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려던 책들 중에 품절이나 절판이 많아서 헌책방에서 찾은 책들이 있다.

우선 헌책방에서 건진? 책들을 보면, <영화의 해부>는 영화의 기본적인 개념이나 용어에 관해 정리한 평범한 책이다. 그리고  루이 브뉴엘 감독의 영화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장 크로드 카리에르의<영화 그 비밀의 언어>라는 책도 구했다. 전에 본 <루이 브뉴엘의 영화세계> 말고는 브뉴엘 감독에 대한 책들이 거의 없는 실정에서 반가운 책이다.  <인간과 성>로제 카이와의 책인데, 필요해서 찾았지만, 역시 품절이라 헌책방을 뒤져서 구했다. 독특한 사고력을 구사하는 인물로 보이는데, 잠시 이 사람의 정신 세계를 엿봐야 할 거 같다. 그의 다른 책 두권은 품절이 아니라 다행이다. 지젝이 영화를 통해 라캉의 예를 보듯이 문학에서 프로이트 즉, 정신분석을 읽는 <마녀들의 가마솥>도 왠지 흥미로울거 같다.  <생명의 기호>는 로버트 폴락의 책으로 DNA에 대한 기호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비범한 발상을 가진 책이다. 

 

 

 

 

 

이젠 새책 차례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는 재미가 없다. 대개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이 담담하게 흐르듯 카메라(서양 영화와 다른 이질적인 카메라의 위치)에 담긴다. 이것이 서양 감독들이 한때 오즈 야스지로에 열광한 이유일까? 흥행의 공식을 쌓으면서 진화하는 헐리우드와 철학적 무게로 팽팽한 유럽 영화와 다른 그 무엇, 마치 영화에서의 노장사상 같은 영화였을런지도 모른다. 오즈 야스지로에 관한 책은 품절된거 빼고 현재 두 권정도 찾을 수 있다. 그 중 서양인의 시선으로 다룬 것이 궁금해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를 골랐다. 일본인이 쓴  <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나중으로 미룬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는 크게 대본(시나리오), 촬영, 편집을 중심으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 접근한다. 작가가 발로 뛴 흔적도 보이는데, 다양한 스틸 사진은 물론  제작노트, 대본 등 보기 힘든 사진 자료까지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이면 오즈 야스지로 영화의 안과 겉에 대해 조금이나마 건드려 볼 수 있을 거 같다.

 

 좌측부터 종경록 1, 2, 3, 4권. 알라딘은 1권이 품절이고, 현재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는 구하기 어렵다. 발품을 팔아 몇 권 구했다.

 

 요새 불교에 관한 책들도 찾아서 보는데, 너무 광대한 영역이라 볼 것들이 꽤 많다. 선종에 대해 괜찮은 책이라길래 종경록(宗鏡錄)을 구했다. 우선 <종경록 2>와 <종경록 4 >을 샀는데, 두껍고 세로글쓰기라서 보기에는 편치 않다. 너무 의욕이 앞선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출판사 세계사에서 한 권으로 정리한 <종경록>이란 책이 있는데, 우선 이것부터 봐야할 거 같다. 그런데 많은 분량의 내용을 한 권으로 적당하게 줄인 건 보기에 부담이 없어 좋지만, 그나마 책의 반은 한문 원전이 실렸다. 어떤 깊은 맛을 느끼기엔 부족할 거 같다.

 

 

 

 

 

                                                불전해설사전     원효결서 1      원효결서 2      중국예술정신

대장경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진작부터 나와 있지만, 최근에야 필요한 것을 몇개 찾아보는 중이다. 그런데 더 깊이 읽기 위해서는 따로 해설서까지 봐야 할 거 같다. 일단 각 경전들의 특색을 쉽게 알아보려고 <한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을 샀다. 이 책은 고려팔만대장경의 성립과정과 부처의 일생을 간략히 앞에서 다루고, 대승, 소승 그리고 나머지인 보유잡장(밀교와 그외 경전들) 순으로 주요 경전을 설명한다. 대략 400페이지 이후부터는 '팔만대장경해제'인데, 총 1,514종 경전에 대한 아주 간략한 사전식 정리다. 이런 책은 대개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보다 필요한 부분을 그때 그때 찾아보기 마련인데, 뒤에 색인도 없고, 차례도 너무 큰 범주로 나누어서 특정 경전 찾기가 애매하다. 민족사에서 나온 < 불전해설사전>이 그런 면(색인 작업)에선 편리하고 정리가잘 되어 있다.  그리고 중국 불교, 특히 선종에 대해서는 정치와 문화적인 배경들도 알아야 할 거 같아서 <중국문화개론>도 골랐다. 전에 구한 <중국예술정신>과 같이 활용해서 봐야 겠다. 마찬가지로 불교가 인도에서 다른 종교들과 어떤식으로 교섭하고 영향관계를 가졌는지 <인도철학과 불교>를 통해 교과서적일거 같지만 참고하기로 했다. 이와 비슷한 책이 예문서원에서 <불교와 인도사상>이란 제목으로 나왔지만,  대형 서점을 비롯 거의 모든 서점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는 남방불교(스리랑카, 미얀마 등)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한중일 세나라의 불교와도 다르고, 티벳 불교와도 다른거 같다. 네덜란드 출신인 저자(니나 판 고오콤)는 타이에서 위빠사나와 아비담마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한다. 이 책은 아직 읽진 않았는데 마음에 대한 불교적 탐색과 해결에 관한 책인듯 싶다.  '아비담마' 혹은 '아비달마'는 불교에서도 특히 분석적인 성향이 강하다(존재를 5위 75법으로 나눈다느니..). 흥미는 가는데, 다소 어려워 보인다면, 이에 관한 기초적인 책을 봐야 할듯 싶다.

 <아비달마의 철학><아비달마불교>는 기본적인 해설서에 속한다. 하지만 '아비달마 불교' 자체가 대단히
분석적이기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아비달마구사론 계품>은 산스끄리뜨와 두 가지 한역본을
실었는데, 아비달마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보는 것이 나을 거 같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을 위해서라면(오히려 직접 한글로 번역된 이 책들이 분량은 많지만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나온 <아비담마 길라잡이>나 <아비담마 해설서>가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우선 왜 '아비달마'와 '아비담마'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름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다. 나도 이번 기회에 그 구분에 대해 알았는데, <아비담마 길라잡이> 서문을 참고해서 간략히 말한다면, '아비담마(abhidhamma)'는 남방의 교학체계에서 통용되는 용어이고, '아비다르마(abhidharma)'는 우리나라도 속하는 유부나 경량부 등으로 이어진 북방불교 쪽이다. 즉, 남방은 빠알리어로 전승되어 왔으므로 '아비담마'라 하고 북방은 산스끄리뜨어이므로 '아비다르마'라 하는 것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는 약 10세기경의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빠알리어에서) 각묵, 대림 스님이 우리말로 옮겼다(나는 이런 표현이 인색하고 어색한 편인데,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 이 책은 <청정도론>과 긴밀한 영향관계를 가지며, 위빠사나의 이론과 수행에 토대가 되는 책이라 알려져 있다. <아비담마 해설서>도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포함하지만, 편역된 것으로 아비담마에 관련된 다른 주요 텍스트들도 포함되어 있다.

<청정도론(Visuddhimagga)>은 위숫디막가라고 읽는 데, <해탈도론>의 영향을 받아 붓다고사가 쓴 책이다. 계·정·혜(戒·定·慧) 3학(學)에 의한 청정한 열반의 길을 강조하는 책이다. 남방불교에서 '아비담마', '위빠사나'와 서로 긴밀한 관련을 맺는다. <마음은 이렇게...> 이 책에도 <청정도론>이 자주 언급된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의 원제는 'Abhidhamma in Daily Life'인데, 여기서 그래서 남방불교와 관련되어 '아비담마'로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위에 말한데로 북방쪽이므로 '아비담마'가 아닌 '아비달마'의 영향권이 강한데, 이것이 유식학이라는 심화된 불교 이론이 나오는 전단계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은 이렇게...>는 번역에 대해 좋지 못한 평이 있지만, 흔한 종류의 책이 아닌 만큼 일단 감안해야 할 거 같다.

<원효결서>는 우연히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책이다. 정말 원효대사가 남긴 책인지 그 진의가 확실한건 아니지만, 호기심에 구하고 말았다.  예언서라 볼 수 있는데, 이 '원효결서'의 발견부터가 신화적인 색채가 있어 의구심이 들지만, 다 보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의 '아비담마'라는 말을 가지고 잠깐 살펴보려 한 것이, 생각보다 불교의 세세한 곳을 건드린 거 같다. 이런 것을 수월하게 다룰 지식이 부족하지만, 나 또한 공부도 할겸 '지식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글(페이퍼)의 전체분위기와 사뭇 다른 가지를 뻗고야 말았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불교 텍스트에 대해 차근 차근 알아가며 살펴봐야 할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