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경성감옥이 서대문감옥으로 개칭되었는데, 그 전 해에는 데라우치 마사타케(寺) 총독을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안명근(安根, 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 김구(金九) 선생 등이 각각 종신형과 십오년 징역형을 언도받고 입감된다. - P130

김구 선생이 입감되고 일 년 후인 1912년 6월에는 대량 검거의 회오리가 불어닥쳐 감옥은 만원을 이룬다. 이른바 ‘백오인사건‘이라 불리는 신민회(新民會) 사건, 일제는 총독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는혐의를 씌워 전국에서 무려 칠백여 명에 달하는 애국지사들을 무더기로 잡아 가두었던 것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경무총감부에서 악형을겪은 끝에 무혐의로 풀려나고, 백스물한 명만이 기소되어 서대문감옥에 수감된다. 일심(一審)에서 윤치호(尹致昊), 양기탁(梁起鐸), 이승훈(李昇薰) 등 여섯 명은 징역 십년, 옥관빈(玉觀彬) 등 열일곱 명은징역 칠 년, 이덕환(李德煥) 등 서른여덟 명은 징역 육년, 오대영(吳大泳) 등 마흔네 명은 징역 오년을 언도받았고, 이창식(李昌植) 등 열여섯 명은 무죄 판결을 받아 그 해 9월 28일 서대문 옥문을 나갔다. 무죄 판결을 받은 열여섯 명을 제외하고 백다섯 명이 남았다 해서 백오인사건‘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이들 백다섯 명도 이듬해 3월 20일 열린 경성복심원(京城覆審院) 항소심에서 윤치호 등 주범으로 몰린 여섯 명만이 오륙 년으로 확정되었을 뿐 나머지 아흔아홉 명은 무죄로 나왔으며, 주범이라던 여섯 명도 1915년 2월엔 모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 P130

삼일운동 관련 수감자들에 대한 재판은, 내란법이 적용되었던 일심이 파기되는 등 번복을 거듭하다가 삼 년이 채 못 돼 모두 석방되었다.
그러나 이 소용돌이 속에서 양한묵지사가 1919년 5월 26일옥사했으며, 유관순1920년 10월 12일 서대문감옥 안열사도에서 끝내 눈을 감았다. 유 열사는 당시 이화학당 일학년생, 열여섯 살의 어린 나이로 충남 천안군 아우내(竝川)장터에서 독립만세를 주도하다 체포돼 공주법원에서 칠 년형을 선고받고 불복, 공소하였으나,
경성복심원에서 역시 칠년형을 언도받고 복역 중이었다. - P133

사이토 마코토(齋藤實) 총독에게 폭탄을 던져 암살을 기도했던 강의사는 바닥 나무판(가로 백십이 센티미터, 세로 이십사 센티미터)에 ‘姜宇奎 四二五三 一九二0 十一二九‘ 라고 자신의 이름과 처형된 연월일을 단기와 서기로 구분해 정확히 새겨 놓았다. 특히 날짜를 새긴 ‘二九‘는 급히 쓴 흔적이 엿보여 강 의사가 이름과 연월은 미리 새겨두었다가 처형 직전 날짜만 따로 새겨 넣은 것으로 추정됐다. 강의사는 사형집행 직전, 일인 검사가 "감상이 어떠냐"고 묻자, "斷頭臺上 猶在春風 有身無國 豈無感想단두대 위에 봄바람만이 불어올 뿐. 이 몸은 나라 없는 자이니 어찌 무슨 생각이 있으리오)" 이라고 써 주었다.
강 의사의 나이 육십육 세였다. - P134

1923년, 서대문감옥이 서대문형무소로 개칭된 후에도 송학선(宋學先) 의사가 사형을 당했고, 김동삼(金東三)열사가 옥사했으며, 안창호(安昌浩) 지사 등이 옥고를 치렀다. 송 의사는 1926년 4월 20일 사이토총독을 금호문(金虎門) 앞에서 암살하려다 실패, 피검되어 다음 해 5월19일 처형됐다. - P134

독립투사나 열사, 애국지사나 사상가들에 대한 체포, 신문, 수감에일제는 악랄한 고문과 혹독한 수형생활을 강요했다. 특히 독립투사, 열사들에 대해서는 병보석도  허용치 않았고, 병감(病監)으로 옮겨 주지도 않아 감옥에서 병사한 사람이 많았다. 간수에게 반항하는 경우 참혹하게 구타를 당해야 했고, 햇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암실 독방 즉중징벌감(重懲罰監)에  수감돼야 했다. - P135

일제의 경찰은 송남헌, 홍익범, 허헌을 비롯, 보성중 교사였던 문석준(文錫俊), 민중의원 의사 경기현(景棋鉉), 신문기자 황인철(靴哲) 등 지식인 백오십여 명을 붙잡아들여 밤낮없이 끔찍한 고문을 가했다. 이들은 몇 번씩이나 산송장이 되어 감방으로 업혀 오곤 했는데.
이 중 홍익범은 사경에 빠져 형식상 병보석으로 출감했으나 곧 숨을 거두고 말았고, 문석준 등 여섯 명도 끝내 옥사를 면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끝내 민족지도자들의 이름은 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P137

송남헌 씨가 수감된 1943년 5월의  서대문형무소 미결감 2동에는 5호 감방에  여운형(呂運亨), 6호 감방에  조선공산당의 김태준(金俊), 16호 감방에는 보성전문 교수(뒷날 북한에서 사법상까지 지냈다) 최용달(崔容達), 20호 감방에는 허헌 등 당시의쟁쟁한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수용돼 있었다. - P137

그 무렵 유난히 뚱뚱한 몸집의 사상범 하나가 ‘소제‘ 노릇을 하고 있어 재소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함북 갑산(甲山)에서 경찰주재소를 습격하여 박살을 낸, 이른바 ‘보천보사건‘의 주역인 박금철(朴金)이었다. 함흥재판소에서 사형언도를 받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서대문형무소로 이감, 복역 중이었다. 박금철은 뒷날 북한에서 부수상까지 지냈으나 김일성에 의해 숙청을 당하고 말았다. - P137

‘국회프락치사건‘의 두목격인 김약수(金若水)도 해방 전 한때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적이 있었다. - P138

서울형무소(육이오 직전 개칭)의 형무관들은 인민군 탱크가 형무소에들이닥친 28일까지도 그대로 직장을 지키고 있었다. 이 바람에 많은형무관들이 희생을 면치 못했을 것은 불문가지 (不問可知). 재소자들역시 후송되지 못해 인민군에 의해 참변을 당한 숫자가 적지 않았다.
또한, 인민군이 서울을 장악하기 시작한 6월 28일, 형무소 문을 밀치고거리로 뛰쳐나온 좌익수들은 우익 인사들에 대해 무차별 보복살육을자행하기도 했다. - P141

사일구, 오일륙 등과 같은 격변기일수록 정치인, 고위관리, 군장성,
재벌 등 거물급 인사들로 인해 서대문형무소는 붐비게 마련이었다. 사일구 직후엔 부정선거의 원흉으로 지목받은 최인규(崔仁圭) 내무장관, 발포 명령자인 경무대 경비대장 곽영주(郭永周), 이재학(李在鶴) 국회부의장, 정치깡패 이정재(李丁載), 임화수(林和秀) 등이 이곳에 들어앉아야 했고, 오일륙 직후 서울교도소로 개칭될 무렵에는 민주당정부의 장·차관을 비롯한 행정부·정당의 요인들, 부정축재자로 몰린기업인들, 이한림(李翰林) 장군 등 반혁명사건 연루자들이 대거 투옥되어, 수감자의 중량이라는 측면에서는 형무소 역사상 구감기록을 또한번 갱신해야 했다. - P141

이 교수형장에서 강우규 열사를 비롯한 많은 애국지사, 그리고 조봉암(曹奉岩), 최인규, 이정재, 육영수(陸英修) 여사 저격범 문세광(文世光), 십이륙의 주역 김재규(金載圭)같은 시대적 인물들, 거물간첩으로 탈옥을 기도했던 김종태(金種泰), 위장 귀순간첩 이수근(李穗根), 노동당 부부장 황태성(黃泰成), 유괴범 주영형(朱永炯), 강력범고재봉(高在奉), 김대두(金大斗), 박철웅(朴鐵雄) 등이 최후를 마쳤다. 이곳에서 처형된 사형수의 정확한 숫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1960년대 전국에서 집행된 사형집행자의 숫자를 참고로 살펴보면,
1963년에 스무 명, 1964년에 열네 명, 1965년에 스물한 명, 1966년에열세 명, 1967년에 열일곱 명, 1968년에 스물여섯 명으로 나타나 있다. (신진규, 「형사정책』 2, 법문사, 1974) - P143

서울구치소, 아니 서대문형무소는 1987년 11월, 삼 년 만에 완공을본 새 집을 찾아 경기도 시흥군 의왕읍 포일리로 이사함으로써 칠십구년에 걸친 다사다난했던 서대문시대의 막을 내렸다. - P143

정부가 이백억 원의 예산으로 신축한 시흥의 새 구치소는 부지 십삼만여 평에 건평 만육천여 평, 열여덟 개 동(棟) 팔백팔십오 실(室)로모두 삼천오백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격세지감이랄까. 새 구치소는 감방마다 카펫을 깔았고, 수세식 변기와 개인별 사물함까지 갖추어 수감자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도록 했다. 아직은 아시아지역 형무소 중에선 최고의 시설이라고 한다. - P143

서대문형무소는 한마디로 민족저항과 민족이 집약된 역사의 현장. 구한말 일제시대엔 민족운동, 애국운동, 독립운동, 해방 이후엔 좌우익투쟁, 골육상쟁, 여러 차례의 정변, 반독재 민주화운동 등 우리의현대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의 현장이기도 하다. - P144

김동삼 열사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 군자금을 모으기 위해 국내에 잠입했다가 밀정의 밀고로 붙잡혀 옥사했는데, 일제의 보복이 두려워 아무도 김 열사의 시신을 찾아 가는 사람이 없자,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선생이 "내가 평생에 그분의 시체만이라도 볼 수있다면, 그 이상의 영광이 어디 있겠느냐"고 하면서 혼자 나서 시체를찾아다 안장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어려 있는 곳도 서대문형무소다. - P144

숱한 민족의 수난사를 이젠 안으로만 간직한 채, 서대문시대 그 칠십구 년의 역사를 마감한 서대문형무소, ‘한국의 바스티유‘로 불리기도하다가 이제는 퇴역한 서울구치소, 아니 서대문형무소는 그러나 오늘,
아직은 철문에 빗장을 지르고 텅 빈 채로 침묵에 싸여 얼룩진 벽돌담과감시탑만으로 말없이 오가는 시민들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 P146

나명순(1942-2004) 선생이 이 글을 쓴 1988년 이후, 서울시는 서대문 독립문로터리에1992년 8월 15일 ‘독립공원‘을 개원했으며, 1998년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개관했다. 공원 내에는 한옥 목조건물로 복원한, 순국선열들의 위패봉안과 전시실로 사용하고 있는 ‘독립관‘이 있으며, 순국선열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비‘와 그 투쟁을 형상화한 모습이 부조된 ‘순국선열추념탑‘이 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중앙사와 9-13사, 나병환자 수감동인 한센병사 등 일곱 개의 건물과 사형장을 보존하고, 보안과 청사를 전시실로 꾸며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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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박수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독서보고] 아야츠지 유키토 『기면관의 살인』: 단절된 동선, 훼손된 지문, 그리고 붕괴된 신원

1.작품 개요

가.기본 정보

ㅇ(작품명) 『기면관의 살인』

ㅇ(작가) 아야츠지 유키토

ㅇ(갈래) 장편소설, 본격 미스터리, 관 시리즈

ㅇ(주요 배경) 기면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이지의 저택’ 안의 별관, 가면 수집품이 놓인 기묘한 공간, 그리고 그곳에서 열린 의문의 모임이 중심 배경임.

ㅇ(주요 인물) 기면관의 주인 가게야마 이쓰시, 모임에 초대된 사람들,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인물들이 중심을 이룸.

ㅇ(주요 내용) 가게야마 이쓰시가 ‘또 하나의 자신’을 찾기 위해 기묘한 모임을 열고, 그 모임의 참가자들이 기면관 안에서 살인사건과 신원 확인의 혼란을 마주하는 이야기임.

ㅇ(주요 정서) 처음에는 가면과 기묘한 저택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사건이 벌어진 뒤에는 얼굴, 지문, 신원, 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문제가 불안하게 얽혀 들어감.

나.작품의 기본 성격

ㅇ(관 시리즈) 『기면관의 살인』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으로, 기괴한 건축물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됨.

ㅇ(본격 미스터리) 단순한 분위기 소설이 아니라, 인물의 정체, 공간의 구조, 가면이라는 장치, 시신 확인의 문제를 통해 독자가 진상을 추리하게 만드는 작품임.

ㅇ(신원 확인의 미스터리) 이 작품은 “누가 죽였는가”의 문제뿐 아니라, “누가 죽었는가”라는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임.

ㅇ(가면의 소설) 가면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과 정체를 흔들고,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핵심 장치임.

2.작가 아야츠지 유키토 소개

가.작가 개요

ㅇ(출생) 아야츠지 유키토는 1960년 12월 23일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소설가임.

ㅇ(본명) 본명은 우치다 나오유키이며, 아야츠지 유키토는 필명임.

ㅇ(학력) 교토대학교 교육학부와 동 대학원에서 수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ㅇ(등단) 1987년 『십각관의 살인』으로 데뷔함.

ㅇ(대표작) 『십각관의 살인』,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인형관의 살인』, 『시계관의 살인』, 『흑묘관의 살인』, 『암흑관의 살인』, 『기면관의 살인』 등이 대표작임.

나.관 시리즈에서 『기면관의 살인』의 위치

ㅇ(후반부 작품) 『기면관의 살인』은 관 시리즈 후반부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앞선 작품들에서 반복되어온 ‘기괴한 관’의 설정을 가면과 신원 확인의 문제로 확장함.

ㅇ(세이지의 저택) 작품 속 기면관은 나카무라 세이지와 관련된 저택으로 제시되며, 관 시리즈 특유의 기묘한 건축물 설정을 이어감.

ㅇ(시리즈의 변주) 『십각관의 살인』이 외딴섬, 십각형 구조, 시간 조작을 중심으로 했다면, 『기면관의 살인』은 가면, 얼굴, 지문, 또 하나의 자신, 신원 확인의 혼란을 중심에 둠.

3.기면관의 공간 구조와 가면의 의미

가.기면관이라는 공간

ㅇ(기묘한 별관) 기면관은 ‘세이지의 저택’ 안에 있는 별관으로, 이름부터 기괴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풍김.

ㅇ(직선형 동선) 기면관 별관은 출입구와 소홀에서 시작해 객실들이 붙은 긴 복도, 살롱, 대면의 방, 기면의 방으로 이어지는 구조임.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공간이라기보다,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며 시야와 동선이 단계적으로 제한되는 공간임.

ㅇ(방의 배열) 객실 1~6은 복도에 나란히 붙어 있고, 그 위쪽에 살롱과 대면의 방, 더 안쪽에 기면의 방이 놓임. 따라서 인물의 이동은 복도와 공용공간을 거쳐야 하며, 각 방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문이 닫히는 순간 외부에서 쉽게 확인되기 어려움.

ㅇ(구조의 역할) 기면관의 구조는 단순히 비밀 공간이 있다는 수준을 넘어, 누가 어느 지점까지 들어갔는지, 어느 순간부터 시야가 끊겼는지, 시신이나 인물의 신원을 어떻게 오인하게 되는지를 뒷받침하는 물리적 장치로 기능함.

ㅇ(핵심 의미) 십각관이 기하학적 형태로 동선을 흔든 공간이라면, 기면관은 직선 복도와 안쪽 방의 단계적 배치를 통해 얼굴과 신원 확인을 흔드는 공간임.

나.가면의 의미

ㅇ(장식 이상의 물건) 작품 속 가면은 단순한 수집품이나 장식품이 아님. 가면은 얼굴을 가리고, 사람의 정체를 숨기며,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을 불러일으킴.

ㅇ(미래의 가면) 작품에서는 ‘미래의 가면’이라는 말이 등장함. 그 가면에는 마력이 있어, 쓰면 미래가 보인다는 식의 기묘한 이야기가 붙어 있음.

ㅇ(기묘한 매력) 가면은 사람을 끌어당기지만, 동시에 사람을 불안하게 만듦. 얼굴을 가리는 순간, 그 사람의 진짜 모습도 함께 흔들리기 때문임.

ㅇ(핵심 의미) 가면은 공포의 도구라기보다, 정체를 감추고 신원 확인을 흐리게 만드는 미스터리적 장치임.

다.또 하나의 자신

ㅇ(모임의 이유) 가게야마 이쓰시가 모임을 여는 이유는 ‘또 하나의 자신’을 찾기 위해서임.

ㅇ(도플갱어적 상상) ‘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말은 단순히 닮은 사람을 찾는다는 뜻을 넘어, 자기와 같은 얼굴이나 운명을 가진 존재가 어딘가에 있다는 불길한 상상을 불러일으킴.

ㅇ(행운과 불안) 작품 속에서는 또 하나의 자신이 나타나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말도 나오지만, 실제 사건 속에서는 그 믿음이 오히려 불안과 의심을 키움.

ㅇ(핵심 의미) 이 작품에서 ‘또 하나의 자신’은 행운의 상징이라기보다, 신원과 존재의 확신을 흔드는 불안한 장치로 작동함.

4.작품 전체 내용 정리

가.전체 흐름

ㅇ(기묘한 초대) 가게야마 이쓰시는 ‘또 하나의 자신’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기면관으로 초대함.

ㅇ(기면관의 분위기) 초대된 사람들은 가면으로 가득한 기묘한 저택과 그 안의 별관을 마주하게 됨. 기면관이라는 이름은 그 공간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줌.

ㅇ(대면의 다과회) 모임에서는 ‘또 하나의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가고, 참가자들은 왜 이런 모임이 열렸는지 의문을 품음.

ㅇ(살인사건 발생) 이후 기면관의 주인과 관련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시신의 얼굴과 손가락 훼손 문제가 사건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름.

ㅇ(기면관의 비밀) 사건이 진행되면서 기면관에는 주인조차 몰랐던 비밀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남.

ㅇ(진상의 접근) 가면, 시신 확인, 또 하나의 자신, 기면관의 구조가 하나로 맞물리면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게 됨.

나.현재 사건과 기면관의 비밀

ㅇ(살해당한 주인) 사건의 중심에는 살해당한 기면관의 주인이 있음.

ㅇ(시신의 문제) 피해자의 얼굴은 드러나지만, 손가락이 훼손되어 지문 확인이 어려움. 이 때문에 시신의 신원 자체가 의심의 대상이 됨.

ㅇ(비밀 공간) 기면관에는 겉으로 보이는 구조만으로는 알 수 없는 비밀이 숨어 있음.

ㅇ(핵심 의미) 이 작품의 사건은 단순히 “누가 죽였는가”가 아니라, “누가 죽었는가”, “누가 누구로 보이게 되었는가”의 문제로 확장됨.

다.작품의 중심 갈등

ㅇ(진짜와 가짜) 가면을 쓴 얼굴, 가면 아래의 얼굴, 실제 신원 사이의 간격이 작품의 핵심 갈등을 이룸.

ㅇ(공간과 인식의 혼란) 기면관의 구조와 가면의 장식은 인물들이 사건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만듦.

ㅇ(확인의 붕괴) 얼굴과 지문이라는 기본적인 확인 수단이 흔들리면서, 독자와 인물들은 죽은 사람이 정말 누구인지부터 의심하게 됨.

ㅇ(핵심 갈등) 『기면관의 살인』의 중심 갈등은 범인 찾기뿐 아니라, 얼굴과 이름, 신원과 역할이 뒤섞이는 데서 발생함.

5.작품의 주요 특징

가.가면과 신원 확인의 교란

ㅇ(얼굴의 차단) 가면은 사람의 얼굴을 가리고, 얼굴을 가리면 그 사람의 정체도 불분명해짐.

ㅇ(지문 확인의 차단) 피해자의 손가락 훼손은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에 그치지 않고, 신원 확인을 어렵게 만드는 장치임.

ㅇ(피해자 신원의 의심) 이 작품은 살인을 감추는 것보다, 살해된 사람이 누구인지 확신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둠.

ㅇ(핵심 의미) 『기면관의 살인』은 가면과 지문 훼손을 통해 신원 확인 절차 자체를 흔드는 작품임.

나.‘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불길한 상상

ㅇ(모임의 명분) 가게야마 이쓰시가 사람들을 모은 이유는 ‘또 하나의 자신’을 찾기 위해서임.

ㅇ(심리적 불안) 누구에게나 자신과 닮은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흥미롭지만, 동시에 불안함을 줌.

ㅇ(핵심 의미) ‘또 하나의 자신’은 행운의 상징처럼 말해지지만, 작품 속에서는 죽음과 착각, 신원 혼란으로 이어지는 불길한 장치가 됨.

다.기면관의 구조와 비밀

ㅇ(건축물의 역할) 기면관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건의 성격을 결정하는 공간임.

ㅇ(단계적 구조) 출입구에서 소홀, 객실 복도, 살롱, 대면의 방, 기면의 방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인물의 동선을 제한하고, 안쪽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깥에서 바로 확인하기 어렵게 만듦.

ㅇ(숨겨진 구조) 겉으로 보이는 저택의 모습과 실제 구조 사이에 차이가 있고, 이 차이가 사건의 진상과 연결됨.

ㅇ(핵심 의미) 관 시리즈답게 건축물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범행과 착각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로 기능함.

라.고전 추리와의 연결

ㅇ(에도가와 란포 언급) 작품 속에서는 에도가와 란포와 소년탐정단, 『기면성의 비밀』 같은 고전 추리의 흔적이 언급됨.

ㅇ(괴저택의 분위기) 기면관이라는 이름, 가면 수집품, 수상한 모임은 고전 추리소설 특유의 괴저택 분위기를 떠올리게 함.

ㅇ(핵심 의미) 『기면관의 살인』은 가면과 괴저택이라는 낡은 소재를 현대적인 본격 미스터리 구조 안에서 다시 활용한 작품임.

6.작품 감상 및 종합 평가

가.가면은 공포보다 신원 확인을 흔드는 장치임

ㅇ(핵심 감상) 『기면관의 살인』에서 가면은 단순히 무서운 물건이 아님. 가면은 사람의 얼굴을 가리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절차 자체를 흔드는 장치임.

ㅇ(신원 확인의 붕괴) 얼굴, 지문, 방의 위치, 이동 동선이 모두 불확실해지면서 사건은 “누가 죽였는가”보다 “누가 죽었는가”의 문제로 옮겨감.

ㅇ(핵심 의미) 이 작품은 가면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흐리는 소설이라기보다, 얼굴·지문·공간 배치를 이용해 신원 확인 절차 자체를 흔드는 소설로 읽혔음.

나.기면관의 구조가 사건을 뒷받침함

ㅇ(구조적 감상) 기면관 별관은 십각관처럼 한눈에 형태가 강하게 드러나는 구조는 아니지만, 출입구에서 안쪽 방으로 깊어지는 직선형 동선을 통해 사람의 이동과 시야를 제한함.

ㅇ(공간의 역할) 객실, 살롱, 대면의 방, 기면의 방이 단계적으로 배치되면서, 누가 어느 지점까지 들어갔고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게 되었는지가 사건의 중요한 조건이 됨.

ㅇ(핵심 감상) 『십각관』이 기하학적 평면으로 착각을 만든다면, 『기면관』은 깊숙한 동선과 안쪽 방의 배치를 통해 신원 착각을 만드는 작품임.

다.『십각관』과 다른 방식의 재미가 있음

ㅇ(십각관과의 차이) 『십각관의 살인』이 외딴섬과 시간 조작, 강한 반전의 힘으로 밀어붙였다면, 『기면관의 살인』은 가면과 신원 확인, 또 하나의 자신을 중심으로 전개됨.

ㅇ(기면관의 장점) 『기면관』은 한 방의 충격보다는, 기묘한 설정과 상징이 사건과 맞물리는 방식에 재미가 있음.

ㅇ(핵심 감상) 『십각관』이 구조적 반전의 작품이라면, 『기면관』은 얼굴과 신원을 둘러싼 착각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음.

라.아쉬운 점

ㅇ(설정의 부담) 가면, 또 하나의 자신, 미래의 가면, 비밀 구조 등 흥미로운 장치가 많지만, 그만큼 설정이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음.

ㅇ(분위기의 우세) 사건 자체보다 기면관의 분위기와 상징이 앞서는 느낌도 있음. 독자에 따라서는 추리보다 설정 설명이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음.

ㅇ(핵심 감상) 다만 이 과한 설정이야말로 관 시리즈 특유의 맛이기도 하므로, 단점이면서 동시에 작품의 개성으로 볼 수 있음.

마.최종 평가

ㅇ(작품의 가치) 『기면관의 살인』은 가면, 또 하나의 자신, 신원 확인의 혼란, 기괴한 저택 구조를 결합해 관 시리즈의 개성을 이어간 작품임.

ㅇ(장점) 가면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얼굴과 지문, 신원 확인의 문제와 연결한 점이 좋았음.

ㅇ(아쉬운 점) 『십각관』처럼 단번에 독자를 뒤집는 강렬함보다는, 분위기와 설정의 비중이 더 커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

ㅇ(최종 소회) 『기면관의 살인』은 무서운 저택 이야기라기보다, 얼굴을 가리고 지문을 훼손한 순간 인간의 신원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본격 미스터리임.

ㅇ(핵심 의미) 『기면관의 살인』은 단절된 동선과 훼손된 지문을 통해, 인간의 얼굴과 이름, 신원 확인의 절차가 얼마나 쉽게 붕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관 시리즈의 신원 미스터리임.

<단절된 동선과 훼손된 지문이 만든 신원의 미로>

『기면관의 살인』은 기면관이라는 기묘한 저택을 배경으로, 가면과 신원 확인의 혼란을 중심에 둔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다. 가게야마 이쓰시는 ‘또 하나의 자신’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초대된 사람들은 가면으로 둘러싸인 저택에서 불길한 모임을 마주한다. 처음에는 기묘한 취미와 이상한 모임처럼 보이지만, 사건이 벌어진 뒤 기면관은 단순한 저택이 아니라 얼굴과 신원을 흔드는 공간으로 바뀐다.

이 작품에서 가면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다. 가면은 얼굴을 가리고, 얼굴이 가려지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확신도 흔들린다. 특히 피해자의 얼굴과 손가락 훼손 문제는 사건을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신원 확인의 문제로 확장시킨다. 결국 이 작품은 “누가 죽였는가”보다 “정말 누가 죽었는가”라는 질문을 강하게 던진다.

기면관이라는 공간도 중요하다. 도면상 별관은 출입구와 소홀에서 시작해 객실들이 붙은 긴 복도, 살롱, 대면의 방, 기면의 방으로 이어진다. 이 구조는 사람을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게 하기보다,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만들고 시야가 끊기는 지점을 만든다. 따라서 기면관은 단순한 괴저택이 아니라, 인물의 동선과 신원 착각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십각관의 살인』이 외딴섬과 시간 조작, 강한 반전의 힘으로 읽히는 작품이라면, 『기면관의 살인』은 가면과 또 하나의 자신, 신원 확인의 혼란을 통해 다른 방향의 재미를 준다. 강렬한 한 방보다는 기묘한 설정과 상징이 사건과 맞물리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다만 가면, 미래의 가면, 또 하나의 자신, 비밀 구조 등 장치가 많아 설정이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기면관의 살인』은 관 시리즈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가면 아래 숨은 얼굴이 누구인지, 또 하나의 자신이 과연 행운인지 불행인지, 기면관이라는 공간은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끝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결국 이 작품은 단절된 동선과 훼손된 지문, 그리고 붕괴된 신원을 통해 인간의 얼굴과 이름, 신원 확인의 절차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원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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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개소(開所) 백주년 기념 개정증보판에 부쳐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 등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서대문형무소는, 근대적 시설을 갖춘 한국 최초의 감옥으로 1908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개소백주년을 맞았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이 책을 다시 발간하여, 우리 근현대사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던 이 모순과 역설의 장소를 기억하고자 한다.
이 책은 1988년 ‘열화당 사진문고 23‘ 으로 발행했던 ‘서대문형무소」의 개정증보판으로, 판형을 확대하고 기록적 가치가 뛰어난 사진과 도면 자료 등을 추가했으며, 독립지사 세 분의 글을 덧붙여 서대문형무소에 관해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 사용에 협조해 주신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2008년 1월편집자 - P5

초판 서문
죄짓지 않고는 들어가 볼 수 없었던 서대문형무소, 우리는 1988년 1월 8일 특별한 기회로 그 고통의 세월에 찌든 모습을 대할 수 있었다. 빈 감방과 사형장에 남아 있던 수감자들의 한(恨)과 흔적은 1월의 맹추위보다 더 우리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 한정된시간 내에서 굴절 많은 우리 역사의 현장을 제대로 기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이렇게라도 전할 수 있게 된 것을 우리의 행운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1988년 8월
김동현(金東鉉) 민경원(閔庚遠) - P5

서대문형무소의 기억
리영희(李禧)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나와 서대문형무소(구치소)와의 만남은 무슨 잘못된 인연인지 언제나영하 십도 이하의 혹한에서였다. 그런 탓인지 무악재 고갯마루에 빗겨서 있는 우중충하고 음산한 서대문구 현저동 101번지를 회상하면 먼저초대면의 그 추위부터 생각난다. 하필이면 내가 갈 때마다 그렇게 추웠는지.. 세 번 모두 다 그랬다. - P9

박정희 시대에 두 번, 전두환 시대에 한 번. 박정희 시대인 1964년과1977년, 전두환 정권 때인 1982년. 해방 후 현대사에서 아마도 극악의시대로 역사에 기록될 그 이십 년 사이에 세 번이나 그들에 의해서 묶여들어갔으니, 적은 횟수가 아니다. 생각만 조금 고쳐 먹으면 태평성세를구가하면서 영화와 입신도 웬만큼 누릴 수 있었을 터인데, 생각하면 나도 꽤나 우직한 삶을 살아온 셈이다. - P9

1964년 11월의 첫 대면은 조선일보 정치부 외교담당 기자로서였다. - P9

한참 깊은 잠에 취해 있던 새벽에, 대문이 부서지라고 두들기는 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그러고는 영문도 모르는 채 중앙정보부로 끌려갔고,
검찰에 넘어간 며칠 후에 서대문형무소로 옮겨졌다. 북한이 대한민국과 동격으로 유엔에 초대되거나 동시가입이 제안되는 따위의 이야기는, 비록 그것이 국제회의에서의 이야기일지라도 국내법으로 ‘적성국가·단체 고무찬양‘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 악명 높은 ‘반공법 제4조 2항‘이다. - P10

대나무를 아무렇게나 쪼개서 만든 젓가락은 굵기와 길이가 천차만별이었다. 얼마나 많은 손때가 묻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입이 빨고 지나갔는지, 끝에서 끝까지가 숯덩이 같았다. 아무렇게나 마구 생긴 시커먼젓가락은 병균 덩어리 같았다. 순간 소름이 끼쳤다. ‘이것을 빨아먹으라니! 이제 이 순간부터 인간이라는 존재는 말살되고 동물 취급을 받게 되는가 보구!‘ 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0

젓가락질 몇 번으로 자기 몫의 콩밥 한 덩어리를 삼켜 버리고 나를 지켜보고 있던 옆의 젊은이가 다급히 말을 건넨다. "안 먹겠어요? 안 먹겠으면 나 주세요." 죄수복을 입는 그 순간부터 연령의 차이도 밖에서 무엇을 했는가의 구별도 없다. 배를 채우는 동물적 본능만이 행위의 규범이 된다. 나는 말없이 ‘가다밥‘과 젓가락을 옆으로 밀어 버리고 눈을 감았다. 영하 십사 도의 추위 속에서 온몸이 계속 떨렸다. 이제부터 저런젓가락을 빨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비로소 내 몸이 교도소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 P11

두번째의 대면은 1977년 겨울. 날씨도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영하 십도이하인 11월 23일 아침. 사실 나는 첫번째의 서대문형무소와의 대면이 11월 23일 밤중이었다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려서 해마다 그날이 다가오면 공연히 긴장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습관이 생겼었다. - P11

며칠 몇 밤을 지새우면서 추궁하는 심문은 나의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 『8억인과의 대화』 『우상과 이성』의 내용에 관해서였다. 황당무계하고 한심스러운 심문과 대화가 끝나자 그들은 나를 검은 지프에 태우고무악재로 향했다. 뒷자리에 수갑을 차고 앉아 있는 나의 뇌리에 서대문형무소와의 첫 대면의 밤에 보았던 그 젓가락의 소름끼치는 모양이 떠올랐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아! 또 동물이 되는구나!‘ - P12

그 뒤에 그 검사실에서 벌어진 일과, 나에게 일어난 내면적 경험은 십일 년의 세월이 흘러간 지금도 회상하고 싶지가 않을 정도로 가슴 아픈일이었다. 병석에 누워 계시던 어머니는 "아들이 어디로 갔느냐?" "왜돌아오지 않느냐?"는 말만을 되뇌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머니연세 여든여섯이었다. - P13

전날 저녁, 나의 비보를 면회시간에 전해  들은 시인 김지하(金河)가몰래 소제 (교도소 안에서 잡일을 맡아 하는 기결수)를 시켜서 보내온알사탕 한 봉지를 그 옆에 바쳤다. 어머니가 누워 계실 집이 있는 성동구 화양동이 정확히 어느 방향인지 분간할 수는 없었지만, 어림짐작으로 대충 방향을 잡아 젯상을 차렸다. 그리고 영원한 불효자, 죄인으로서 제사를 지냈다. - P13

형태야 어쨌든, 적어도 그 혹독한 일제 식민지 감옥에서도 스팀난방을 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유물이었다. 태평양전쟁 시기의 물자결핍 상태에서는 아마 버려진상태로 있었으리라. 그렇지만 ‘불령 조선인‘을 처박아 넣었던 서대문형무소의 복도에서 일제의 스팀시설을 보았을 때 나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없었다. ‘그래?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스팀난방을 해주었다고?
1977년 두번째로 서대문형무소(구치소)를 대면했을 때는 그것조차뜯기고 없었다. 서른 개의 감방이 한 줄로 배열돼 있는 긴 복도의 중앙부에 십구공탄 두 개를 때는 난로 하나가 있었을 뿐이었다. - P15

악랄한 일제식민 통치배들조차 스팀시설을 했었는데, 해방된 국가의 정권이 자기국민 동포를 수용한 교도소에 현대식 스팀시설을 가설하지는 못할망정일제가 남기고 간 스팀시설을 뜯어 버린 것에 대해서 분노가 치밀었다.
"이게 누구의 정부인가. 차라리 일제보다도 못한 정권이 아닌가. 나는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감정과 신념으로 박정희 정권과 그 뒤의정권을 대하게 되었다. - P15

여름이면 낮에도 컴컴한 이 관 속 방바닥에서 ‘식사‘라는 것을 차려놓고 먹을라치면, 막힘이 없이 통해 있는 변소의 구멍에서 누런 구더기떼가 줄줄이 기어 나와 더불어 생존하기를 요구합니다. 처음 며칠은 음식이 넘어가질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 며칠뿐이지요. 안 먹고야살 수 있습니까? 그래서 며칠이 지나면 구더기떼를 빗자루로 쓸어내면서 ‘맛있게‘ 먹어야 합니다. - P16

그만하면 아시겠어요? 시체를 넣는 관이 아니라, 지난 세월, 비인간적인 독재정권 아래서 수천, 수만의 정치수, 사상수, 양심수, 확신수들이 처넣어져서 신음해야 했던 이 나라의 교도소와 형무소의 감방, 독방의 모습입니다. 이 시간에도 수없이 많은 이 나라의 자랑스러운 꽃봉오리들이 그런 관 속에서 그렇게 시들어 가고 있습니다. - P17

해방 이후 역대 독재정권의 법복을 입은 분들이, 법정의 단상과 단하에서 ‘구형 칠년‘ 하면 ‘징역 오년‘ 따위의 소리를 아무런 감동도 없이주고받은 결과로 그들은 그 속에서 살거나 죽어야 했고, 지금도 그렇게살고 있습니다. 이 관은 21세기를 바라보는 세계 문명사회의 가려진 치부입니다. 분명 그래요. - P17

나는 어제까지 독재체제의 법복을 입었었거나, 지금도 입고 있는 분들에게 한 가지 간절히 권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육법전서(六法典書)라는 메마른 책을 잠시 덮어 놓고  그 관 속에 한번 들어가 보시라는말입니다. 많은 고생을 해서 사법고시라는 시험에 합격한 영광을 누리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일 년은 너무 길고, 단 하루만이라도 그 관 속에서 살아 보십시오." - P17

그래서 나는 한 가지 건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검사와 판사는 연수기간이나 임용 전후에 반드시 이 관 속에, 또는 관 속이 싫다면 냉장고 속에 단 하루만이라도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육법전서의 국가보안법이나 반공법이나 집회시위법이니 하는 법조문의 활자보다도 ‘인간‘의 얼굴이 조금은 크게 보이겠지요.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이 나라 사법부의 권위도 서고, 교도소나 형무소가‘사람‘을  잡아넣는 곳이 될 것입니다. - P18

그 서대문형무소도 팔십 년 가까운 역사와 함께 문을 닫았다. 조금은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는 교도소로 탈바꿈할 것인지.... - P18

현저동(峴洞) 101번지,
서대문형무소는 암울했던 우리의 현대사를증언해 주는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요,
민족저항사와 민족수난사 그리고민주화의 열망이 농도 짙게 집약된 곳이다. - P23

이곳에 수용되었던 사람들은서울형사지법에 계류 중인 미결수와서울고법 관내의 미확정 무기수, 사형수들로, 우리나라의  큰 형사사건 연루자는거의 모두가 거쳐 가며 수용되어 왔다.개소(開所) 칠십구 년 동안 줄잡아삼십오만여 명이 이곳에 어떤 형태로든한(恨)을 묻었다. - P32

일제시대에 지은보안과 건물의지하감방은 그 시대의애국지사들이주로 애용(?)했다.
문 안쪽의 ‘+‘자표시가 이색적이다. - P41

한 사람이 겨우발을 뻗고 누울 수있을 만큼의 공간만주어진 독방.
양동이는변기로 사용했다. - P49

여사 입구.
‘제한구역, 공무 외출입금지‘라는경고문과 스마일표지가 이곳이구내의 이색지대임을나타내 준다. - P50

감방의 마룻바닥에새겨져 있는 고누판과장기판. 감방은침실 겸 거실이면서 또오락실이기도 했다. - P59

여사 감방 안 화장실. 벽에 정부미 부대로 만든, 생리대를 넣는 주머니가 걸려 있다. - P61

외국인 감방 안 화장실.
번듯한(?) 창문이 달려 있고,
좌변기가 설치돼 있다.
이는 두 개의 감방 사이에 있어 이실(室)공용이다. - P62

철조망까지 쳐 있는 담장 안에 펌프와 집수통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보아  여사 수감자들의 빨래터였던 듯하다. - P65

서대문형무소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것이 사형장이다. 구치소 안 재소자 운동장의담벽을 끼고 신작로를 따라가다가 속칭
‘지옥의 삼정목(三丁目)‘이라는 삼거리에서교도관들이 사형수를 오른쪽으로 인도하면,
예의 그 죽음의 집에 도달한다. - P68

지금은 열려 있지만, 그 닫힌 마룻바닥 위 작은 의자에사형수가 앉혀지면 목에 밧줄이 감기고 커튼이 닫힌다. - P75

입을 벌린 교수대 앞에 사형수가 최후로 앉던 의자가 놓여 있다.
왼쪽은 사체를 점검하기 위해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 - P77

‘덜커덕‘, 교수대 마룻바닥이 내려앉으면 목에 밧줄이 걸린사형수의 몸은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 P79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의 몸이 이곳에 놓이면, 검시의(醫)가 내려와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한다. - P81

반 평쯤 되는 교수대 마룻바닥이 내려앉을 때의 충격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지하실 벽에 타이어를 부착해 놓았다. - P82

교수대 뒤편에 장치돼있는 사형집행 레버.
이것을 당기면사형수가 앉아 있는마룻바닥이내려앉는다. - P84

사형집행자와 사형수는 판자벽을 사이에  두고 생(生)과 사(死)를 달리한다. - P85

사형수는 주검이 된 다음에라야 이 계단을 통해 바깥 세상으로나간다. - P89

뒤편에서 내려다본사형장의 전경.
멀리 인왕산이 보인다. - P92

숱한 민족의 수난사를 이젠 안으로만 간직한 채, 서대문시대 그 칠십구 년의 역사를 마감한 서대문형무소는 오늘,
아직은 철문에 빗장을 지르고 텅 빈 채로 침묵에 싸여 얼룩진 벽돌담과 감시탑만으로 말없이 오가는 시민들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 P112

소내(內) 중앙에 위치한 남9-11사(오른쪽부터). 이들은 서울시가역사적 유물로 보존하고 있는 수감동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 P116

물은 없어도 성(城)의 해자와 같은 역할을 한 이중 담벽.
왼편의 격벽장을 끼고 가면 속칭 ‘지옥의 삼정목(丁目)‘이 나온다.
사진의 가운데 미루나무 있는 곳이 사형장이다. - P118

"나는 이천이백이십삼번
죄인의 옷을 걸치고
가슴에 패를 차고
이름높은 서대문형무소
제삼동 이호실
북편 독방에 홀로 앉아
‘네가 광섭이냐‘고 혼잣말로 물어보았다."

시인 김광섭(金燮)이 일제시대 붉은 벽돌담  안 독방에 웅크리고 앉아서도 시심(心)을 가다듬었던 ‘이름높은 서대문형무소.‘ 그곳은일제(日帝)의 침략사와 궤를 같이하며 한민족의 수난을 깊숙이 응축시켜 온, 민족사의 원(怨)과 한(恨)이 서리서리 똬리를 틀었던 환부(患部). - P121

현저동(峴洞) 101번지, 이름갈이를 여러 번 했으면서도 우리의 뇌리에 끝내 서대문형무소로 박혀 버릴 수밖에 없는, 근대적 시설을 갖춘한국 최초의 감옥. 그러기에 당연히 감옥의 대명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이 서대문형무소는 암울했던 우리의 현대사를 증언해 주는 살아 있는역사의 현장이요. 바로 민족저항사와 민족수난사 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이 농도 짙게 집약된 곳이기도 하다. - P121

우리의 주권을 반신불수로 만든 을사조약(乙巳)을 전후하여 감방의 태부족을 느낀 일제 괴뢰정부와 형정권(刑政權)까지 강탈한 일제통감부는 무악재 고개 아래, 서대문 밖 인왕산 기슭, 병풍처럼 금계산(金鶴山)을 북으로 둘러친 영천(靈泉)이라 일컫는 삼십여만 평 명당자리 금계동(金鶴洞)에 대규모의 신식 감옥을 짓기 시작, 고종(高宗)황제를 강제 퇴위시키고 순종(純宗) 황제가 등위한 1907년에 착공했다. 이것이 바로 서대문형무소다. - P123

서대문형무소의 위치와 수용능력에 관해선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온다. 조선초의 명승(名僧) 무학대사(無學大師)가 무악재 위에서, 뒷날 감옥이 위치할 자리를 내려다보며 ‘명당 중의 명당이나 삼천 명의홀아비가 탄식할 곳‘이라고 했다는 예언이 그것이다. 어쨌든 오늘날의시설 대부분은 휴전 후 새로 복구된 것들로, 육이오 동란으로 일제시대의 시설은 구십 퍼센트가량이 소실되고 골조만 남았다. - P126

경기도 시흥으로 이전할 당시의 (1987년 11월) 규모는 육만여 평의부지에 연건평 팔천여 평의 여든 개 동, 삼천이백 명의 재소자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었다. 재소자가 가장 많았던 1969년에는 칠천여 명이수용돼 포화상태가 되자, 영등포구치소를 신설해 분가시키기도 했다. - P126

시대의 변천에 따라 온갖 계층이 고루 거쳐 가면서 그 모습도 각각 특색을 보였다. 일제시절에는 민족지도자, 독립운동가와 사상범이 많았고, 사일구, 오일륙 같은 변혁기에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 장·차관을비롯한 고위관리, 부정축재자로 몰린 기업인, 세상을 주름잡던 세도가, 군장성 등으로 붐볐고, 삼선개헌, 유신쿠데타, 십이륙, 십이십이,
오일칠 등의 격랑 속에서는 재야인사, 대학생 등 민주화를 외치는 운동권의 목소리가 넘쳐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살인강도 등 흉악범, 대형경제사범, 간첩에서 자잘한 잡범에 이르기까지 그 성분이 다양했다. - P127

전국이 의병항쟁에 휩싸이고 십삼도창의군(十三道倡義軍)이 서울탈환작전을 벌이자 당황한 일제가 초만원이 된 구식 감옥 대신 앞에서언급한 것처럼 거대한 현대식 감옥을 신축했으나 당장엔 쓰질 못했다.
군대 해산으로 의병이 늘고 고종 강제 퇴위에 대한 항일(抗日)의 민심이 흡흡한데, 조선 사람을 가두어 넣을 감옥을 크게 짓는다는 건 그민심에 불을 지르는 격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수년 동안 이 서대문감옥은 잡초와 더불어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 P127

최근 법무부도 당시의 상황을 단편적으로 수록한 간행물과 수감경험자, 전직교도관들의 증언을 토대로 교정사(敎正史)를 정리해 왔으나, 자료의 빈곤과 고증의 어려움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李承晩) 박사는 1898년 3월, 만민공동회 (萬民共同會) 사건으로 피검, 종신징역형을 선고받고 옛 경성감옥인 전옥서에 수감됐었다. 청년 이승만은 쌀창고를 개조한 이 감옥에서 『매일신문(每日新聞)』의 논설을 쓰거나 영한사전의 원고를 집필하다가 1904년 8월 9일 사면 석방되었다. 이 박사는 대통령 재임시였던 1954년과 1960년 두 차례 서대문형무소를 방문, 자신이 어릴 적에 감옥을 ‘복당(福堂)‘이라 부른 기억이 있다며 당시의 명칭인 서울형무소를 ‘서울복당‘이라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해방 직후에도이 박사는 환국하자마자 자신의 수감시절이 떠올라서인지 서대문형무소의 감방을 둘러보았다는 일화를 남겼다. 구한말의 의병장 허위 열사도 항일전을 벌이다 1908년 4월에 체포되어 옛 경성감옥에 갇혀 있다가 그 해 9월 27일 처형당했다. 새 경성감옥에서는 1909년 한해에만도 스무 명이나 되는 항일의병 지도자들이 사형에 처해지기도했다고 전해진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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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박수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기면관의 살인』 등장인물 정리

1.기면관의 주인과 중심 인물

가.가게야마 이쓰시

ㅇ(기본 성격) 기면관의 현재 주인으로, 사람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고 읽히는 일에 강한 거부감과 공포를 가진 인물임.

ㅇ(가면의 사용) 자신은 ‘기도의 가면’을 쓰고, 자신을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가면을 쓰게 함. 이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표정과 얼굴을 차단하려는 규칙에 가까움.

ㅇ(모임의 주최자) ‘또 하나의 자신’을 찾기 위해 기면관에 여러 사람을 초대함. 이 모임이 작품 전체 사건의 출발점이 됨.

ㅇ(작품 속 역할) 기면관의 주인이자 사건의 중심에 놓인 인물임. 그의 죽음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작품은 “누가 죽였는가”보다 “정말 누가 죽었는가”라는 문제로 옮겨감.

ㅇ(핵심 의미) 가게야마 이쓰시는 가면, 신원 확인, 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작품의 핵심 장치를 한몸에 모은 인물임.

나.시시야 가도미

ㅇ(기본 성격) 관 시리즈의 탐정적 인물로, 사건을 차분히 관찰하고 논리적으로 추리하는 역할을 맡음.

ㅇ(작품 속 역할) 본래 초대받은 휴가 교스케 대신 기면관 모임에 참석함. 이 때문에 그는 처음부터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의 자리에 들어가 있는 인물임.

ㅇ(가면과 위치) 대소의 가면을 배정받아 모임에 참여함. 이후 사건이 벌어지자 가면, 시신, 지문, 기면관 구조를 바탕으로 진상에 접근함.

ㅇ(핵심 의미) 시시야는 기면관 안에서 얼굴과 이름, 신원 확인이 흔들리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탐정적 중심축임.

다.휴가 교스케

ㅇ(기본 성격) 시시야와 닮은 인물로, 본래 기면관 모임에 초대받은 사람임.

ㅇ(작품 속 역할)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시시야에게 대신 기면관에 가달라고 부탁함.

ㅇ(핵심 의미) 휴가는 시시야가 기면관 사건에 들어가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인물임. 동시에 ‘닮은 사람’, ‘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작품의 주제를 처음부터 드러내는 인물임.

2.기면관에 초대된 여섯 가면 손님

가.가면별 인물 대응

ㅇ(대소의 가면) 시시야 가도미

* 본래 초대받은 휴가 교스케를 대신해 모임에 참석한 인물임.

ㅇ(환희의 가면) 소마 사장

* S기획 사장으로, 기면관 모임에 참여한 인물임.

ㅇ(놀람의 가면) 오시타 텐쿠

* 마술사로, 눈속임과 착각이라는 작품 분위기와 연결되는 인물임.

ㅇ(탄식의 가면) 산테쓰 교수

* 고전 추리소설 속 괴인적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임.

ㅇ(오뇌의 가면) 미카엘

* 건축사이며, 기면관이라는 건축물의 구조적 의미와 연결되는 인물임.

ㅇ(분노의 가면) 야마 씨

* 효고현 경찰 출신으로, 전직 수사1과 형사였던 인물임.

나.여섯 가면 손님의 공통 기능

ㅇ(가면의 부여) 여섯 손님은 각각 다른 가면을 쓰고 모임에 참여하지만, 작품 속 기능은 공통적으로 얼굴과 신원을 가리는 데 있음.

ㅇ(이름의 대체) 이들은 본명보다 대소, 환희, 놀람, 탄식, 오뇌, 분노라는 가면명으로 먼저 인식됨. 이 점에서 가면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물의 신원을 대체하는 임시 이름표처럼 작동함.

ㅇ(신원 확인의 혼란) 사건 이후 얼굴 확인과 지문 확인이 흔들리면서, 여섯 가면 손님은 “누가 누구인가”라는 작품의 핵심 의문을 강화하는 집단이 됨.

ㅇ(핵심 의미) 여섯 가면 손님은 개별 성격보다, 가면 아래에서 얼굴·이름·역할이 분리되는 구조를 보여주는 집단적 장치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함.

3.기면관의 관계자들

가.오니마루 미쓰히데

ㅇ(기본 성격) 가게야마 이쓰시의 비서 역할을 하는 인물임.

ㅇ(작품 속 역할) 기면관의 내부 사정을 알고 있으며, 사건 이후 조사와 설명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함.

ㅇ(핵심 의미) 오니마루는 주인 가게야마와 외부 인물들 사이를 이어주는 인물이며, 기면관 내부의 운영과 과거 사정을 드러내는 역할을 함.

나.신게쓰 도코

ㅇ(기본 성격) 젊은 여성 인물로, 기면관에서 일하는 쪽에 속함.

ㅇ(작품 속 역할) 원래 일하던 사람의 사정으로 대신 기면관에 들어오게 된 인물이며, 사건 당시 기면관 내부에서 중요한 관찰자 역할을 함.

ㅇ(특징) 단순한 사용인 역할에 머물지 않고, 사건을 둘러싼 긴장 속에서 자기 몫의 존재감을 드러냄.

ㅇ(핵심 의미) 신게쓰 도코는 외부 손님도, 주인도 아닌 위치에서 기면관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 인물임.

다.초소카베

ㅇ(기본 성격) 기면관의 관리와 식사를 맡는 인물임.

ㅇ(작품 속 역할) 기면관의 생활 운영을 담당하며, 눈보라로 고립된 상황에서 저택 내부의 현실감을 만들어줌.

ㅇ(핵심 의미) 초소카베는 기면관이 단순한 괴저택이 아니라 실제 사람이 머물고 생활하는 공간임을 보여주는 인물임.

라.스나가와 마사미

ㅇ(기본 성격) 기면관에서 일하던 인물로, 신게쓰 도코와 관련이 있음.

ㅇ(작품 속 역할) 신게쓰 도코가 기면관에 들어오게 되는 배경과 연결됨.

ㅇ(핵심 의미) 스나가와는 직접적인 사건 중심 인물이라기보다, 도코가 기면관 사건에 놓이게 되는 사정을 설명해주는 주변 인물임.

4.가게야마 집안과 기면관의 과거

가.가게야마 도이치

ㅇ(기본 성격) 가게야마 이쓰시의 아버지로 언급되는 인물임.

ㅇ(작품 속 역할) 기면관의 과거, ‘미래의 가면’, 가게야마 이쓰시의 성장 배경과 관련됨.

ㅇ(핵심 의미) 가게야마 도이치는 현재의 살인사건을 과거의 기면관 역사와 연결해주는 인물임.

나.나카무라 세이지

ㅇ(기본 성격) 관 시리즈에서 여러 기괴한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임.

ㅇ(작품 속 역할) 기면관 역시 나카무라 세이지와 관련된 저택으로 제시됨.

ㅇ(핵심 의미) 나카무라 세이지는 직접 등장하는 인물이라기보다, 기면관이라는 공간 자체에 음산한 의미를 부여하는 배후의 설계자임.

다.가게야마라는 이름의 문제

ㅇ(이름의 혼란)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가게야마 이쓰시’라는 이름은 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단순한 이름이 아님이 드러남.

ㅇ(신원 착각) 같은 이름, 닮은 조건, 가면, 시신 훼손이 겹치면서 독자와 인물들은 누가 누구인지 쉽게 확정하지 못함.

ㅇ(핵심 의미) 이 작품에서 이름은 신원을 확인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신원 확인을 흔드는 장치로 기능함.

5.인물 관계 핵심 정리

ㅇ(주최자) 가게야마 이쓰시는 ‘또 하나의 자신’을 찾기 위해 기면관 모임을 열고, 여섯 손님을 초대함.

ㅇ(탐정적 인물) 시시야 가도미는 휴가 교스케를 대신해 모임에 참석하고, 사건 이후 가면·지문·공간 구조를 바탕으로 진상에 접근함.

ㅇ(여섯 가면 손님) 대소의 가면은 시시야 가도미, 환희의 가면은 소마 사장, 놀람의 가면은 오시타 텐쿠, 탄식의 가면은 산테쓰 교수, 오뇌의 가면은 미카엘, 분노의 가면은 야마 씨와 연결됨.

ㅇ(저택 관계자) 오니마루, 신게쓰 도코, 초소카베 등은 기면관 내부 사정을 보여주고, 사건 조사 과정에서 배경 정보를 제공함.

ㅇ(과거의 인물) 가게야마 도이치와 나카무라 세이지는 현재 사건의 직접 행위자라기보다, 기면관의 역사와 구조적 비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물임.

ㅇ(핵심 구조) 『기면관의 살인』의 인물관계는 단순한 범인·피해자 구도가 아니라, 가면과 이름, 얼굴과 지문, 주인과 손님, 과거와 현재가 겹치며 신원 확인 자체가 무너지는 구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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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 국내 정발본 읽는 순서]

1. 검토기준

가. 국내 정발본 한정

ㅇ(국내 정발본만 반영)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중 우리나라에 정식 출판된 한국어 번역본만 대상으로 함.

ㅇ(실제 독서 가능성 고려) 일본 원서 기준 작품 전체가 아니라, 국내 독자가 한국어판으로 구입하거나 대여해 읽을 수 있는 작품을 기준으로 정리함.

ㅇ(발행년도 기준) 작품별 발행년도는 일본 원서 최초 발행년도를 기준으로 하며, 국내 번역본 발행년도와는 다를 수 있음.

ㅇ(미정발본 구분) 일본어판 원서가 있거나 연재가 확인되더라도, 국내 정식 한국어 번역본이 확인되지 않은 작품은 별도 항목으로 구분함.

나. 읽는 순서 기준

ㅇ(시리즈 순서 우선) 각 작품은 독립된 사건을 다루지만, 인물과 세계관의 연결이 있으므로 가급적 시리즈 발표 순서에 따라 읽는 것이 적절함.

ㅇ(입문 난이도 고려) 처음 읽는 독자는 『십각관의 살인』으로 시작해 시리즈의 기본 구조를 잡은 뒤, 점차 복잡하고 무거운 작품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무난함.

2. 국내 정발본 읽는 순서 및 100자평

가. 국내 정발본 읽는 순서

ㅇ(국내 정발본 순서) 십각관의 살인 → 수차관의 살인 → 미로관의 살인 → 인형관의 살인 → 시계관의 살인 → 흑묘관의 살인 → 암흑관의 살인 1~3 → 기면관의 살인

나. 작품별 100자평

ㅇ(십각관의 살인, 1987년) 외딴섬과 기묘한 십각형 건물, 연쇄살인이 맞물린 관 시리즈의 출발점이다. 신본격 미스터리의 재미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ㅇ(수차관의 살인, 1988년)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교차하며 수차관의 비밀이 드러난다. 전작보다 차분하지만, 건물 구조와 사건의 연결이 흥미롭다.

ㅇ(미로관의 살인, 1988년) 지하 미로 같은 저택에서 작가들이 모이고 살인이 벌어진다. 공간 자체가 퍼즐처럼 작동해 추리소설 읽는 재미가 강하다.

ㅇ(인형관의 살인, 1989년) 불길한 인형과 음산한 저택 분위기가 강하게 깔린 작품이다. 정통 퍼즐보다 심리적 불안과 기괴한 분위기를 보는 쪽에 가깝다.

ㅇ(시계관의 살인, 1991년) 시간, 밀실, 건축 장치가 정교하게 맞물린 시리즈 대표작이다. 관 시리즈의 구조적 트릭과 반전의 힘이 가장 잘 살아 있다.

ㅇ(흑묘관의 살인, 1992년) 수기와 과거 사건을 따라가며 숨은 진상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용히 진실을 파고드는 맛이 있다.

ㅇ(암흑관의 살인, 2004년) 거대한 저택, 기묘한 가문, 죽음과 집착이 뒤얽힌 대작이다. 분량이 길고 분위기도 무거워 시리즈 중 가장 장편소설다운 작품이다.

ㅇ(기면관의 살인, 2012년) 가면을 쓴 인물들, 폭설로 고립된 저택, 신원 확인의 불확실성이 핵심이다. 퍼즐성이 강해 국내 정발본의 마지막 순서로 알맞다.

3. 국내 미정발본

가. 『깜짝관의 살인』

ㅇ(깜짝관의 살인, 2006년) 일본어 원제는 『びっくり館の殺人』이며, 일본 기준 관 시리즈 제8작에 해당함.

ㅇ(국내 미정발) 일본어판 원서는 출간되어 있으나, 국내 정식 한국어 번역본은 확인되지 않으므로 국내 정발본 읽는 순서에는 포함하지 않음.

나. 『쌍둥이관의 살인』

ㅇ(쌍둥이관의 살인, 2023년 연재 시작) 일본어 원제는 『双子館の殺人』이며, 관 시리즈 후속작으로 연재가 시작된 작품임.

ㅇ(단행본 미확인) 일본어 연재는 확인되나 일본어 단행본 출간 및 국내 정식 한국어 번역본은 아직 확인되지 않으므로 국내 정발본 읽는 순서에는 포함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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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6-30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괸시리즈 다 읽었는데 초기 6권은 서울문화사판본이네요.참고로 관시리즈 번외작으로 만화로 나온 월관의 살인이 있습니다..

대장정 2026-06-30 12:48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거기까진 몰랐네요.. 감사합니다