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역의 맛있는 우리말 200
박재역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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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창작과를 전공하기 전까지 국어사전을 그리 가까이하진 않았다. 오히려 영어사전을 더 가까이했던 것 같다. 일상에서 사용하기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KBS한국어능력시험이 생겼기에 그냥 별생각 없이 공부도 하지 않고 보러 갔다 어휘에서 막혔던 기억이 난다. 공부를 안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은 점수라 했는데 그때 부족함을 제대로 느꼈다. 그 후로 어휘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항상 그때뿐이라고 할까? 한동안 거리를 두며 편한 일상 글만 써왔다. 이 책은 그런 게으름에서 좀 벗어나고 싶어 읽게 된 책이다.


  일단 책의 첫인상은 휴대성 좋은 사이즈라 마음에 들었다. 저자의 교열 책은 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어 저자가 낯설진 않았다. 책은 맛과 관련된 표현으로 여덟 파트로 구분된다. 평소 크게 생각하지 않고 익숙하게 사용하던 어휘들을 만나게 된다. 그 품사가 무엇인지 얼마나 알고 그동안 써왔을까? '가물'과 '가문'은 명사이고, '가묾'은 명사형이라는 것의 차이는 나는 모르고 익숙했기에 썼던 시기를 떠올린다.

  문득 내가 아는 세계가 전부인 것처럼 판단하게 되는 때가 있다. 그래서 더 다양한 세대들과의 교류를 중요시했다. 다양한 세대의 생각까지 모두 다 알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나보다 윗세대와의 자리를 단절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이차가 많이 나는 사촌 형, 누나들과의 관계가 그런 자리를 내게 익숙하게 했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도 나보다 윗 사람들을 대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고 어느 정도 그들의 고민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제는 나보다 아래 세대들과의 소통은 그렇지 않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으나 '윗세대'를 싸잡아 단정 짓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되는 것도 그런 소통의 부재 그들의 언어를 잘 알지 못하기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 이 책을 읽지 않고(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우리말에 대한 책), 내가 알고 있는 어휘 지식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했다면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 됐을지 모른다. 많이 아는 것이 미덕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글을 쓰고 책을 읽기 위한 기본 소양으로 우리말에 대해 더 알아둬야 했던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편협함은 더 발전하고자 하는 노력의 게으름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한글이 국어라 어릴 때부터 익숙하기에 잘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크게 노력하지도 않기에 제대로 스스로의 국어 실력을 평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말이 다채롭고 내 공부는 부족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느 순간 사전을 찾아보는 일이 멈췄다. 간혹 검색을 통해 모호한 단어를 찾아볼 뿐 배우려는 노력을 했던 때가 언제일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거다'라고 말하던 코미디언 박명수의 말이 떠오른다. 어쩌면 늦은지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우리 곁에 있어 익숙했으나 명확히는 모르던 우리말을 통해 지금부터라도 보다 나은 우리말 활용 능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

  책을 읽으며 때로는 지루하기도 했으나 아는 내용이 나올 때면 반가웠고, 내가 잘못 알고 쓰던 부분에서는 부끄럽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보완을 위한 부끄러움이지 않을까 싶다. 달콤하게 시작해 씁쓸하게 끝나는 책이지만 그 씁쓸한 끝에 몸에 좋은 보약 같은 영향력이 담겨 있던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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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신(scene) - 고퀄리티 영상 콘텐츠, 한 권으로 끝내기
박인수 지음 / 다온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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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미 중에 사진이 있다. 내 취미들은 취미를 넘어 생활이 되어 가는 게 남들과 다를 뿐. DSLR을 들고 다니던 시절도 있었으나 어깨가 다친 후 그 횟수는 손에 꼽게 됐다. 대신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해 매일 일상을 기록하며 사진을 찍는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도 해보면 괜찮겠다는 생각과 신에 대해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읽게 됐다. 아마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마지막으로 제대로 사용해 본 것도 11년 정도가 지난 것 같다. 그 부분은 뭐 다른 집에 있는 영상 편집 관련 책을 읽기로 하며 책을 펼친다.


  활용법은 4단계로 되어 있다. 1은 완전 초보, 2는 조금은 다뤄 본 초보자, 3은 전공자 및 실무 경력 3년 미만, 4는 영상 편집 프로로 되어 있는데 내 단계는 1과 2의 중간 정도니 2부부터 읽으면 될 듯하다.

  저자는 영화감독이 꿈이었는데 영상 편집 교육자가 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계열의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0부 '영상 기초 이론 및 개념 정리'를 펼치자마자 만나는 초보 영상 편집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7가지에 모두 해당이 되어 있었다. 편집을 그리 많이 해보진 않았기에 더 충격적이었다. 생각을 해보면 글을 쓸 때를 떠올려도 될 텐데 막상 뭔가 작업을 완성하겠다는 마음만 앞섰던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된다. 이어지는 내용들을 통해 그동안 너무 편하게 영상을 즐기기만 했음을 확인한다. 샷은 그래도 사진을 찍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부분이었으나 뒤로 갈수록 영상 쪽이라 모르던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영상 편집 스타일과 몽타주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부분이었다.

  1부 '영상 편집 이론 편 - 영상 편집 에센스'에서는 편집의 정의로 시작해 영상 편집 도구들에 대해 간략하게 다룬다. 그나마 손을 대본 것이 '어도비의 프리미어 프로'였지만 장단점보다는 일단 가장 접근성이 좋았던 프로그램이었기에 접했었다. '나의 롤모델 찾기'는 영상을 아무 생각 없이 보기만 하던 내겐 새로운 과제처럼 다가왔다. <기생충> 을 스튜디오 바인더와 박 교수의 방식으로 분석하는데 후자가 개인적으로 내겐 익숙하게 다가온다. '도구를 배울 때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코칭하기 위해 배우기'라는 생각은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배우면 더 잊지 않고 보다 잘 체득이 된다는 것은 과거 DSLR을 배우며 지인들을 알려줄 때는 물론 세일링 요트 교육팀장으로도 확실히 그러하다 말할 수 있다. 프랑스 코미디 영화 보기 : 잘 만든 영화에는 '와우 포인트'가 있다는 내용과 저자가 추천하는 여섯 개의 프랑스 코미디 영화는 최근 더욱 영화를 보지 않는 내게 영화를 봐야 할 이유를 만들어준다. '나만의 색깔과 정체성이 드러나는 영상 만들기'를 보며 저자의 강의실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Lean Forward Moment'에서 인간의 눈(시선)을 특정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3가지 방법은 사진 때문인지 익숙한 내용이었고, 3가지 다른 감정 반응 일으키기 편집 방법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동안 이런 생각까지는 해보지 않고 영상 편집을 접했으니...

  2부 '영상 편집 실전 편 - 영상 편집 워크 플로우'를 보며 왜 2부부터 읽으라 했는지 알 것도 같다. 초보들이 앞선 내용보다는 바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바로 켜고 작업을 하는 게 익숙하기에 그나마 책에서 익숙한 내용들이라 그런 듯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져오기 -> 편집하기 -> 공유하기'로 단순한 것 같으나 세부적인 내용을 보자면 간단치 않다는 것을 편집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라 생각한다. 각각의 단계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잘 짚어 주고 있으니 책의 조언만 잘 참고해도 기존의 편집 보다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3부 '대박 유튜버, 어렵지 않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위한 꿀팁' 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슨 분야든 제대로 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남이 하는 일은 쉬워 보여 섣부르게 판단하는 이들이 많은 데 이 책을 보면 그 생각이 들지 않을 듯하다. '편집의 신'이라는 제목에 걸맞을 만한 영상 편집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고, 나 같은 초보에게는 어려우면서도 영상 편집에 더 관심을 갖게 해주는 책이었다. 영상 편집을 제대로 잘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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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최현주 옮김, 김상근 감수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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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교황청의 금서였다는데 지금은 유수의 명문대 필독서가 되었다는 이야기로 다가온 『군주론』. 물론, 읽어보진 않았다. 제목과 저자만 익숙할 뿐 나 역시 고전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거리 두기? 이번 책은 기회가 닿았기에 읽어보게 됐다. 띠지의 "누가 읽느냐에 따라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책이 된다!"라는 말이 아마도 앞선 교황청의 금서였고, 지금은 필독서가 된 이 책을 잘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폭탄을 손에 쥐었다는 글은 되려 책을 더 읽고 싶게 만들었다. 책을 읽어가며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는 부분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 운이라는 것도 기회가 왔을 때 놓치는 일이 얼마나 빈번한 일인가? 그 기회를 볼 줄 알았거나 결단을 내릴 줄 알았기에 그 운의 기회를 잡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의 현재 정치에서도 그런 인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다만, 그 기회를 어떻게 성공으로 이끌어 리더가 되었는지를 보게 된다. 기회가 있었음에도 대책이 없어 초라한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경우도 있으니...

  7장의 내용을 읽으며 앞선 운에 대해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소개되던 발렌티노 공작에게 건강의 운이 따랐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8장의 악행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에 대한 내용 중 뒷부분에 악행을 '단번에 저지른' 후 신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바꾸어 나가는 내용은 역성혁명으로 나라를 세우거나 반정을 이루는 게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잘 이어가는 나라나 왕이 있는 반면 좋지 않은 영향을 남기는 이들도 있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을 듯하다. 9장은 조금 더 현재의 공화국 체계에 비슷해지는 듯하나 다르다. 로마의 집권 방식이 이에 비슷했던 것 같다. 11장의 내용이 직접적이었지만 앞서 알렉산데르 6세의 내용 등이 교황청에는 상당히 불쾌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12장부터는 군대, 정치, 처세 등에 대한 부분을 다루게 된다. 동양 병법서를 기대하는 이에게는 아쉬울 수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이 부분들을 읽으며 띠지에 쓰여있는 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 이 책을 이용해 나쁜 쪽으로 활용할 경우 문제가 되겠으나 책 내용을 참고해서 좋은 방향에 활용한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띠지 뒷면에 쓰여있는 "세상은 그렇게 순진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은 꽤 두꺼운데 반은 『군주론』이고 반은 부록이라 이 두께가 나온다. 나처럼 내 생각으로 책을 받아들이기만 할 때에는 본문만 읽어도 좋겠으나 보다 저자의 집필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부록의 해제를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군주론이 어떤 책인지와 마키아벨리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부분이라 나처럼 군주론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군주론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군주론」이라는 제목도 위압감이 있었으나 고전이라 더 읽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리더의 자리를 보다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군주가 아니더라도 어딘가의 리더가 되려는 이들이라나 리더를 보좌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에 있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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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가 되는 시스템
도널드 밀러 지음, 이민희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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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나아질 줄 모르는 것 같다.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일하는 내게도 불황은 체감하는 현실이었다. 지식산업센터의 임대 및 매매 매물 광고를 올리지만 임차인과 매수인 소식은 드물었다. 임대 매물과 전매를 내놓겠다는 분들은 오지만 찾는 이들이 드문 매수&임차 우위의 시장. 광고가 무의미한 것 같은 시기에도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책을 찾게 됐다. 특별히 내가 뭔가 움직이긴 어렵더라도 변화를 줄 아이템을 얻고 싶은 마음이었다. '무기가 되는 시스템'

  책은 비즈니스를 비행기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표지부터 비행기 그림 옆에 리더십, 마케팅, 영업, 제품, 경비 및 운영, 현금 흐름이 보인다. 들어가며에 나오는 약간의 그림과 함께 설명되는 타당한 내용에 호기심이 생긴다. 6단계 전략 수립은 우리의 현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를 하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6단계 전략이라 총 구성도 6단계에 맞게 구성된다. 처음 '리더십' 시작에 앞서 1단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에 현재 우리 회사는 다 걸리는 내용이었다. 요트 세일링 역시 이 부분의 문제에서 다 걸린다. 현업이야 두 사람이 하는 일이나 분명 나와 대표의 생각 차가 다르다. 월 2회 이상의 계약이 목표지만 현 경기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다. 미션 선언문 작성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한다. 이 부분은 보다 인원이 많으면서 모호한 곳에서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현재는 물론 과거에도 일해왔던 회사들도 이런 미션이 있었나? 싶다. 소규모의 회사였고 대부분 막연한? 운영 방침이었고 특별한 미션은 없었다는 것과 대표와 임직원 간의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1단계를 읽으며 확인한다. 핵심 행동으로 멋진 조직 문화 만들기는 내 신조와 잘 맞는 부분이었다. 적절한 핵심 행동 세 가지를 찾을 때까지 시도하라는 부분은 현재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2단계 '마케팅' 부분이 책을 읽기 전 가장 기대가 된 부분이었다. 전작인 『무기가 되는 스토리』는 읽어보지 않았기에 더 기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하라', '너무 많이 생각하게 하지 마라'는 특히 기억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스토리브랜드 7단계 공식'은 과거 『스틱!』이란 책을 처음 접할 때의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보다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기에 익숙해진다면 보다 활용도가 높을 내용이라는 것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3단계 '영업'의 문제는 나와도 연관이 되는 내용이었기에 오히려 2단계보다는 내게 필요한 내용이 이 부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이 주인공이다' 세일즈 피치는 읽다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당연한 것을 왜 하지 못했었나를 생각하게 한다.

  4단계 '제품'은 현재 공급이 수요에 비해 넘치기에 문제라 어떤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보게 된다. 기존의 수익 구조에서의 제품 변화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것이 보인다. 다만, 소소한 수익으로의 변화를 두고 싶지만 수익에 비해 큰 책임을 지기에 더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제품 기획안 워크시트'를 얻었음에 유의미가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5단계 '경비 및 운영'에서는 아무리 소규모 회사라도 '개인별 목표 점검'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계약이 너무 없는 상황이 지속되기에 오히려 무력해졌던 것 같다. 계약서를 한 달에 적어도 한 건을 쓰자였는데 몇 달에 한 건을 계약했으니... 의기소침해지고 무력해지는 중인 것 같다.

  6단계 '현금 흐름'은 과거 개업 공인중개사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뭐 그때도 수익이 여유가 있지는 않았으나 분명 사업자 통장의 돈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개 보수 등으로 받은 부가세를 넣어두고 후일 폐업 때 부가세 신고를 깔끔하게 해버렸으니... (종종 사업자 통장을 개인 것으로 구분 없이 사용하는 이들이 세금 낼 돈이 없어 곤혹스러워하는 일들이 있다. 나 같은 초보 개인사업자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일인데 어느 정도 원칙을 정해둔다면 걱정이 없다.) 현금 흐름에서 계좌를 관리하는 방법은 지금 같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활용을 해볼 만한 부분이라 생각되는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바라는 안전한 운항은 현재 어렵다는 결론을 마주한다. 다만, 현업에서 보이지 않는 일이니 다른 방책을 떠올릴 굴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수요 감소와 공급의 압도적인 증가가 아니었다면 분명 책의 내용에서 좋은 방안을 적용할 부분이 있었을 듯하다. 아니면 나보다 깨어 있는 이들이라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찾은 이들도 있을 것 같다. 사업을 경영하는 이들이라면 제대로 된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책이었다.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회사에서는 꼭 참고해야 할 내용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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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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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것은 '등불을 가까이해서 글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유래했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 가을에 책 판매량이 줄어 출판 업계에서 밀고 있다는 얘기도 들은 듯하다. 어쨌든 그런 가을 '시를 읽지 않는 시대'라는 말도 떠올리게 되는데 우선 책을 읽지 않는데 뭐 말해 뭐 하겠는가. 그런 시기에 제목에 눈이 갔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워낙 많은 책을 출간한 장석주 시인의 시평론집이었고, 내 기억에 오래 남는 내가 샀던 첫 모음 시집을 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 더 끌렸던 것 같다. 책 표지의 '시는 미래의 언어다'라는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직 남아 있는 가슴속 습작시인 문청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글에서 만나는 시에서 절망보다 괴로운 희망을 만난다.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괜한 게 아니었다. 더 간절할수록 고문의 강도는 강했던 것으로 내 몸도 기억한다. 그런 희망은 희망적이지 않았다는 것과 누군가는 그런 희망을 갖는 이들의 희망을 왜곡시키며 가스라이팅을 한다는 것도 떠올려본다.

  두 번째 글과 시를 '무엇인가 되기 위한 유폐의 날들'을 보며 내 목표를 위해 잠시 개인 약속을 끊고 지내던 때를 떠올린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원하던 무엇이 된 것은 아니다. 자격은 갖추었으나 그만큼의 여유까지 얻는 것은 아니기에 아직은 견뎌야 할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먹고사는 게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기다. 한창 요트를 조종할 때 코로나가 터지더니 부동산 업계로 와서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해 일을 하니 부동산 경기가 엉망이다. 임대인은 많으나 임차를 할 사람이 없는 현실 집주인보다 세입자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시기, 목소리 큰 세입자라도 보고 싶은 때다.

  안는 것은 사랑의 표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대상을 안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은 간접 경험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듯하다. 나는 미혼이기에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아닌지... 이어지는 글을 보며 병원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떠올린다. 재활을 하고 계시지만 특별히 나아지시지 않고 현상 유지만을 하고 뼈만 앙상해져 침대에 누워계신 아버지의 모습이 문득 생각났다.

  아직 얼마 남지 않은 골목길이 있는 동네에서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 살고 있다. 여전히 과거와 같은 곳에 있으나 주변이 변해버린 공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밤 시간 가로등이 불빛이 내릴 때 사진으로 담는 게 나의 골목을 기록하거나 추억함이다. 국수 가게는 없었으나 아직 어린 시절 이발소는 건재하기에 아직 내 인생의 황금시대는 끝나지 않은 듯하다.

  「내가 암늑대라면」이라는 시에서 '새끼들의 가냘픈 다리가 굵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이 내게는 부모님의 다리가 가늘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어가는 듯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랑의 시련과 위기는 그게 이성 간의 사랑이든 가족애이든 맞이하게 되는 필연적인 것이라는 것도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게 아닐지...

  28개의 단어의 목소리들에서 낯설지 않음을 발견한 것은 과거 시인과의 산책과 이야기의 흔적이 내 몸 안에 남아 시에 반응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시인은 만물이 내는 목소리를 경청하며 세계에 중계하지만 나는 그 소리를 담아두기만 했던 것은 아닌가 라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인의 시평론집을 통해 평소 접하지 않던 시인의 시들도 많이 접하게 된다. 집에 있는 시집도 읽지 않는데 시에 대한 글로 인해 시를 읽는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이라는 데 있는 시집도 잘 들여다보지 않을 정도로 내 마음의 여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병환 이후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멈춰버린 시 읽기에 다시금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시에 앞서고 뒤서는 평론들도 좋았으나 시인에 대한 저자의 글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시 보다 시인들에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일까? 책을 읽으며 그 물음에 어느 정도 '그렇다'의 의견이 더 커졌다. 일상과 시는 어떻게 가까이하고 있는지 다시금 시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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