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내 앞에서 사라지는 일, 영영 사라지는 경험, 지옥 같은 세상을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나는 잘 모른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자식이라면. 그 마음은 나도 만분의 일, 십만 분의 일은 알 거 같다. 뜨는 둥 마는 둥 아침을 어설프게 먹고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볼 때의 내 마음. 많이 다정하지 않으셨던 둘째 큰엄마도 사촌 오빠가 도시락을 안 가지고 간 날에는 하루 종일 굶으셨다 하셨다. 그 마음의 만 배, 그 마음의 십만배.

 


또 이렇게 십 년이 흘렀다. 우리는 무얼 했을까.

 

 

고통은 고독한 경험일 수는 있어도 결코 사적인 경험일 수는 없다.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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