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바를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소설가 대부분은-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원만한 인격과 공정한 시야를 지녔다고 하기는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 P9

즉 소설이라는 장르는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진입할수 있는 프로레슬링 같은것입니다. 로프는 틈새가 넓고 편리한 발판도  준비되었습니다. 링도 상당히 널찍합니다. 참여를 저지하고자 대기하는 경비원도 없고 심판도 그리 빡빡하게 굴지 않습니다. - P16

소설을 쓴다는 것은 밀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한없이 개인적인 일입니다. 혼자 서재에 틀어박혀 책상을 마주하고 (대부분의경우) 아무것도 없었던 지점에서 가공의 이야기를 일궈내고 그것을 문장의 형태로 바꿔나갑니다. 형상을 갖고 있지 않았던 주관적인 일들을 형상이 있는 객관적인 것으로 적어도 객관성을추구하는 것으로 변환해간다 극히 간단히 정의하자면 그것이 우리 소설가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작업입니다. - P175

호텔 책상에서 한밤중에 문장을 음미하는데 얇은 벽 너머로 옆방에서 남녀가 성대하게 일을 치르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뭐 이래저래 사연이 많았습니다. - P1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쿠다 히데오
おくだひでお, 奥田英朗, Okuda Hideo

출생1959. 10. 23. 일본 기후현 기후시

나이63세

데뷔1997년 소설 ‘우람바나의 숲‘

소설가 | 오쿠다 히데오

따뜻한 유머와 날카로운 통찰력, 특유의 스토리 텔링과 캐릭터 창조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소설가. 1959년 기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1997년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로 늦은 나이에 소설가로 데뷔했다. 2002년 괴상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인 더 풀』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4년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인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에서 좌충우돌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를 묻는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포스트 하루키 세대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과 함께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일본의 크로스오버 작가로 꼽힌다. 주요 작품으로는 제4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한 『방해』, 제20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한 『오 해피 데이』, 제4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한 『올림픽의 몸값』 등과 함께, 『남쪽으로 튀어』 『소문의 여자』 『침묵의 거리에서』 『나오미와 가나코』 등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동정은 당신을 향하지만, 공감은 나를 향해요. 미안하지만 내가 허락받을 필요는 없어요. 난 당신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요. 그때의 당신은 작았고, 힘이 없었어요. 며칠을 굶은 사람에게 기름진 음식을 주면 안 돼요. 소화하지 못하니까요. 당신은 우연히 찾아온 행운을 받아들일 여력조차 없었던 거예요."

"겨우 희망 정도에 자격 운운하지 말자고요."

서주. 서책의 주인이라 서주(書主)라고.

그런데 입구를 나서자마자 여인과 마주쳤다. 슬픈 듯, 억울한 듯 여러 감정이 뒤섞인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딱 한 걸음의 거리를 두고 말했다.

혼인할 날짜가 잡혔다고.

「신랑은 푸른 실, 신부는 붉은 실이니. 이제 둘은 매듭이 되어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오.」

엄숙한 혼례의 선언이 저주처럼 울려 퍼졌다.

마침내 망설임을 끝낸 남자가 말했다.

「도망가자. 내가 너를 이 지옥에서 꺼내줄게.」

"믿지 않아도 좋아요. 믿어도 상관없고요.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겨진 이야기라는 게 그렇죠. 들려주는 사람의 바람대로 고치기도 하고, 더하기도 합니다. 사람들 사이를 떠돌며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게 이야기입니다. 영원한 생명력이라고나 할까요. 그 끝에 이런 진부한 이야기가 남았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만."

소화담(韶華談)

: 화창한 봄의 경치와 작은 담화

「삭아 없어지길 기다리고 있어. 몸도, 정신도.」

결론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는 완전한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다. 여인은 환생을 거듭하며 그를 다시 만나러 올 것이고, 남자는 영원히 살며 외딴 서점에서 그녀를 기다릴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여전히 험난하고 위태로우며 가변적이다. 굳이 말하자면 비극에 가까웠다.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때문에 둘은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함께하게 되었다. 사막에서 별을 세고, 바다에서 일출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눈 덮인 산의 고요를 감상하고. 어느 한가로운 날엔 흘러가는 시간의 무상함과 소중함을 논하고, 함께 잠들고, 깨어나고, 치열하게 살다가 불현듯 평온한 계절을 상상하고. 결말로 가는 먼 여정을 함께 걷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은 영원을 살고, 또 한 사람은 영원히 기억한다. 그러나 그들의 끝은 이렇듯 평범했다. 비로소 인간의 삶이었다.

누군가는 이곳을 창고, 혹은 안식처, 그도 아니면 사랑채라고 부른다. 또 여길 특별히 좋아하는 어떤 이는 다른 이름을 붙였다. 꿈결 같은 허상과 눈부신 실재가 공존하며, 가라앉은 기억과 마음에 그린 미래가 혼재하는 곳. 선으로 그린 심해와 글자로 쓴 우주가 빼곡하게 들어찬 장소.

환상서점이라고.

그녀의 겉모습 또한 재미없긴 마찬가지였다. 고지식하게 무릎 아래까지 내려온 교복 치마와 대충 자른 중단발. 웃음기 없이 고집스러운 입매까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은에게 먼저 다가가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경주마처럼 책에만 시선을 고정했을 때는 특히 그랬다. 옆으로 쏟아진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온통 가려, 말을 걸기 어려운 기운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잡은 손의 온기가 뜨겁지 않고 애틋했다. 언제 상대방이 사라져버릴지라도. 둘은 아직 먼 이별을 대비하지 않았다. 다만 이 순간을 만끽하고, 사랑하고, 서로 껴안았다.

어느 진부한 옛날이야기처럼. 그들은 오래도록 마주 앉아 서로를 바라보았다. 오직 이 순간의 행복을 향한 마음이었다.

오디오 드라마에서부터 종이책까지 《환상서점》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결같습니다. 어느 날, 어디선가 길을 잃었을 때 낯선 모퉁이를 눈여겨봐 주세요. 그곳을 지나면 초록빛 서점이 하나 보일지도 모릅니다. 낡은 문을 두드리면 곧 서점주인이 마중 나올 거예요. 오늘 힘든 하루를 보내셨다면, 그의 낭독을 들으며 잠깐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다시 길을 나설 힘이 날 때까지요.

환

상

서

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짜증나는 북플

쟁일
업로드 실패했습니다.
재 시도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오쿠다 히데오, 소설가
おくだひでお, 奥田英朗, Okuda Hideo

엄청 많쿠만, 3권 읽고 영화 한편 보고, 빈약하군ㅠㅠ


출생. 1959. 10. 23. 일본 기후현 기후시
나이. 63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