻으려면 날마다 하나씩 보태고, 지혜를 얻으려면 날마다 하나씩 빼라"라고 했다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시 성인은 다른 것인가? 더하기 본능에서 빼기를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저자의 아들 에즈라를 생각하면 교육받기 이전에 우리 본능 안에 적절한 빼기의 기술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자라나면서 더 많은 더함에 빼기의 기억이 잊힌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노자의 명언이나 이 책 같은 저자의 생각들을 접하며 잊지 않고 불편감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도 활자를 더하게 된다. 나 역시 더하기 본능이 충만하기에 빼는 것보다 더하는 것이 익숙했기에 책의 내용들을 읽으며 배울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사례로 든 내용들을 모르는 게 많아 검색을 통해 그 이미지를 만나게 된다. 모르는 것을 텍스트로만 접하기 보다 조금의 노력을 통해 이미지를 접하는 것으로도 더 큰 울림이 온다는 것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 같다. 생각도 더하고 더하는 일이 많기에 한계에 막혔을 때 한 번의 빼기의 힘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더하기만 할 때보다는 뭔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더함에 익숙한 이들에게 뺌의 힘을 전하는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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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풀꽃 향기 - 나태주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나태주.나민애 지음 / &(앤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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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시집이 집에 있고, 나민애 교수의 글쓰기 책도 전자책으로 있다. 그 두 사람이 부녀지간이라는 것은 우연히 알게 됐다. 학창 시절에는 어떤 시인이 어떤 작가의 아들이고 등등을 꿰고 있었는데... 졸업하며 그런 관심은 많이 사라진 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문창과의 잡다함은 남아 있기에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녀가 함께 쓴 책이라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았고, 지금은 병원에 누워계신 우리 아버지와 나 정도의 나이차가 나는 두 저자는 어떤 글을 주고받았을지 궁금했다. '프롤로그'에서 나태주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은 마음이 미리, 많이 아팠던 사람'이라는데 나도 그래서 시를 쓰게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두 사람의 글을 읽기 전의 뭔가 괜히 나 자신을 돌아보며 책을 읽기 시작한다.

책은 '못난이 인형', '언제나 사랑은 서툴다', '인생을 묻는 젊은 벗에게' 총 3장으로 되어 있고, 딸인 나민애 교수의 글보다는 아버지인 나태주 시인의 글이 주가 된다. 가끔은 잊을 만할 때 나민애 교수의 글을 만나게 되는 느낌이랄까?

글을 읽으며 병원에서 아버지를 간병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나태주 시인은 딸이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기억하는 첫 글을 보며 아버지 간병을 처음 시작할 때 내 마음과 기억력이 떠오른다. 내가 중학생 시절 다쳤을 때 아버지께서 나를 엎고 한의원에 데리고 다니셨던 것을 기억하지만 아버지의 기억에는 이미 잊힌 시간... 성인이 되기 전에는 아버지와 친근했었는데 어느 순간 멀어진 사이 다시 긴밀해졌던 시간을 떠올린다.

나민애 교수의 첫 글은 참 내 어린 시절의 기억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이지만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변소가 있는 집에서 태어났다. 지금도 그 동네에서 살고 있기에 변화의 모습을 다 지켜봤기에 애증이 남는 곳이다. 내 아버지는 등이 넓었다. 병원에 입원해서 간병을 하며 봤을 때 참 작아지셨지만... 어린 시절 아쉬움도 있었으나 그래도 막내인 나를 위해 더 신경을 쓰시던 부모님의 기억이 있고, 지금도 함께 살고 있기에 그 감정이 다른지도 모른다. 미혼이기에 자식을 키워보진 못했으나 어느새 나는 부모님의 보호자가 되어 있었다.

두 저자의 아내이자 어머니는 젊은 시절 많이 병을 달고 사신 것 같다. 우리 어머니보다도 조금은 젊으신 분이신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어머니께서 나를 낳기 전까지는 항상 아프셨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내게 어머니의 아픈 기억이 없는 것은 그걸 반증하는 것일까? 어린 시절부터 잔병치레를 많이 해왔기에 병원이 낯설지 않으나 어느 순간부터 고통은 무뎌진 듯하다. 남들이 참을 수 없는 통증도 그저 그런 통증으로 다가오던... 시인의 말처럼 많이 아팠던 사람이라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민애 교수의 대학 면접기가 인상에 남는다. 그 후 나태주 시인과 오세영 시인의 통화의 그 적막감이 남다르게 다가오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좋은 인연으로 이어갔음을...

나 교수의 글에서 보게 되는 "아버지 아프다. 그만해라."와 비슷한 말을 지난해 병원에 입원해 계신 우리 아버지께 난 들었던 게 생각이 나다. 조금 더 일찍 어머니와 내 말을 듣고 병원에 가셨더라면 지금처럼 입원하지 않으셔도 되셨을 텐데 본인의 고집을 피우시다 쓰러지신 아버지. 병원에서 간병을 하던 때에도 그 고집은 여전하셨기에 그 원인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우리 아버지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 게 생각이 난다. 이제는 재활병원에서 공동간병을 받으며 재활 중이시기에 내 칼 같은 말은 들을 일이 없겠으나 비슷한 글을 보니 나 역시 미안한 감정이 올라오는 시간도 있었다.

프롤로그를 아버지 나태주 시인이 에필로그를 딸인 나민애 교수가 쓴 것도 기억에 남는다. 에필로그 직전에 부록으로 아버지가 보낸 편지와 딸이 보낸 편지를 읽으며 내가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편지를 언제 썼던가를 떠올려 보게 된다. 나름 글 쓰는 것을 전공으로 했었으나 막상 편지는 군 시절 외에는 부모님께 써본 적이 있었던가? 오히려 지인들에게 편지를 더 많이 썼다는 기억이 난다.

시를 쓰는 아버지와 시를 평론하는 딸이 함께한 에세이. 주로 나태주 시인의 글이 주를 이루지만 그 글에는 딸의 기억으로 넘치기에 잊을만하면 만나는 나 교수의 글이 온전히 한 권을 만든 책. 아버지와 딸이 함께 책을 쓴다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고, 부녀간의 글을 읽으며 내 어린 시절의 부모님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머리가 크고 부모님과 말이 줄었고 생각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결국 우리 부모님이고, 나는 그런 부모님의 사랑으로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아무리 나이가 먹더라도 부모님에게 그저 아이인 것처럼. 가정의 달 나이가 들어 부모님과 서먹해진 이들이 더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추천한다.

두 부녀의 글 안에 담긴 풀꽃 내음이 읽는 이들에게 전해져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줄 것이라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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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동네 카페의 문을 엽니다 - 돈 버는 카페를 만드는 체크리스트
구대회 지음 / 여니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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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를 읽고 신수동에 있는 '구대회 커피'를 가본 게 벌써 7년이 지났다. 당시 난 커피 업계에 머물고 있기 위해 계속 구직활동을 했었다. 지금도 여전히 친한 동생과 함께 갔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그 동생은 그해 겨울부터 별다방에서 일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중이고, 나는 여전히 로스팅을 하지만 현업이 아닌 홈바리스타로 남았다. 하지만 여전히 커피에 대한 끈은 놓지 않고 있기에 요즘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도 점심 식사 후나 손님께 핸드드립을 내려드리곤 한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목 때문이었는데 앞부분에서 7년 전 읽은 책의 개정판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반가우면서도 내가 간접적으로 겪는 현실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지인들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나 깊게 물어보기 어려운 부분들과 밝히기 어려운 부분들은 분명히 있기에 저자의 글을 통해 취할 것을 취하며 앞으로의 내 카페에 대해서도 현실 보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된다.



  책은 '커피와 가까워지는 시간', '동네 카페를 엽니다', '개인 카페가 사는 길', '동네 카페가 성공하기 위한 일곱 가지 방법' 총 4 STEP으로 구성된다. 7년 전 읽은 책과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오랜만의 읽기라 그런 것인가 아니면 많이 바뀌어서 그런 것인지...


  STEP 1의 내용 중 여행이 가장 부러웠다. 커피 여행을 떠나 해외여행 경험도 한 번뿐이기에... 커피를 하면서도 커피 투어는 생각하지도 못했고, 그건 커피를 업으로 하지 않는 현재도 동일하기에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STEP 2는 본격적인 카페 오픈을 하고서의 일들이 나온다. 나는 오픈까지는 아니어도 한 달 사장과 직원으로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을 해본 경험들이 있기에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내용들이었다. '가배무사수행기'는 역시나 개정판 이전에도 흥미로웠던 부분이었는데 다시 보니 느낌이 또 다르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커피 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을 때와 이제는 온전한 업이 아니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STEP 3에서는 개인 카페를 운영하며 저자가 겪은 여러 순간들을 만나게 되고 카페를 운영하는 이들의 고민도 볼 수 있다. 지금은 과거 내가 방문을 했던 때와 다르게 매장을 확장한 것으로 보여 다행이었다. 그만의 운영 방침과 특별함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과를 낸 것은 아닐까?


  마지막 STEP 4는 제목부터 카페를 하고자 하는 이들을 집중시킨다. 그러나 읽는 내용은 커피 업계에 있을 때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았고, 지금도 이어가는 커피 인연들을 통해 접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다들 알지만 지키기가 어려운 기본들... 문득 지난달 말에 오픈한 가까운 카페가 이 내용들은 인지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다시 저자의 책을 읽었다. 개정판이었으나 여전히 개정판 이전에도 흥미롭게 다가온 내용은 여전히 시선을 끈다. 가배무사수행은 하지 않으나 여전히 내가 로스팅 한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기에 나름의 수행 아닌 수행을 이어가는 것 같다.


  카페 창업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 즈음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더 디테일한 카페 창업에 대한 책은 다른 책을 참고하는 게 좋겠지만 막연히 '카페나 해볼까?' 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부터 다가가면 좋을 듯하다. 저자가 커피 업계에 어떻게 발을 들여놓았고 현재까지 올 수 있었는지를 조금이나마 편하게 엿볼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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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라틴어 산책 - 뿌리가 되는 언어 공부
한동일 지음 / 언어평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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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다면 라틴어를 접할 일이 있었을까? 솔직히 신자여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태어났기에 딱히 접할 이유는 없었다. 간혹 라틴어 미사곡이나 성가를 들을 때 정도나 있을까? 물론 어원들에 관심을 갖는 잡다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에 어떻게든 만나긴 했을 듯하다.


  가톨릭 신앙을 갖고 전례 봉사를 하면서 '라틴어'에 관심을 갖게 됐고, 라틴어 스터디에 한 번 참석했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과거 구입했던 『초급 라틴어』 교과서는 공부를 한다는 지인에게 선물했었다. 그럼에도 네이밍 등으로 라틴어는 내 주위에 있었고, 한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은 다시금 라틴어에 관심을 갖게 해준다. 그 후 김동섭 저자의 『라틴어 문장 수업』, 한동일 교수님의 『믿는 인간에 대하여』를 각각 책과 전자책으로 소장 중이나 제대로 읽지 못했다. 하지만 제목과 달리 진정 '라틴어 수업'이라기에는 언어로 라틴어를 대하기는 어려운 책이었다. 그렇다고 한동일 교수님의 『카르페 라틴어』는 다가가기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에 '기초 라틴어' 공부를 해볼 만한 책이 나온 것 같아 접하게 됐다.


  '서문 PRAEFATIO'에 '이 책도 단순한 호기심 차원에서 라틴어를 공부해 볼까 하는 학습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역시 라틴어 교재는 교재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이제는 신부님이 된 친한 형이 신학생 시절 고득점을 받았다기에 어떻게 공부했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이해하려 하지 말고 무조건 외웠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내 따름의 마음의 준비였을까.



  책은 총 19강으로 구성되며 뒤편에 연습문제와 해설이 독립적으로 자리한다. 과거 내가 봤던 『초급 라틴어』는 연습문제와 해설 부분만으로 구성되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앞선 강의에 텍스트로 진행되는 강의가 반갑다. 과거에 봤을 때는 설명이 없었던 책을 봤기에 친절하게 다가온다. 아무래도 과거 봤던 책은 강의 때 사용하는 교재였고, 이 책은 앞에서 강의 내용을 담고 있기에 비어 있던 공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무작정 외우는 라틴어가 아니라 '라틴어의 이해' 등 체계적인 강의는 언어와 독자와의 거리를 더 가깝게 한다.


  예문으로 나오는 명언들은 반갑다. 현재 내 카톡 프로필에도 메멘토 모리를 써놨기에... 라틴어는 알게 모르게 내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 발음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로마 발음과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고전 발음이 있다는 것도 책을 통해 접한다.


  성당에 다니며 접하게 되는 용어들을 마주할 때의 반가움이란... 왜 내가 라틴어를 공부하려 했는가를 기억하게 한다. 각 강의의 마지막에는 연습문제 몇 강을 보라고 체크가 되어 있어 해당 강의를 직접 풀어보며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구조는 마음에 든다. 내 경우 앞의 강의만 먼저 순차적으로 읽은 후 연습문제를 따로 접하니 이게 뭔가? 싶을 정도가 되었으니 바로바로 강의에 이어지게 연습문제를 접하길 권한다.


  중간중간 저자의 다른 책들과 연결이 되는 부분들이 있어 어려움에도 흥미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느껴진달까? 성, 수, 격을 다 외워야 한다는 문장을 이 책에서도 만나게 되는 것을 보니... 라틴어 공부는 정도를 피해 가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내가 라틴어로 무슨 영화를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알아가려 하는 것이니 계속 마주하다 보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앞 부분의 강의가 없었다면 이미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라틴어 공부가 부담될 때 한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이나 『믿는 인간에 대하여』로 잠시 시선을 돌리는 방법도 계획은 해뒀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독자들이 라틴어를 포기하게 되는 포인트에서 완급 조절을 하는 노력이 보인다. 그나마 학생 시절처럼 시험과 성적 때문에 억지로 하는 공부였다면 아마도 놔버렸을 텐데 관심을 가지기에 어려워도 서서히 진행하려는 마음가짐이 포기를 지나치게 하는지도 모른다.



  마흔이 넘어 새롭게 배우는 언어가 쉬울리는 없다. 마흔이 아니라도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게 쉽진 않을 것이다. 산책하듯 서두르지 않게 다가가며 알아가야 할 언어가 라틴어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제목에도 '산책'이 들어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뮤지컬이나 문학 작품 속에서도 라틴어는 어렵게 다가오고 실제로도 그렇다. 그럼에도 초급 라틴어를 접하는 이들이 이 책을 보면 그래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의 라틴어 수업 책들이 라틴어 공부에 질릴 때 숨 쉴 공간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라틴어를 어떻게 쓸까? 아마도 성당에서 간혹 사용하게 될 일도 없을지 모른다. 그것보다 네이밍 등에 오히려 활용하지 않을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이었다면 미사 중에 사용했고 전례에 실사용을 했을지도 모를 라틴어. 많은 언어에 기원이 되는 라틴어 기초를 공부해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포기가 아닌 꾸준히 마주하며 나아가게 해줄 책이 아닐까?


  나도 이제 공부해 가는 입장에서 어렵지만 라틴어를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을 해주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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