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려던 책들 중에 품절이나 절판이 많아서 헌책방에서 찾은 책들이 있다.

우선 헌책방에서 건진? 책들을 보면, <영화의 해부>는 영화의 기본적인 개념이나 용어에 관해 정리한 평범한 책이다. 그리고  루이 브뉴엘 감독의 영화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장 크로드 카리에르의<영화 그 비밀의 언어>라는 책도 구했다. 전에 본 <루이 브뉴엘의 영화세계> 말고는 브뉴엘 감독에 대한 책들이 거의 없는 실정에서 반가운 책이다.  <인간과 성>로제 카이와의 책인데, 필요해서 찾았지만, 역시 품절이라 헌책방을 뒤져서 구했다. 독특한 사고력을 구사하는 인물로 보이는데, 잠시 이 사람의 정신 세계를 엿봐야 할 거 같다. 그의 다른 책 두권은 품절이 아니라 다행이다. 지젝이 영화를 통해 라캉의 예를 보듯이 문학에서 프로이트 즉, 정신분석을 읽는 <마녀들의 가마솥>도 왠지 흥미로울거 같다.  <생명의 기호>는 로버트 폴락의 책으로 DNA에 대한 기호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비범한 발상을 가진 책이다. 

 

 

 

 

 

이젠 새책 차례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는 재미가 없다. 대개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이 담담하게 흐르듯 카메라(서양 영화와 다른 이질적인 카메라의 위치)에 담긴다. 이것이 서양 감독들이 한때 오즈 야스지로에 열광한 이유일까? 흥행의 공식을 쌓으면서 진화하는 헐리우드와 철학적 무게로 팽팽한 유럽 영화와 다른 그 무엇, 마치 영화에서의 노장사상 같은 영화였을런지도 모른다. 오즈 야스지로에 관한 책은 품절된거 빼고 현재 두 권정도 찾을 수 있다. 그 중 서양인의 시선으로 다룬 것이 궁금해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를 골랐다. 일본인이 쓴  <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나중으로 미룬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는 크게 대본(시나리오), 촬영, 편집을 중심으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 접근한다. 작가가 발로 뛴 흔적도 보이는데, 다양한 스틸 사진은 물론  제작노트, 대본 등 보기 힘든 사진 자료까지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이면 오즈 야스지로 영화의 안과 겉에 대해 조금이나마 건드려 볼 수 있을 거 같다.

 

 좌측부터 종경록 1, 2, 3, 4권. 알라딘은 1권이 품절이고, 현재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는 구하기 어렵다. 발품을 팔아 몇 권 구했다.

 

 요새 불교에 관한 책들도 찾아서 보는데, 너무 광대한 영역이라 볼 것들이 꽤 많다. 선종에 대해 괜찮은 책이라길래 종경록(宗鏡錄)을 구했다. 우선 <종경록 2>와 <종경록 4 >을 샀는데, 두껍고 세로글쓰기라서 보기에는 편치 않다. 너무 의욕이 앞선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출판사 세계사에서 한 권으로 정리한 <종경록>이란 책이 있는데, 우선 이것부터 봐야할 거 같다. 그런데 많은 분량의 내용을 한 권으로 적당하게 줄인 건 보기에 부담이 없어 좋지만, 그나마 책의 반은 한문 원전이 실렸다. 어떤 깊은 맛을 느끼기엔 부족할 거 같다.

 

 

 

 

 

                                                불전해설사전     원효결서 1      원효결서 2      중국예술정신

대장경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진작부터 나와 있지만, 최근에야 필요한 것을 몇개 찾아보는 중이다. 그런데 더 깊이 읽기 위해서는 따로 해설서까지 봐야 할 거 같다. 일단 각 경전들의 특색을 쉽게 알아보려고 <한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을 샀다. 이 책은 고려팔만대장경의 성립과정과 부처의 일생을 간략히 앞에서 다루고, 대승, 소승 그리고 나머지인 보유잡장(밀교와 그외 경전들) 순으로 주요 경전을 설명한다. 대략 400페이지 이후부터는 '팔만대장경해제'인데, 총 1,514종 경전에 대한 아주 간략한 사전식 정리다. 이런 책은 대개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보다 필요한 부분을 그때 그때 찾아보기 마련인데, 뒤에 색인도 없고, 차례도 너무 큰 범주로 나누어서 특정 경전 찾기가 애매하다. 민족사에서 나온 < 불전해설사전>이 그런 면(색인 작업)에선 편리하고 정리가잘 되어 있다.  그리고 중국 불교, 특히 선종에 대해서는 정치와 문화적인 배경들도 알아야 할 거 같아서 <중국문화개론>도 골랐다. 전에 구한 <중국예술정신>과 같이 활용해서 봐야 겠다. 마찬가지로 불교가 인도에서 다른 종교들과 어떤식으로 교섭하고 영향관계를 가졌는지 <인도철학과 불교>를 통해 교과서적일거 같지만 참고하기로 했다. 이와 비슷한 책이 예문서원에서 <불교와 인도사상>이란 제목으로 나왔지만,  대형 서점을 비롯 거의 모든 서점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는 남방불교(스리랑카, 미얀마 등)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한중일 세나라의 불교와도 다르고, 티벳 불교와도 다른거 같다. 네덜란드 출신인 저자(니나 판 고오콤)는 타이에서 위빠사나와 아비담마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한다. 이 책은 아직 읽진 않았는데 마음에 대한 불교적 탐색과 해결에 관한 책인듯 싶다.  '아비담마' 혹은 '아비달마'는 불교에서도 특히 분석적인 성향이 강하다(존재를 5위 75법으로 나눈다느니..). 흥미는 가는데, 다소 어려워 보인다면, 이에 관한 기초적인 책을 봐야 할듯 싶다.

 <아비달마의 철학><아비달마불교>는 기본적인 해설서에 속한다. 하지만 '아비달마 불교' 자체가 대단히
분석적이기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아비달마구사론 계품>은 산스끄리뜨와 두 가지 한역본을
실었는데, 아비달마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보는 것이 나을 거 같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을 위해서라면(오히려 직접 한글로 번역된 이 책들이 분량은 많지만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나온 <아비담마 길라잡이>나 <아비담마 해설서>가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우선 왜 '아비달마'와 '아비담마'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름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다. 나도 이번 기회에 그 구분에 대해 알았는데, <아비담마 길라잡이> 서문을 참고해서 간략히 말한다면, '아비담마(abhidhamma)'는 남방의 교학체계에서 통용되는 용어이고, '아비다르마(abhidharma)'는 우리나라도 속하는 유부나 경량부 등으로 이어진 북방불교 쪽이다. 즉, 남방은 빠알리어로 전승되어 왔으므로 '아비담마'라 하고 북방은 산스끄리뜨어이므로 '아비다르마'라 하는 것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는 약 10세기경의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빠알리어에서) 각묵, 대림 스님이 우리말로 옮겼다(나는 이런 표현이 인색하고 어색한 편인데,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 이 책은 <청정도론>과 긴밀한 영향관계를 가지며, 위빠사나의 이론과 수행에 토대가 되는 책이라 알려져 있다. <아비담마 해설서>도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포함하지만, 편역된 것으로 아비담마에 관련된 다른 주요 텍스트들도 포함되어 있다.

<청정도론(Visuddhimagga)>은 위숫디막가라고 읽는 데, <해탈도론>의 영향을 받아 붓다고사가 쓴 책이다. 계·정·혜(戒·定·慧) 3학(學)에 의한 청정한 열반의 길을 강조하는 책이다. 남방불교에서 '아비담마', '위빠사나'와 서로 긴밀한 관련을 맺는다. <마음은 이렇게...> 이 책에도 <청정도론>이 자주 언급된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의 원제는 'Abhidhamma in Daily Life'인데, 여기서 그래서 남방불교와 관련되어 '아비담마'로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위에 말한데로 북방쪽이므로 '아비담마'가 아닌 '아비달마'의 영향권이 강한데, 이것이 유식학이라는 심화된 불교 이론이 나오는 전단계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은 이렇게...>는 번역에 대해 좋지 못한 평이 있지만, 흔한 종류의 책이 아닌 만큼 일단 감안해야 할 거 같다.

<원효결서>는 우연히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책이다. 정말 원효대사가 남긴 책인지 그 진의가 확실한건 아니지만, 호기심에 구하고 말았다.  예언서라 볼 수 있는데, 이 '원효결서'의 발견부터가 신화적인 색채가 있어 의구심이 들지만, 다 보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의 '아비담마'라는 말을 가지고 잠깐 살펴보려 한 것이, 생각보다 불교의 세세한 곳을 건드린 거 같다. 이런 것을 수월하게 다룰 지식이 부족하지만, 나 또한 공부도 할겸 '지식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글(페이퍼)의 전체분위기와 사뭇 다른 가지를 뻗고야 말았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불교 텍스트에 대해 차근 차근 알아가며 살펴봐야 할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해가 밝고, 빨간색 다음날(1월 2일)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집에 와 보니 엊그제 주문한 책이 빨리도 와 있다. 출판사 '생각의 나무' 특별 기획이 눈에 띄어 봤더니, 꽤 괜찮은 책이 몇권 보이길래 냅다 산 것이다.  그리고 이왕 내친김에 오늘도 여러 권을 골랐다.

그리고 그 외 다른 곳에서 산 책들까지 합치면 벌써 십여권이 넘어선다. 이젠 좀 쉬엄 쉬엄 읽을 일만 남았다.

 

 

 

 

 

<마술의 그림들>은 책을 펼치자, 마치 식물-곤충 도감 같은 분위기 나는 그림들이 눈에 띈다. 소개글에는 미술 작품의 오브제에 담긴 상징성과 우의성 대한 글을 자주 쓰는 작가의 책임을 알려준다.  쪽수에 비해서는 약간 얇아 보인다(종이질이 고급이다). 흥미로운 그림들이 섞여 있어 보기에 지루하지 않을 거 같다.  <향료전쟁>이란 책 제목에서 뭔가 감이 오는게 있는데, 그 역사의 내막엔 무지함이 크기 때문에 일단 호기심이 생기는 수준에 그친다. 유럽이 귀한 것을 얻기 위해 다른 땅, 그리고 사람들을 향해 뻗치는 무역의 손길과 그 안에 담긴 작은 역사를 담은게 느껴진다. 저자가 자기나라(영국)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시선만 포기했다면, 더 좋은 칭찬을 받았을 책인듯 싶다. 그리고 기독교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책이라해서 고른 책이 <신약성서 이야기>다. 구약에 관한 책은 아쉽게도 품절이다. 보쉬의 그림부터 책 제목하고 잘 어울리는 <악마의 정원에서>는 인간의 욕구, 특히 식욕 그리고 음식들과 금기를 위험스럽게 잘 버무린 책이다. 이런 책을 통해 평소 둔감했던 영역에 대해 한꺼번에 많은 것들을 구경할 수 있을 거 같아 기대가 크다.

 

 

 

 

 

<뉴미디어의 언어>는 본문 편집이 특이하다. 보통 책 외곽에 두는 참고 그림들이 가운데로 몰렸다. 이 책은 미디어의 현재에 담겨 있는 미래의 비전을 담은 책으로 보인다. 지레 겁을 먹을 수 있는 주제와 다양한 것들을 다루고 있지만, 잠깐 본 바로는 서술 방식이 그렇게 어렵진 않아 보인다. 첫부분에 베르토프의 몽타주, 그리고 영화 사진들이 묘한 흥미를 돋군다. 뭐에 이끌렸는지, 아까 책 주문할때, 이 책을 또 구매했다. 나중에 친구한테 선물이라도 하려고...  

<영화 서사학>은 우리나라 사람의 책이다. 이런 전문서를 번역이 아니라 직접 풀어 쓴다는 게 쉽진 않았을 것이다. 근데 책 표지가 눈에 확 들어오는 맛은 없다. 잠깐 펼쳐봤는데, 181쪽에 '5시부터 7시까지의 끌레오' 스틸 사진이 반갑다. 이 영화를 끈기있게 본 기억과 맛물리면서.. 그런데 도대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 물론 이 영화는 시간의 흐름을 곧이 곧대로 쫓아가는 그 기발함이 매력이다. 그리고 의외의 소득은 50쪽에서 영화 '욕망의 모호한 대상'의 오리지널 포스터를 본 순간이다. 여태 알던 포스터와 딴판인데, 거의 하나의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보인다.

 

 

 

 

 

들뢰즈의 <니체의 철학>을 읽고 있는데, 곧바로 볼 생각으로 <스피노자의 철학>을 골랐다. 더불어 지젝의 <혁명이 다가온다><이라크-빌려온 항아리>도 같이 구매했다. 지젝의 책은 꾸준히 보는데, 그에 대한 애정이 생기진 않는다.  나의 니체에 대한 편애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들뢰즈를 볼때도 더운 바람이 나는데, 라캉은 좀 냉냉해지는 것도 그 탓일까? 마투라나의 <인식의 나무>는 헌책방을 뒤져도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대신 <있음에서 함으로>를 골랐다. '인식의 나무' 원서를 교보를 통해 주문할까 생각중이다. 3만원 정도면 해외 배달 시간을 열흘 정도 예상하면 받아 볼 거 같다. 그런데 정작 받아서 보기나 할까?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앤서니 기든스의 책을 주문했다. 지금 할일도 많은데, 새로운 사람과 책을 조우한다는게 마냥 즐겁진 않다.

 

 

 

 

 

뇌과학의 성과와 기존에 알던 우리의 상식을 점검할 기회가 왔다. 나도 그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굿바이 프로이트>와 표지부터 마음에 드는 <마인드 해킹>을 골랐다. <굿바이 프로이트>라는 책 제목처럼 프로이트에 대한 반대의 차원에서 서술된 책은 아니다. 물론 내용 중에서 최근 뇌과학의 성과에 비추어 프로이트 이론에 대해 조심스럽게 다른 제안을 내 놓는 경우는 있다(가령 정신적 외상). 국내 독자들에게 좀 더 자극을 주어 눈에 띄게 만들 의도가 있어 보인다. 원제는 'Midn Wide Open'인데, 마치 큐브릭 감독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을 연상케 하는 제목이다. 표지 디자인이나(흰 바탕에 노란색이 겨울이라 그런지 춥고 허전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본문 편집이 책 내용에 비해 좀 밋밋하고 미지근해 보인다. 책 제목에만 아이디어를 쏟았을까? 옮긴이(이한음)는 신춘문예에 당선된 적이 있다고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과학서적임에도 우리말다운 표현과 더불어 매끄럽게 느껴진다(우리말답지 않은 표현과 딱딱한 번역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우리나라의 슬픈 번역 현실). <마인드 해킹>은 이에 비해 표지나 편집 등이 세련되고 활기차다. 다소 두툼하지만 눈과 손을 끄는 맛이 있다. 또한 책 뒷표지에 바로 10초 정도면 우리 눈의 '맹점'에 대해 테스트 할 수 있도록 꾸며, 성질 급한 사람들에게 작은 재미를 줄거 같다. 품절이 되어 전설?이 되어 버린,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마투라나의 책 <인식의 나무>를 번역한 최호영씨가 번역에 참여 했다. 두 권을 구입했더니,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책 한권이 또 눈에 띤다. 뇌 분야에 일가견이 있다는 라마찬드란의 <두뇌 실험실>이란 책이다(책 소개글에는 뇌과학계의 설록 홈즈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원제는 <Phantoms In The Brain : Probing the Mysteries of the Human Mind>로 원제가 더 멋지긴 한데, 국내에선 아마 사람들에게 더 쉽고 분명하게 알릴 만한 제목으로 붙인 거 같다. 단지 (물질로서의) 뇌에 대한 연구 성과가 아니라, 신경병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와 해결 과정에서 얻은 결과들을 활용해서 자아라는 철학적 문제까지 탐색하는 흥미와 무게까지 갖춘 책으로 보인다.

우주론에 대해 관심이 뜸해지는데, 그 나태함을 겁주기 위해 <우주의 구조>도 감당하기로 했다. <평행 우주>도 좋아보이는데, 우선 이 책을 음미해야 할 거 같다. 그런데 책이 두꺼워서 다 볼때쯤이면, 평행우주는 기억에서 작은 점으로 사라지지나 않을까? 책 뒤표지에 브라이언 그린이 바다를 등지고 웃고 있는데, 언뜻 엑스 파일의 남자 주인공 같단 생각이 들었다.

 

 

 

 

 

라캉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람들을 찾아서 보곤 하느데, <여성의 에로틱한...> 이 책도 거기에 속한다. 로제 카이유의 책들도 곧 찾아서 볼 생각이다. <내 영혼의 빛>은 책 제목이 뭔가 정체성이 흐릿한데, 카발라에 대해 잘 다뤘다는 평을 보고 고른 책이다.

올해도 다양한 빛깔의 책들과의 조우를 기다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ream Theater - Octavarium Live - 20th Anniversary World Tour Live with the Octavarium Orchestra
드림 씨어터 (Dream Theater) 노래 / 워너뮤직(WEA)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드림씨어터가 어느새 20년을 맞이했다. 공연 영상을 보면 보컬 라 브리에(James La Brie)가 약간 배가 나온거 말고는 다들 젊음을 유지하는 걸로 보인다. 페투루치는 더 멋있어 진거 같다. 물론 연주실력까지도..

이번 라이브는 20주년 기념인 만큼, 밴드는 물론 그들을 쭈욱 지켜 본 팬들에게도 뜻깊은 앨범일 것이다.

최근작인 [Octavarium]에 수록된 곡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고, 드림씨어터 전의 밴드명 마제스티 시절의 'Another Won',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아주 짧은 곡 'Vacant', 초창기 명곡인 'Under A Glass Moon'과 앨콜곡이자 끝에 실린 'Metropolis'도 다시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 녹음은 정말 깨끗하고 실감나게 잘 된거 같다. 여태 접해 본 드림씨어터 라이브로는 최고의 음질로 보인다.

특히 이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아무래도 'Six Degrees Of Inner Turbulence'다.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4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드림씨어터를 되도록 길게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오케스트라 협연을 시도한 많은 밴드들이 있었지만, 드림씨어터는 궁합이 유달리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원곡에 비해서도 크게 거부감 없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맛까지 느낄 수 있다.

드림씨어터와 더불어 오케스트라의 협연(전곡은 아님)이 주는 고급스런 음색에 비해 보컬에서 예전의 힘을 느낄 수 없음이 아쉬움을 준다. 또한 과거의 명곡들도 더 넣었으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선 더 좋았을 것 같다.

20년이 흘렀지만, 아직 녹슬지 않은 그들의 공연을 들으면서, 과연 이 꿈의 극장 상연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학 오디세이 세트 - 전3권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미학'이라 하면, 어렴픗이 '아름다움'을 다루는 학문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탐미적 성향은 원시시대부터 줄곧 우리 인간들과 사물들(대상) 사이를 닦달하며, 수많은 이미지들을 생성케 한 쉼 없는 욕망이었을 것이다(대상들의 이미지를 먹고 다시 새로운 이미지를 배설하듯이..).  지금도 우리 눈은 자기 취향에 맞는 이미지들을 탐닉하느라 여념이 없지 않은가? 아름다움에 대한 지향성, 그것이 일상의 (생활) 차원에서만 머물지 않고, 학문의 경계 안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혹은 시선의 심도를 높이고픈 지적 욕구로 발동하기도 한다. 그럴때 적당한 텍스트가 미학에 관한 책일 것이다.

미학과 오디세이, 참 멋진 궁합이다. 제목처럼 내용에서도 그 궁합 맞추기는 계속 이어진다. 세 명의 화가가 각각 한권에 스며들어가 있다.

1권 - 에       셔

2권 - 마그리트

3권 - 피라네시

1권에서부터 '가상과 현실'로 시작하는 오디세이는 3권 끄트머리에서 다시 '가상과 현실'로 '가상'을 쫓는 거대한 회귀, 되먹임을 보여준다. 가상의 뱀 우로보로스(Uroboros)의 형상처럼 되지 않았는가?  이처럼 이 책에는 저자의 아이디어들이 책의 구성에 흥미로운 균형과 박자를 준다(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에서 3성 대위법으로 책을 구성하는 방법도 참고했음을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화가와 책의 컨셉은 1, 2권에 비해 3권이 다소 미흡해 보인다. 아무래도 나중에 덧붙여진 시간적 간격이 앞 두권의 연속성에 비해서도 3권은 약간 동떨어진 느낌이 난다.

1, 2권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화가 에셔와 마그리트는 현실과 가상을 꼬는 방법에 일가견이 있는 대가라고도 할 수 있다. 에셔가 기하학적인  '대칭'을 통해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면, 마그리트는 심미적인 차원의 역설을 통해 보는 사람에게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숨통(시각)을 제공한다.

3권에서는 그 전의 책들과 달리 지금 현재의 것들(탈근대의 미학)과 더 가까운 모험을 즐긴다. 현대예술은 물론 현대철학의 다양한 모습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현대의 화두 '시뮬라크르'가 가상의 문제를 더 버전업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특히 '기관 없는 신체'를 통한 화가 베이컨과 철학자 들뢰즈의 만남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미학에 대해 막연하게 연대기순으로 진행하기보다, '가상과 현실'이라는 긴장된 틈 사이에 미학을 집어 넣고 시각적인 활용도를 높인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여겨진다.  그와 관련된 지식이 아이콘처럼 쉽고 보기 좋게 열리지만, 그 대신 깊이까지는 담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디세이가 끝나고 나서 가뿐함은 있지만, 무겁게 침전되는 것들이 별로 남지는 않는 거 같다. 그것까지 이 책에서 바라는 건 욕심일 것이다. 그러한 결핍은 다른 더 무거운 책들을 통한 오디세이로 이어 나가면 될 일이다.

미학의 첫 오디세이로 재미있고 수월한 안내서로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Beatles - Love
비틀즈 (The Beatles) 노래 / 이엠아이(EMI)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26곡인가? 꽤 많아 보이는 곡인데도 듣다보니 어느새 다 듣고야 말았다. 곡과 곡 사이에 적당한 길이의 묵음이 없어서, 마치 비틀즈의 거대한 (이어붙인) 한곡처럼 들리기까지 한다.

이것이 '태양의 서커스' 공연 '쓰임'에 맞게 새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공연 배경 음악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비틀즈의 앨범으로서는  뭔가 선뜻 받아들이기가 그렇다. 나에게는 비틀즈 기능성 음반으로 들리니 말이다.

음악을 잠깐 살펴보면, 원곡에 비해 (마치 잡티를 제거한듯이) 깨끗한 느낌을 주는 곡들과, 원곡 분위기와 많이 달라진 곡들로 구별해 볼 수 있겠다. 세련된 음향을 입고 나타난 몇몇 곡은 마치 비틀즈 카피밴드가 최근에 부른게 아닌가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라이브로 실린 깨끗하게 복원된 ' I Want To Hold Your Hand'와 원곡과 많이 달라진 'Because' 그리고 여전히 신선한 느낌을 주는 'Revolution', 최고의 명곡 'A Day In The Life'이 다른 곡들에 비해 귀를 더욱 자극했다

그래서 그냥 편하게 음악을 즐긴다면- 가령

가벼운 책을 읽거나, 차 안에서, 운동을 할 때 들으면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음반이다.

-------------------------------

그러나 음악을 감정(질적 판단)하는 강박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에게는 역효과일 수 있다. 그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믿음과 신화에는 이런 것들도 있을테니 말이다. 어떤 새로운 실험성을 알린 훌륭한 명곡은(비틀즈가 꽤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그 음악이 처음 출현한 그 순간, 사건에서 가치를 갖는 것이다. 그 후에 비슷하고 더 세련된 음악이 뒤따라도 그건 아류일 뿐이다. 이것이 음악이 단지 기술이 아니라 심미적-예술적 평가에 속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령 비틀즈의 전 앨범중에서 좋은 곡들로만 뽑아 베스트 앨범을 만들어도, 그것이 단 하나의 명반 [Revolver]나 [Abbey Road] 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곡들을 많이 모았으니 더 좋은 것이라는 단순한 산술적 계산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하물며 이번 앨범은 그냥 리마스터링도 아니고 새롭게 손 본 느낌이 강하다.

과거의 저 많은 곡들을 이렇게 티 업이 매끄럽게 하나의 음반에 재배치 했다는 것. 그리고 비틀즈 과거 명반을 작업했던 조지 마틴이 이번에도 했다는 것은 놀라운 점이긴 하다.

(사진 작업에 쓰는 용어이긴 하나) 리터칭을 통해서 비틀즈의 잡티가 제거되고 매끄럽고 세련되게 지금 듣기에도 무난하다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분명 매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리터칭이 비틀즈의 음악에 담긴 '아우라'마저 매끄럽게 깎아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