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주여! 저는 아무 힘도 없습니다. 오직 주님만 믿사옵나이다.

어머니야말로 마음의 고향이다. 선지자 무함마드께서도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어머니이시다"라고 대답하시지 않았는가.

무릇 신도 지킬 의지와 굳건한 믿음을 가진 백성에게 강림하는 법이거늘······. 빈약한 경제를 탓하며 허황된 미신에 기대어 국방을 돌보지 않고 전쟁 준비를 소홀히 한 대가를 이번에야말로 톡톡히 치르게 하리라.

너희 그리스인들이 존경하는 페리클레스98의 일화가 생각난다. 원정 함대가 일식(日蝕)을 만나 겁을 먹고 출항을 미루려 하자 그는 말 한마디로 선장과 선원들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그는 지도자의 조건으로 ‘식견’과 ‘설명력(설득력)’을 첫째·둘째로 꼽았다. 무릇 다스리는 자라면 다스림을 받는 자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수가 원하는 일이라도 옳지 않으면 하지 않고, 다수가 반대해도 해야 할 일이라면 반드시 수행하여왔다는 점이다.

페리클레스는 지도자의 자격으로 식견·설명력·애국심·청렴성 등 4가지를 꼽았다.

"알라는 위대하도다. 알라는 위대하도다.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그분의 사도이다!"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신의 자비를 구하는 기도.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 님,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으로 성찬 예배 전에 기도나 찬송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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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상처(喪妻)로 외톨이가 된 지도 벌써 11년째······. 프란체스가 새 황후를 구하려고 동분서주하였지만 별무소득이다. 나 역시도 여성을 잊은 지 오래다.

오르한 파묵 에세이 『이스탄불』을 번역한 이난아 교수는 ‘Hűzűn’을 "비애, 깊은 슬픔, 침울, 우울, 우수, 음울등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우리의 ‘한(恨)’과도 정서적 맥락이 닿아 있다"고 해석했다.

"믿는 자들이여, 너희가 적을 만날 때 확고부동하고 알라를 염원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승리하리라."(꾸란 제8장 안팔 45절)

"알라는 인간에게 지탱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짐을 주지 않으시도다. 인간은 그가 행한 선의 보상을 받으며 그가 저지른 악의 대가를 받느니라. 당신은 저희의 보호자이시니 불신자(비무슬림)들로부터 승리케 하여 주옵소서."(꾸란 제2장 바까라 286절)

신이시여, 종말이 진정 다가오는 것이옵니까. 이 연약한 몸으로 어찌 종말을 감당할 수 있겠나이까. 주님, 굽어살피소서.

의미 없는 행동이란 없다, 특히 전쟁에서는.

"너희 이전에 떠난 선조들에게 있었던 그러한 시련 없이 너희가 천국에 들어가리라 생각하느뇨."(꾸란 제2장 바까라 214절)

"비잔티움 제국은 창건 황제와 이름이 똑같은 황제의 치세 기간에 멸망한다더라······."
나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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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반이 죽었다. 개량 대포를 발사하다가 파편에 맞아 숨졌다(우르반이 정복 이후까지 이스탄불에 생존해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비밀에 부쳤지만 알 만한 이들은 다 안다. 다행히 우르반 없이도 이제는 대포 운용이 가능하다. 이 분야 전문가인 사루자 파샤가 있으니 무슨 걱정인가.

알라여, 당신의 뜻을 지상에서 실현하기 위한 이 성전(聖戰)에 힘을 보태어주소서.
"알라는 다시 너희로 하여금 그들을 승리케 하였으며 재산과 자손을 더하게 하여 그들보다 병력이 더 강하도록 하였노라."(꾸란 제17장 이스라 6절)

오스만은 기본적으로 타민족의 종교를 인정하고 개종을 강요하지 않았으므로 그 문제로 마찰이나 충돌을 빚을 일도 없었다.

또한 오스만은 발칸 반도와 아나톨리아 중심부를 제외하고는 직접 통치보다는 총독이나 그 지역 세력자에게 자치를 위임하는 정책을 썼다. 그편이 적은 인원으로 피지배 지역 다양한 종족들의 저항을 예방하면서 행정 및 관리를 하기가 수월하고 효율적이었다.

"나는 이 도시에서 라틴 추기경의 모자를 보느니 차라리 술탄의 터번을 보는 편을 택하겠노라."

십자군 전쟁이 그 전형이다. 신의 이름을 팔고 신의 뜻임을 내세웠지만, 결국은 종교를 빙자한 서유럽 기독교 국가들 간의 권력 다툼, 교황과 황제의 알력에서 비롯된 싸움이었다. 십자군들은 같은 신을 믿는다면서 자기들끼리 종교 갈등으로 날을 지새웠다.

가자, 이 도시로!(İstanbul!) 정복하라, 이 도시를!(İstanbul!) 내년 5월의 어느 날, 나는 이스탄불로 바뀐 콘스탄티노플의 밤하늘을 정복 1주년을 기념하는 불꽃들로 찬란하게 수놓을 것이다.

알라는 위대하도다, 인샤-알라(Inch’Alla, in shā’allāh: 알라의 뜻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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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에는 분절이 없다. 언제부터 봄인지, 어디까지가 겨울인지, 명확한 선을 긋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에는 수많은 추위와 따스함이 교차한다. 봄의 난만함으로 가득한 날씨인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폭설이 퍼붓는다. - P30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만들어냈는지조차 잘 모를지라도, 아름다운 보자기는 우주의 한편을 곱게 지키는 것이다. 내 삶이 비록초라하고 간난함으로 가득차 있다 하더라도, 좋은 인연으로 범상한 다른 이들과 만나 서로를 기대고 서는 순간 천지는 온통 아름다운 삶으로 가득할 것이다. - P30

구망궁의 나무엔 이미 먼저 피어나
구슬 같이 아름다운 꽃들 다투어 마름질한다.
상림에 흩어져 오늘 밤 눈이 되어
봄빛 한꺼번에 보내게 하네.

句芒宮樹已先開
珠蘂琼花鬪剪裁
散作上林今夜雪
送敎春色一時來
왕초王初, <이른 봄에 눈을 노래함早春詠雪〉 - P31

‘구멍폰‘은 봄을 관장하는 신이다.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은당연히 구망궁의 궁전일 터, 그 뜨락의 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다는것은 봄이 왔다는 의미다. 꽃들은 자신의 어여쁨을 한껏 뽐내면서나무를 마름질하고, 봄을 마름질하고, 천지를 마름질한다. - P31

눈이 녹고 비가 내리기 때문에 ‘우수‘ 라는 이름이 붙었다. 얼음 밑으로 흐르던  계곡물은 이제 서서히 사라져가는 얼음을 녹이며 영롱한 소리를 낸다. 눈이 녹아 계곡물과 합쳐지더니, 이제는비까지 내려 제법 많은 수량을 자랑한다.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을 ‘눈석임물‘ 이라 한다.  농부들은 그 눈석임물을 모아 두었다가 봄농사에 대비한다. - P33

등산화로 바꿔 신고 뒷산을 오른다. 사람들의 발자국에 산길은숲속으로 호젓하게 나있다. 해는 벌써 늦은 오후로 비끼면서 맞은편 산자락 눈을 비춘다. - P34

종남산 북쪽 고개 빼어난데
뜬구름 저편으로 눈이 쌓여 있다.
숲 밖은 갠 빛으로 환한데
성안은 저녁 추위 한층 더하다.
終南陰嶺秀
積雪浮雲端
林表明霽色
城中增暮寒
조영祖詠
<종남산의 잔설을 바라보며終南望餘雪> - P34

산을 거의 내려왔을 때, 어디선가 희미하게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은 얼음으로 덮이고 그 위에 눈이 쌓였지만, 차가운 얼음장 밑으로 봄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눈석임물이 흘러내려 대지를 적신다.
우수 무렵이라, 이제 새 생명의 탄생을 준비하면서 발길을 내딛을 때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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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할릴 파샤 등 비잔티움 제국에 줄이 닿아 있는 오스만 궁정의 관료들로부터 얻어들은 정보와 세간의 평, 그리고 내가 직접 보고 겪고 느낀 점 등을 종합하여 메흐메드 2세란 이름의 별종 인간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인상 평가를 해보았다.

균형 잡힌 몸매에 골격이 튼튼하고 키는 보통이다. 아치형 눈썹 밑으로 상대를 집어삼킬 듯 쏘아보는 두 눈과 붉고 얇은 입술 위로 돌출된 매부리코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무술이 출중하다. 친근감보다는 위압감을 풍기는 첫인상이다.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오만하기 짝이 없다. 냉철하고 냉담하며 잔인하고 잔혹하다. 호전적이면서 지배욕이 강하다. 독선적이고 카리스마가 남다르다. 이단이나 타 종교에 관대한 편이다.

이단이나 타 종교에 관대한 편이다. 중요한 군사적 판단과 결정을 점성술에 기대어 내릴 만큼 미신에 혹해 있다. 자기 분야에서 존중할 만한 일가견을 가진 학자나 예술가들에게는 친절한 편이다. 역발상이나 창조적 사고에 능하다. 치밀한 사전 각본에 따라 행동한다.

회의에서 발언권은 허용하되 최종 결론은 이미 정하여져 있는 독불장군, 유일한 결정권자이다. 충동적이면서도 의외로 신중하며, 집착은 강하지만 어떠한 편견에도 매몰되지 않는다. 일단 결정하고 나면 무섭도록 곧바로 행동에 돌입한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물불을 안 가린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서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전쟁·전투에 앞장서기를 좋아하며 위험한 상황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한 가지 생각에 골몰하면 이전까지의 다른 모든 관심사를 잊는다. 머릿속은 온통 음모와 술수로 가득 차 있다. 여우와 사자의 얼굴을 동시에 갖고 있다. .

유도 심문을 할 적에는 보는 이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교묘하다. 나이의 많고 적음, 지위의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상대방의 의표를 날카롭게 찔러 주눅 들게 만든다. 사람을 못 믿고 의심이 많은 폐쇄적인 성격이다. 여간해서는 의중을 짐작하기 힘들며 속내를 종잡을 수가 없다

요컨대 그는 자신 안에 열 사람, 백 사람, 천 사람의 얼굴과 마음을 숨기고 있는 자인 것이다.

힐름(Hilm: 잔꾀와 인내 그리고 협박으로 상대를 교묘하게 속이는 아랍의 오래된 외교술)

‘나는 돈으로 가능한 일에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목소리로 해결할 일에 채찍을 쓰지 않으며, 채찍으로 통할 일에 칼을 동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반드시 칼을 사용하여야 할 경우라면 그때는 그렇게 할 것이다’

Lesbos. 그리스 동부 에게 해에 있는 섬.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 섬에선 여성들끼리 사랑하는 풍습이 있었다 하여 ‘레즈비언(Lesbian: 여성 동성애자)’의 어원이 된 섬이다. 그 시대에는 덕망 있는 귀부인이 미소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일이 부끄러운 행위가 아니었다고 한다. 호메로스(Homeros)에 견줄 만큼 뛰어난 여류 시인 사포(BC 612~?년)도 이 섬 귀족 가문 출신이다. 그녀의 아름다운 대리석 두상은 현재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있다.

일희일비는 금물이다. 적당함이란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배척하고 추방하여만 할 적이다. 나는 우르반에게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대포를 얻게 될 때까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개발 노력을 계속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전쟁은 있어왔다. 모든 동물도 서로 싸운다. 그러나 인간만큼 처절하고 끈질기게 집단적으로 싸우는 동물은 없다.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다. 승리의 대가는 엄청나고 패배는 처참하다. 전부(全部)가 아니면 전무(全無)다. 우리 인류는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여왔다. 분열되고 나약하고 준비 안 된 나라들은 사라졌다.

전지전능하신 유일신 알라여, 저에게 당신의 뜻이 임하게 하소서.

알라여, 이미 선지자께서 예언하신 대로 궁극적 세계 평화를 위하여, 세계 질서의 안정을 위하여 기필코 이 도시를 정복하겠나이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 법이다. 더욱이나 용병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황제의 군대는 돈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닌가. 소모전이 길어질수록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는 것은 비잔티움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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