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명상록 헬라스어 완역본)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2천년 불멸의 고전 그린비 고전의 숲 5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김재홍 옮김 / 그린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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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이름을 로마인 이야기에서 본 것은 희미하고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나온 것이 명확하게 기억나는 이유는 뭘까? '명상록'이라는 책은 익히 들었으나 접하지 않고 있던 것은 자만보다는 어려울 것이라는 고전에 대한 편견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번 책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은 출판사의 제안을 통해 읽게 됐다. 제목도 다르게 만들었고 책 편집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 게 컸고, 리뷰 기한을 길게 줬기에 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기도 잘 쓰지 않는 내가 오현제라 불리는 저자의 철학적 일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그동안 계속 읽히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헬라스어 원전을 완역했다는 것에도 기대치가 있었다. 헬라스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한 중역 책이 아니기에 아무래도 원전에 가까운 번역서라니... 솔직히 읽어보지 않은 책이니 비교까지 할 수는 없으나 그 기대감이 꽤 컸다.


  처음 책을 읽으며 주석을 포기했다. 최대한 본문만 읽고 이게 뭔 소린가 하는 부분에서만 주석을 읽게 된다. 주석이 방대하기에 오히려 주석을 읽다 독서의 맥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철학적 일기니 각각의 글별로 나누어서 접근해도 무리는 없었을 것 같다.


  글을 읽으며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며 절제를 해왔고, 정리를 해왔는지 보게 된다. 많은 성찰과 공부가 있었기에 나올 수 있는 문장들이 아닌가 싶다. 짤막짤막하지만 그 글들이 가볍지 않은 것은 글을 쓰는 이의 진중함이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주위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삶을 살아온 내게 와닿는 구절들이 많이 보인다. 그게 전부가 아님에도 평판에 신경을 써온 듯하다. 과거에 비해서 현재는 그런 생각을 덜 하기에 눈치 보는 일도 적어졌으나 여전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직 내 수양과 성찰의 부족이 아닌가 싶다. 현재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기에 더 그런지도...



  명상록을 읽으며 '철학적 일기'에 대해 배워간다. 그냥 일기도 아닌 끄적거림이 익숙한 내게 보다 추구하는 글의 세계가 아니었나 싶다. 고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님을 다시금 확인하는 글들이다. 디테일하게 꼼꼼히 다 읽지는 못했으나 살아가며 내게 양분이 될 내용들이 많은 책이었다. 이번에는 본문만 읽었으나 주석을 통해 보다 깊은 뜻도 알아가는 기회를 기대하며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에 대한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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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미학 -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 미학 지식
최경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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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쓰여있는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 미학 지식'이라는 문구에 꽂혔다. 나름 사진을 취미로 한지 15년도 넘은 일상사진가이지만 사진 외의 미적 안목에 대해 명확히 자신감은 없기에 그 부족함을 채우고 싶은 욕심에 읽기로 했다.


  책은 '디자인에서의 미학, 미학에서의 디자인', '미학의 체계 속에서 디자인', '디자인의 미학적 구조'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을 읽으며 디자인과 순수미술의 경계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현재의 미술이 지금의 디자인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굳이 구분을 지었어야 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기존의 시스템에서 변화를 만들거나 그 틀에서 벗어나려 할 때 가장 쉬운 게 구분 짓는 것이니 그런 이유에서 프레임을 나눈 것인지도 모르겠다.

  1, 2차 세계 대전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실용적인 것에 초점을 뒀던 기능주의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스타일과 미적 요소에 본능적으로 흘러간 것은 아닌가 싶다.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생산자 중심의 디자인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흐른다. 예상대로 필립 스탁의 주시 살리프는 대표적인 디자인으로 책에 등장한다. 우리나라도 대중이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됐고, 스마트한 대중이 디자인에 예술적 가치를 요구하는 단계에 들었다는 것은 지금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의 주위를 둘러봐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미적 대상으로 디자인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에게 내재된 본능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살기 위해 먹다가 양식이 넉넉해질 경우 맛있는 것을 찾듯이 실용적인 것을 찾다 풍족해지면 실용적이며 기왕이면 보기도 좋은 것을 찾게 되는 것이다. 본문에서 만나게 되는 예술미와 미적체험 등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예술은 자연을 모방하기도 하기에 그 자연을 보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미적 체험을 하며 기준을 만들어 갔던 것은 아닌가도 싶다. 물론, 학습을 통한 체험도 있을 것이다. 보는 사람마다 미의 관점의 차이가 그런 선험적인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뒷부분에 새롭게 구체화되는 디자인의 미학적 체계와 기존의 디자인 체계를 비교를 함께 비교하면 흥미로울 듯하다. 내가 어린 시절과 비교를 하더라도 참 많은 것들이 바뀌어 온 것을 느끼니 말이다.

  3장이 이 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그 분량과 다루는 내용이 보여준다. 이 부분을 통해 미적 안목을 기르는 방법 혹은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디자인에서 전통적인 부분을 무시했던 것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디자인의 속도를 늦추게 했었는지도 알 것 같다. 최근 들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내용도 이미 다른 분야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기에 기대를 하게 된다. 디자인의 흐름도 접하게 되는데 대학시절 접했던 예술 사조들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해체 시론을 접하기 무섭게 예술사조가 바뀌었던 게 떠오른다.

  처음 접하거나 익숙한 디자인들과 그 디자이너들에 대해서도 접하게 되는 부분이다. 내가 디자인을 잘 알지 못하기에 대부분 낯설지만 그래도 이름을 듣고 그들의 작품을 접한 유명 디자이너 혹은 건축가들의 작품들을 사진으로 접하며 또 배우게 된다. 디자인은 많이 보는 것이 공부라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디자인을 받아들이는 수용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는 수용자(소비자)로 인해 디자인의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니...


  책을 읽으며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 미학 지식'을 이해하게 된다. 분명 모르고 봤을 때보다 더 보일 것이고, 책을 통해 접한 내용들로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내 시선의 차이는 달라졌을 테니... 미적 안목을 기르려면 역시 많이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사진을 익힐 때도 많이 찍어보며 익히고, 나 역시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권하게 된 것처럼 많이 봐야 미적 안목은 길러지는 게 아닐까? 다만, 무작정 보기보다는 이 책에서 다루는 최소한의 미학 지식을 곁에 두고 봐야 어느 정도의 기준이 잡힌 객관적인 미적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디자인의 미적 안목을 기르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참고하며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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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나누어 생각하기 - 문제를 해결하는 단순하고 강력한 도구
스가와라 겐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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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임차 우위의 시장에서 부동산 문제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들의 걱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손님이 와야 뭐라도 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된 책 '작게 나누어 생각하기'. 내가 원하는 답을 못 얻을지라도 나누어 생각하면 그동안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까지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친다.



  프롤로그를 읽을 때까지도 내게 익숙한 것은 모호한 목표를 가지고 일을 진행해 가는 것이었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는데


  제1장 '생각의 덩어리를 작게 나누어라'에서 분해해서 생각하는 구조를 보며 현재의 내 업무에서는 무엇을 분해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결국 임차인이나 매수인이 찾아오게 만들 그들이 끌릴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중개의 입장에서 가격 조정의 어려움이 걸림돌로 다가온다. 손님만 온다면 다 맞춰주겠다는 임대인이 있는 반면 빨리 임대를 맞추고 싶어도 금액 조정은 어려운 임대인이 있기에 후자의 임대인보다는 전자인 임대인들의 물건 홍보에 더 노력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가장 난감할 때는 임대인의 변심인데... 일단은 임차를 찾는 이들에게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결정한 목적과 목표를 계속해서 분해해 재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니 우리 업무에서 더 분해할 부분을 생각을 해봐야겠다. 작게 나누어 생각하기 위한 6가지 포인트를 활용하면 어떻게 나누어 생각할지 모르겠던 것들도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제2장 '커다란 문제를 작게 나누는 방법' 앞서 1장에서 생각 덩어리를 작게 나누는 요령을 접했다면 2장에서는 커다란 문제를 작게 나누는 방법들을 배운다. 분해사고 플로 차트와 애매모호한 목표를 분명하게 만드는 법, 내 목표의 문제를 확인하는 방법 등을 접하게 된다.


  제3장 '세상의 모든 문제는 더 작게, 더 선명하게 나눌 수 있다' 여러 상황에서의 전략을 접할 수 있으나 내가 일을 하는 분야에서 적용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기도 했다. 경기가 큰 영향을 미치고 금액대 또한 큰 부분이다. 현재 수요에 비해 초과 공급인 상황인 것도 난항을 겪게 한다. 내가 정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해 그러는지도 모르겠으나 책을 한 번 봐서는 명확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전부터 확실한 고객의 확보는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제4장 '인생의 목표도 작게 나눌수록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 4장의 내용이 앞선 일에서의 문제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기에 문예 창작을 전공하며 가진 꿈은 노벨문학상이다. 뭐 먹고살기 어려워지니 제대로 전공 분야에 집중하지 못했기에 지금 그 거리감은 과거보다 더 많이 돌아가는 기분이랄까? 다시 목표 설정을 해야 그동안 돌아온 길을 그나마 뒷걸음질 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정적인 '방법이 없어'를 '방법은 있어!'로 바꾸는 의식의 전환 역시 필요한 부분이다. 현실에서 여러 벽을 만나다 보니 잘되지 않을 때 방법을 찾기 보다 핑계를 찾았던 것 같기에 찔리는 부분이었다.


  제5장 '여럿이 나누면 더 선명해 진다'에서는 혼자보다는 많은 사람과의 의견 교환이 왜 필요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책을 읽고 현재 내 일에서 크게 도움을 받기에는 부족한 부분이나 부업 형식으로 생각하는 분야에서는 뭔가 더 생각할 부분들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 본업 때문에 책을 접하게 되는데 활용하기에는 부업에 적합한 내용을 만나게 되는데 이 책도 그런 책이었던 것 같다.


  모호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나누어서 생각하면 더 명확해지는 것들이 보이는 듯했다. 현재 자신의 업무에서 막연하고 모호해 어떻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들에게 그 모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내 일에서도 일부 적용할 부분을 생각하게 만들어 줬던 것 같다. 막연하기만 해서 어디서부터 고쳐가야 할지 모르겠는 일을 보다 자세히 생각해 볼 시간을 만들어 주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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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예술로 빛난다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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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제목이었지만 표지에 끌렸다. 세일링 요트로 열흘간의 바다 항해 경험과 요트조종면허 교육, 한강에서의 세일 요트 운항과 교육 등을 했던 내게 이제는 바람 좋은 날 떠오르는 세일요트가 표지라니... 삶이 예술로 빛나기 전에 이미 한강의 윤슬 위에 떠 있는 세일 요트로 완전한 미끼를 나는 물어버린 것이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어린 시절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특별히 잘 그리진 않았는데... 그래도 뭔가 다르긴 했었던 게 아닐지... 고등학교 시절에 추상화도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우연의 미학? 을 잘 활용해 그때가 그림으로 마지막으로 칭찬받았던 게 아닌가 싶다. 이제는 그림이 아닌 사진이 내게 그나마 일상의 예술이 되고 있다. 책에서 내 삶을 빛나게 해줄 예술과의 연결 고리를 만나기 위해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PART 1 '나를 깨우는 질문들' 처음부터 만나는 글은 나의 10년가량 된 성구 손글씨를 떠올리게 한다. 어쩌다 보니 2014년부터 매일 손으로 그리는 손글씨 성구. 3년 전 도구만 종이와 여러 펜에서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로 바뀌었을 뿐이다. 어쩌면 이미 나는 매일 반복을 통해 이미 예술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글의 도입부를 통해 소개될 작품을 바로 떠올린다. 역시나 예상했던 작품이다. 이미 여러 번 다른 책들을 통해 접했던 그림이기에 이미지를 떠올리기 수월했으나 처음 화가가 그 그림을 그리기 전 구성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지 생각해 보게 해주는 글이었다. '보다 보니'라는 말이 익숙해진 시기다. 그래도 책을 읽으며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기에 다른 이들에 비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찾아보는 게 적은 편이기에 세 번째 글에서 나와는 좀 다른 이야기라 생각고 되지만 영상이 아닌 다른 이미지와 활자를 보는 것은 비슷한 게 아닌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후의 글들을 읽으며 예술의 평범하고도 지지부진한 시간들까지도 진정한 예술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지금의 이 글도 그런 과정의 일부가 아닐까.


  PART 2 '삶을 예술로 만드는 비밀' 너무 타이트하게 하루를 보내기도 했던 것 같다. 뭔가 끄집어 내서 내가 맡은 업체들의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결국 건강도 안 좋아졌고 다른 듯 비슷한 글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던 것 같다. 건강이 나빠진 이후 회사를 관둔 후 많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나태함이라 하지만 어쩌면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 하는 글을 대했다. 현대 사회는 바쁘고 빠르게 지나가지만 과연 그게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매일 산책을 하는 입장이기에 그 걸음으로 얻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글이 아니라도 알 수 있다. 또 나름의 내 삶의 예술은 그 산책과 밀접하기 때문에... 세 번째 글을 읽으며 아이의 다르게 보기의 연습은 모르겠으나 어제 끄적거린 '익숙한 무관심'은 변화를 놓치기 쉬운 게 아닌가 싶다. 얼마 전 다른 블로그에 남긴 글만 보더라도 주변의 변화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고 그걸 글로 적는 것도 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정리하게 된다는 것. 책에서 만나는 작가들의 작품들과 결이나 형식이 다를 뿐 아니겠는가. 이어지는 글에서도 낯설게 보기가 나온다. 모네의 목표가 불가능한 일이었으나 그나마 가능할 수 있었던 방법이 낯설게 보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비슷한 반복 같으나 분명 다르다는 것을 그는 확실히 그렸고, 우리는 그 그림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예술을 꼭 해석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의 관점과 다르다고 비하하고 익명에 숨은 이의 이야기를 보며 그에게는 그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PART 3 '지도는 내 안에 있다'의 첫 글에서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인용된 최정화 작가의 글이 충분한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삶에도 정답이 없기에 사람들은 예술을 창작하거나 즐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자에 비해 해외로의 경험이 정말 드물다. 그렇지만 어쩌다 보니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경험했던 게 그나마 내게는 저자와 다른 또 다른 경험의 기록을 남기는 데 힘이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왜 파트 3 제목을 그렇게 정했는지도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삶이 예술로 빛나는 모습을 나 스스로는 잘 모를 수도 있다. 의식하지 못할 수 있고, 너무 주위의 시선에 맞춰 생활하고 그 틀에 맞추려 우리의 색을 잃어버리기도 하기에... 평범 그 자체의 삶이라 할 수 있겠다 생각했으나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남들과는 특별한 경험을 했었고, 극적인 이직을 해온 것도 평범에서 많이 벗어난 일이었다. 그 변화의 첫 시작은 명확하게 모르겠으나 평범을 남다르게 만들게 해줬던 것은 아닌가 싶다.


  지금 자신의 삶이 빛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할 것은 없다. 스스로에게는 너무 익숙해졌기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타인의 삶이 더 좋아 보이고 부럽기도 하겠으나 우리의 삶 또한 누군가에게는 그런 시선으로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예술이 정답이 없듯 인생에도 정답이 없다는 말처럼 우리는 살아가는 것으로도 충분히 각자의 삶을 예술로 빛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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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는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열림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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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모르는 이들은 드물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두 권 정도 소장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내가 최종적으로 쓰고 싶은 스타일의 시를 쓰시기에 더 끌리는 나태주 시인의 사랑시집. 시는 나태주 시인이 쓰셨으나 엮은이가 따로 있는 책이라 흥미로웠다. 책 사이즈는 같은 출판사에서 접했던 나태주 시인의 다른 시집과 비슷한 판형이었다. 표지 디자인은 결실의 계절을 떠올리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느낌으로 시집 제목을 잘 표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도 오랜만에 사랑시를 접하는 것이고, 현대시의 차갑거나 딱딱한 느낌이 아닌 따뜻함과 은율이 톡톡 나가오며 내가 처음 쓰고자 했던 스타일의 시들을 만나게 된다. 메마른 연애 세포를 깨우는 듯한 울림을 남긴다. 장문의 시행보다 간결한 행처리와 연처리는 그동안 머리로 읽으려 했던 시집과 다르게 가슴을 열게 만든다.

  물수제비를 띄우듯 톡톡 던져 튀는 듯한 시어는 우리 일상의 익숙한 말들이라 눈으로도 가슴으로도 받아들이는 게 어렵지 않았다. 과거 짝사랑을 하던 시절이나 외사랑을 하던 시절 내가 하고 싶었거나 했던 말들도 보이는 것은 사랑의 언어는 그만큼 보편적인 것일까? 다만 그런 고백을 마지막으로 해봤던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리는 게 내가 나이를 들었음 확인하는 시간이도 하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한 시간이다.

  처음 〈고백〉으로 시작해서 〈풀꽃〉으로 마무리되는 시집의 순서도 마음에 든다. 거의 뒷부분에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가 자리하는 것도 사랑을 순리대로 대하라는 뜻인지 모르겠으나 모든 사랑이 이루어지진 않기에 더 애절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 보기도 한다.


  '너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물어볼 사람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언제 다가올지 모를 '너'를 위해 잠들거나 죽어가는 연애 세포를 깨우는 데 이 시집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시가 어렵고 난해하여 접하기를 꺼려 하는 이들과 연애 세포가 죽어가거나 잠들어 있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봄비 내려 얼었던 땅이 녹아가듯 그 메마른 감성도 촉촉해져 부드러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나태주 시인의 사랑시집에 대한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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