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밤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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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로 에쿠니 가오리를 만난 이후로, 꾸준히 그녀의 책을 읽어왔다.
그녀의 책을 모두 읽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 꾸준히 읽어온 것 같다.
그렇다고, 그녀의 책이 모~두 좋지만은 않았다.
뭐야 이건?! 싶은 책도 있었고, 역시 에쿠니 가오리야! 싶은 책도 있었다.
그리고 '차가운 밤에'는 내가 최근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 작품 중 최고였다. 

사실, 전작 중 조금 실망한 신작이 있었고, 그 신작이 단편이었기에-
이 책 역시 불안 불안한 마음으로 펼쳐 들었다. 하지만, 처음 '듀크'부터- 마지막 '어느 이른 아침'까지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크게 '차가운 밤에'와 '따스한 접시'로 나뉘어, 총 21편의 작품이 담겨져 있는 이 책은...
죽음과 전생과 인연을, 음식과 관계를 차갑고 따뜻하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나, 지금까지 즐거웠어요.”
“그래, 나도.”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자, 청년이 내 턱을 잡고 살짝 들어 올렸다.
“지금까지 줄곧, 이라고요.”


사랑하는 개를 떠나보내는 여인,
사무라이 유령을 아버지로 둔 아이,
전생에 뱀, 돼지, 조개였던 여인,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구가 된 아이...

'차가운 밤에'는 정말 재밌는 상상으로 가득 찬 이야기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 거렸다.
예전에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고 특이한 소재를 너무 일상적으로 다룬 그녀에게 감탄했었는데- 역시나 그녀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독특한 이야기를 쏟아 내었다. 

“나 말이지, 지금 알바 중이거든. 별일 없으면 놀러 오라고.”
“뭐 하게?”
“뭐는…….”
난감했다. 뭘 할지 생각하고서 전화를 걸어야 했다.
“뭐는,아이스크림이지.”
“아이스크림?”

“응. 너 아이스크림 좋아하잖아. 여기 아이스크림 꽤 맛있다고. 종류도 여섯가지나 있고. 전부 맛보여줄게.”

개인적으로 '차가운 밤에'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따스한 접시'.
원래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음식에 대한 묘사가 없으면서도 그 음식이 먹고 싶어지기도 하고,
음식을 통해 그녀가 말하려는 감정이 세세히 전달되어- 아아- 맞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된다. 

'파를 썰다'에서는 아아 뭐야라고 처음에 생각했는데-
읽어내려가면서 파를 써는 그녀의 마음에 어느새 마음이 아릿해졌다.
맞어. 나도 그런 적 있었어-
 나도 모르는 새 또한번 공감해버린다. 

에쿠니 가오리씨의 작품을 읽으면 왠지 나도 반짝거려- 내 삶도 반짝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반짝반짝 별같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들에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짓게 된다.

'차가운 밤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오늘 '차가운 밤에'를 읽으면서 생겨난 미소가 입가에, 마음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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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2 - 변화의 힘 마시멜로 이야기 2
호아킴 데 포사다.엘렌 싱어 지음, 공경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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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도 계절을 타는지 아무래도 새해를 시작하는 시기이다 보니 자기계발서, 재테크 책 등에 관심이 가는 요즘이다. 한동안 책이 손에 안 잡히더니, 쌓여있는 소설을 제쳐두고,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를 손에 들게 되었다. 자기계발서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우화식으로 진행되어, 교훈과 이야기 자체가 탄탄하면 즐겁게 읽어내려가곤 한다. 이런 저런 구설수에 오르긴 했지만, '마시멜로 이야기' 역시 재밌게 읽었던터라, 두번째 이야기 역시 별 선입견없이 금방 즐겁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지금 당장의 즐거움을 참아내어 더 큰 기쁨과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내용이 주였던 '마시멜로 이야기'에서는 운전사 찰리가 조나단 회장으로부터 마시멜로 교훈을 얻고 변화해나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에서 역시 당장의 즐거움을 참으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실제 현재의 즐거움을 참아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 역시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꾸욱 참으면, 과연 언제 우리는 마시멜로를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의문을 품곤했기 때문에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 책에서는 마시멜로 교훈을 통해, 변화하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찰리가 순간의 유혹에 빠져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역시 그의 멘토인 조나단 회장과 친구인 제니퍼 외 주위 인물들을 통해, 이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그려나간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피터 드러커, 윌 스미스의 이야기 등을 통해, 똑같은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다루었다.

우리는 매번 목표를 세우고 작은 성과를 이루면 금세 헤이해지기 마련이다. 나 역시 다이어트를 목표로 하다가 항상 3kg 정도 감량하면 금세 마음이 풀어져 요요현상에 직면하곤 했다. 하지만, 마시멜로는 작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금세 다 먹어치워버리는 것이 아니다. 영문제목인 'Don't gobble the marshmallow...ever!!'라는 제목이 이해되었다. 인생은 길지만 그 긴시간동안, 우리는 현재의 즐거움을 언제까지나 뒤로 미뤄버리기는 어렵다. 오히려, 조금씩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야한다.

이 책 내내 찰리에게 주어진 수수께끼는 간단하면서도 꼭 마음에 지니고 있어야할 이야기들이었다. 친구를 소중히 하고, 행동하지 않는 신념은 의미가 없다. 가장 와닿는 이야기였다.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가는 것도 조심해야할 사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원하는 걸 알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 새해에 꼭 갖고 싶은 나의 모습이다.

'08년 새해를 맞아 많은 계획을 세우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고 있다.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는 그런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마음을 잊지 말고, 나의 마시멜로를 1년 뒤를 위해 열심히 모아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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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 산문집
이지상 글.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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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는데, 일상에 매여, 막상 쉽게 떠나지 못하는 나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여행책을 한권, 두권 모아 읽기 시작했다. 막상 너무 읽고 싶어서 사놓고 못 읽은 책도 있고, 그렇게 책장위에 올려두었다가 어느 순간 단숨에 읽어내려가면서 마음의 열기를 식힌 적도 있다.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은 여행이 일상이 된다면 얼마나 즐거울까라는 환상을 지닌 내게, 현실을 알려주기도 하면서 살짝 손짓을 하기도 한다.

떠나고 싶지만 주어진 현실과 상황 때문에 그 마음을 접어야 하는 사람이 어디 그뿐이겠는가. 사람에 따라 나이 앞에서 용기를 내지 못할 수도 있고, 나이 든 부모를 보면서 떠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를 수도 있으며, 돌아온 후의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릴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당장 떠나지 못하는 삶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때를 늦추며 여행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지금 내 모습이 당장 내 마음에 안 들고, 이건 영 아니다 싶기도 하지만, 벌써 4년차에 접어드는 나의 생활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난 그를 부러워하지만, 여행에 대한 나의 꿈 역시 소중한 것이다. 다양한 곳의 사진들과 여행에 대한 그의 글을 읽으면서 뜨끔하기도, 마냥 부럽기도 했다. 어렵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하기도 했다.

"성공하고 싶은가? 꿈을 실현하고 싶은가? 그러면 천천히 가라. 인생의 한 부분을 뚝 떼어 바쳐라. 자신을 너무 고집하지 말고 깨지고 상처받으며 한 걸음씩 걸어가라. 어떤 일이든 그렇게 10년만 해봐라. 남을 부러워하지 말며 자신의 꽃을 피워라." 그러면 그 길을 가다가 어느날 문득, 성공은 남들의 시선에서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속에서 남모르게 열리는 작은 열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진짜 성공 아닐까?

매일 매일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당장 눈앞의 일에 아둥바둥 매달려 힘들어하기 일쑤다. 매번 널리보고 크게 생각해야한다고 하는데...그게 쉽지 않다. 10년을 바치라는 그의 말이 그 어떤 자기계발서의 구절보다 와닿는다. 나는 왜 지금 당장 앞서가려고 하는지- 10년 뒤를 생각하기는 커녕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지...

이 책을 펼쳤을 때는 여행을 다니면서 그가 느꼈던 설레임, 새로움, 기대를 만끽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여행뿐 아니라 삶 전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의 여행을 부러워하고, 내 여행을 꿈꾸며, 막상 일상에 묶여있는 나의 모습. 생각만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그러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내 모습이 답답해져왔는데- 왠지 모르게 들떠있으면서도 정리가 안되있는듯한 내 모습이 싫었는데...이 책을 통해, 내가 밟아가고 있는 한걸음 한걸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앞으로 내가 내딛을 걸음이 얼마나 기대되는지 깨달았다. 여행에 대한 욕구를 대리만족 시키진 못했지만, 오히려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기에- 이 책을 읽고, 나는 지금 당장 짐을 싸들고 떠나고 싶다는 마음 보다는, 그저 내게 주어진 출퇴근길을 모험하는 마음으로 걷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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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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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이미 일본의 어둡고 암울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은 상태였고,
표지마저 회색 검은색 줄무늬라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미 어두움에 질렸어-!! 이런 상태였으니깐.
사실 불쾌할 정도로 무섭고 어두운 이야기는 정신건강에 별로 안 좋다고 느껴가고 있었다.

그런데, 후에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씩 궁금해하다
좋으신 분께서 보내주셔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받고서도, 며칠 동안 책상위에 놓아두었는데,
한동안 책이 손에 안 잡혀서 잘 못 읽다가 아무생각없이 집어든 이 책에,
나도 모르게 정신없이 빠져들어,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역자 후기에 보면 오츠이치는 투명한 글도 쓰고, 어두운 글도 썼다고 한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어두운 면이 강하지만, 투명한 어두움이 느껴진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ZOO에 실린 총 10가지 이야기에서 어두우면서도
뭐가 번뜩이는 기발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일곱개의 방에 갇혀 매일매일 차례대로 살해당하는 운명에 처한 남매,
삶에 대한 무집착으로 오히려 생명을 구하는 사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을 없애고, 다시 반복하는 이들.
부모를 잃어버리는 아들.

무언가 오싹하고 어두운데, 안타까운 마음이 함께 드는 이야기들이었다.
아니면 일종의 웃음을 함께 던져주거나, 머리를 굴리게 만드는 트릭-
단순한 어둠, 기괴함, 끔찍함이 아니라... 적어도 다른 긍정적인 감정이 섞여-
적절히 섞여들어가, 부담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작가의 상상력과 능력이 무섭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결정적인 문제는, 나라는 인격 그 자체마저 파괴할 소지가 있었다. 따라서 나는 그 문제점을 가급적 직시하지 않으려고 해 왔다.
"젠장, 범인은 어디 있는 거야!"
내 말은 모두 대사다. 연기인 것이다. 마음속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연기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의 고통에 나는 찌부러지고 만다.

 
   
   
 

감사와 원망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건 이상한 일일까요? 하지만 저는 생각합니다. 분명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훨씬 전에 사라진 인간 아이들도 부모에 대해 비슷한 모순을 안고 살았던 게 아니었을까요? 사랑과 죽음을 배우면서 자라고, 세상의 양지와 음지를 오가며 살았던 게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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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넥타이 긴치마
백혜숙 지음 / 씨앤톡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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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정말 너무 예쁜 사랑이다. 책을 보는 내내 생각했다. 서로 조곤조곤 대화하듯 이어나가는 사랑. 그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모든 사랑은 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멋이 있겠지만, 조용하면서도 왠지 다정다감한 보는 사람이 닭살 돋는다고 난리치지 않고, 미소짓게 만드는 그런 긴넥타이씨와 긴치마씨의 사랑 좋아보였다. 어찌보면 너무 평범한 것 같기도하고, 그다지 열정적이지도 않고, 쿨한것 같지도 않고 하지만 오히려 현실적으로 따뜻하기에 이들의 사랑이 더 공감가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나는 사랑은 일과 같이 우선순위를 두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사귀다 헤어져도, 또 하면 되지 뭘, 아니면 못하더라도 언젠간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왔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차근차근 준비해서 정말 단 한번의 예쁜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예쁘게 그려져 있었지만, 이상하게 인상깊었던 부분은...

"직업을 갖기 위해선 수십년동안 공부하는데, 부모가 되기에 앞서서는 그것에 몇십분의 일도 준비하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니?"

그녀가 이러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애부터 결혼까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정작 중요한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 이러한 고민과 준비를 통해서 긴치마씨는 그렇게 예쁜 연애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보았다.

처음에는 왠지 덤덤해 보이던 그림도 점점 사랑스러워보이고, 이야기에 폭 빠져들어 읽었던 책이다. 앉아서 편 다음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사실 책 끝부분쯤 가면 긴 넥타이와 치마가 좀 짧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전까지는 아직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있나보다.  추운 겨울날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긴넥타이 긴치마 너무 재밌게 읽었다. 귀여운 두사람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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