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감성으로 배우는 생각 이야기
최윤규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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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이 책의 제목은 아마도 "영화를 보았을 때"란 수식어가 앞에 붙는다면
책의 줄거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이 책은 120여편 정도의 수 많은 영화들을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 6개의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다.
1. 열정 : 가슴이 이끄는 일에 도전하라
2. 세상을 보는 시선 : 마음을 통해서 세상을 보라
3. 사랑 :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아름답다
4. 용기 : 더 중요한 무엇인가를 의식하는 것
5. 인생 : 나침반은 주인이 원하는 방향을 가리킨다
6. 긍정 : 실패를 인내하게 하는 힘


이 책의 저자는 40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자기계발 전문가이다.
독특하게 "카툰경영연구소" 대표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의 모든 그림들도 저자가 그린 것이다.
그림을 보면, 매우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그만의 개성이 있다.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방식도 매우 간단하다.
삼각형 치마를 입냐 아니냐가 그것이다. 물론 상반신(?)도 차이가 있기는 하다.
겨우 230페이지의 책에 120여편의 영화 이야기를 쓴다면, 각 편당 딱 2페이지가 된다.
어떤 페이지는 그림 하나 달랑. 내용도 단 몇 줄 뿐이다.
너무 쉽게 쓴 글이 아닐까 싶을 수 있지만, 읽어보고, 그림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120편의 영화를 2번씩 보았다면, 4시간씩 120번이니, 480시간(=약 1달)을 영화를 본 것이다.
그런 후에 느낀 것을 간단한 메시지 글로 정리하고, 보조로 그림을 사용한다.
이렇게 작성한 글들은 여러 강의와 세미나 등을 통해 구체적인 메시지로 이미 전달되었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한다.
저자 또한 영화를 보고 글을 쓸때 분명 자신의 여건에 따라 새로운 결론을 냈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 영화를 거론할 때 다른 사람은 이쪽 카테고리에 넣을 것을
저자는 이쪽 카테고리에 넣게 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이고 그만의 방식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모두가 획일화된 결론과 메시지를 보게 된다면, 구지 이 책이 아니어도 된다.
그런 것을 원한다면, 전문적인 영화평론가의 글이 오히려 좋을 것이다.
영화의 숨겨진 이야기, 배우들의 에피소드, 감독의 또 다른 영화(디렉터리컷) 등 말이다.
영화 올드보이는 "열정" 카테고리에 담겨 있다.
20여년을 갖혀 지낸 주인공과 열정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 책에서는 간단한 질문을 통해 "열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중국집 만두는 어떻게 계속해서 배달이 되었을까 말이다.
바로 다음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앞으로 10년 후에 어떤 일을 하시렵니까?"
그렇다.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내가 하루하루를 살면서 별 것 아닌 일들에서
감동을 얻고, 그 감동의 여운을 글로 남기는 것이다. 저자처럼 그림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지 오늘 하루가 어제와 다르도록 자신만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치가 있다.
그걸 배우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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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멘티아 연대기 1 - 정의를 위한 퀘스트, 비공식 마인크래프트 어드벤처 팬픽
숀 페이 울프 지음, 최영열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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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멘티아 연대기


연대기란 제목의 책은 <라니아 연대기> 이후로 이번이 딱 두번째이다.
"엘레멘티아 연대기".
우리 첫째는 올해 11살, 초등학교 4학년이다.
지금으로부터 딱 2시간 전에 우리집의 유일한 노트북 한대의 액정을 깨먹고,
나에게 따끈따끈한 욕을 먹은 후 불편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 잠이 들었다.
방학을 맞은 지 딱 이틀이 지난 오늘이 그런 날이다.
나는 아버지이지만, 결혼 전에 꿈꾸던 그런 멋진 아버지는 못되고 있고,
그냥 자식들에게 엄하고, 변덕이 죽처럼 쉽게 끓어 넘치는 그런 사람이다.
요즘 같이 정치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고 변비에 걸린 듯 불편하고 짜증나는 시기에
특히나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그런 캐릭터이다.
어쩌면, 우리 아들은 이런 아빠를 게임 속에서 가둬 두거나 만나면 도망쳐야 할 괴물로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공부는 관심도 없고, 승부욕, 식욕, 놀이욕구 등등 욕심은 엄청난 것이
나의 판박이 이기에 항상 걱정이 되면서, 그냥 나와 달리 바른 길로 가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 아들에게 참으로 좋은 습관이 딱 한가지가 있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도가 매우 높다. 레고 만들기와 게임, 책보기 시간에 특히 그렇다.
요즘들어 읽고 있는 책들이 권수도 많고 글씨도 많은 그런 책들이라 특히나 기특하다.
어린 삼국지 10권을 거의 3번이나 보았고, 해리포터 시리즈도 2번이나 읽었다.
마인크래프트에 푹 빠져서, 아내랑 몇 번이나 지우고 깔고 실랑이를 버리기에
500 페이지나 되는 "엘레멘티아 연대기"를 선물했더니 3일만에 읽었다.
그 모습이 나를 흐믖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마인크래프트, 스웨덴의 한 프로그래머가 육각형 모양의 픽셀 단위의 캐릭터와 가상 공간을
만든 롤플레잉 게임이다. 2011년에 조카가 아이패드로 제일 처음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당시 6살의 우리 첫째가 선망하던 대상이었다. 당시 우리 집에는 아이패드는 없었고,
8살이던 조카에 비해 2살이 어렸던 우리 아들에게는 게임은 허락되지 않은 불모지였다.
그런 선망의 대상을 장장 5년이 지나 겨우 시작하게 되었지만,
동생과 싸우거나, 엄마의 잔소리를 무시하거나, 사고를 치는 때에는 가차없이
마인크래프트는 삭제 처리되었다. 그러길 반복하는 상황이라, 우리 아들의 마인크래프트는
항상 아이템도 거의 없이 허허 벌판에 텐트를 치는 수준이었다.
사촌 형이 이룩한 커다란 궁전 같은 집과 정원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갖던 우리 아들.
그런 아들에게 이 책은 꿈의 보고이자 미개척지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공하였다.


이 책은 초등학생 남학생이나 사춘기 청소년 들에게 일종의 모험 소설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배경이 반지의 제왕이나 다른 판타지 소설들과는 다르게
마인크래프트란 게임이 제공하는 가상공간이며, 그런 공간을 제공하는 가상의 서버가 된다.
그래서, 어른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한심스러울 수 있지만,
한창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은 게임기나 콘솔, 아이패드를 들고 몇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사실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내 친구의 경우는 30년 전부터 20여년간 하였던 게임이 있는데,
"울티마"란 것이다. 1980년대 애플 컴퓨터로 시작했다고 늘 과거를 회상하며 말이 많다.
이제 4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노총각이고, 여전히 게임에 미쳐있고,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ㅎㅎ. 우리 아들이 그러길 바라지는 않지만, 세상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없어졌다 느껴진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게임을 하면서 한두시간을 죽일 때마다 나름 환상 속에 빠진다.
좋지 않게 말해 현실탈피이지만, 때로는 창의력과 독창성은 이런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부모가 자식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서로를 공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공감의 시간을 무시한다면, 언젠가 서로서로가 너무도
이해 못할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작지만, 큰 서로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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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도요타인가 - 위기의 한국기업에 해법 내미는 도요타 제2창업 스토리
최원석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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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도요타인가


10년 전이었던가? 한 때 도요타 경영이니 뭐니 하면서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전세계 자동차 판매 1위인 도요타에게 많은 것을 배우자는 분위기 였다.
부품 단가를 낮추고, 부품 공급이 원활하게 되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델 컴퓨터처럼 부품 창고 없이 바로 바로 주문 생산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자동차 회사에서
한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또 얼마가 지나니 하청업체의 피를 빠는 짓을 한다며 비판하는 이야기도 들렸다.
아마도 그때그때 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등장하니
이번에는 '왜 다시'란 수식어를 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지난 10년간 도요타는 현재도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5년 전, 일본내 지진과 원자력 발전소 사고, 미국내 1000만대 리콜 사태를 이겨내고,
지금도 도요타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쯤 되면 도요타에게 뭘 배워하며 반문할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현대와 기아 자동차는 5년전의 도요타보다 더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리콜사태 뿐만 아니라, 중국의 강력한 금융과 대량생산, 기술축적 등으로
새로운 파국을 맞게 되었다. 현 정부의 무능도 한 몫을 하고 있고, 노사갈등은 더욱 심해 졌다.
부품 공급업체들과의 관계도 그리 좋지 못하다.
물론 죽지 않기 위해 돕자란 식이면 또 몇 년간은 그럭저럭 갈지 모르겠다.
영국의 유명 자동차 메이커가 모두 인도와 중국, 독일에게 넘어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본 내에서도 미쯔비스는 닛산으로, 그 닛산은 르노가 모 기업이 되어 있으니,
도요타의 생존 전략은 분명 남다른 면이 있겠다.


이 책은 단순히 도요타의 내부 경영자료를 대충 요약하는 그런 책이 아니다.
물론 도요타가 그렇게 쉽게 자료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또한 저자는 우리 한국인이다.
그냥 경영전문서적 같이 공개된 자료를 분석하는 내용은 결코 아니다.
이 책 속에는 객관적으로 도요타가 지금까지 성장하고, 위기를 극복했던 모습을 관찰하여
서술하고 있다. 도요타도 부품업체와의 문제가 심했고, 창업주의 자녀들이 경영자로 되물림되어
많은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대기업이란 형태만 보아도 한국과 매우 유사한 문제들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포드나 GM에게 뭔가를 배우기 보다 도요타가 더 적합한 모델이 되겠다.


GM도 파산 후에 미국 정부가 새롭게 회생시켜 현재의 안정적인 모습을 갖게 되었다.
도요타도 5년 전, 아키오 회장이 1000만대 리콜 사태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전문 CEO로 교체되었을지 모른다. 물론 일본이 그렇게 신식 시스템을 도입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아키오 회장 본인이 스스로를 변모시켰다. 좀더 기술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였다.
GM도 회계나 경영만 하던 일선들이 모두 물러나고, 조립라인에서 올라온 생산직 간부가
현재 사장 자리에 있다. 40년간 현장 경험이 풍부한 여성이다. 개천에서 용이 난 꼴이다.


우리나라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기술을 천시한다.
자동차를 사랑하지만, 자동차를 고치거나, 만드는 일을 저급 노동으로 생각한다.
기름쟁이란 표현이 보여주듯, 그런 직무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 자동차의 초대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은 그렇지 않았다. 언제나 작업복 차림이었다.
물론 그 아들인 정몽구 회장이 양복만 입지는 않는다. 하지만, 뭔가 현재의 난국을
기술보다는 화려함에서 찾고 있는 듯 보여 걱정이다.
제네시스의 디자인은 점점 죽여줄지 모르겠다.
비머 디자이너에 부가티 디자이너까지 영입했으니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N 프로젝트니 하던 고성능 차량은 도대체 어떻게 되가는 것일까?
국내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현대, 기아차가 한국의 자동차, 기계 학과 학생들에게
기회를 준다면 구지 BMW 이사들을 채용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물론 도요타도 일본 내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고성능 모델과는 가장 거리가 멀었던 회사였다.
하지만, 사장이 관심을 갖고, 자동차 경주에 나가는 등 노력이 있어,
렉서스 고급 모델이나 르망24시 대회 등에 나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독일 아우토반 같은 환경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고성능 차량이 무슨 소용이냐면 할말이 없다.
그러면서 뭣하러 돈들이냐고 되묻고 싶다.
국내 내수 차량과 중소형 이하 급 차량 등의 꼴은 정말 말이 아니다.
그런 차량들도 미국 수출 물량은 많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warranty의 차이란 설명도 있지만.
일본은 오히려 자국내 차량들을 우선하여 고성능 모델 출시는 항상 일본 내부가 먼저이다.
도요타가 다시 내 놓은 86 같은 차량도 그런 취지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짧은 기간 성장한 것만은 전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다는 것. 이것이 자부심이다.
이 책 속에는 여러나라의 다양한 노력과 성장통이 소개되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을 답답해 하는 사람들은 비단 자동차 회사 이야기인데도
이 책을 보면 생각하게 되는 것이 많을 것이라 기대한다.
미국의 자동차 대부 포드도 분명 노사문제는 해결을 못했던 인물이다.
미국인에게 300만원 대의 저렴한 T모델을 공급한 위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도요타 아키노 회장도 그런 위인이 될지 모르겠다.
국내에도 정주영 회장은 그런 위인의 반열에 올랐다.
물론 최초의 한국차란 타이틀 싸움에 오명을 남기기는 하였다.
정몽구 회장은 과연 그런 위인으로 남을까? BMW에서 날아온 인물들도 그럴 수 있을까?


이 책 속에는 국내의 바이크 산업의 현황도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 대림 혼다와 효성 스즈키는 이제 일본과의 라이센스 종료로 대림과 KR모터스가 되었는데,
한때의 영광은 온데간데 없고, 점점 중국, 대만 등에 밀려나고 있다고 한다.
어쩐지 그 예전과 같은 광고조차 보이지 않더라니, 그리 되고 말았다.
그래서, 요즘은 일본 오토바이와 독일 오토바이, 이태리, 미국 물건 들만 잡지를 매우고 있다.
퀵서비스나 음식 배달용 오토바이만이 도로에 보인다.
물론 할리데이비슨 같은 럭셔리 오토바이는 주말 국도를 가득 메우기는 하지만.
자동차도 어쩌면 이런 식으로 가서는 현대, 기아가 다시 분리되고,
점점 성장동력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나마 모헤닉 같은 벤처 회사들이 등장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어울림 모터스가 사라진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놀랍다.


삶의 질이 떨어져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차만큼은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는
기술력 있는 도요타 같은 회사가 국내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못생긴 도요타 전기차, 하이브리드는 닮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커다란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회사는 지속 가능하다.>
기업이란 단거리 달리기 선수가 아니다. 끝없이 달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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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섹션 - 18가지 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를 본다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스티븐 비스티 그림, 리처드 플라트 글, 최의신 옮김 / 진선아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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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섹션
Cross-Sections
18가지 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를 본다


DK(Dorling Kindersley)라는 영국의 시리즈 전문 출판사의 작품이다.
영국 BBC의 다양한 시리즈물처럼 DK도 아이들과 어른 모두 좋아할 그런 책들을 만든다.
내가 좋아하는 자동차 사진집들도 여기서 만든 것들이 많다.
이 책은 18가지 건축물을 가로질러(cross) 여러 부분으로 나누고(sections)
아이들에게 천천히 보면서 즐기도록 되어 있다.
즉, 보고, 발견하고,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게 책을 만들었다.
모든 그림은 아주 정밀하고, 대충 보아서는 여러 마리의 개미를 보는 그런 느낌일 뿐이다.
하지만, 천천히 하나하나 이야기를 만들어 그 내부를 직접 체험한다고 생각하면
가상현실과도 같은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8가지 건축물은 다음과 같다.
성, 천문대, 갤리온(18세기 이전의 유럽 상선), 크루즈선(타이타닉), 잠수함, 탄광, 탱크, 해저유전,
대성당, 점보제트기, 자동차 공장, 헬리콥터, 오페라하우스, 증기기관차, 자하철역, 트롤 어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우주왕복선.


이 모든 것들의 공통 요소는 무엇일까?
뭐 이 책에 나오는 질문은 아니다. 내가 한번 질문해 본 것이다.
우리 아이들과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은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하였다.
잠자는 사람? 먹는 사람? 일하는 사람? 등등등.
내가 머리 속에 둔 답은... 변기에 앉아서 힘주는 아저씨.
월리를 찾아라는 책처럼 뭐 이런 식으로 즐기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살거나 방문하거나, 일하는 18가지의 생활공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다시 생각해 보니, 나의 답보다는 우리 아이들 답이 더 정확하단 생각이 들었다.
탱크나 헬리콥터, 지하철역에서는 변기가 없었다. --; 그만큼 인상적이었단 이야기이다.


모든 섹션에 대해서 설명이 나온다. 우리 아이들에게 사주었던 여러권의 입체 팝업책들이
이 책에는 바로 커다란 한면에 압축되어 등장한다.
완전히 평면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상상력이 좋은 아이들은 마치 입체처럼 받아 들인다.
성과 관련한 20여 페이지의 입체 팝업책은 각 방을 한 페이지 별로 묘사했는데,
이 책은 한 면에 20여개의 성 구석구석 방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성 내의 동선을 대충 짐작했던 우리 아이들은 이 한 화면을 통해 전체 성을 파악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선택한 동선 대로 이 방 저 방을 들락거린다.
성주도 되고, 왕도 되고, 공주도 왕비도 신하도, 경비병도 된다. 기사도 되고, 요리사도 된다.
손님이 되어 성문을 지나 마굿간으로 향한다.


나이에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자동차 공장의 경우 얼마나 복잡한지만 느낄 수도 있지만,
작업 과정이나 자동차의 조립 과정도 이해할 수 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있다.


DK의 크로스 섹션은 시리즈물이다. 이 책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책들이 있다.
이미 이 전에 출간된 책도 있겠지만, 이번부터 본격적으로 시리즈가 계속 출간될 분위기이다.
박물관에 가서 다리가 아프다면 우는 아이에게는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먼나라의 멋진 박물관들을 갈 수 없는 처지의 아이들도 이 책으로 대신 체험할 수 있다.
어쩌면 DK 출판사는 이미 가상체험 영상물을 제작 중일지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을 실제 관련된 박물관 VR로 만드는 것 말이다.
점점 세상은 이전보다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체험하는 기회는 공평하지 않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발전의 힘이 된다.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돈보다는 시간과 노력이 될 수 있는 이런 책이 있어 기쁘다.


함께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이런 그림 책으로 만들 수 있다. Thanks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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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필의 New 영어기초확립 불후의 명저 시리즈
안현필 지음 / 하리스코대영당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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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필의 영어기초확립


나는 74년생이고, 큰 아들은 올해 11살인 두 아이의 아빠이다.
나는 중학생 시절 3년 동안 영어 시험은 거의 만점을 맞았다.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절이 너무 달라져서 아들이 불쌍하단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 아들은 7살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하였다. 왜 하여야 되는지도 모르고 그냥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에게 들인 사교육비는 이미 천만원이 넘어 꽤나 들어갔다.
그렇다고, 영어책을 줄줄 읽고, 외국인과 대화하고, 영화를 자막 없이 보고,
영어 단어를 엄청 많이 외우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 이 중 어느 하나와도 걸맞지 않다.
왕년에 영어 쫌 하신 아빠가 아이에게 도움이 되느냐, 그것도 결코 아니다.
다만 나를 돌이켜 보면, 그냥 학교 수업 열심히 듣고, 끝나자 마자 바로 바로 복습을 했다.
워낙 낯선 말이라서 그렇게 하여야 암기가 되었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도 이뻤고, 우리반 여자 부반장도 이뻤다.
나의 존재감은 그런 환경 속에서 영어 1등 뿐이었다.
누가 너는 어떻게 공부하니 하고 물으면, 그냥 교과서를 완전히 외웠다는 말만 했다.
모든 글자를 외웠고, 글씨 조차 흉내를 냈고, 테이프의 외국인 목소리와 억양도 흉내냈다.


지금 우리 아들은 넘쳐 나는 홍수 속에서 마셔야 될 것인지 마시면 죽는지 분간을 못하고 있다.
내 아내는 그런 아들에게 다양한 물놀이를 체험시키고 있다.
나는 그런 아내와 다투기가 싫어 그냥 주머니를 털고 있고, 그냥 웃고만 있다.


내가 지금의 이런 시절을 산다면 어떨까?
내 어머니는 초등학교만 나오셨고, 내 아버지는 팝송만 부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분이다.
두 분다 나의 학업성취에는 큰 관심이 없으셨다. 그냥 대학만 나오길 바라셨다.
한때 영어는 1등을 하니, 서울대를 잠시 기대하셨는지 모르지만,
융통성이 없어 좋아하는 과목만 잘했다. 내 아들은 이런 특징은 나와 완전히 동일하다.


내가 중학교 1학년 시절에 교과서 아닌 뭔가 수준 높은 책을 기대했었다.
마땅한 책이 없었다. 문제집은 80년대에도 넘쳐 나긴 했다.
응용력이 있었는지 문제 풀이는 정말이지 싫었다.
어느날 고등학생 누나가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다.
거기서 누나의 책상 위에 있던 안현필 선생님의 책을 한 권 보게 되었다.
잠시 보았지만, 분명 어려웠다. 그런데, 정리가 참 잘되어 있어 관심이 있었다.
그렇게 그 책을 눈여겨 보고는 꽤 오랜 기간 그 친구 집에 놀러가 그 책을 보았다.
그 누님이 더 이상 그 책을 볼 일이 없게 된 것인지 다락방으로 옮겨 놓게 되었다.
그날 나는 그 책을 훔쳤다. 그리고, 그 친구 집은 더 이상 가지 않았다.


오랜 만에 다시 만난 책은 그때의 그 책이 아니다.
현대적으로 변하였고, 없던 그림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한 주제가 끝이나면 복습을 위한 문제가 있고, 풀이도 바로 설명이 되어 있다.
역시 그 시절 그 책과 같은 방식이다. 그때 훔친 책은 나의 고향집 다락방에 있을 것이다.


아들에게 책을 권하여 본다. 아이는 쭉 한번 보더니 절반까지는 혼자서 볼 수 있겠다고 한다.
다행이다. 천만원 이상 들어간 효과가 조금은 있나 보다.
이 책은 동기부여가 된 학생에게는 날개를 달아줄 책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번 본다면, 두번 보는 것은 쉽고, 세번도 쉬울 것이다.
그렇게 반복하면 분명 벽돌로 지은 집처럼 단단해질 책이다.
영어 울렁증이 있는 내 아내는 35살이 되던 해에 Basic Gramma in Use란 책을 한권 보았다.
그러고 보면 이 책과도 유사한 면이 있는 꽤 유명한 책인 것 같다.
그런데, 동기부여가 덜 되었는지, 보름을 보더니 그만 내려 놓았다.


40년을 넘게 살아보니, 뭐든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멋지고, 무섭다.
물론 내 아내는 다른 것들에는 집중력이 상당하다.
동기부여를 시켜주고, 그 후에 이 책으로 매일매일 조금씩 공부할 수 있게 습관을 길러주면
굳이 비싼 돈 들일 필요가 없다.
그때부터는 유투브나 만화책이나 영화나 모든 것이 선생님이 될 것이다.
30여년 전에 친구 누나의 책을 만난 것이 내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물론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된 것은 아닌지 모르지만... 대통령도 도둑인 이 세상... 부끄럽다.
아마 친구는 알고도 눈감아 주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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